|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이들은 모두 똑같은 교육을 받고 정해진 시험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대학이란 문턱에 올라설 수 있다. 획일화된 교육 일변도 아래 공부한 한국에서 탁월한 아이디어 하나라 사업을 한다는 게 가능할까? 조금 웃긴 얘기지만 난 고등학교 때부터 연습장에 사업 아이템을 끄적이곤 했다. 당시엔 말도 안 돼는 아이템이지만 그중에 쓸만할 것들이 꽤나 있었다. 그 기발한 아이디어는 대학생 때까지는 기획했 것 같다. 하지만 30대인 지금은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서 그런지 획기적인 기획보다 현실적이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아이디어들만 생각난다. 벌써부터 머리가 굳은 것이다. 아니면 해도 안 될 것이라는 걸 뻔히 아는 게 아닐까?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한다 해도 금새 따라오는 후발주자들 때문에 원조가 짝퉁이 되고 짝퉁이 원조가 되는 세상이니까 말이다. 최근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봉구비어'가 대표적인 예다. 봉구 비어가 잘되니 여기저기서 비슷한 가게들이 생겨나고 있다. '몽구비어' '최군비어' '봉쥬비어' 등등. 가게 컨셉, 인테리어, 구성 메뉴까지 거의 흡사하다. 사실 지금도 알쏭달쏭하다. 어느 집이 원조인지, 누가 따라 한 것인지 말이다. 난 항상 재밌는 사업과 재밌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게 됐다.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돈을 벌며 일하는 환경은 어떤지 궁금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꿈꾼다. 구글처럼 복지가 좋고 자유로우며 연봉 많이 받는 꿈의 기업을. 현실적으로 그런 회사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일단 구글은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기론 구글은 스펙을 전혀 보지 않고 실력으로만 들어가는 줄로 알고 있지만 그건 그저 겉보기만 그렇다. 좋은 대학은 기본이고 그 외 사회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어떤 마인드를 가졌으며 구글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평가한다. 스펙을 보지 않는 경우는 이미 뭔가를 만들어 인정받았거나 특정 분야에서 소문난 인재들뿐이다. 세상은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우리의 낭만이 들어간 것뿐.
'우아한 형제들의 모토는 비범한 사람들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비범한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부자들>에선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기업, 틈새시장을 공략한 기업, 현재 있는 사업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기업, 자신만의 기업문화로 회사 이미지를 만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다양한 기업들을 사업 특성에 따라 분류하고 보여준다. 덕분에 신기한 회사들을 알게 됐고 피가 뜨거워졌다. 이들 역시 사업의 시작은 그 뜨거운 열정이었다. 이런 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영역 +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 + 사업성 여부를 오랜 시간을 생각해 결론이 나오면 바로 시작한다. 물론 처음엔 두려움으로 소인원, 소자본으로 찔러보는 정도로 시작한 기업도 있었다.
생소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 관심 있어 하는 분야가 아닌 회사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회사는 레진코믹스, 핸드스튜디오, 우아한 형제들 정도뿐이다. 나머지는 게임 회사나 IT 회사여서 그런지 나에겐 생소했다. 오히려 생소해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런 분야의 사업도 괜찮구나, 기술력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알았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특정 분야에 전문가들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정보 보호 전문가, 어플 제작자 등등. 한마디로 자기만의 기술을 가진 이들과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책을 읽다보니 '결국은 기술인가?' 하는 문제가 머리를 아프게 한다. 내가 이런 기업들에 간다 해도 써먹을 기술이 과연 있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다. 고민을 해봐도 내겐 나만의 기술 노하우 따위는 없었다. 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 그래도 나만의 보이지 않는 기술이 있다!!+_+ 스타트업 기업들에 관심이 없다 해도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기업들을 한번 살펴보는 정도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혹시 아나? 이 책을 읽고 필 받아서 무턱대고 이력서를 내고 턱하니 합격할지. 말랑말랑한 이런 기업들은 인재들을 항상 포용하는 법이다. 가슴이 뜨거워진다면 주저 없이 지원해보라. 한 번 사는 인생, 누가 장담하랴? 나중에 구글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될지. 가능성은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