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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내용보기
페이스북이 사진과 동영상에 바탕을 둔 시각적 소통수단이라면, 블로그는 글에 바탕을 둔 지식의 전달에 적합한 소통방식이다. 반면 트위터는 짧은 문장에 위트나 경구나 번뜩이는 생각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 시인에게는 당연히 트위터가 어울린다. 이 책은 안도현 시인이 3년 동안 트위터에 올린 1만여 개의 글 중에서 골라낸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시를 쓰지 않고 지내는 시간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내용보기

페이스북이 사진과 동영상에 바탕을 둔 시각적 소통수단이라면, 블로그는 글에 바탕을 둔 지식의 전달에 적합한 소통방식이다. 반면 트위터는 짧은 문장에 위트나 경구나 번뜩이는 생각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 시인에게는 당연히 트위터가 어울린다. 이 책은 안도현 시인이 3년 동안 트위터에 올린 1만여 개의 글 중에서 골라낸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시를 쓰지 않고 지내는 시간에 시를 쓰는 마음으로, 잡문으로 세상에 말을 걸어보려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잡문>이라고 하지만 시인의 시심을 글 속에 그대로 살아 있다. 시인이란 낯선 풍경일수록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가까운 일상을 깊게 들여다보면서 멀고 그리운 것들을 가까운 곳에서 찾고 있다. 꽃이 피고 개울물이 흐르고, 오늘처럼 비오는 날 풍경을 보는 시인의 눈에는 마음의 깊이가 담겨 있다. 먼저 비오는 풍경을 묘사한 부문을 보자.


자작자작 비가 오신다.

낮에 본 방아깨비 발뒷굼치 다 졌겠다.

먼 산에 서서 우는 갈매나무 가슴은 빛물로 까마지겠다.   


또한 시인에게 개울물 소리는 봄의 밑줄 긋기다.

한심한 봄이 노트에 밑줄을 긋고 가는 개울물


이 책에 소개된 안도현 시인의 감성은 '울음', '시', '비', 등 조금은 가라앉고 부정적인 쪽으로 틀어져 있다. 정치적 문제에 연루된 이후 더 이상 시를 쓰지 않겠다고 절필을 선언한 심정이 반영된 탓이리라. “세상의 중심에서 이탈한 모든 별똥별들에게 바친다”라며 그 답답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을 그는 스스로 <잡문>이라 칭하고 있다. 아무튼 시인은 시대의 양심이다. 복잡한 마음을 바람소리, 새소리, 벌레소리로 달래면서도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시와 산문 사이에서 방황하는 뒷모습이 언뜻언뜻 비친다.

c******4 2016.03.05. 신고 공감 1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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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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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문학인들은 의외로 많았던 걸로 안다. 그것이 사적인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서였든, 자신의 평소 소신에 기인한 거였든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뜻을 내보였던 것이다. 그들 중에는 이문열과 같은 대표적인 보수 논객도 있었지만 김지하와 같은 의외의 인물도 있었다. 민주화의 상징처럼 추앙받던 그가 얼토당토 않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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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문학인들은 의외로 많았던 걸로 안다. 그것이 사적인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서였든, 자신의 평소 소신에 기인한 거였든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뜻을 내보였던 것이다. 그들 중에는 이문열과 같은 대표적인 보수 논객도 있었지만 김지하와 같은 의외의 인물도 있었다. 민주화의 상징처럼 추앙받던 그가 얼토당토 않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의아해 했었다. 그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속마음이야 본인만 알겠지만 그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나조차도 뜬금없다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었다. 지금이야 물론 이문열이나 김지하나 공히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비난한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비록 그들의 생각이 나와는 맞지 않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옹호하거나 두둔할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다. 자신이 이 시대의 문학인이라고 자부하는 자라면 누구나 시대의 부름에 자기 목소리를 내야 마땅하다고 나는 믿기에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자신의 소신을 대중에게 떳떳이 밝히고 지지든 비난이든 감수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할 말을 삼킨 채 눈치만 보는 것은 문학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안도현 시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재판까지 받았던 것이다. 그 후 시인은 시를 쓰지 않겠다며 절필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그렇게 시인이 시를쓰지 않고 지내던 시기에 트위테에 올린 짧은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말하자면 세상을 향한 시인의 넋두리인 셈이다. 시인의 감성이란 게 어디 안 쓰고 묵혀둔다고 녹이 스는 것도 아니요, 타고난 재능이란 게 때가 되면 멀리 달아나는 것도 아닌지라 시인의 글은 어느새  시가 되고 시인의 그 짧은 글에 독자들은 공감하는 것이리라.

 

"나는 '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를 읽는 '너'에 의해서 결국 완성된다."    (p.26)

 

우리는 이따금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욕심내고,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들을 쉽게 버리는 탓에 세상은 언제나 낙엽처럼 불만만 쌓이고, 누군가 소망하는 어떤 것을 거들먹거리며 하찮은 것인 양 비하하는 습성 탓에 세상은 온통 잘난 놈들만 득시글거린다. 그렇다고 달리 무엇을 할 것인가. 시인은 시를 쓰고, 영화인은 영화를 만들고, 삶을 짓는 모든 사람들이 또 그렇게 삶을 지을 밖에.

 

"낙엽을 보며 배우는 것 한 가지. 일생 동안 나는 어떻게 물들어가야 하는 것. 떠날 때 보면 안다."    (p.17)

 

시인의 심정을 대변하듯 시인의 글에는 '울음', '시', '햇빛', '비', '꽃' 등 일정한 단어들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시를 쓰지 않는, 또는 쓰지 못하는 시기에 울음조차 터뜨릴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은 문득 시로 향하고, 꽃으로 향하고, 더없이 맑은 햇빛으로 향할 터이지만 그 심정 달랠 길 없어 비처럼 울음 우는 것이라는 걸 나는 알겠다. 박재삼 시인의 시집에는 그리움처럼 '누이'와 '바다'가 반복되듯이...

 

"이 못난 세상을 울음으로 들이받지 않으면 여름을 건너갈 수 없어  매미는 운다."    (p.98)

 

시인은 마음이 심란하여 시를 쓰고, 독자는 또 마음이 심란하여 시를 읽는다. 지상낙원이면 시인들 무슨 소용이며, 시인인들 무슨 필요가 있으랴. 세상이 하도 억울하고 어수선하여 마음결에 고운 빗질할 시가 그립고 나 대신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줄 시인이 필요한 게지.

s*****l 2015.11.11. 신고 공감 1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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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 안도현 잡문
"(2015년 결산) 안도현 잡문" 내용보기
저녁이 되니까 바람은 내 겨드랑이를 만지고 나는 바람의 서늘한 머리카락을 만진다. (8) 바람이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면 사랑하고 있다는 거다. (9) 내다버려야 할 책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건 내가 아직 책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는 것. 책읽기의 완성은 그 책을 버리는 것. (67) 이정록 동시집 (저 많이 컸죠) 읽다가 한 대 맞았다. / (할머니는 내 편)이
"(2015년 결산) 안도현 잡문" 내용보기

저녁이 되니까 바람은 내 겨드랑이를 만지고 나는 바람의 서늘한 머리카락을 만진다. (8)

바람이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면 사랑하고 있다는 거다. (9)

내다버려야 할 책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건 내가 아직 책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는 것. 책읽기의 완성은 그 책을 버리는 것. (67)

이정록 동시집 (저 많이 컸죠) 읽다가 한 대 맞았다. / (할머니는 내 편)이라는 동시다. /

왜 자꾸 틀리니?” / 엄마가 꾸중하면, / “어미야, 걔도 틀니니?” (135)

 

나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계정에 가입했다가 깜짝 놀라 계정을 닫아(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버렸다. 실타래 엮듯 별의 별 사람들 트위터 계정이 다 날아온다. 나는 알고 싶지 않는 사람들 까지. 그래서 나는 하지 않는데... 누군가는 140자 안쪽으로 글을 써야 하는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안도현 시인도 3년 동안 트위터에 글 1만 여개를 올렸다고 한다. 그 중에 244꼭지를 골라 이렇게 책을 펴냈다고 한다. 시인의 말은 일기 같은 글이라고 하는데... 나름 귀엽다. 짧지만 강한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에 부러움을 표시하며. ^^

 

바람이 내 겨드랑이를 만진다는 표현.. 너무 예쁘지 않은가? 추운 날에는 내 겨드랑이를 만지는 게 너무 싫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그 느낌이 어떤지 알기에 글을 읽지 마자 웃음이 나왔다. 오늘은 지인들과 송년회가 있어 바람을 엄청 맞으며 약속장소에 갔는데... 나는 바람의 서늘한 머리카락을 만질 마음의 여유가 없었구나. ^^

 

바람이 좋다... 나는 봄, 여름, 가을에만 사랑을 하고 있나보다. 겨울에 부는 바람은... 너무 싫으니까. ^^ 계절 타는 사랑을 하지 말고 꾸준한 사랑을 해야 하는 데 말이다. ^^

 

나도 버려야할 책이 많은데... 아니 나는 버리지 못한다. 책만큼은.. 심지어 아이들은 말한다. 그걸 유산으로 남겨 달라고.. 그러는 게 맞는 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원한다면.. 남겨주고 싶다. 그래서 읽지 않는(?) 고전들도 열심히 모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읽을 거라는 욕심으로... 책 읽기의 완성은 버리는 거라는 데... 나는 아직 책 읽기의 고수는 아닌 모양이다. 하수 중의 하수.. 반성해야겠지만... 그것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거라고 박박 우기고 싶어지네. ^^

 

책을 읽다 빵 터졌다. 틀리니 를 틀니니 로 들으신 센스. 어쩜 센스가 아니라 그냥 귀가 어두워서 그랬을 것 같지만... 그 상황 자체가 너무 재미있다. 글이란 그런 것 같다. 미사여구도 멋진 수식어도 좋지만... 그냥 그 자체. 솔직한 그 자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간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고, 부족함을 안다. 그런 날이 오겠지.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는 그런 날.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는데... 쉽지 않네. 이런 저런 일들을 벌여 놨으니 원.. ^^ 그래도 책 읽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

 

YES마니아 : 로얄 k*****3 2015.12.27. 신고 공감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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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詩가 되는 잡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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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안도현의 발견]을 읽은 적이 있다. 순전히 착각에 의해서 보게 된 책이지만, 그리고 저자가 시인이라는 걸 그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지만, 시인의 산문집을 읽는 맛도 괜찮다는 걸 느꼈었다. 그래서 이 책 또한 시인의 산문집이려니 하고 선뜻 구매하여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이건 뭘까? 저자의 말 그대로, 제목 그대로, 잡문일 뿐이다. 시처럼 느껴지는 잡문..   지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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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안도현의 발견]을 읽은 적이 있다. 순전히 착각에 의해서 보게 된 책이지만, 그리고 저자가 시인이라는 걸 그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지만, 시인의 산문집을 읽는 맛도 괜찮다는 걸 느꼈었다. 그래서 이 책 또한 시인의 산문집이려니 하고 선뜻 구매하여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이건 뭘까? 저자의 말 그대로, 제목 그대로, 잡문일 뿐이다. 시처럼 느껴지는 잡문..

 

지난 대선에서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하고, 검찰에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후, 현 정권에서는 더 이상 시詩를 쓰지 않겠다고 절필선언을 한 시인, 그는 지난 3년 동안 시를 쓰지 않는 대신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마주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글 중 244꼭지를 모아 책으로 엮었다. 140자 안쪽으로 써야 하는 트위터의 한계가 바로 가능성이란 생각으로 글을 올렸고, 그 짧은 글 속에 시인의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도 아니고 제대로 된 산문도 아니기에 그는 [잡문]이란 문패를 내걸었다고 말한다.

 

전작前作 [발견]에서 그는 작고 사소한 것들을 세심하게 바라보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들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발견은 곧 한편의 시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기대를 갖게 했고, 단문들은 시가 되기도 하고 그러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읽어가면서 상념은 머릿속을 헤집는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1)

'낙엽을 보며 배우는 것 한 가지. 일생 동안 나는 어떻게 물 들어 가야 하는 것. 떠날 때 보면 안다.' (5)

'바람이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면 사랑하고 있다는 거다.' (9)

'하늘이 낮게 내려와 저녁 때 술이나 한 잔 할래? 하신다.' (49)

 

사소하고 작은 것들 이지만 소중하지 않은 것들은 없다. 꽃이 피어도 꽃이 핀 줄 모르고, 계절이 지나도 계절이 바뀐 줄을 모르고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일상의 모든 것들은 한 편의 시가 되어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작고 소소한 것들을 살피며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던, 그의 시는 한 순간에 격렬해진다.

 

'양쪽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 난다면, 그 날개로 날아올라 고요한 폭풍을 만들 수 있다면, 그리하여 이 썩어빠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15)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 어둡고 깊은 곳에 혼자 내버려둬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같이 살아있지 못해서, 우리만 살아 있어서 미안하다.' (130)

 

잡문이라는 형식을 무기 삼아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면서 당대의 현실을 타개하려 했던 루쉰과 같은 의도는 없다고 말하는 시인, 그저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보고서 들었던 잡념들, 하릴없이 중얼거렸던 말들, 그 말과 잡념들을 썼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의 잡문들을 읽다 보면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에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 또 가슴 아픈 현실에 위안을 얻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의 말들이 흩어지지 않고 나의 잡념이 되어 머리 속에 맴도는 것은 어쩐 일일까?

 

'사람은 떠나고 짐승만 남았다.' (244)

두고두고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보아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은 세상이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k*****1 2015.10.16. 신고 공감 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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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에 담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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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필을 선언한 후에 강연에 매진하고, 강연집을 내고 있는 고종석 작가. 시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에 더욱 더 많은 산문집을 내고 있는 안도현 시인. 시대를 잘 못 만난 탓일까? 어쩐지 안쓰러운 두 사람이다.   안도현의 발견을 잘 읽고 나니, 이번에는 안도현의 잡문이란다. 그의 신작이란 얘기에 선뜻 예약을 했다. 때맞춰 유홍준 교수의 새 책도 함께 예약을 걸었더니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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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필을 선언한 후에 강연에 매진하고, 강연집을 내고 있는 고종석 작가.

시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에 더욱 더 많은 산문집을 내고 있는 안도현 시인.

시대를 잘 못 만난 탓일까? 어쩐지 안쓰러운 두 사람이다.

 

안도현의 발견을 잘 읽고 나니, 이번에는 안도현의 잡문이란다.

그의 신작이란 얘기에 선뜻 예약을 했다. 때맞춰 유홍준 교수의 새 책도 함께 예약을 걸었더니 열흘도 넘게 기다려 책을 받았다. 읽고 있던 책 두 권이 밀렸다. 노벨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에게 고종석이 밀리고, 안도현에게 오에 겐자부로가 밀렸다. 뭐지? 이 묘한 먹이사슬은? ㅋㅋ

 

책을 폈는데.. 아뿔사? 이거 뭐야? 시야?

말 그대로 잡문이다. 그가 트위터에 3년 동안 올렸던 1만여 개의 글 중에서 골라낸 시인의 마음이란다. 그의 트위터를 보면 될 것이지 왜 책을 샀지? 라고 잠깐 생각했다가, 읽으면서 어쩐지 눈물이 난다. 시를 쓰지 않아도 시인이라고 말하는 그가. 시따윈 쓰지 않아서 더 시가 좋다는 그의 말이 왜 나를 울리는지 모르겠다. 나처럼 주절주절 말이 많은 사람에겐 트위터보다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페이스북이 더 좋지만, 절제된 단어를 써서 시를 썼던 그로서는 트위터가 딱이었단다. 그 덕분에 시를 쓰지 않게 되는 사건도 벌어졌지만 그는 그래도 사람들과의 소통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신의 마음을 새로운 문장으로 올리게 되었고, 그 문장 중에서 골라 이렇게 책을 내게 되었단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을꺼다. 야.. 책 내기 쉽네. 트위터 글 골라서 책 낸단다.라고.. 읽어보면 그 말 절대 못할 것이다...

 

퇴근하는 길에 읽으며 울다가 웃다가 했다. 대단한 내용이 아닌데 오히려 더 공감이 많이 되었다. 많이 공감되었던 글 몇 편을 옮겨본다.

 

# 저녁은 안으로 나를 접어 넣어야 하는 시간이다. 나무들이 그렇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겼던 시간들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어릴 적 외갓집 마당가에 피어 있던 달리아를 오래 들여다보는 시간이 내게는 그렇다. 그 시간들이 여름이면 내 혈관 속을 쿵쾅거리며 뛰어노는 것이다.

 

# 할머니 어디 가요? - 예배당 간다 / 근데 왜 울면서 가요? - 울려고 간다 / 왜 예배당 가서 울어요? - 울 데가 없다 / 김환영의 동시 <울 곳>이다. 짧은 시 한 편으로 먹먹해진다.

 

# 내다버려야 할 책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건 내가 아직 책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는 것. 책읽기의 완성은 그 책을 버리는 것.

 

#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에 개입할 경우, 가장 아름다운 것을 연애라 하고, 가장 더러운 것을 폭력이라고 한다.

 

# 시가 있는 마을에서 멀리 걸어 나왔다. 그 마을로 가려면 또 멀리 걸으며 아파야 한다. 그러므로 객지 생활에 잘 적응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양심, 안도현과 교감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할 책 <안도현의 잡문>이다.

 

YES마니아 : 골드 s****b 2015.09.1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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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같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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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일은 잘 모르지만 시인 안도현이 한동안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건 알았다. 시인이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다니, 다시 시를 쓰는 날이 오겠지. 아주 안 쓴다고 한 건 아니니 말이다.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앞으로 아무것도 쓰지 않겠다 말하고 그렇게 하기 어렵겠다. 쓸데없는 거라도 써야 하니 말이다. 글이라고 하지만 말에 가까운 거다. 누군가한테 하는 말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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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일은 잘 모르지만 시인 안도현이 한동안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한 건 알았다. 시인이 시를 쓰지 않겠다고 말하다니, 다시 시를 쓰는 날이 오겠지. 아주 안 쓴다고 한 건 아니니 말이다. 글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난 앞으로 아무것도 쓰지 않겠다 말하고 그렇게 하기 어렵겠다. 쓸데없는 거라도 써야 하니 말이다. 글이라고 하지만 말에 가까운 거다. 누군가한테 하는 말도 있고 혼자 하는 말도 있다. 혼자 쓸데없는 말할 때가 더 많을까.내가 이럴진데, 안도현도 시는 쓰지 않아도 글 자체를 쓰지 않을 수 없었겠지. 책 제목 《잡문》을 봤을 때는 하루키 책 《잡문》이 떠올랐다. 그저 제목 때문에 떠올린 것뿐이다. 여기 실린 글은 안도현이 트위터에 세해 동안 쓴 글 일만여 개에서 이백사십사꼭지를 고른 거다. 누군가는 그곳에 짧은 소설을 썼다고 한다. 누군가라고 하다니. 이름 안다, 노래하는 이적이다. 어떤 소설가도 짧은 소설 썼다는 말 들었는데, 그 소설가는 누군지 모르겠다. 시인 안도현이 쓴 짧은 글은 시에 가깝다. 언젠가 이런 글 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사람은 거기에 시를 쓰고 시집을 내기도 했다.

트위터 제대로 본 적 없어서 거기에 어떤 글이 올라오는지 잘 모른다. 많은 사람이 쓰는 이런저런 말이 오고가지 않을까 싶다. 바로 무엇인가를 말하고 바로 무엇인가 답 듣고 싶은 사람은 그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안 좋은 점도 있겠지만, 좋은 점도 있으리라고 본다. 시인 안도현도 좋은 점을 생각하고 거기에 글을 쓴 거겠지. 책을 읽기 전에 대충 훑어 봤을 때는 이런 걸 책으로 내다니, 하는 생각 잠깐 했다. 그건 대충 봤을 때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는 이렇게 낼 만하구나 했다. 이것도 거의 시집 같다. 시는 짧아도 제목을 지어야 하지만, 여기 실린 글에는 제목이 없다. 제목 짓지 않고 써서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충 봤을 때 나도 짧게 써 볼까 하는 생각하고, 다 보고는 좀 힘들겠다 했다. 나는 이렇게 생각 안 하고 못 보기도 하니까. 뭐든 잘 봐야겠다 생각하지만 잘 안 되는 걸. 생각하는 것도 쓸데없는 것뿐이고. 시나 짧은 소설도 써 봐야지 했는데 그것도 못 쓰고. 쓰고 싶다 생각만 하고 제대로 못 쓴다. 봄여름가을겨울 잘 느끼고 싶기도 한데.


내가 은근히 좋아하는 초등학교 2학년 꼬마시인이 한분 계신다. “나무는 여름이면 매미소리로 운다”는 시를 썼다고 한다. 나보다 백배천배 낫다. (13쪽)


2학년인데 이런 시를 쓰다니 대단하다. 매미가 아닌 나무가 운다고 하다니 말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난 어떤 걸 썼을까. 쓴 거 거의 없는 것 같다. 매미는 ‘맴맴’ 울고 개구리는 ‘개굴개굴’ 운다고. 글은 뭐든 보고 들은 걸 새롭게 나타내야 할 텐데. 무엇이든 스쳐지나가지 말고 좀더 차근차근 놓치지 않고 보면 낫겠다. 좀더 깊이 생각하기도 있겠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나타내기도 있으니까.


나는 거대하고 높고 빛나는 것들보다는 낫고 나지막하고 안쓰러운 것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햇빛이 미끄러져 내리는 나뭇잎 앞면보다는 뒷면 흐릿한 그늘을 좋아하고 남들이 우러러 보고 따르는 사람보다는 나 혼자 가만히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을 더 사랑한다. (53쪽)

옛 시인들 시에는 ‘고향’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에 넘쳐났다. 요즘 젊은 시인들 시에서 ‘고향’이라는 말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고향’이라는 말은 머지않아 죽은 말이 될 것이다. 고향도 죽을 것이다. (117쪽)



시를 쓰려면 시를 일백권 보라니, 이 말 전에도 들었던가. 백이라는 숫자 또 나왔다. 한가지를 잘하려면 일만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이건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고 꾸준히 해야 한다는 말이겠지. 별거 아닌 것도 꾸준히 쓰면 좀 나아질까. 다른 것보다 쓰기를 생각하다니. 난 거의 나 때문에 쓰는구나. 누군가를 위해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니 그냥 쓴 글이 누군가한테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글 쓰고 이런 생각해야 하는데. 책 읽고 쓰는 것도 있으니, 그건 책 이야기여서 별로 도움 안 될까. 앞으로 책, 거기에서 시집을 좀더 만나야겠다.



희선



n***8 2016.03.03.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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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책 - 안도현의 잡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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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만나는 반가움에 살짝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연어, 연어이야기 그리고 잡문 다음엔 발견을.. 후다닥 읽고 메모하고 리뷰 쓰고 끝내는 요즘 독서생활을 조금 느슨히 하고 있다. 간혹 그 당시의 짧은 메모에 혼자 웃다가 나중에 음.. 감이 떨어지면 책에게도 내게도 미안해지니까. '전통적 서정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안도현은 개인적 체험을 주조로 하면서도 사적 차원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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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만나는 반가움에 살짝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연어, 연어이야기 그리고 잡문 다음엔 발견을.. 후다닥 읽고 메모하고 리뷰 쓰고 끝내는 요즘 독서생활을 조금 느슨히 하고 있다. 간혹 그 당시의 짧은 메모에 혼자 웃다가 나중에 음.. 감이 떨어지면 책에게도 내게도 미안해지니까.

'전통적 서정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안도현은 개인적 체험을 주조로 하면서도 사적 차원을 넘어서 민족과 사회의 현실을 섬세한 감수성으로 그려내는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도현님의 잡문은 폰이 아닌 컴퓨터를 이용하여 트위터를 하던 안도현 시인이 3년간 올린 글 중에서 선발한 글을 엮었다. 해서 계절별 혹은 그 당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와 산문의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고 긴장한 흔적들을 모은 잡문’이라고 말한 작가의 표현에 겸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책머리에

내가 내 삶을 끌고 가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것은 내가 내 삶을 끌고 가는 일인 동시에 독자라는 다른 사람의 삶이 보이지않게 관여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갈수록 무엇인가 쓰는 일은 두렵고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일기를 새롭게 쓰는 기분으로, 시를 쓰지 않고 지내는 떫은 시간에 시를 쓰는 마음으로 쓴 글들.      

 

자연을 이야기하고, 사회를 이야기하고, 시인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글을 읽으며 나도 중얼거린다.

 

꽃을 자주 들여다본다는 것은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짧기 때문인데 어쩌자고 나는 꽃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나.

-울 엄마는 화초박사다. 희안하게도 다 죽어가는 화초도 엄마 손만 닿으면 며칠 내로 활짝 핀다. 방에 베란다에 마루에 복도에 엄마가 가는 길엔 화초가 즐비하다. 물 주는 것도 일 일텐데 엄마는 즐겨하신다. 나는 그렇게까지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집에 4개의 화분이 있다. 초록색이 좋아서 창틀과 베란다 앞에 두고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면서 고마워한다. 봄에는 꽃놀이를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하면서 그냥 예쁘다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니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정말 나이가 들면 화초를 더 좋아하려나?

 

햇볕이 좋아서 목이 창가 쪽으로 자꾸 길어지는 날이다. 창가에서 뛰노는 햇볕의 발소리가 좋아서 귀가 창가쪽으로 자꾸 길어지는 날이다.

- 주말에 집에 있으면 마루에 비치는 햇볕이 좋다. 빨래를 널면 먼지도 보이고 자꾸 청소를 하게 된다. 적나라하게 보이는 먼지들.. 나는 햇볕을 보면서 먼지 타령을 하는데 시인은 다르구나. 햇볕의 발소리라니.. 나도 그걸 느껴봐야겠구나.

 

이 좋은 가을 볕을 쓸어 모아 두었다가 지금보다 더 엄혹한 시절이 오면 지장에 나가 한 뒷박씩 팔아나 볼까

- 어쩜 이런 생각을.. 따스한 날의 볕을 모아 겨울에 하나씩 꺼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그렇게 파는 볕이 없으니 난 핫팩을 갖고 다녀야겠다..

 

어른이어서 미안하다.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 어둡도 깊은 곳에 혼자 내버려둬서,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같이 살아있지 못해서, 우리만 살아있어서 미안하다.

 

아이들아, 부끄러운 어른으로 그래도 말을 걸고 싶구나. 잠깐만 나와 볼래. ,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고 몰래 가는 거야. 허락도 허가도 필요 없어. 망설일 필요도 없지. 우리 제주도로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 Remember 0416. 이제 그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그 자리에 없는 아이들. 이제 그 교실이 없어진다고 하니 너무 슬프다.. 난 비겁해서 그들에게 가지 못하고.. 이렇게 남들의 글에 뒷북만 친다..

 

미당의푸르른 날에는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라는 구절이 있다. 그는 무심코 썼겠으나 초록이 지친다는 표현은 얼마나 딱 들어맞는 말인가. 초록의 힘이 빠지고 피곤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초록의 절정이 단품이라는 말이다.

- 시인의 작품을 시인이 설명해준다. 지친다는 말을 절정으로 풀이해주시니 그 단풍이 더욱 아름답고 성숙하게 느껴진다.

 

정말 오랜만에 편안히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두르지 말자. 나부터 행복해져야 하니까.

s******a 2016.01.12. 신고 공감 2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안도현 잡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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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잡문을 읽고   도서출판 이야기가 있는 집   안도현은 이미 글을 아름답게 쓰고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작가로 내게 기억되어있다.   이번에는 그의 책 잡문을 보면서, 그의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 자신이 이렇게 말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시인을 직업의 하나가 아니라,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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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잡문을 읽고

 

도서출판 이야기가 있는 집

 

안도현은 이미 글을 아름답게 쓰고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작가로 내게 기억되어있다.

 

이번에는 그의 책 잡문을 보면서, 그의 시인으로서의 감수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 자신이 이렇게 말한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시인을 직업의 하나가 아니라, 존재양태로 본 것이다.

 

플라톤은 시인을 공화정에서 추방해야한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특이한 생각을 했다.

 

플라톤이 시인을 추방하려는 이유는 시인은 현실성이 없는 허황한 상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성만 있는 세계가 우리가 과연 살고 싶어하는 세계일까 

 

플라톤이 허황하다고 했지만, 상상이야말로, 인간이 플라톤의 말대로 이데아를

 

꿈꾸면서 레테의 강 너머에서의 원형적 본질을 어렴풋이라도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상이 문학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분야에서도 사회정치분야에서도

 

진보와 발전을 이루워왔고, 소외된 자들을 품어내는 원동력이었다.

 

시인이 추방된 현실기반 사회는 기실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보수 사회를 말한다고

 

여겨진다. 개혁이 싫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체제 그대로 그 지혜 그대로 영원히

 

젊음이 싫고, 노인이 좋고 ㅋㅋ 여기까지 확장시키는 것은 억지 과장일까 

 

하지만 오늘날의 보수라고 불리는 정치 상황과 시니어들의 개혁 거부증, 젊음 무시에 대해서는 그들이 바라는 세상은 미이라의 세상, 과거를 동결시켜놓고 영원히 과거로 살자는

이야기라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국정 교과서 논쟁도 마찬가지이고.

 

그러나 이또한 지나가리라.

 

안도현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난다.

 

2007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십년 가까운 기간 젊은이들이 좌절당하고

 

결국 세월호라는 미래세대 말살의 형식,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못하게 하는

 

지난주에도 세월호 유가족 한분이 사망했는데 아무데서도 그런 기사는 실린 것을 나로서는

 

보지 못 했다. 언론 통제가 있는 것이겠지.

 

유가족들에게는 사복경찰들이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ㅜㅜㅜㅜ

 

그러나, 나는 좌절하지 않고, 좌절하라고 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보수와 반동은

 

아무리 강하고 결집되어있고 악착같아도 결국,

 

처참하게 쓸려가게 되어있으니까, 메테를리히 반동체제도 그러했고,

 

고려시대의 권문세가도 그랬으며, 모든 독재체제도 그랬으며

 

무엇보다 일본제국주의와 부일체제가 그러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자기 자신을 주장하며, 모든 소외된 자, 이탈한 자에 대해

 

기관총을 쏘아대고 낄낄대는 자들은 당장은 육신이 편안하고, 당대 혹은 그 다음대까지

 

현실이라는, 그리고 자본이라는, 권력이라는, 파워엘리트 연대라는

 

요샛말로는 금수저 연대로 똘똘 뭉쳐서, 그 체제와 사람이 천날 백날 갈 것 같지만,

 

그리고 많은 개혁들이 역사상 개혁자들을 쓰러뜨리고 실패한 개혁으로 지나가지만,

 

결국 역사는 그 개혁자들의 원했던 방향으로 가게된다. 당대 역사에서 기록한 승자가 승자가 아니라

 

영원한 역사에서 기록하는 참된 자가 승자이다.

 

안도현의 책 잡문에는 그런 내용이 나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씨앗으로 들어있다.

 

그의 책 사진을 올리고 나의 잡문을 마친다.

2015 10

 

 

 

 

YES마니아 : 플래티넘 s*******c 2015.10.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바람이 좋아서 나는 시를 안 써도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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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니까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것. 시가 아닌 것 같으면서 여백과 느낌이 있는 책이다. 아이들의 눈망울을 생각해보고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바라본다고 한다. 참혹한 어른으로 사는 것을 부끄러워 하며 오늘밤 할 일은 별똥별이 아이들 나이만큼 빛나는 순간을 가슴에 담는 일이란다. 좋은 문장이 많긴 한데 가끔 그걸 완전히 느끼기엔 내 감성이 부족한 것 같았다. 별똥별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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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이니까 정치에 관심이 많다는 것. 시가 아닌 것 같으면서 여백과 느낌이 있는 책이다. 아이들의 눈망울을 생각해보고 지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바라본다고 한다. 참혹한 어른으로 사는 것을 부끄러워 하며 오늘밤 할 일은 별똥별이 아이들 나이만큼 빛나는 순간을 가슴에 담는 일이란다. 좋은 문장이 많긴 한데 가끔 그걸 완전히 느끼기엔 내 감성이 부족한 것 같았다. 별똥별이 아이들 나이만큼 빛나는 순간, 맘에 드는데 그건 어떤 순간일까.

 겨울밤에 꽃씨를 바라보는 일은 봄날에 만개한 꽃 바라보는 일보다 좋단다. 꽃씨를 심고 가꿀 생각을 하면 희망에 벅차서 그런가보다. 하지만 꽃이 피는 걸 바라보는 게 난 더 좋다. 향기도 나고 주위 환경을 환하게 밝혀주니까.

 비가 오신다. 송화가루 멀리까지 보내지 못하는 소나무들이 참 답답하겠구나.-이 문장을 읽으니 노오란 송화가루 생각이 난다. 외할머니가 모처럼 송화가루를 따셔서 다 말리셨었다. 말리는 게 고역인 것 같았다. 비 오면 들여놔야 하고 잘 말리기 위해 자주 볕에 쏘여야 하고 저녁에 들여놔야 하니까. 그걸 다 말리신 후 곱게 빻아서 다식을 해주셨었다. 정말 그 향기는 참 좋다. 그런데 너무 힘드셨는지 딱 한 번만 해주시고 그 다음엔 못 하시겠다고 포기하셨었다. 파는 다식보다 이렇게 정성을 들인 송화가루 다식이 참 맛있었다. 그 추억이 생각나 좋았다.

 우표를 듬뿍 붙인 우편물은 왠지 덤을 더 받은 것 같아 고맙다. 한 번 더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다. -맞다. 나도 그래서 한 번은 귀한 우표를 다 붙여서 외국의 가족에게 보낸 적이 있다. 그런데 우체국에선 자꾸 그걸 막아보려고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난 다 붙여서 보낼 거라고 했다. 그게 더 뭔가 정성을 들인 기분이 났다.

s******e 2016.02.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과연 잡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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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광고를 보기 전에는 시인 안도현이 시를 절필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최근에 몇 명의 작가가 절필한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은 나의 현실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는 있어도 두려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면 그들의 작품이 나올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인 안도현이 시를 절필하고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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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광고를 보기 전에는 시인 안도현이 시를 절필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최근에 몇 명의 작가가 절필한 것을 보았지만 그렇게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은 나의 현실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는 있어도 두려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면 그들의 작품이 나올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인 안도현이 시를 절필하고 선택한 것은 트위터다. 140자 글자수 제한이 있는 SNS다. 이 책은 그가 3년 동안 트위터에 올린 것 중 244개를 선택해서 묶었다. 어떤 것은 한 줄이고, 어떤 것은 한계 글자수를 가득 채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래도 안도현은 시인이다.’란 감상이다. 224개의 트위터가 어떤 것은 한 편의 시로 다가왔고, 어떤 글은 그 당시의 아픔으로 가슴에 와 콕 박혔다. 한국 정치와 현실에 대한 아픔과 분노가 드러나는 순간도 자주 있었고, 세월호 사건의 큰 아픔도 같이 나왔다. 그리고 일상에 대한 단상들이 어떤 때는 가볍게, 어떤 순간은 유쾌하고 경쾌하게 표현되었다. 살짝 농을 치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여 잠깐 웃기도 했다. 많지 않은 분량이다 보니 짬짬이 읽어도 금방 다 읽게 된다. 다 읽은 후 살짝 살짝 책을 넘기면 반가운 글들이 나온다. 가끔 펼쳐보기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를 절필했다고 하지만 나에게 이 트위터 속 글들의 일부는 시로 다가온다. 어떤 글은 왠지 모르게 하이쿠처럼 다가왔다. 형식을 따지면 아닐 수 있지만. 시인으로 산 세월 때문인지 많은 글들이 정제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그의 대히트작인 <연어>와 오래 전에 읽은 시집 한 권 등이다. 얼마 전에는 같은 시인이었던 도종환이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었다. 그가 대선으로 절필선언을 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누가 낫다고 해서 쓰는 글이 아니다. 현실에서 두 시인의 삶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사실 그들의 시집을 최근에 새롭게 읽기 전에는 그들이 이렇게 사회에 많은 참여를 하는 시인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관심이 없었다.

 

1만개의 글 중에 선택한 개수가 겨우 244개다. 많이 적다. 한 장에 하나의 트위터만 적었다. 종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시인은 이 글을 잡문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과연 잡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짧은 글 속에서 시대와 호흡하는 시인의 일상과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글은 감탄하고, 어떤 글은 의미를 곱씹는다. 어떤 글은 그냥 슬쩍 훑어보고 지나갔다. 나의 마음이 복잡할 때 더욱 그렇다. 아마 책이 아닌 트위터 상의 활자로 봤다면 지금과 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글들은 너무 휘발성이 강하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읽으면서 멋진 글이란 생각에 어딘가에 표시를 해 둔 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다. 다음에 그냥 술렁술렁 넘기다 보면 발견하지 않을까. 무겁고 지친 마음에 잠시나마 휴식을 준다.

f***2 2016.04.2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