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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책을 두 번이나 샀다. 하지만 지금 갖고 있는 것은 나중에 산 한 권 뿐이다.
처음 산 책은 누구에게 선물하거나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다.
애착이었을까, 오기였을까...
같은 책을 두 번째 산 후 나는 표지 바로 뒤 흰 면에 책에 관련된 사연을 저자 약력처럼 간단히 적어놓았다.
1995.3. 한국현대사 세미나 교재로 구입
1997.겨울. '군 반입 금지도서'란 이유로 기무사측에서 압수
2000.4. 복학 후 한국현대사 수업을 위해 재구입
"넌 내게 두번째다."
선배들의 권유로 입학하자마자 덜컥 구입한 "고쳐 쓴 한국현대사"는 국사 교과서의 내용이 절대 진리일 것이라 믿던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책을 교재로 한 세미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열심히 임했던 기억이 난다.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 부대에서 적응을 마치고, 집에서 책을 들고 와 관물함에 꽂아놓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었다. 몇 권의 소설책과 함께, 입학 초기 세미나와 한국사 수업때 교재로 써놓고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 않은 것이 아쉬워서 한국현대사를 휴가 복귀하면서 들고 왔다.
몇 달 후, 이른바 '쥐잡기'가 오전에 있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쥐잡기'란 사병들이 근무지에 있는 시간에 내무반을 돌며, '불온', '음란' 등의 이유로 작성된 '군 반입 금지도서'에 해당하는 책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오후에 군 기무사에서 한 명이 나를 찾았다. "역사책 하나가 네 관물함에서 나왔다"며 이것 저것 캐묻기 시작했다. 입대 전에 학교에서 뭘 했느냐, 시위에 참여해본 적 있느냐, 어떤 친구들과 어울렸느냐 등등... 내가 일하던 근무지였고 분위기도 험악하진 않았지만 의심에 가득찬 눈초리로 노려보던 그의 예리한 눈빛은 아직도 기억난다.
약식 취조(?)를 받으면서도 황당함을 느끼게 하는 대목에서는 속으로나마 비웃음이 나왔다.
"창작과비평사 책은 웬만하면 다 불온도서다"
"현대사 쓴 책 치고 빨갱이책 아닌게 없다"
"니가 갖고 있던 책도 겉표지부터 시뻘겋더라"
특히 항일 투쟁을 서술한 부분에 메모해두었던 내용이 문제가 되었다. 학기 초 세미나에서 선배들과 토론하며 손으로 끄적인 것인데, 거기에는 "계몽 운동? 무장 투쟁?"이라고 적혀있었다.
뒷조사를 해봐도 별다른 시국 관련 사고(?) 기록이 없어서인지, 조사해보니 영 개념없는 놈임이 입증되어서인지 모르겠으나 그 후 두 번 정도 더 기무사 사람과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소동은 마감되었다. 하지만 책은 (당연하겠지만) 되될려받지 못했다.
고참 한 명은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를 압수당했다. "여기 정말 유치하지 않냐?"며 씁쓸히 웃던 그는 그 후 독서보다는 운동에 몰두했다. 나도 그 후로는 '진중문고'라고 가끔 지급되는 책들을 받아보는 것에 만족했다. 굳이 집에서 책을 가져와 귀찮은 일을 겪기 싫었던 것이다.
1997년 겨울, YS의 '문민정부'가 선보인지 5년째, 그 후 '평화적인 여야 정권교체'라던 DJ 정부가 들어섰던 대선의 군 부재자 투표를 마쳤을 즈음에 벌어졌던 '쥐잡기'는 그렇게, '고쳐쓴 한국현대사'와 '어머니'를 관물함에 꽂아뒀던 나와 고참병의 마음 속에 '자기 검열'이라는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인스톨(install)'해버렸다.
제대하고 얼마 후, 인터넷을 알게 되고 예스24를 알게 되었다. 이것 저것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해 받아보던 재미에 빠져들던 2000년 어느 봄, 문득 '고쳐쓴 한국현대사'를 검색해보았다. 기무사 요원 표현대로 '시뻘건' 색이 칠해진 표지가 보였다. 동시에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고 결제까지 해버렸다.
굳이 같은 책을 두 번씩이나 산 이유는 솔직히 '애착'보다는 '오기'가 발동해서였던 것 같다. 책의 내용이 그리워서라기보다, 빼앗긴 것에 대한 보상심리, 마치 불순분자로 취급당했던 것에 대한 억울함의 호소,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맘 속의 '자기검열'이란 악성 프로그램을 '언인스톨(uninstall)'하기 위한 나만의 의식이었던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한국현대사'가 '8.15 공간'의 민족운동사적 흐름을 통일민족국가 수립운동의 추진에 맞추어 건국준비위윈회 활동, 좌우합작운동, 1948년 남북연석회의를 중심으로 줄기잡은 것에 대해 그 때만 해도 권력 쪽과 극우세력의 탄압을 우려하여 만류하는 동료학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그 운동들이 우리 현대사 위에 당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실로 격세지감을 금할 수 없다. |
| 강만길 선생님의 (고쳐 쓴)한국현대사는 한국현대사에 관한 한, 대학생들에게 가장 널리 애독되는 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반공적 역사관을 주입시키기에 급급했던 기존의 역사서적과는 달리 이 책은 현대 한국의 굴곡과 민주화과정을 사실 그대로 조명하려 노력했고, 정의와 민주화를 향한 잣대만이 유일한 역사적 관점이자 지향으로 설정돼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민주화운동의 전력으로 강단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저자의 올곧은 신념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는듯 하다. 기존 역사서적과 이 책의 차별성을 들라면 한국공산주의운동사에 대한 재평가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즉 일제시기 독립운동의 한 주류로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왔던 공산주의운동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수록된 항일독립운동사에 관해서는 민족주의자들의 전유물로 도배되다시피 했을 정도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사실 1930년대 후반, 대다수의 민족주의자들이 변절하다시피 항일운동에서 손을 놓다시피했는데도 공산주의자들의 줄기찬 항쟁은 멈춘 적이 없었다. 물론 국내의 공산주의 운동은 일제의 탄압과 검거에 의해 일찍 세력이 약화되었지만, 연안이나 만주에서의 무장항일운동은 해방 전까지 줄기차게 이어졌을 정도였다. 이 책은 그러한 점에 대해 세세히 서술하고 있으며, 해방이후 한국공산주의운동의 자취라 할 수 있는 4.3항쟁, 여순항쟁 등 남로당계열의 운동사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고찰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으로 남는 점은 해방 이후의 북한역사에 대한 연구성과가 게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분단시대의 역사학을 강조하고, 통일로 나가기 위해서는 분단시대의 이데올로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은 아쉽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은 우리가 미래를 개척하는데 있어서 언제나 함께 하여야 할 형제이자 동반자이다. 이 책에서는 햇볕정책을 지지하자는 논조의 분위기가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데 있어 다소나마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6.15남북선언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뒤에서 남북고위인사들과 함께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던 저자의 따뜻한 손길 즉 따뜻한 손길로 북한 동포들을 어루만지는 듯한 포용력은 여전히 책의 전반에서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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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틈만 있으면 역사문제로 우리 민족의 가슴아픈 상처를 긁고 있습니다. 일본은 조직적으로, 범정부적으로 저렇게 날뛰고 있는데, 도대체 우리의 대응은 미약하니 속 터질 일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역사왜곡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알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스스로에게 자문해볼 문제죠...얼마나 자신이 우리 역사를 올바로 알고 있는지...
지금까지 전 기껏해야 왕조중심의 역사교과서나, TV사극의 역사가 우리 역사의 전부인양 알고 살았는데... 이책을 읽는 동안 왠지 모르게 끓어오르는 분노와 설움이 북바쳤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들 그럴것 같군여...
오욕과 상처 투성이인 우리의 현대사... 본서는 이런 우리의 현대사를 과감하게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전두환 대통령시절에 강압에 의해 교단에 서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만든 책이니만큼 교과서나 TV속의 역사와는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한번쯤은 이런책으로 역사를 보는 시각을 키워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역사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의 역사 인식도 폭넓어야 하니까여...
이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북한사가 빠진 점입니다...이번 일본의 역사왜곡을 여와 야가 남과 북이 한목소리로 비난했듯이 하루빨리 남과 북의 역사가 객관적으로 기술되는 날이 오길 바라며...
끝으로 본서는 고쳐쓴 한국근대사와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두권을 한번에 읽는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인상깊은구절] 중세시대까지의 동양문화권 안에서 높은 수준의 문화와 오랜 전통을 가진 한반도를 식민지화한 일본이 당면한 문제는, 군사적.경제적 측면만이 아니라 문화적.역사적 측면에서도 신민모국 일본이 한반도지역보다 우위에 있었음을 조작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식민지배에 대한 조선인의 저항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고, 한편 역사적으로 중국 및 한반도 지역에 대해 문화적 열등의식에 젖어온 자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도 필요한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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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 쓴 한국현대사는 한국현대사의 내용에서 일제식민지시대 민족해방운동사를 대폭강화하면서 전면적으로 다시 썼다. 식민지배와 민족해방운동의 추진, 민족분단과 통일운동의 전개로 크게 나누어 서술하고 있는데, 즉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 노태우 정권시기까지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제1부의 내용에서는 일본의 식민지 수탈에 대응한 우리민족해방운동의 전개를 크게 부각시켜 서술하였다. 제2부의 내용에서는 분단체제의 형성, 식민지 유제처리, 분단시대의 사회와 문화등 분단고착과 그에 대한 통일운동, 분단시대 반쪽의 남한 현대사의 흐름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시대의 2가지 아픔을 느꼈다. 다른 나라에서는 밟아보지 못한 이중의 고통.. 그것은 식민지지배와 분단상황.. 어느 나라에서도 이 같은 고통을 함께 겪지는 못했으리라.... 아직까지도 식민지 잔재가 남아있고, 더욱 우리는 남북한으로 분단되어 있다. 국토의 단절보다 북한과의 이질감.. 우리는 2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꼭 해결해야 만 하는 우리 시대의 아픔인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1970년대까지의 연구업적과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한극근대사』『한극현대사』의 ‘역사 보는 눈’은 아직도 생명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당시는 특수한 관점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 지금에는 보편적 관점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한 1980년대 후반기 이후의 세계사적·민족사적 변화에 따라 『한국근대사』와『한국현대사』를 쓸 때 세워진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관점과 방향이 오히려 강조되고 있기도 하다. |
| 한국현대사에 대한 개괄서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관점에서 비교적 평이하게 교과서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던 나는 마치 고등학교 국사교과서를 읽는 듯해서 친숙함을 느꼈다. 하지만 특히 최근세사.. 해방이후의 역사에 대한 관점은 중고등학교의 교과서의 관점에서는 조금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다. 현대사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고, 관심있는 고등학생도 충분히 읽을 수 있을 만한, 무난하고도 충분히 자세한 책이다. |
| 이 책은 우리의 역사를 너무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나는 보통 여러종류의 역사책, 고전소설, 삼국지 등의 책들을 굉장히 지루하게 보아왔다. 물론 그런 글이 잘 맞는 분들이야 쉬이 읽으시 겠지만, 나는 그렇게 지루할 수 없었다. 한국현대사에 대해서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접하므로 해서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를 분석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연대기에 걸친 역사의 사건들을 심도 있게 그려내고 있지만, 독특하게도 보다 연관 관계에 따라 이해하기가 쉬웠던것 같다.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지만, 한번쯤 과거를 되돌아 봄으로서 그런 계기를 갖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