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은형 선생님을 직접 본 것은 지금까지 총 3번이었다. 한 번은 일정연수를 받을 때 김은형 선생님께 직접 강의를 받은 일이고 나머지 두 번은 전국교사대회와 전국교사결의대회에 참여했을 때 먼발치에서 본 것으로 기억한다. 맨 처음 일정연수 계획표에서 김은형 선생님의 이름을 확인했을 때 나는 무척 감격하고 흥분했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가 '김은형의 교단일기'라는 책을 틈나는 대로 읽고 또 읽으면서 나의 나태하고 느슨한 교사생활을 반성하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마치 연예인을 실제로 보게 된 것에 감격하고 호들갑을 떠는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들었다. '김은형의 교단일기'는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마치 지구인이 아닌 것 같이 여겨져 무력감에 빠져 있던 나에게 진정한 교육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그렇지만 '忠言은 逆於耳나 而利於行'이라고 그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영 편치가 않았다. 그 책을 읽으면 김은형 선생님이 얼마나 지칠줄 모르는 열정과 신념으로 교육의 불합리와 불의와 용감하게 맞서 대응하며 아이들을 사랑하는지 느끼게 되고, 자연스레 나의 건성과 불성실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내심 책이니까 좀 과장하고 미화해서 썼겠지 하며 불편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김은형 선생님은 오히려 책에서 느낀 것 이상이었다. 오죽하면 '세상의 모든 불합리한 일에 관여하고 싶은' 것이 김은형 선생님의 가치관이겠는가!! 그런 말을 하면서도 모든 교사가 다 자신과 같지 않음을 인정했음인지 '내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공연히 열등감과 죄책감으로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마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상하게 그 말이 편안하게 힘이 되어 주었다.
"졸렬한 교과서와 졸렬한 교사의 교육 행위가 졸렬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자유롭고 위대한 영혼을 꿈꾸는 교육이라면, 우리 아이들 중에서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인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바란다면, 그렇게 쉽게 아이들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
새롭게 출간되어 나온 '서른일곱 명의 애인'에서 밑줄을 그어 가며 읽은 구절이다.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일이 이토록 무겁고 신중하고 중요한 일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주는 구절이다.
마지막으로 새로 나온 '서른일곱 명의 애인'이란 책에 대해 쓴소리 하나를 보태고 싶다. 이 책은 '김은형의 교육일기'란 책의 증보판이다. 출판사를 바꾸면서 제목이 바뀌었다. 종이질도 좋아졌고, 책 속에 그림까지 첨가되어 좀더 그럴 듯한 책이 되었지만, 제목이 달라서 새로 또 책이 나왔구나 하는 반가운 마음에 구입한 나로서는 묘한 실망감을 느껴야했다. 적어도 증보판을 내려거든 제목은 똑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새로 한 권 더 산다고 그렇게 아까울 것도 없지만 저자에 대한 단단한 신뢰가 한 2%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졸렬한 교과서와 졸렬한 교사의 교육 행위가 졸렬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자유롭고 위대한 영혼을 꿈꾸는 교육이라면, 우리 아이들 중에서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인물들이 나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바란다면, 그렇게 쉽게 아이들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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