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나 또한 한참 운전을 배우다가 담벼락을 들이 받고는 운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운전면허증도 없이 살아가고 있듯 책속의 주인공은 어릴적 엄마의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죽었다는 죄책감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하룻밤 즐기는 상대로 여자를 대하며 늘 비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고 이후로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으며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려 노력했던 그는 첫사랑을 잃고 사회속에 섞여 살아가면서 다시 방황하는 삶으로 돌아가고 만다. 누구나 자신이 언제 죽을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런 일에 그닥 몰두하지는 않는데 주인공은 늘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의 죽음이 눈앞에 닥친것만 같은 불안한 삶을 살아간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어 평범한 가정을 일구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자꾸만 고독함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누구는 어린시절 상처를 지혜롭게 잘 극복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은듯하다. 나의 경우는 내가 겪었던 충격때문에 자동차를 운전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지만 차타는걸 두려워하지는 않는데 주인공의 경우는 어린시절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를 옭아매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회사의 절친한 친구가 있고 지혜롭게 살아가고 있는 누나가 있어 그를 올바른 삶으로 인도해주려 애쓴다. 그리고 정체는 분명하지 않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 불면증과 우울증이 심해지고 게다가 조카의 '다섯명의 또 다른누군가와 같은 날 죽게 된다'는 예언과도 같은 말 한마디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주인공은 다시 예전의 그 정신과 상담치료사를 찾아가게 되면서 예루살렘의 어느 소녀를 찾아가게 되고 자신과 같은 시간에 죽게 된다는 다섯명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서부터 죽어가는 노인, 그리고 가정을일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등 도대체 인연의 시작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들과의 만남으로 주인공은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 점 달리 변화하게 된다.
저자는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심리적인 불안상태와 그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참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국 그동안 만나기를 거부했던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참으로 어리석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가 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네번째, 다섯번째의 인물을 만나게 되기까지 그 과정들은 이야기에 반전을 주는 참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우리의 삶은 죽음으로 가는게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법! 살아갈때는 내 삶이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을 맞이할때까지 살아가면 되는게 아닐까? 저자는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나의 삶이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어린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삶을 통해 참 미스터리하면서 흥미롭게 풀어 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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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읽은 메이블 스토리를 떠올리게 된 소설이었다. 갑자기 사고로 아버지를 잃게 된 저자가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살리고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참매를 기르는 일종의 자전적 성장소설 형식의 에세이였다. 이 책에서도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일종의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인 노암은 어린 시절 자신의 실수로 어머니가 죽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 이후로 정신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되면서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른다. 담당 의사였던 리네트의 조언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예언가 사라를 만나게 되고 그의 예언능력이 미심쩍었지만 신과 영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과 같은 날 죽게 될 다섯 사람들의 정보를 전해 듣게 된다. 일종의 치유를 경험하는 주인공을 통해 상처받은 독자들을 간접적으로 치유해 주는 효과를 가져오는 소설이다. 육체적인 치료야 내과나 외과 같은 병원에서 하면 되겠지만 정신적인 상처는 정신과에서조차 치료받기 쉽지 않을텐데 심리치료사 내지는 예언가라는 특별한 직종의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상처를 치유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추억이란 삶의 각 순간을 진정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사람들에게만 속할 뿐이다. 이 경우 추억들은 사진첩 안에서 점바다의 자리를 잡고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지만 삶이 어떤 기대에 불과했을 때, 우리는 가보지 못한 장소들과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아쉬움이 전하는 그림엽서들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 p.55 전체적인 스토리나 반전의 형식도 흥미롭거니와 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은 다소 철학적인 내용들로 인해 여러가지 사색을 하게 한다는 점이다. 어린 시절,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저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보게 됨으로써 혼자 남겨진 삶의 무서움을 경험한다. 그 상처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대략 가지만 체험하지 않은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내 경우를 볼 때 죽음은 삶도 죽음도 의미를 갖지 못하는 나이에 찾아왔다. 한순간 자동차 한 대와 비명 소리, 소란스러움과 공포가 잇따랐다. 그것은 어린아이였던 나에게 단 하나의 단어로 환원할 수 없는 사실들과 감정들이었다. 그때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았었다. 단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장면과 그것으로부터 기인한 무서움만이 있을 뿐이었다. - p.77 소개받는 다섯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의문의 연결고리들의 조합이 맞춰지면서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그 소름끼치는 흥미로움의 이면에 역시 저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의 기쁨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저자의 네번째 소설이라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이야기를 접했다. 흥미롭게 읽은 소설의 경우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되는데 아마도 티에리 코엔도 그런 작가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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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불안장애는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고 있다.가벼운 감기와 같이 몸과 마음만 잘 추스리면 금방 나을 수도 있다.반면 깊숙이 내면을 뚫고 온몸으로 번져 나가는 바이러스성 우울증,불안장애는 혼자서는 치유하기가 힘들다.심리치료 및 약물복용,마음 다스리기를 꾸준히 하면서 반드시 원상 회복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아울러 과거에 좋지 않은 일,씻기 어려울 정도의 트라우마와 같은 심인성 질환은 (어렵겠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불행한 일들을 잊고 전향적인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나 역시 중증은 아니지만 처해 있는 입장과 사회적 위치로 인해 불안과 초조,우울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내가 겪었던 우울증,불안장애는 과거사에 너무 집착해서 안되고 가능한 (의도적으로)잊고 비워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사람과의 관계도 원활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소설의 영역이 다양하듯 이번 작품은 개인의 심리적 내면 세계를 다루고 있다.다소 무겁고 지루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심리 분야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있었던터라 나름 유익하고 스토리의 진행도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서 다행이었다.우울증,불안장애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기에 따라 치유의 시간이 길고 짧을 수가 있겠으나,반드시 정신과 전문의 및 정신질환 컨설턴트에게 진단과 조언을 받으면서 앓고 있는 증상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특히 한국인에게는 겉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불만,불안,걱정,우울증이 합쳐져 화병(火病)으로 번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이것은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 자초한 정신적 중증 질환이라고 여겨진다.
"사람들은 마흔 살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늙는다고 느끼기 시작하죠.그런 감정은 그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이게 당시의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신은 매우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로 보여요.그런 해로운 감정들이 당신의 일상을 침범하게 놔두지 마세요.죽음에 대한 생각이 강박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P76
어린시절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죽음이라는 공포증을 내내 마음에 두고 사는 주인공 노암의 이야기이다.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삶의 지표는 무엇인가를 깨달아 가는 이야기이다.죽음이라는 문제를 처음 접했던 것은 국민학교 시절 내 또래의 아이가 물놀이하다 익사(溺死)하고,나머지 두 명은 기혼 여성으로 남편에게 학대를 받다 그만 삶의 희망을 잃고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살을 했다.국민학교 시절 보았던 시신들은 무섭고 소름이 끼치면서 죽음이라는 것이 순간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그렇다고 죽음에 대해 골똘이 생각하고 고민하지는 않았다.시간이 흘러 혈족인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죽음이라는 것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죽으면 심장박동이 멈추고 의식이 사라지는 것으로 세상에 태어나기 전 단계로 회귀하는 꼴이다.주인공 노암은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멋진 이성을 만나게 되면서 평온한 삶을 살게 된다.
인상적인 것은 노암 자신의 내면 세계를 일기 형식을 취해 고백하고 있다.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알콜 중독자여서 내면 속의 속마음은 알게 모르게 누나,상담사,직장 동료,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불안장애를 극복해 나간다.이것은 198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촉진소통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정신 장애자들이 보이는 소통의 부재가 기능적 결함에서 기인한다는 것으로 컴퓨터 이동 유폐상태를 활용한다.자폐적 증상 가운데 하나인 불안증상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절대자인 신에게 귀의한다든지,실천가능한 삶의 목표를 세워 하나씩 성취해 나간다든지,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과 삶의 파트너로 멋지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갑각류와 같이 단단한 껍질 속에 몸을 움크린다면 스스로 자초한 강박증에 시달려 삶의 질이 나락으로 빠질 것이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왜냐면 내 삶을 사랑했기 때문이다.난 사랑했고 물려주었으며,나 자신을 만들어 나갔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도록 도와주었다.이제 난 이 삶의 결말을 받아들였다. -P330
노암은 사랑하는 쥘리아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자신도 그녀의 곁으로 기꺼이 가고자 한다.삶과 죽음이 하나라도 되는 것처럼.죽음은 언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질병이 찾아와도 의학기술과 과학이 발달하여 수명을 연장시키고는 있지만,결국 인간은 무(無)의 세계로 가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이다.삶을 삶답게 후회없이 살아가려면 어떠한 삶을 가꿔나가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매일 매일을 허투루 살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죽음을 가장 평안하고 아름답게 맞이하는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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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세 살 난 어린 조카에게서 들은 말이다. 그렇다면 그냥 흘려 들어도 되었을 말이었다. 그럼에도 노암은 그 말에 충격을 받고 뼛 속까지 흔들리고 있었다. 다시 어린시절 자신을 치료해주었던 정신과 선생님을 찾아갈 정도로 말이다. 노암은 공황발작증을 가지고 있고, 불면증으로 시달림을 당하고 있었다. 이유는 어린시절 자신 앞에서 엄마의 사고를 목격하게 된 것에서 온 트라우마를 떨칠 수 없었던 것이다. 죄책감, 그것은 노암의 발목을 잡아쥔 채 놓아주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건너지 말라던 엄마의 충고를 무시한 채, 무단횡단을 했고, 그런 자신의 아들을 목놓아 부르던 엄마가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노암은 자신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붙잡는 엄마를 뿌리치고 도로를 횡단하는 바람에 따라오던 엄마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고... 한참을 정신적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 한채 노암은 살아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사랑하는 여인도 만나게 된 노암, 그러나 그녀가 떠나 버렸다. 흘러가는데로 그냥 살아가고 있는 것이 그의 삶이었다. 노암은 사랑을 하지 않은 채, 이 여자 저 여자를 만났고, 가정을 이루지 않은 채, 삶에 그닥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가 어린 조카에게서 들은 예언적인 말에 노암은 죽음에 대한 강박증마저 가지게 되었다. 노암은 옛 정신과 선생님에게서 새로운 심리치료사를 소개받게 된다. 리네트는 허황스러운 이야기를 떠들어대면서 그에게 이미 관심이 있었다면서 자신의 치료법으로 노암을 이끌어가고싶다고 말한다. 노암은 리네트가 믿음직스럽지 않지만, 그가 말하는 것처럼 진실을 찾아 떠나고싶다. 이스라엘을 가서 어린 예언자 소녀를 만나라고 말하는 리네트. 노암은 예언자 소녀를 만나 어린 조카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대한 답변을 듣고싶어한다. 사라는 노암에게 함께 심장으로 죽을 다섯 사람을 한 명씩 전해주는데, 우선 한 사람부터 찾아가게 된다. 젊은 부부에게서 갓 태어난 어린 아기, 그 아기는 부모님에게서 사랑으로 태어났다. 노암은 왜 그 아기와 자신이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그 고리를 찾을 수가 없다. 두 번째 만난 사람은 병으로 병원에 누워 있는 철학 교수, 그가 가르치는 철학은 가정과 사랑하는 친구들에게서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대하고 자신을 함양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명씩 한 명씩, 자신과 함께 심장으로 죽을 다섯 명을 찾아 만나가게 되는데, 무엇이 이들을 엮어내고 있는 것일까. 노암은 또 하나의 충격적인 메세지를 만나게 된다. 왜 하필이면 그 이름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만나게 되는 진정한 진실......노암이 알지 못 했던, 그러나 알아야 했던 그 진실, 그의 죄책감을 넘어 이제 그 트라우마를 벗어나려 한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로 마음의 깊은 상처를 헤어나올 수 없었던 한 남자, 그는 자신이 가정을 이룰 수도, 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갈 자신도 없었다. 그런 그가 듣게 된 죽음의 예언, 그는 자신의 죽음과 연결된 그 다섯 사람을 찾아가는 그 여정 속에서 마음의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나는 그의 걸음을 지켜보는 이 시간, 책장 한 장 한 장 넘기는 손이 마음까지 전해지는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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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코엔의 소설,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은 한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노암은 피곤해 하는 엄마를 졸라 공원에 가 그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다 그만 자신을 뒤따르던 엄마가 차에 치어 숨지게 된다. 이 사건은 노암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꼬마가 떼를 써요. 공원에 가서 그네를 타자고 계속해서 졸라요. 엄마가 ‘다음에 하자’라며 꼬마를 달래요. 엄마는 꼬마를 ‘몽꾀르(내 심장)’라고 불러요.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 사실 누군가를 ‘심장’이라고 부르는 건 말도 안 돼요. ... 왜냐면 심장은 무언가를 살게 해주는 거잖아요.”(10쪽)
심리상담을 하며 어린 노암이 던진 말이다. 결국 엄마를 살게 해주는 존재가 아닌, 죽인 자신이 어찌 엄마의 ‘심장’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이 말 안에 노암의 죄책감과 노암이 평생 짊어져야 할 아픔의 무게가 느껴진다.
노암은 오랜 시절 심리상담을 받게 되고, 결국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모습일 뿐. 노암은 무엇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무의식 가운데 품고 살아간다. 그런 노암은 어느 날 사랑하는 어린 조카(3살) 안나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된다.
“넌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누군가 조카의 입술을 빌어 말하는 것 같은 이 말로 인해, 노암의 가장 큰 두려움, 죽음은 노암을 힘겹게 하고, 노암의 공항장애가 시작된다. 그러던 차, 이 음성이야말로 ‘순수한 이들의 예언’임을 알게 되고, 어린 시절 자신의 상담자였던 로랑스 박사를 통해, 신비주의 심리상담을 하는 리네트를 소개받게 되고, 리네트는 노암에게 예루살렘에 있는 예언하는 아이를 찾게 한다.
과연, 노암 앞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리고 안나의 예언의 의미는 무엇일까?
처음 접한 작가인 키에리 코엔, 그의 소설을 읽어가는 가운데 금세 소설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스토리 자체가 흥미진진할뿐더러, 신비한 영역, 우리가 알지 못할 또 다른 차원의 어떤 힘을 느끼게 하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도 흥미롭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해체된 가정과 엉망이 된 삶이 이제 소설 말미에서는 안정을 찾아 가게 되는데, 그 동인은 무엇일까? 영원한 사랑과의 만남. 사라의 예언을 추적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영혼의 깊은 곳에서의 울림. 그리고 또 다른 죄책감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사람의 고백과 용서를 통해 얻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까지 과연 그것뿐일까 암시한다.
우린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두려움에 종교가 가장 큰 힘을 실어주고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울러, 우리가 죽음에 얽매이기보다는 어떤 삶의 자세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던져주는 질문이 이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겠다.
나는 과연 의미 있는 삶을 살아왔는가? 나의 가치들을 포기해 오지 않았는가? 나는 정말로 내 가족의 행복에 관심을 가졌던가? 이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투쟁에 얼마만큼이나 참여했던가?(209쪽)
내 죽음의 때가 언제일지에 매달리기보다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이런 질문과 함께 살아감이 필요하지 않을까?
역시 도서출판 밝은세상의 소설들은 한 결 같이 재미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평소 도서출판 밝은세상의 책답지 않게 책 안에 오타가 많다는 점이었다. 10여 곳이 넘는 오타들(조사들을 잘못 번역 내지 적은 경우가 많았고, 단순한 오타들도 많았다)이 좋은 작품을 방해하는 요소로 남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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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가장 소중한 이를 떠나보내는 이의 슬픔은 헤아릴 수 없다. '만약'에 라는 가정자체를 거부하는 이 명제는 사람에게 필연적인 과제이다. 엄마의 품속에서 유영하던 태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벅찬 환희와 더불어 막막함에 우렁차게도 운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들어섰다는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는 것이다. 해맑은 모습으로 부모의 따뜻하고 포근한 보살핌을 받던 아이가 몸을 뒤집기 시작하고, 기어가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이후 부모는 근심에 사로잡히게 된다. 홀로 태어나 오롯이 품안에서 학습하던 아이의 사회화 과정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은 현대인이 당면한 정서적 소통의 부재에 대한 극복의 모습을 담고 있다. 흔히 사회의 왜곡된 부조리에 맞서 자존적 자기극복을 담고 있는 문학을 실존문학이라 하는데, 이 책은 실존문학의 방향성을 따르고 있으면서, 현대 심리학에 관한 일목요연한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 소설에선 서두에서 말한 '만약'의 상황이 실제로 펼쳐가고 있다. 한창 호기심많은 아이와 함께 가던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그려가고 있다. 아이의 목소리. 침묵. - 프롤로그 p12-13 中 -
한순간에 어머니를 잃은것을 자책한 아이의 정신적 충격은 단절적이고 폐쇄적이며 편협한 행동유형을 드러내게 된다. 조부모의 품에서 누이와 함께 외롭게 커온 주인공은 한 여인을 통해 극복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종의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특출한 학습능력으로 명망있는 대학에 좋은 직장까지... 주인공의 사회성취감은 극에 달한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결과가 커갈수록 내면속의 상처는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속앓이하던 맘속 갈등은 뜻하지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세 살의 조카가 내뱉은 말 때문이다. 주인공이 다시 심리치료상담을 간절하게 요청하게 된 계기점이다.
"왜?" 노암이 다소 불안하게 물었다. 안나는 곧 한손을 내밀어 그의 볼에 대고는 단조로운 어조로 말했다. "넌 다섯 사람과 함께 같은 날 심장으로 죽을 것이다." 노암은 한동안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 3장 p67 中 - 치열한 경쟁사회의 이면속에 현대인의 정신은 고갈되고 있다. 문명의 혜택으로 편리함을 경험하기 위한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편리함은 불편함의 개선측면 일것인데, 정작 기본적으로 필요한 용도까지 잊은체 맹목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견고한 사회문화의식 흐름속에 발전을 추구해온 유럽의 서양문화에 비해 아시아 주류의 동양문화는 현대에 와서 급진적인 성향을 띄고 만다. 단단한 기초위에 탑을 쌓아야 할 정신문화대신 물질문화가 지배하게 된 것이다. 소설에서의 치유법또한 인물간의 갈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다. 추구하는 바가 극적인 효과연출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숨막힐듯한 등장인물들의 논리정연한 화법이 이어지고, 서로간의 소통적 화해를 모색하고 있을 뿐이다.
정작 모든 상실의 원인을 자기탓으로 돌리면서도 아버지를 원망하는 주인공의 심경변화를 통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족의 모습을 주제의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또한 현대인이 당면한 가족의 상실을 주변인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제대로 그려낸다. 왜 티에리 코엔을 기욤 뮈소, 마르크 레비와 함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칭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군더더기 없는 서술을 펼치는 순간 그만이 가지고 있는 심리학적인 깊은 성찰을 읽을 수 있다.
누군가의 마음속 깊은 소리에 귀기울이며, 때론 쓰디쓴 소리를 아낌없이 해줄 수 있는 사람의 소중함도 일깨워준다. 작가는 책의 마지막 부분까지도 감사의 말을 빌어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들 소중한 사람들을 말하며 감사와 존경의 맘을 유감없이 활자에 담고 있다. 지금 이순간 상처에 고뇌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빌어 생존할 희망과 용기를 얻어갈 수 있으리라. 감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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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미소년만 보고 순정소설인가 싶었는데 그 옆에 그림자처럼 비춰진 엄마와 아들은 보지 못했다, 표지의 느낌과는 다륵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고뇌하는 젊은이의 이야기다. 어릴적이나 혹은 처음 경험하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대부분 잊어버린다는데 무척이나 충격적인 경험이었다면 트라우마로 남곤 한다. 내 주위에 보면 어린시절에는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혹독한 체벌을 받았거나 성인이 되어서는 운전면허를 따고 얼마되지 않아 인명사고를 냈다거나 하는 경우 트라우마로 남곤 한다. 그래서 다시 운전을 못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특히 여성의 경우가 좀 심하다. 난 대형사고를 쳤지만 2년후 다시 운전을 했다. 멘탈이 강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남편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주인공 노암처럼 자신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싶다. 눈앞에서 엄마가 죽었다. 아마 평생 헤어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노암 역시 심각한 공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 심리치료를 받는다. 어린시절부터 쭉 심리치료를 해줬던 로랑스 박사, 그녀는 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던 것 같다. 성인이 된 이후,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지만 불안함을 감출 수 없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엔 참 힘든 노암. 저자는 이런 심리를 참 잘 묘사했다. 어느날 조카의 이상한 소리를 듣고 다시 로랑스 박사를 찾아가게 되고, 로랑스 박사는 그를 심리학 박사 리네트를 소개 받게 된다, 리네트는 다른 방법으로 노암을 치료하게 되고 긴 여정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며 그와 관련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좀 독특하고 복잡하게 생각되지만 뭔가 연관이 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예언자라는 설정이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같은 날 사망하게 될 다섯사람의 만남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는 것 같다. 트라우마는 부정적 경험이 무의식 속에 자리 잡아 상처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한다. 현대인들도 트라우마까지는 아니라지만 성공과 명예, 돈에 대해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신경정신과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는데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때도 있지 않을까.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남자, 그를 따라가다 보니 예측불허의 다양한 이야기와 감동이 전해지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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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주인공 노암 보몽은 공부도잘하고 모범생인 평범한 아이였다..그렇지만 갑자기 자신에게 예기치 않은 검은 그림자가 찾아오게 된다..자신과 같이 길을 건너던 엄마의 교통사고와 사망.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노암은 누나 엘리자와 오랜 시간동안 방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 알 수가 있었다.그리고 그 방황은 오랜 시간 노암의 인생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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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흔히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정신적인 외상을 뜻하는 용어다.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에 의해서 생기며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불안해지거나 그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적인 스트레스 장애는 요즘 같은 시대엔 너무 흔한듯하다. 반드시 사고나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말이다. 또한, 이를 극복하는 것도 좀처럼 쉽지 않은 듯해 보인다. <살았더라면>이란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 티에리 코엔. 그는 이제 명실상부 프랑스를 대표하는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듯하다. 무명작가가 의례 그렇듯 처음부터 주목받기는 쉽지 않았지만 결국 그의 데뷔작인 <살았더라면>은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그 후 티에리 코엔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매력으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했다. 이번에 출간된 <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역시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고 하니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듯하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그 충격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소년 노암.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자괴감과 더불어 아버지로부터의 버림받음으로 그 상처는 골은 깊어만 간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 로랑스 박사의 도움으로 그 충격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난다. 그렇게 그는 성인이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으며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연인과 이별로 인해 그의 삶은 정처 없이 떠도는 무분별한 청춘의 삶이 되어버렸고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삶이지만 그는 고독과 외로움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늘 자신을 떠나지 않는 '죽음'에 관한 의문과 함께. 그러던 어느 날 누나의 딸인 조카 안 나로부터 알 수 없는 괴상한 예언을 듣게 되고 흠칫 놀라게 된다. 그 메시지는 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방황하던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그 후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을 치료해주었던 로랑스 박사를 다시 찾아가게 되고 그녀의 조언 데로 또 다른 심리학자 리네트를 소개받게 된다. 리네트는 그에게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치료법을 권하게 되고 그는 자신의 운명을 찾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로마, 부다페스트, 암스테르담을 거쳐 다시 프랑스로 오게 되는 기이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자신의 어린 시절 사고를 둘러싼 알 수 없는 낯선 이들의 만남.. 과연 그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느낌이 팍 오는 그런 소설이 있다. 바로 이 소설이 그러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끊을 놓을 수 없을 뿐 더러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계속해서 맞물려 가는 주변의 이야기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까지. 그야말로 페이지 터너 소설의 자격요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짐짓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영혼을 둘러싼 심리학적 이야기를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여러 소재들로 잘 엮어 냈다.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아픔을 겪은 경험 한두 가지는 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나를 믿어주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갇혀 있는 자신을 세상에 당당히 내보임으로써 억눌렸던 나를 자유롭게 할 수가 있다. 소설 속 주인공 노암처럼 그동안 외면했던 자신의 불행한 과거에 용기를 내어 맞설 수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그 어떤 고난과 역경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행복이란 결국 현재의 나를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