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밀 밭의 파수꾼'에 보면, 주인공이 생각하는 좋은 책을 쓴 사람이란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를 만나보고 싶어지는 사람이라고 하는 말이 나옵니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책에 그것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겠죠. 제게도 마찬가지로 그 기준이 딱 맞는 듯이 느껴지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바로 작가를 만나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참...이건 소설도 아니지만요. 커뮤니케이션이란 두 사람간의 댄스다, 뭐 그런 표현이 있었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는 사람은 서로 비슷한 정도의 노출을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누군가 한 쪽이 지나치게 많이 노출을 해도, 한 쪽이 지나치게 적게 노출을 해도 대화를 하는 두 사람은 정말로 가까운 사람이 되기 어렵다고 하더군요. 댄스도 마찬가지겠죠. 둘이 추는 춤이라면, 그 둘은 호흡을 맞춰야 하지요. 한쪽이 자기 마음대로 스텝을 바꾸어 버리고, 다른 쪽이 그 스텝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들은 더 이상 함께 춤을 출 수는 없겠죠. 춤을 잘 추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전 여전히 춤에 서툽니다. 그래서 우울하고, 그 우울은 결국 분노가 된다고 하는군요. 이 책에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두들 춤에 서툴고, 모두들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서툴더군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 오히려 우습게도 위안이 됩니다. 이 책, '대화'라는 춤에 서툰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그 대화를 잘 할 수 있게 하는가를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최소한 '내'가 춤을 그럭저럭 추는 사람인지 완전한 초심자인지 알게 해 주는 책입니다. 작가를 왜 만나고 싶었을까, 아마도 대화 잘 하는 방법이 혹시나 있는가 묻고 싶은 심정에서였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