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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우리나라에서 입지를 굳힌지 얼마되지 않아서 일까? 아직도 만화란 인간의식의 표현의 또다른 수단으로서 예술의 반석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학에도 그림에도 저급이 있고 고급이 있지만 만화는 우리나라의 인식상 항상 저급중의 저급으로 머물러 있다.
만화도 문학성을 지니고 있고 예술성도 품고있다. 비웃지마라. 이것을 아는 지식인은 많지 않다. 만약 자신이 고급과 저급의 예술을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지식인이라면 이 책이 당신의 만화에 대한 선입견을 변혁시키리라. 당신이 부정한다면 그것은 깨인 자로서의 만용이다. 이 책에는 어떤 작가도 표현할 수 없는 상징성이 담겨져 있고 어떤 화가도 나타낼 수 없는 현실적인 절실함이 있다. 믿지 못하겠다면 읽어보라. 진실은 책속에 있다. [인상깊은구절] 어디서부터 꿈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렌이 죽은 건 기억난다. 눈앞에서 흩어져 버렸다. 하루가 지나고, 오늘이 끝나고 내일이 되어 또 다시 하루가 지나고 앞으로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도 렌이 없다. '살아 있으면 또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슬픈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문득 흔들리는 현실감. 나는 또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어느 잡지에서 본 스핑크스는 눈에 띄게 풍화되어 있었다. 동전과 지폐는 골동품이 되고 나는 이름을 바꾸는 방법을 익혔고 채혈도 실패하지 않게 됐다. 시간은 착실하게 흐르고 있다. |
| 뱀파이어라는 영원히 매혹적인 소재를 다루었지만 이 이야기의 주제는 그들의 영원성이라기 보다는 그들이 갇혀 있는 윤회, 인과의 업일 것입니다. 어떤 평범한 소녀가 우연한 이유로 흡혈귀가 되는가 싶더니 알고 보니 그들은 인연의 끈에 얽혀 있었다는 결말은, 굉장히 신선하고 파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3권에서 드러나는 칸나와 렌의 전생. 또 전생, 그 또 전생. 그리고 마지막, 어느 신으로 여겨지는 존재들의 대화. 그렇다면 칸나와 렌은 영원히 윤회의 굴레 속에 갇혀서 죽고 죽이는 숙업을 반복해야 하는 것일까요.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그리고 굉장히 허무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수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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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묘한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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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권은 그림의 이미지도 마음에 들고 내용도 그런대로 합격점이지만 뭔가가 허전하다… 라는 느낌이었는데, 3권을 보다가 그만 소름이 돋아 버렸습니다.
공포 만화도 아니고, 특별한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의 혼은 결코 죽지 않고 새롭게 태어나지도 않아. 그저 다른 장면을 스쳐 지나갈 뿐….]라는 대사는 정말 무섭습니다.
사실 윤회를 믿지 않지만(그래서 최면으로 하는 전생여행이니 뭐니 우습게 생각하지만) 저 말은 무섭네요. 아마 [드라큐라]를 그렇게 무서워하며 읽은 것도 죽음 뒤에도 뭔가 있다는(게다가 자신의 의지나 그런 것과 전혀 무관하게) 그것 때문이었을 거고요.
그림은 약간 스산하다는 느낌인데, 그것이 내용과 잘 맞아서 좋네요. 책 표지에 나온 '탐미적 호러 서스펜스'라는 말은 믿지 않는 편이 읽는데 덜 방해가 되실 거고요. [인상깊은구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