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행어사하면 드라마에서 보았던 박문수 이야기다. 암행어사 마패를 손에 쥐고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치던 사람. 그렇게 사이다 같은 사람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많은 사람을 몰고 돌아다니지 않았다는 것, 교통이 좋지 않아 암행어사 수행 도중 많은 이들이 죽었다는 것, 생각보다 다양한 지역을 암행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하긴 지금이나 교통이 좋지 그 당시에는 차도 없이 말을 타고 다녔으니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말이 좋아 암행어사지 3D 업종이란 생각이 든다.
해서 암행 일기를 읽었다. 1965녀(숙종 21년) 이상 기후로 전국에 심각한 흉년이 들었다. 이 때문에 추수기인 가을에도 곡물 가격이 치솟고 민심은 흉흉해졌다. 이때 숙종은 다양한 행사를 연기하고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일곱 도에 암행어사를 파견했다고 한다. 이 책은 박만정이 숙종의 명을 받아 황해도로 암행 활동을 하고 이후 귀경해 한경 주변에 머물면서 서계과 별단을 작성해 복명하는 것으로 끝난다. 60일간 황해도 일대를 암행하면서 체험한 일을 일기형태로 기록한다. 잘하고 있는 인물과 그렇지 못한 인물을 말하고 다양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다만 이 책을 쓴 박만정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심심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명에 충실한 사람이던지.
어찌나 암행일지가 건조하고 재미없는지... 윗사람 입장에서는 깔끔하다 생각하겠지만 우리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재미없어서 죽는 줄 알았다. 만약 박만정이 후손이 읽는다 생각했다면 이렇게 재미없게는 쓰지 않았을 텐데. ^^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한 생각한다. 그 때나 지금이나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 당시나 지금이나 주변국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황해도 부근에는 황당선이라고 해 중국 어선들이 출몰해 우리가 잡아야 할 물고기들을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박만정은 황해도 주민들이 자신을 대접하지 않는다고 푸념의 소리를 하는데 만약 백성들이 잘 살고 있다면 그랬을까 싶다. 오늘 먹을 것도 없는데 손님이 와 밥을 달라고 하면 그 누가 좋아할까? 또한 먹고 살게 없으니 사람들의 마음은 빈곤하기 이를 데 없을 텐데 그것 가지고도 타박하는 모습이 조금은 어이가 없었다. 아마도 뼈 속까지 양반이라는 게 이런 것에서 티가 난다는 생각이 든다. 임금 역시 자신이 배고프지 않기에 백성들의 마음을 100% 이해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소중한 자료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 ^^ 예나 지금이나 부패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은 결국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겠지. 언제쯤 부패한 정치인들이 사라질지. 아마도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