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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가의 소식조차 전해지지 않아, 후속타 불발로 점점 독자들이 돌아서고 있는 소설 '이드.' 무협과 판타지의 결합이라는 이제는 너무 흔한 기본적인 조합의 작품이지만, 이 리뷰를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고자 한다. 내가 이 '이드 : 이드의중원귀환대작전'을 만나게 된 것은 만화를 통해서 원작을 알게 되면서 당시 주거지 근방의 대여점에서 소설을 읽게 된 2006년 벽두의 일이다. 판타지 소설이란 것도 1년 전에야 한 친구 녀석이 『아린이야기』, 『정령왕의 딸』, 『요도 전설』등의 작품을 읽어보라며 빌려준 덕분에 알게 되었던지라, 이 작품은 지금에 와서 보면 판타지 소설을 접한 초기에 해당하는 시기에 만난 작품이다.
이드의 제목을 통해 본 또 다른 분류
이드의 제목은 총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가 표제인 『이드』이다. 소설을 통해서 보면 이는 주인공의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즉, 이드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 두 번째가 부제인 ': 이드의중원귀환대작전'이다. 이드는 자신이 살던 중원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이 소설은 다루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제가 있다. 이 권제는 각 권의 중심 내용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이 작품은 일단 무협과 마법, 정령 같은 환상적인 것들이 합쳐졌다고 해서 퓨전 판타지로 소개되고 있다. 이게 대표적이면서도 표면적인 이 소설의 성향을 나타내는 소개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본 부제인 '중원귀환대작전'을 잘 뜯어보면 다른 분류를 할 수 있다. 이드의 최대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중원으로의 귀환이다. 주인공에게는 이미 돌아갈 시대와 장소는 정해진 셈이다. 그래서 그 방법을 찾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여로형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영웅적 소설이면서 먼치킨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이드는 결국 지구에서의 일로 깨달음을 얻고 있으므로, 의식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측면에서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이드의 이야기에서 주목해야 할 팔찌
이 부분에서 진행할 이야기는 큰 맹점을 가지고 있는, 힘이 약한 가설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드를 어디까지고 날려보내는 이 팔찌라고 본다. 우선 이드의 기억 속에서 이 팔찌를 얻은 곳에 쓰여 있었다던 차원의 인이란 이름(이 팔찌의 이름으로 생각된다)과 지구에서의 위대한 마법사 룬 지너스, 차원이 분리되어 있었다가 봉인이 풀리면서 혼란을 겪는 지구, 산에서 분명히 떨어졌는데 죽지 않고 차원 이동을 했던 천화, 차원을 넘은 페르세르의 브리트니스 등을 키워드로 해서 생각해보자. 아직 이드라는 이름을 쓰기 전인 천화는 이 팔찌를 어디선가 얻게 된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이런 저런 일을 겪는다. 그리고 어느 산에 들어갔다가 떨어졌는데, 나중에 어찌된 일인지를 보니 차원을 넘은 것. 왜 천화는 그레센 대륙이 있는 곳으로 떨어졌을까. 음기와 양기에 반응하여 라일론 제국으로 날려보낸 팔찌. 그 때 이드가 들었던 소리. 혼돈의 파편 중 하나인 페르세르와 카논의 바하잔 공작과 라일론 제국의 전대 황제인 크레비츠 조가 맞닥뜨렸을 때 사라진 브리트니스. 카논의 수도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대립 때 다시금 음양의 기를 다루다가 무언가의 인정을 받고 지구로 날아간 이드. 지구로 가서 듣게 된 약 600년 전의 무림의 비화, 명예 가디언으로서의 활동 중에 알게된 사실, 위대한 마법사가 한 일(7개의 성물을 모아서 인간만이 사는 세계를 만든 일), 봉인의 존재, 지구에 나타난 브리트니스. 이를 엉성하게나마 묶어보자면 이렇다. 천화가 어딘가의 동굴에서 손에 넣은 이 팔찌는 고대의 위대한 마법사인 지너스가 모아서 세계 각 처에 있는 7개의 중심점에 놓은 성물 중 하나다. 이 성물들은 마법진의 구성요소로써 곧 유사인종을 비롯한 몬스터나 드래곤들과 인간이 사는 세상을 분리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흘러서 천화가 그것을 손에 넣음으로 인해서 세계를 나누고 있던 봉인이 약해진다. 그러던 중에 천화는 어느 산에서 지반이 무너져 떨어지고, 나중에 알아보니 차원을 넘은 것이 된다. 이 팔찌는 음과 양의 기에 반응했다. 그렇다는 것은 음과 양이 세상 만물의 근원이라는 생각을 해볼 때, 중심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음양에 따라 이와 비슷한 빛과 어둠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조화를 뜻한다. 그런데 이 세상의 조화를 깨닫기 이전에 브리트니스 실종이 일어났고, 그 브리트니스가 봉인이 풀린 지구에 나타난다. 봉인은 축이 붕괴되면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천화가 중원의 어느 산에서 떨어져 넘어온 것이 그레센 대륙이었고, 그레센 대륙의 라일론 제국 황도에서 전투 도중 사라졌던 브리트니스가 나타난 것은 천화가 중원에서 사라진지 약 600년이 지난 지구였다. 그리고 나타난 시기와 봉인이 풀린 시기를 비교할 자료는 없지만, 이 브리트니스의 출현이 봉인이 완전히 풀린 이유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중심축을 건드렸을 경우도 상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라센 대륙에도 인간이 살았다는 것을 보면 지구에서 분리된 세계라는 과도한 생각은 접어두는 편이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굳이 꼭 이 두 세계를 이을 필요가 있었는지 또한 과제로 남아 있다. 만약 상관 관계가 있다면 이는 이 허약하기 그지없는 팔찌에 대한 가설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드의 팔찌를 통해 생각해 본 이 이야기의 숨겨진 메시지
이드는 결국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깨닫고 마지막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마음껏 시공간의 차원을 넘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시간축을 설정하지 않은 통에 90여 년이 지난 그레센 대륙으로 가게 되었지만, 이는 여기서 넘어가도록 한다. 이드라는 이야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작가의 집필 여부는 고사하고 생존 여부 조차 알 길이 없어 2부를 기다리지 않게 된 지금에도 이 이야기에서 뽑아 낼 수 있는 메시지는 이 것이 아닌가 싶다. 이드의 팔찌는 이드를 마지막으로 완전히 인정했을 때, 조화라는 키워드를 내세운다.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사실을 접하게 되면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하며, 그것을 배척하려고 한다. 심지어는 우리를 위협하는 '적'으로 인식하여 멸하려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여 받아들이고 융화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자연은 스스로 융화하고 조화를 추구한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이 조화를 최대의 과업으로 인정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이 조화에 이바지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부분에서는 국가 간의 균형(그라센 대륙의 3제국을 뜻함), 종족들의 균형(지구) 등의 힘의 균형도 중요하게 다룰 수 있으므로, 힘의 균형을 또 하나의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위와 같은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 작품의 전언은 조화와 균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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