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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그리울 때 보라/ 김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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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펼치면 내용에서 소개된 책소개가  나옵니다. 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부제가 있다. 부제답게 표지를 펼쳐보면 책 속에 언급 된 책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책과 책임’이라는 시리즈의 1권인만큼 표지를 만드는 데도 공이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산문집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장편소설, 그것도 대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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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펼치면 내용에서 소개된 책소개가  나옵니다. 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부제가 있다. 부제답게 표지를 펼쳐보면 책 속에 언급 된 책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책과 책임이라는 시리즈의 1권인만큼 표지를 만드는 데도 공이 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들수록 산문집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렸을 때는 장편소설, 그것도 대하장편소설을 선호했는데 그때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흘러갔던 듯하다. 요즘은 산문집을 통해 그것을 쓴 작가의 정수를 보자는 약빠른 생각이 먼저다.

 

조선시대, 소설을 좋아하는 시집간 딸에게 정성껏 쓴 필사본을 전해주면서 함께 동봉한 편지에 있는 글귀를 제목으로 삼았다. 그 시대에 아버지가 딸의 독서를 인정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필사본까지 챙겨주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 딸을 사랑하는 아비인가보다 했다.

 

책을 추천하는 책들은 많고도 많은데 소설가이면서 이야기수집가로 자신을 소개하면서 주로 역사소설을 써 온 이 책의 저자가 추천하는 책들은 어떨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에 솔깃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저자가 10년 동안 쓴 산문 중에서 책과 관련 있는 내용들을 모아서 묶었다고 한다. 도입의 첫 문장이 마음에 든다. “인간은 질문하는 동물이다스스로 앞으로 살아갈 삶의 자세로 삼을 세 가지 질문을 내놓았다. 그 질문에 답하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첫인사를 하고 있다.

 

산문의 꼭지 끝에는 자신이 영향을 받은 책을 소개해놓았다. 거기에 자신이 쓴 책을 여러 군데 소개해 놓았는데 이렇게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이 쓴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자들은 자신이 추천하는 책 속에 자신이 쓴 책을 버젓이 내놓지는 않는다. 이런 면에서 저자가 솔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살면서 상황의 방관자가 되지 말고 목격자가 되자는 말도 마음을 두드린다. 많은 경우, 나는 방관자의 입장에 설 때가 많은 소심한 사람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참여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26명과의 인터뷰를 시공간별로 풀어 묶은 책그의 슬픔과 기쁨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좋은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와의 감정이입이 중요한 요소인데 거기에 충실한 책이라고 소개한 서민의 기생충열전도 리스트에 넣는다. 그 어떤 서사보다 감동을 준다고 하는 대자보를 엮은 책인 안녕들 하십니까도 읽어보고 싶다. 쓴 이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소개가 마음에 든다. 이승기와 강호동 등이 출연한 12일은 빼놓지 않고 보며 즐거워했으면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읽어볼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유럽의 마르코 폴로와 중국의 현장에 버금가는 여행가로 혜초를 소개하고 있으니 그 단백하다는 여행기 혜초의 왕오천축국전도 꼭 읽어보고 싶다.

 

나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 것은 독서회에 나가면서부터다. 혼자서 읽을 때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읽고 싶은 것만 읽었기 때문에 그 즐거움이 단순했다. 하지만 독서회에 나가서 다른 사람과 책에 대해 공유하게 되니 그 폭이 넓고 깊어져 그 즐거움도 배가 됐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굳이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책에 기웃하게 되는 것은 세상에 많고도 많은 책들 중에서 꼭 읽어야하는 책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책을 읽는 방식과 다른 사람의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도 궁금하다.

 

이 책을 읽은 뒤 읽고 싶은 책이 또 늘었다. 다른 사람이 꼭 읽어보라고 하는 책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읽으려고 노력한다. 저자가 소개한 많은 책들 중에서 우선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읽어볼 작정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읽어야 할 도서목록이 또 늘었지만, 그것은 짐이 아니라 즐거움이다.

 

 

 

 

 

t******e 2015.09.16. 신고 공감 3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아비 그리울 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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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冊과 책임 01 소설가이자 이야기 수집가 김탁환의 산문집『아비 그리울 때 보라』진심은 기교를 이길 수 없다!난다의 새 산문선 ‘冊과 책임’, 그 첫 권으로 김탁환 작가의 『아비 그리울 때 보라』를 선보인다. 소설과 영화를 오가며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진면목을 떨치느라 분주한 가운데 그는 십여 년 넘게 시의성을 담은 다양한 칼럼들을 각종 지면에 발표해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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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冊과 책임 01
소설가이자 이야기 수집가 김탁환의 산문집
『아비 그리울 때 보라』

진심은 기교를 이길 수 없다!

난다의 새 산문선 ‘冊과 책임’, 그 첫 권으로 김탁환 작가의 『아비 그리울 때 보라』를 선보인다. 소설과 영화를 오가며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진면목을 떨치느라 분주한 가운데 그는 십여 년 넘게 시의성을 담은 다양한 칼럼들을 각종 지면에 발표해오기도 했다,

이번 책은 그중 되새겨 읽기에 좋다 싶은 글 50편을 추려 채우는 일로 그 한 권을 완성했다. 그렇게 모으고 나니 이 책에 절로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었는데 바로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말이었다.

‘책’과 ‘김탁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철과 자석의 관계이기도 하거니와 매 꼭지마다 ‘책’을 불러놓으니 글을 다 읽고 난 뒤에 남는 묘한 아쉬움이 달래질 것이다. 본문은 물론이고, 작가 본인의 책을 제외한 총 52권의 책 소개가 겉표지 안쪽에까지 소개 되어있다.


 

b*****a 2015.11.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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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이 담긴 문장, 세상은 진심을 이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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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두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요즘이다.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에 도달할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여전히 많은 작업들이 고루한 과정들을 차근차근 밟은 끝에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은 사람을 배반치 않는다고 하였다. 나이 든 이의 지혜를 똘똘한 젊은이가 결코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지금 당장은 느린 걸음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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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두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팽배한 요즘이다. 과정을 생략한 채 결과에 도달할 수 있으면 참 좋겠지만 여전히 많은 작업들이 고루한 과정들을 차근차근 밟은 끝에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시간과 노력은 사람을 배반치 않는다고 하였다. 나이 든 이의 지혜를 똘똘한 젊은이가 결코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지금 당장은 느린 걸음에 불과할지라도 그것들이 모이면 깊이 있는 내공을 이루기 때문이다. 작가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노상 떠오르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혹 그렇더라도 탄탄함을 지니기 위해서는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그나마 과거처럼 글자마다 꾹꾹 힘을 줘 가며 써 내려가는 일을 컴퓨터가 대신해 주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필사’를 꼽으니 말이다.

‘책을 부르는 책’이라는 부제를 통해 어떤 책일지 짐작이 가능했다. 좋은 책과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좋은 책과 글을 많이 접해야 한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 모양이었다. 작가가 특정 책을 먼저 상정한 후에 글을 전개했는지, 반대로 글을 쓴 이후에 글과 어울린다 싶은 책을 고른 건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닭과 달걀, 어느 쪽이 우선이건은 어쩌면 중요치 않은 것일지도. 닭도 달걀도 인간에겐 모름지기 쓸모가 있는 존재다. 책을 읽고 생각난 바가 있어 기록을 했건, 역으로 기록을 하다 떠오른 책이 있어 끼워 넣었건, 소위 ‘작가’라는 직업군을 택한 이라면 제 안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존재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야 누구나 품을 수 있는 것이다. 내 안에도 하루에 수천에서 수만 가지의 이야기가 생성됐다 사라진다. 그러나 이를 세상에 내놓는 작업은 오로지 작가만이 행할 수 있는 법이다. 최근에는 너도 나도 책을 내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조금 글을 쓴다, 사진을 찍는다 싶은 이들이라면 지은이에 제 이름이 찍힌 책을 갖는 게 소망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그와 같은 도전이 나쁠 리 없고, 물론 나도 가능하다면 한 번 즈음은 임해 보고픈 바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작가라 부를 수 있으려면 남들이 하는 것 이상을 해내야만 한다. ‘글도 춤도 결국 발바닥으로 시작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정의는 여러 모로 귀 기울일 만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개화기 조선의 궁중 무희. 신경숙은 그녀의 이름을 ‘리진’이라 표기했고,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김탁환은 ‘리심’으로 기록했다. 어느 쪽이 좀 더 사실에 가까운지는 여기서 중요치 않다. 저자는 프랑스 지도, 그것도 19세기의 지도를 손에 들고 파리를 찾았다. 21세기로부터 19세기를 발견하기 위해 그는 고서에 적힌 번지수와 건물 이름을 꼼꼼히 따랐다. 자신이 리심이 되어야만 1인칭 소설을 쓸 수 있으리라는 각오와 함께 그는 동양인 파리지앵이 되어 갔다. 마치 주어진 배역에 몰두한 나머지 자신을 완전히 잊고야 마는 배우와도 같아진 저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수고에 대해서는 까마득히 외면한 채 머리만을 굴려가며 써온 문장들이 묵직하지 못했음은 당연한 결과였다.

모든 것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엔 의미가 깃든다. 이제는 대학을 방문해도 손으로 쓴 글씨를 발견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이면 노트북을 펼쳐들고 필기 아닌 자판 두드리기를 시행한다. 과거 손글씨가 담긴 대자보와 현수막이 부착돼 있던 공간들은 업체가 인쇄한, 너무도 말끔한 나머지 밋밋하기 짝이 없는 상품들의 것이 된 지 오래다. 필사를 하기에 앞서 수차례 반복해 읽으면서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던 경건함을 이제는 기대할 수 없게 돼 버렸다. 내용이 좋은 건 분명한데 누구의 것도 아님은 그 내용을 충분히 소화할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떠한 공감도 일어나지 않는 글, ‘검은 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요’ 이상의 이해가 필요치 않은 세상. 진심은 사라지고 기교만이 남은 세상에 사랑하는 딸을 위해 글자마다 애정을 쏟아 [임경업전] 필사를 마친 후 “아비 그리울 때 보라”, 이 문장을 적어 넣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딸이 과연 이 세상엔 존재할까.

q*****2 2016.0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