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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한 달에 걸쳐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을 읽었다. 방심하고 가볍게 30분 정도 읽다가 '아 이대로 가볍게 읽으면 문장이 정말 머리를 스쳐지나가기만 하겠구나'라는 위기의식이 들어 다급하게 펜을 들고 밑줄 그으면서 읽기 시작했다. 밑줄을 긋고 번뜩하고 생각이 떠오를 때는 댓글 달듯이 메모를 적어가며 자유롭게 책을 읽었다. 그러자 어려운 철학 단상집으로만 보였던 이 책이 나처럼 생각 많고 말 많은 친구와 나누는 깊은 대화처럼 느껴졌다.
책에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이 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600쪽에 달하는 분량이 무시무시하게 느껴지지만 총 480 챕터로 잘게 쪼개져 있어 각 챕터마다 호흡이 짧아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처음에는 공자의 <논어>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는 것처럼 지적인 성인의 지혜에 일방적으로 배우는 입장이 되어 책을 읽을 줄 알았다. 그러다 읽다 보니 이 사람은 독자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공감되는 요소가 많아 놀라웠다.살면서 한 번쯤 해보았던 생각이지만 그 누구도 동조해주지 않을 것 같아 가슴 깊이 묵혀둔 생각들을 활자로 마주하는 경험을 자주 했다. 최근에야 나는 나의 생각 많은 성격을 긍정하게 되었다. 책의 화자는 생각이 많은 자신의 성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진실로 행복한 건 동물에 가까운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의 성질을 억지로 참지 않고 이 책을 통해 원없이 펼쳐내고야 만다. 자신의 생각에 도취되지 않으면서도 그 생각을 멈추지 않는 화자가 마치 나의 친구처럼 느껴진다.
20세기 초반 리스본의 어느 사색가의 이야기는 그렇게 21세기 한국을 사는 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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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이해도 잘 안 되고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 같아서 읽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굳이 이어 읽을 때 전 내용을 다시 보고 이해하지 않아도 쭉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중간 좋은 문장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왕이 되지 않으면서 상상하는 것이 왕좌다~~~ 우리가 단념한 것이 완벽한 상태로 보존될 수 있다' 라는 부분이 읽으면서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를 가지는 순간 그 자리에 대해 꿈꾸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상상 속에서 좋은 부분만 생각하기에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다라고 읽혀서... 사실 정리하기 어려워서 내가 정확히 표현하고 싶은 말을 쓰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문장 하나를 잡고 그 문장에 대해 오래 생각해보게 하는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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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지 하고 미루다가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은 이 책에서 인용된 문장이 너무 사실적으로 현시대의 멘탈리티를 담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그들 앞 세대가 이유를 알지 못한채 신을 믿었듯이,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신에 대한 믿음을 알어버린 시대에 태어났다.. 그러니 나처럼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는 채로 살아가는 얼마 안되는 아들에게서 단념이라는 삶의 방식과 사명이 된 관조를 빼고나면 무엇이 남겠는가? 종교적인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말 능력도 없다.” 이 문장을 보고 이 책은 아마도 포스트 모던 시대의 이전과는 성격이 다른 현대적 정서에 대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간실격과 비슷한 내용으로 불안에 대해서 다룬다는 평을 보고 아마 슬플때 읽기 좋겠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키르케고르의 <불안의 개념>처럼 불안 자체를 끝없이 파고드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을 등에 엎고 책을 펼쳤다. 그리고 이 책은 가난한 사람의 데카당스 문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책은 예상과 달랐다. 이 책은 소시민의, 희망을 기대할 수도 없는 무기력과 공허의 심연에서 건져올린 것이다. 이전 세대인 낭만주의자들이 혁명의 실패와 나폴레옹의 몰락에서 환멸을 느껴 환상과 감정으로 도피하고 불안에 떨었더라면 그보다 몇세대 뒤의 세대인 페소아는 환상조차도 사치인 시대이다. 공허와 싸울 의지도 없고 무기력하기만 하다. 오히려 패배와 체념울 습관화하며 삶을 포기한 시체같은 인생이다. 400개가 넘는 단상들로 쪼개진 이 책에는 시대와 삶에 갈가리 찢겨 상처와 도피로 가득하다. 거기서 불안을 읽어낼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자기연민이라든가 공포, 희열같은 감정이 전혀 없이 매마르다. 감정이 나올라만치 되면 잠잠히 사그라든다. 하다못해 나르시시즘도 중간에 멈춘다. 자기비하는 이상하리만치 심심하다. 화자가 일하는 도레도래스 거리, 베스케스 사장, 리스본, 테주 강 등의 풍경은 화자 내면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섞인다. 화자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 역시도 자신처럼 영혼을 가지고 생각이 있다는 사실에 의아할 정도로 삶을 떠나보낸다. 물론 미련도 있다. 이루지 못한 것들, 삶에사 될 수 있었던 것들 등등.. 화자는 내면으로 침잠한다. 데카당스 문학의 대표인 위즈망스의 <거꾸로>와 잠깐 비교를 할 수 있겠다. <거꾸로>의 주인공은 상속받은 유산이 많은 중년의 남자로, 자연적인 것에 극도로 혐오를 느껴 집에 은거하며 인테리어를 모두 극도로 탐미적으로 장식한다. 자연에 거스르며 그 모든 자연을 자신의 쾌락에 맞도록 재배열한다. 거북이에게 황금과 보석으로 등딱지를 꾸미고 보들레르작품과 구스타프 모로의 그림을 수집하고 최고급 장정의 기독교 신비주의 작가들의 저작과 로마시대의 가장 잔인한 역사를 다룬 책들의 묘사에 흥분한다. 이 주인공은 그러면서 귀족적이고 탐미적인 것의 극한으로 달려간다. 모든 인간을 경멸하고 동성애 관계를 맺는다. 하녀 외에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는 고독한 정신의 귀족이다. 와인으로 오르간을 만들면서 외부는 사라지고 내면은 절대화된다. 외부를 내면으로 바꾼 집에 틀어박혀 일년동안 안나오기 때문이다. 이 주인공의 가장 인상깊은 에페소드는 여행이다. 이 부분은 <불안의 서>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인공은 런던에 여행가고 싶어한다. 그래서 밖을 나갔는데 그냥 영국술집에 가서 영국인만 관찰하다가 “여기가 런던일세”하고 돌아온다. 자신이 재구성한 현실에서 만족하며 그 외는 의미가 없으니깐 런던에 가든 런던을 상상하든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페소아도 여행에 대해 비슷하게 언급한다. 어차피 내면이 현실이고 외부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굳이 여행갈 필요가 없다고. 어디에 있든 느끼는 자신은 똑같고 그 감정은 한정되어있다. 그리고 자기 회사에 있던 사환을 언급하는데 그 사환은 여행책자만 수집한다. 페소아의 주인공은 그 사환이 유일하게 진정한 여행자라고 칭송한다. 여기서 페소아가 한 말, 모든 행위는 천박하다는 게 말이 되고, 역설적으로 도피와 꿈이 고상하게 삶을 사랑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신이 된 인간은 고독한데 서구사회에서 르네상스 시기 발견된 자아가 근대를 거치며 마침내 신이 되었고 모두가 신이 되어 모두가 소외되고 고독해진다. 사회와 단절된다. <거꾸로>의 주인공은 신, 아마도 악신이 된다. (실제로 위즈망스의 다음 작인 <저 아래로>의 경우, 악마숭배를 직접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인간은 신이 되기에 연약한 측면이 있다. 신처럼 외부 상황 전체를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연히 내면으로 침잠하는 낭만주의는 괴물같은 데카당스가 되는것이다. 그런데 다시 <불안의 책>으로 돌아와보자. <거꾸로>의 주인공은 몰락함에도 불구하고 외부를(자기 집) 내면으로 바꿀 돈이 있었고 이에 실제적으로 귀족처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돈이 없다면? 그래서 일을 해야한다면? 세상 사회에 대한 권태 이전에 출퇴근의 권태를 먼저 느껴야 하는, 따라서 귀족적인 정신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없이 귀족적 생활이 불가능하다면? 그게 페소아다. 정신적 귀족인 니체의 차라투스트라, <거꾸로>의 주인공과 아마도 페소아는 같은 정신을 지녔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자신이 다락방의 샤토브리앙, 회계 사무원 알프레드 드 비니이며 자신은 돈이 없기 때문에 몽상가와 시인이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루소에 동일시하다가도 루소처럼 산책할 스위스 별장이 없음을 안다. 그러니 어떡하겠는가? 포기와 체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에 의해 수많은 자극에 파괴될 것이고, 천박한 세상에 휩쓸려 자신도 천박해질 것이다. 무지 두려운 상상이다. 소시민의 데카당스 문학이라고 서두에 언급했는데 어쩌면 데카당스 그 이후의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를 다룬 게 바로 이 책이다 싶다. 수많은 낭만주의, 세기말, 포스트모던의 출발지점에서 나온 탄식들: 신이 죽었든, 더 이상의 시가 없든, 삶은 지속된다. 회사에 가서 일을 한다. 이미 이뤄질 수 있는 게 없고 그 의지마저도 박탈당했다. 그래서 사회에 거칠게 저항하지도 않고 그냥 잠자면서 꿈꾸고 내면으로 외면을 점거하며 나름대로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새벽에 눈물을 흘린다. 주인공이 어떤 모습일지 페소아의 사진을 보고 상상할 수 있다. 감정이 없는데 스토아철학자처럼 평안하거나 엄격해보인다기 보다는 그냥 환자같다. 미소지은 적이 없는 얼굴일 것 같고 사람 눈도 잘 못 마주칠 것이다. 이 책에서 얻은 교훈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페소아는 생전 유명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글을 남겨서 아직도 다 출간이 안 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어두워도 글 쓰는 것이든 음악을 만드는 것이든 창작을 하는 행위 자체가 거의 유일한 구원인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페소아와 거의 비슷하다고 하는데, 유독 이 책에서 페소아가 글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작가로서의 포부를 이야기할때면 무의식적 자신감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을 쓰는 것은 생각과는 다른 활동인데, 글을 쓰며 생각이 정리되기 때문이다. 페소아가 쓰고 싶어한 글도 고전주의적인 엄격함과 균형이 있는 글이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은 그런 글을 절대 못쓴다고 하면서 400쪽이 넘는 단상으로 쪼개진 파편화된 책을 썼다. 21세기는 희망이 없고 상처받기 쉬운 세상인 것 같다. 핸드폰으로 더욱 고립되고 도피와 꿈을 거의 조장하는 듯 싶을 정도로 그런쪽으로 빠지기 쉬운 환경인데, 스토아철학처럼 삶에 기대하지 않고 담담하게 상처받지 않으며 살 수 있을까? 이책은 그 훌륭한 답이다. 대표적 스토아철학자 아우렐리우스처럼 황제가 될 수 없는(여담으로 페소아는 로마 황제가 되는 것 같이 현실에서 절대 이뤄지지 못하는 꿈을 꾸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회계 사무원같은 권태로운 인생. 사랑을 받는것에 집착 안하고 외로운 존재를 오롯이 마주하고 사회가 바뀌기를 바라지도 않으니 사회와 서람에 대한 증오와 혐오는 없다. 추상적인 개념-천박함, 인류 등등만 있을 뿐이다. 행복에 집착하는 것도 없다. 단지 페소아는 시인이기에 “불운하다”고 쓰지 않고 “행운은 나를 아들로 삼지 않았다”라고 쓸 뿐. 약한 존재로서, 꿈속에 살면서 피해도 안주고 또 고상하게 혼자 외롭게 사는 것이 슬프기는 한데 글을 쓰면 또 예술이 되는 것 같다. 스토아 철학처럼 삶에 연연하지 않지만 미성숙하지도, 엄격하지도, 자기연민 넘치지도 않는다. 나는 그를 고상한 도피자라고 부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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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기 한권하고 또 다른분들께 선물하려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소중한 책 몇몇준깨 돌리고 나면 내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해요 ㅜ 왜 그럴까요 그 책의 가치도 이전보다 덜한것 같은 느낌도 ㅜ 좋은책라 진짜 제가 좋아하는 분께만 드려야 할것같아요 그런데 또 그분이 안좋아할 수도 있어서 좀 신경쓰이네요 이 책 양장으로 처음 서점에서 만났어요 새로 생긴 서점이어서 제가 운좋게 겟한것 같아요 다시 사고싶었지만 어디에서도 더 살 수는 없었어요 다시 발행되면 좋겠어요 양장느낌이 훨씬 좋아요 ㅠㅠ재발행 부탁드립니다 ㅜㅜ 진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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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나서 무턱대고 사놓고는 아직 일어보지 못했다 세계문학은 민음사 => 펭귄클래식으로 마음이 옮겨졌었는데 문학동네를 보고 나서는 문학동네 쪽으로 완전히 기운다 책의 크기도 활자도 번역도 나와 딱 맞는 친구 같다 불안의 책은 내용이 꽤 마음을 끌어 살 수 밖에 없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책꽂이가 마련되면 한권두권씩 모은 전집을 다 꽂아두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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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판사 번역본으로 살까 고민하다가 문학동네가 괜찮다는 평 때문에 문학동네에서 사봤습니다. 괜찮네요 ~^^ 세계문학전집은 문학동네가 번역 괜찮네요오! 추천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추천한 책이라 읽어보고 싶었는데 잘 산듯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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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나와 있는 번역본 중 이 책이 포르투갈어 원전 완역본이라고 하여 선택하였는데, 결론적으로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페르난두 페소아의 내면의 성찰과 사유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곁에 두고 틈틈이 계속 읽어 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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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에 대한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읽어보니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럼에도 곳곳에 눈길을 잡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단번에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책이었으나 한번쯤은 읽어보기 좋은 책이란 생각은 듭니다. 안전하게 잘 도착했고 잘 읽었습니다. |
| 불안의 서 혹은 불안의 책 등 여러 이름을 달리하여 책이 번역되어 있지만, 그 중 문학동네에서 오진영 역자가 번역한 책의 퀄리티가 가장 높다는 평가가 있어 이 출판사로 구매했습니다(포르투갈 원전 완역). 페르난두 페소아의 사상과 성찰, 숙고들이 들어있는데 찬찬히 생각을 집중해서 읽어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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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쓰기를 시작하면서 글쓰기에 관심이 생겨 전문작가들의 일기,에세이,산문등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포르투갈 작가인 페르난두페소아의 책을 읽기에 번역본을 어느출판사 버전으로 읽는지가 고민되었다.다른버전의 책과 한자 한자 비교해보며 신중하게 선택해 주문한 책이다.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어가고싶은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