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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자답 '뼈의 스케일로 말하자면, 공룡이어야 했다. 더듬어가려면 공룡정도는 되야하지 않았나?' 뭔가 할말이 많았는데 정리는 안되서 책의 프롤로그와 '의도!' 에 대해 다시금 짚어보니 이런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맘모스 정도는.. 매머드 정도는... 그래, 그렇다. 그것이 창작이라면 적어도 그정도는 되야겠지. 하지만 이것은 '재창작' 이다. 창작과 재창작을 구분하는 것은 모호하지만, <코끼리뼈>는 애초에 재창작이다. 이미 기존에 우리가 이미 만났던(혹은 이제 만나게 될!), 덕내나는 이야기를 갖고 시작하는 것이다. 공룡뼈 였다면, 모두가 실제로 보지못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 해야 되겠지. 그럼 상상력도 더 그로테스크해 질테고? 뭐 그것도 그것대로 좋지만, 우린 이미 늘 공룡을 꿈꾸는 이야기들을 만나고 있으니깐, 가끔은 이렇게 '알던 이야기'에 빠져보는게 더 재밌지 않을까. 그리고 따져보면 우리의 일상에서 감초같은 이야기들은 다 '존재하는' 사람, 사건, 이야기. '외계인 이야기' 가 아무리 솔깃해도, 결국 사람을 모으는 것은 '아는 사람 이야기' 이 듯. 어떻게 시작했을까? 영화들이 시리즈를 거듭하다가 위기를 맞닥뜨리면 결국 프리퀄이나 리부트로 향하듯, 우리는 어느정도 경과를 지켜본 후엔 그 시작에 관심을 갖는다. <진격의 거인>을 재밌게 볼 수록, '뭐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 라고 궁금해 하듯 말이다. 이 <코끼리뼈>의 시작은, <날아라 호빵맨> 이다. 전 화를 다 보진않았지만, 노래까지 기억하는 나 또한, 그때에 머리를 떼어서 누군가에게 나눠주는... 슬래셔 무비를 방불케하는 설정을 (아 애니메이션의 위대함..)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러다가 어느샌가 나이를 먹고 알게되는 것이다. '어 저거 좀 설정이...' 그렇다면 이제 호빵맨을 재미있게 얘기할 준비가 된 것이다. 보통은 여기까지 아닐까? 하지만 <코끼리뼈>에서는 작가의 동기에 초점을 맞췄다.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던 작가가, 극심한 배고픔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빵을 나눠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날아라 호빵맨>. 물론 나도 책을 보며 처음 알았다. 어쨌든, 모든 작품들이 저마다의 동기를 갖고 시작하겠지만, 그것이 <날아라 호빵맨>처럼 상상하기 힘든 작품일수록, 그 동기의 의미는 더 빛을 발한다. 그리고 이 지루한 글보다 훨씬 재밌게 '수다 화' 된 <날아라 호빵맨>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나름의 프롤로그로 재탄생 한다. 돌이켜보니, 이 <코끼리뼈>의 시작은 매우 '동기' 적절했다.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수다, 다양한 작가 하지만, 시작이야 그렇다 치고 <우주소년 아톰>이나 <드래곤볼> 같은 작품들은 고개를 끄덕일텐데, 어딘지 생소하거나, 의아한 작품들도 있다. (이거 나만 그런가!?..) 코끼리에게는 상아만 있는 것이 아니듯, 여기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화두에 오른다. 진정한 덕후라면, 남의 덕질을 받아들여 더 큰 덕력을 쌓아야 하는 법. 아는 작품은 아는 작품이니 당연하고, 모르는 작품이라도 여기 세 작가들이 메인 플롯에만 치중한다거나, 결말에만 함몰되지 않기때문에 충분히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만화뿐만이 아니라, TV프로그램, 영화, 소설, 음악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제한하지 않는 다는 점도 처음엔 경계가 되지만, 나중엔 이야기의 윤활유가 된다. 한 작품에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아쉬운점도 이쯤되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나는, <코끼리뼈>를 통해 <거북이 춤추다>를 읽고 마음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이야기는 아는 이야기와 모르는 이야기가 적절히 섞어야 재밌다. 맞장구도 어느샌가 매너리즘에 빠지니깐. 의외였던점이 또 있는데, 그것은 권혁주, 꼬마비, 윤필 세 작가의 덕 토크는, 작품만 공통적일 뿐이지, 자신이 상상하는 인물, 이야기, 핵심주제 등이 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물론 애정도 와는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처음에는 <드래곤볼>에 관한 만화가 없는 것을 보고 페이지를 앞뒤로 몇번을 찾아봤다. 글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아 이거, '세 작가의 상상력이 아주 평행하며 뻗어나갔구나.' 처음엔 그래도 약간 좀 아쉬웠다. (물론 지금도 약간...) 하지만 작가들의 이야기를 더 읽어나갈 수록, 이정도가 더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협점이 없는 지점의 상상을 애써 양보하지 않는 것. 그러니 이렇게 다양한 상상이 나오고, 다양한 시선이 나왔을 것이라 짐작한다. 지나고나니, 그런것들이 다양한 토크를 가능케하고, 다른 재미를 주었다. 나는 지금 어느 코끼리뼈를 들고있나 <코끼리뼈>에 언급된 여러 작품들을, 세 작가들이 각자 바라보는 시선과 시점이 각기 다르듯 내가 이 <코끼리뼈>를 바라보는 것 또한 그럴 것이다. 내가 이 <코끼리뼈>를 처음 만졌을 때는, 반가운 작품들에 관한 기대에 부풀어 흥미롭게 시작했고, 그들이 주인공과 메인스토리를 비껴나가 조연이나 서브플롯 등에 관심을 기울였을때 또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 하게 되었다. 내가 전혀 만져본 적 없는 부위의 뼈를 만졌을 때, 가능한 스스로 찾아보았고, 낯섬은 곧 덕심으로 탈바꿈했다. 그렇게 더듬어가던 <코끼리뼈>는 익숙했던 작품들을 새롭게 끼워맞추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형태와, 미쳐 보지못했던 새로운 코끼리까지 덤으로 알게되었다. 그리고 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은, 먼저 저 앞에서 코끼리뼈를 더듬어가던 작가들에 대해 또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작가님들에게 차마 '뼈' 나 '더듬어가는' 이라는 표현을 쓸수가 없네요;) 서로 일치하는 애정, 다른 관점 다른 시선에서 보여지는, 결국은 보여질 수 밖에 없는 작가들에 대해 (물론 이상한 의미가 아닌...) 작가들의 상상력에 대해 상상하는 것도 이 <코끼리뼈>에서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겉으로는 기존의 걸작과 괴작을 앞세우지만 말이다. (알고보니 얄팍한) 덕심을 믿고, 꼬마비 작가의 작품을 좀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 기존의 걸작들을 다른 시섬에서 바라봄을 넘어서, 숨은 걸작들을 발견하고 나아가 권혁주 작가의, 윤필 작가의, 꼬마비 작가의 작품들을 다시금 상상하게 했다. 자신이 어떤 코끼리뼈의, 어느 부위를 갖고 시작하던간에 우리는 결국, 자신만의 코끼리를 상상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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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뼈: 상상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초반에 보면 다들 잘하는 날아라 호빵맨 그리고 tv에서 나온적이 있는 무한도전 알래스카 특집등 우리가 흔히 만화나 tv에서 보는것을 이책을 쉽게 이야기로 만날수가 있다는점에 대단히 추천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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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코끼리뼈'의 소개를 보면 '코끼리처럼 존재감이 뚜렷한 컨텐츠를 선정하여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세 명의 만화가들의 시선으로 코끼리 같은 작품 속의 뼈를 더듬고 살을 붙여가면서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방송'이라고 적혀 있다. 권혁주,꼬마비,윤필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선정해 그와 관련된 썰을 푸는 만화 대담 방송었다. 아쉽게도 작년에 마지막 방송을 끝마쳤고, 잠시 잊고 있었는데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아쉬운건 모든 방송 회차를 실은게 아니라는 점인데, 그래도 블로그에 올라온 후기 그림들을 같이 실어줘 따로 찾아 봐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줬다.
코끼리뼈 방송을 즐겨 들었던 건 추억공유가 주는 특별한 즐거움 때문이었다. 어릴때 본 만화책을 이야기하면 저절로 그 시절이 떠오르니 말이다.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서당' 이야기엔 반가움에 소리도 질렀고 연재되던 잡지 '보물섬'도 떠오르면서 잊고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인기있는 '슬램덩크'가 붐이 일어났을 때의 모습도 생각나고(주인공 강백호 보다는 서태웅과 윤대협에게 푹 빠져있었지), '날아라 호빵맨'을 보러 비디오가게에 뻔질나게 드나들던 생각도 나고, 오빠때문에 보게 된 드래곤 볼, 이나중 탁구부, 란마, 닥터슬램프 등등 다양한 작품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른들이 가던 만화방 대신 만화대여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꽃보다 남자'등 순정만화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때는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만화책을 소비한 시절이었으리라.
단순한 독자인 나조차도 만화책 이야기에 할 말이 이렇게나 많은데 만화를 업으로 삼는 세명의 작가들은 오죽할까. 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좋아하는 작품들 수다에 같이 공감하고, 새로운 정보를 알게되며 재미있게 들었었다. 가장 반가웠던 작품 선정은 '스미레 17세!!' 였는데 이 만화 이야기가 나올줄은 몰랐고, 좀 의외였었다. 내 방 책장에도 꽂혀있는 2권짜리 이 작품은 누군가에게 소개할때마다 "네 취향엔 안 맞을지도 몰라"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반응이 좋으면 괜히 뿌듯해지는 만화책이었기 때문이다. 후기 그림엔 스미레가 탄생하게 된 슬픈 비화가 나오는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재미있는 상상 이었다.
팟캐스트를 듣지 못한 사람이거나, 듣는 것 보단 페이지를 넘기며 읽는 재미를 더 추구하는 만화광들에게 이 책은 추억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좋아하는 작품이 나오면 그들과 같이 흥분하고, 어렸을 땐 너무 큰 감동으로 다가 온 작품이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실망스러웠더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며 말이다. 몰랐던 작품을 이 기회를 통해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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