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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라'는 노예 교육을 깨고 학생들이 자기 인생과 배움의 주체가 되는 교육, 그것이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조희연 서울특별시 교육감의 추천사가 끌려 골라 보게 되었다. 사실 하브루타를 공부하면서 좋은 질문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아이들에게 짝과 함께 주제를 가지고 토론해보라고 하면 아이들은 정말 단순한 질문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마저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고...) 이건 아이들 잘못이 아니다. 아마도 그동안 교육받으면서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지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마찮가지다.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교육받지 못했기에...아니 질문을 하는 것은 마치 불경스런 행동이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에서 교육받았기에 나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나도 하브루타를 공부하며 조금씩 변해가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위에서 말한 추천사와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책의 제목은 나에게 와 닿았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 이러한 교육이 길러낸 노예 같은 인간이 세월호라는 비극적인 사건을 만들었다. 질문이 사라진 세상이 얼마나 참담한지 알고 있기에 나는 자주적인 인간, 주체적인 세계 시민 양성을 '질문이 있는 교실'의 교육 목표로 삼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주성을 잃어버리고 주어진 역할에 순응하며 자신의 주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회...'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 때문인지 우리 사회는 참 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참 읽기 쉽다. 여러 사례들...예를 들어 '올리비아 핫세'가 결혼 뒤 인터뷰에서 왜 그 남자와 결혼했냐는 질문에 "제 눈이 무슨 색인지 기억하시나요?"라는 질문으로 답했다는 이야기, 대장금 이야기, 성균관 스캔들 이야기...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질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12인의 성난 사람들'과 같은 영화를 통해 질문이 가지는 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즉 글의 처음을 왜 질문이 중요한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 장에은 조벽 교수의 교사 등급 구별법으로 시작한다. D등급인 교사가 묻고 교사가 답하는 교실, C등급은 교사가 묻고 학생이 답하는 교실, B는 학생이 묻고 교사가 답하는 교실, A는 학생이 묻고 학생이 답하는 교실...정말 마음 같아서는 A등급의 교사가 되고 싶으나...우리 교실을 긍정적으로 봐봤자 C등급 밖에는 안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어서 나오는 조희연 교육감의 공문에서 나온 미켈란젤로 이야기...[미켈란젤로가 바위덩어리를 쪼고 있을 때 누군가 왜 그런 흉한 바위에 시간을 낭비하냐고 물으니 "이 바위 안에 갇혀있는 천사를 보았습니다. 그 천사를 꺼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나도 이 부분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의 자율성을 극대화 시켜 아이들의 본질 그대로 자라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장부터 본격적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작가가 왜 질문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내용으로 구성하고 시작했는지 등이 나타난다. 특히 한 때 유행한 '미생'이야기로 수업을 했다는 내용을 듣고는 그 실행력에 놀라기도 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그런 수업이 가능하다니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며 질문이 있는 교실이 왜 중요한지 그 철학적인 논의부터 맛보기로 소개한 실제 사례까지(미생을 활용한 수업은 나중에 책으로 공개하신다니...혹시 벌써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나중에 찾아보고...) 나처럼 아이들에게서 질문을 이끌어내고 싶은 교사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 '왜냐 선생님'이 등장하는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을 한 번 읽어봐야지... ++ 철학 토론 공부 모임 : '토론 수업 레시피'로 알려진 서울교대 김혜숙 선생님이 운영하는 다음 카페 어린이 철학교육, 남진희 선생님의 다음 블로그 '어린이 철학교실 +++사이토 다카시가 쓴 '질문의 힘'에 나온 '질문게임' => 아침에 발표 연습할 때 사용하면 좋을 듯 1. 학생들이 40명이면 5명씩 8조로 나눔 2. 한 조가 앞에 나와 한 사람씩 차례대로 좋아하는 책이나 취미를 짧게 발표 3. 각 조의 구성원 5명에게 1번부터 5번까지의 번호를 붙이고 1번 학생이 발표할 때에는 다른 조 1번 학생들이 모두 일어나서 질문하기 4. 먼저 손을 든 사람부터 질문하고 자리에 앉을 수 있음 5. 교사는 학생들이 질문한 내용을 칠판에 받아 적기 6. 발표한 학생이 가장 좋은 질문을 선택해 대답하기 7. 질문이 선택된 조에는 1점 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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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발매된 이승환의 새 앨범의 제목은 3+3이다. 왜
3+3일까? 1번 트랙부터 들어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온다. 1,3,5번째 곡은 다소 느린 템포인 이별에 대한 곡인 반면,
2,4번째 트랙은 발랄한 느낌의 사랑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의 컨셉은 이별곡 3곡과 사랑곡 3곡의 반복? 하지만
6번 트랙이 흘러나오면서 나의 이 단순한 추론은 무참히 어긋나버렸다.
이승환의 탄산수 같은 목소리를 듣다가 순간 뒤통수를 가격당한 느낌이었다. 아. 그리고 다시 맺히는 눈물. 다 쏟아내서 이젠 멎은 줄 알았는데.
2014년은 나의 교직 생활 중 최악의 해였다. 그 시발점은 4월 16일, 그 사건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교사로서 아니, 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아니,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의 돌덩이를 마음 한 곳에 안고 살아야만 했다. 그것을
떨치기 위해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여기서,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세월호 이야기를 한 건, 교육청에서 '세월호 계기교육 금지' 공문이 내려오기 전이다. 세상에. 내가 사는 나라가 이런 나라라니), 어른이라서 미안하다고 고백도 해 보았지만 죄책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수업이라도 더 재밌게 해보려고 교사연극협회에 가입해서 뮤지컬도 배워보고, 몇 가지 활동을 더 해보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목마름. 그리고 자꾸만 틀어지는 아이들과의 관계. 어쩌면 작년 한 해를 그와 같은 우울감 속에서 보냈던 건, 416 참사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이들 앞에 서는 게 부끄러웠기 때문에.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5년이 되었다. 올해 나의 교직 생활은, 9년 교직 인생 중 최고다. 어쩌면 이보다 더 좋은 해가 없을 수도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유 중 하나는 416 참사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을 찾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직 진도 앞바다에 녹아버린 별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은 백두산 만큼이나 남아 있지만. 내가 지금 만나고 앞으로 만날 아이들에게는 부끄럽지 않을, 그리고 그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무언가가 조금은 생겼기 때문이다. 그걸 도와준 책들, 나의 무기들, 소중한 보물 중 한 권을 소개한다. 서울시 교육감들은 가끔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과거에 곽노현 교육감도 그러했고 현재 조희연 교육감도 그러하고. 요즘 받는 편지의 중심에 있는 건 '질문'과 '토론'이다. 특히 올해는 서울시 교육청 관내 초중고를 대상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동아리도 만들도록 해서 그 활동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공식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이나 공교육에 몸담지 않은 사람들도 질문이 사라진 교육 현장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나름의 돌파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4년 KBS에서 제작된 다큐멘터리를 필두로 정착되고 있는 '거꾸로교실'이 그러하고, 사교육에서 더 활성화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 '하브루타 교육'이 그러하며, 이와 연관지어서 쏟아지고 있는 책들이 그러하다. 그중 질문의 물음표(?)를 표지에서부터 커다랗게 드러낸 책이 있다. 제목 역시 서울시 교육청의 핵심 사업과 같은 '질문이 있는 교실'. 기실 현재 서점에서 찾을 수 있는 '질문이 있는 교실'이라는 제목의 책은 세 권이다. 하브루타를 기반으로 쓰인 '질문이 있는 교실 1,2'가 그것이고, 표지에서 커다란 물음표를 타고 아이들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질문이 있는 교실'이 다른 하나. 전자가 하브루타를 기초로 한 질문 수업의 실제를 다루었다면, 후자는 하브루타, 거꾸로교실, 토론 등을 모두 아우른 질문 수업 및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 대한 에세이다.
후자의 저자는 이미 이런 종류의 에세이를 몇 권 남긴 유동걸 선생님이다. 이미 2012년에 '토론의 전사'라는 책을 토대로
토론의 이론과 실제 적용 예를 교육현장에 퍼뜨린 이 분은, '강자들은 토론하지 않는다', '공부를 사랑하라' 등의 교육 서적을
집필하기도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니 목차에 다섯 개의 장이 보인다.
이런 순으로 나열된 책은 어쩐지 내가 파악한 이승환의 새 앨범과 비슷하다. 부록으로 되어 있는 5장을 제외하면 1,2장과
3,4장의 느낌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전자에는 질문에 대한 철학적이 내용이, 후자에는 그에 대한 실제 활용 사례들이 실려 있는
이 책. 그중엔 이런 부분이 있다.
책에 인용된 시(p.137-138)이다. 80년대에 쓰였다는 이 시를 묶은 소제목은 '교과서를 찢을 용기'. 국정교과서뿐이었던
당시의 상황에 짓눌려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담긴 이 시를 통해, 이 책은 잘못된 교과서는 찢으라고 권한다. 그런 권함에 응할 수
있는 건 역시 '질문' 때문. 이처럼 이 책의 첫 번째 미덕은 아이들의 시이든, 유명인의 에피소드이든, 드라마나 영화이든, 그것이 질문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주저 없이 인용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여자가 봐도 사랑스러운 올리비아핫세. 그녀가 첫 번째 결혼을 한 후, 왜 남편과 결혼할 마음을 먹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때 핫세의 대답은 이것. "제 눈이 무슨 색인지 기억하시나요?" 대답을 못하고 당황한 사회자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 눈은 초록색이에요. 모든 남자가 제 가슴을 쳐다볼 때 그는 제 질문에 대답한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이처럼 질문은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무언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이다. 책의 두 번째 미덕은 질문 수업을 실제로 활용하는 예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란테이블, 질문 놀이 수업, 인터뷰 수업 등은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도 충분히 논해볼 만한 것.
그러니까 이제 나는 괜찮다. 조금은 나아졌다. 우리 모두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 앞에서 "왜
가만히 있어야 하죠?" "이렇게 배가 기울고 있는데 우리는 왜 그냥 있어야만 하는 거죠?"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아이들을
길러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럴 수 있는 여지가 조금씩 넓어지고 있으니까.
이승환 같은 가수는 '가만히 있으라' 같은 노래로, 영화인들은 '편지' 같은 영상으로, 김애란 등의 작가들은 '눈먼 자들의
국가'와 같은 책으로, 유동걸 선생님 같은 분들은 '질문이 있는 교실' 같은 교육 현장에 힘을 불어 넣는 책으로, 그리고 아이들을
직접 만나는 교사들은 질문이 있는 수업으로, 세상을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으니. 그리하여 우리는 비상식적인 것 앞에서는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니.
사족: 이승환 앨범이 3+3인 이유는 기존에 발표된 3개의 곡과 신곡 3개를 더한 앨범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족2: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 있는 글을 알라딘 서재로 옮겨본 것입니다. :) http://winniethejy.blog.me/2205045339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