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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금야금 읽으며 음식으로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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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향*이 정리하는 책 중에서 골라왔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다.저자 마크 쿨란스키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매주 금요일 저녁 지구본을 돌리고 딸이 손가락으로 짚은 나라의 요리를 같이 먹는 인터내셔널 나이트를 1년간 가진 경험을 담아 만든 이 책은 그의 딸 탈리아가 군데군데 코멘트를 달았다. 세상에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게 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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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향*이 정리하는 책 중에서 골라왔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다.
저자 마크 쿨란스키가 자신의 가족과 함께 매주 금요일 저녁 지구본을 돌리고 딸이 손가락으로 짚은 나라의 요리를 같이 먹는 인터내셔널 나이트를 1년간 가진 경험을 담아 만든 이 책은 그의 딸 탈리아가 군데군데 코멘트를 달았다. 세상에 이런 가족이 있다는 게 참 아름답다. 딸이 고른 나라의 음식을 만드는 아빠와 그걸 맛있게 먹는 엄마와 옆에서 종알종알 이야기하는 딸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저자가 여기 언급된 대부분의 나라를 직접 가보았고 거기서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또 평소 음식에 관심을 가졌던 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글솜씨가 좋고 그 안에 애정이 듬뿍 들어있다. 딸은 가족과 함께했던 이 경험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다.
책 앞 부분에서는 우선 요리와 관련한 다양한 조리도구와 향신료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덕분에 각 나라의 레시피를 읽으며 맛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설탕에는 코코넛 팜 설탕, 정제설탕, 원당, 황설탕, 에메라라, 터비나도, 무스코바도, 제거리 또는 거 처럼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새로운 챕터의 새로운 나라를 떠올리며 음식 레시피를 따라 음식을 머리속에서 상상하는 과정이 참 좋았다. 저자는 참 쉽게 음식 만드는 법을 설명하기 때문에 읽다보면 '어, 나도 이정도는 할 수 있겠는데'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언젠가 만들어보리라 생각한 음식은 브라질의 브리가데이로, 아프가니스탄의 코프라드 나코드(병아리콩 미트볼), 쿠바의 토스토네(바나나 튀김 비슷), 이란의 야크트 다 베에스트(쌀가루와 우유로 죽처럼 끓이다 설탕과 피스타치오 넣은 것), 이집트의 쿠프타(생선 크로켓 비슷)와 시나몬 워터(수정과 비슷), 노르웨이의 레프세(감자전 비슷), 콘월의 코니시 패이스티(군만두 비슷), 세네갈의 아키라(콩전 비슷), 아이티의 피클리즈(피클과 사워크라우트 비슷 - 이걸 보다가 난생 처음으로 사워크라우트를 만들었는데 대성공!), 뉴 펀들랜드의 크랩 케이크와 대구요리(전유어 비슷)와 애플 크럼블(사과 파이 같은), 인도의 하레 고비 키 사부지(브로콜리 볶음), 아일랜드의 소다 빵과 엘로우맨 토피(뽑기), 아르헨티나의 크로케타스 데 사파오(호박전), 니카라과의 가요핀토(팥 넣은 볶음밥), 자메이카의 바미(감자전 비슷)와 칼랄루(시금치 볶음), 오스트리아의 로겐브레젠(끓인 프레츨) 등등.
물론 카다몸, 넛맥, 올스파이스 등등 도무지 무슨 맛인지 상상이 안 가는 향신료도 있고, 갖춰놓으라는 향신료 종류도 너무 많기도 하다. 또 일본에 산 경험 때문인지 일본 요리를 높이 쳐주는 느낌도 든다. 각 나라의 지도모양이 실려있는데 한국은 남한만 나와있어 뭔가 씁쓸했다. 항상 우리나라 지도는 남북한이 같이 있는, 한반도 모양을 봐왔었는데 남의 나라 사람에겐 이렇게 반쪽으로 보이겠구나 싶었다.
전체적으로는 언론인으로 다년간 활동해서인지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읽기에 편했다. 가령 생선의 남획을 걱정하면서 황새치를 구입할 때 작살로 잡은 것을 구입하라고 권하고, 또 각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대한 중립적 자세에 다양한 문화를 미국인답지 않게 인정하고 있다. 아, 책에 나온 삽화를 작가가 그렸는데 아주 보기 좋다. 재주가 많은 분이다.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상상하며 요리법을 따라가다보면 의외로 정 반대편에서도 비슷한 식재료와 요리법을 가진 경우도 있고, 이란에서도 팥을 먹는다는 걸 알게 된다.
아, 왜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지 알게되었다. 책에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이들이 쓴맛에 대단히 강한 미뢰를 갖고 있고 나이들면서 쓴맛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채소가 맛있다고 느낀다는 거다. 그래서 나도 어릴 때보다 지금 훨씬 더 채소를 좋아하게 되었나보다.
또 사우디인들이 세계에서 1인당 닭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인당 1녕에 거의 40킬로그램이라니 놀랍다.

사실 이 책은 처음부터 화장실에서 읽었다. 매번 화장실에서 일을 볼 때마다 조금씩 야금야금 읽다보니 작년 하반기에 시작한 책이 어느새 몇 달 만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게 되었다. 변비 덕에 남들보다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서일 수도 있지만 책의 구성이 조금씩 읽기에 적당하다. 매 나라마다 그 나라에 대한 소개 조금, 에피타이저, 메인디시, 디저트, 그리고 음료 등 순으로 진행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날에는 그 중 한 가지만 읽기도 하고 또 어느 날에는 한 나라 전체를 다 읽기도 했다. 먹는 것과 배설이야말로 인간의 기본 욕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을 읽기에 가장 완벽한 장소였던 것 같다.

600쪽이 넘는 책이어서 그런가 오탈자가 꽤 보인다. 특정 구간에 몰려있었는데 아마 교정을 여러 명이 나누어 봐서 그런가보다. 오탈자 있는 쪽을 적어본다. 112, 318, 326, 367, 391, 415, 422, 431, 435, 443, 444, 445, 446,447, 468, 509, 513, 614.
j***1 2021.02.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