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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커스 세이키', 아직 30대 초중반 즈음의 젊은 작가인 것 같습니다. 젊은 작가의, 게다가 데뷔작이기도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거 예상 외로 엄청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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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설레발이라고 생각했다, "제 2의 데니스 루헤인". 그래도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를 사 읽었다. 세이키가 아니라 루헤인을 좋아하니까. 설레발이든 아니든, 일말의 공통점이 있으니 저렇게까지 이야기했을 테고, 그렇다면 분명 좋아할 구석이 한 군데는 있겠지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설레발이 맞았다. 하지만, 그건 루헤인이 너무 대단한 작가이기 때문이지, 세이키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다. 이 책은 당당히 "밀리언셀러"의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작품이다. "제 2의..."라는 말을 또 듣는다면 나는 다시 한 번 코웃음을 치겠지만, 그래도 세이키의 책은 사서 읽게 될 것이다. 벌써 꽤 마음에 드는 작가가 되어 버렸으니까.
원제도 그렇고 우리말로 옮긴 제목도 그렇고, 제목이 정말 캬- 소리나게 적절하다. 범죄는 칼날 그 자체(The Blade Itself)처럼 어떻게 두 손으로 붙잡고 막아보려 해도 결국 상처만 낳을 뿐이라는 사실. 또 그렇게 범죄에 한 발을 들이고 파국으로 치달아 가는 칼날은 주변 사람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여기저기 상처입힐 뿐이다. 아일랜드 이주민의 자식으로 밑바닥에서 중산층까지 아등바등 기어올라간 대니. 그가 연인과 자신의 생을 범죄라는 칼날 앞에서 지켜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은 처연하고 긴장감 넘치게 소설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
옮긴이의 말에서 아일랜드 이주민의 흥미로운(또한 책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는!)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해 주신 장성주 역자님. 이렇게 인용해 놓은 역사를 읽으면서도 상세한 배경 조사에 깜짝 놀랐지만, 책 전반에 걸친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러운 번역을 보니, 정말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그야말로 깜놀! 즐겁게 책 읽는 데 정말 큰 도움을 주셨다. 집에 아직 읽지 않은 채로 보관중인 레이 브래드버리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도 이 분 번역이었구나. 챙겨 읽어봐야겠다.
사실 내용 그 자체만 보자면, 다른 분 말마따나 전형적인 구조를 타고 흘러가는 탓에, 뻔해 보이기도 한다. 악역 같은 악역과 경찰 같은 경찰, 그리고 주인공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힘있게 하는 건, 모든 등장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추적하면서, 아주 완벽해 보였던 계획이 단 하나의 실수, 또 단 하나의 느슨한 실타래 때문에 의해 파국으로 치달아 가는 모양새를 꾸며낸 실력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폄하한 "제 2의 루헤인"이라는 평가는 아마 이런 부분에서 스릴과 추진력을 이끌어 낸 작가의 힘을 칭찬하는 평가일 것이며, 또 여기서 세이키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그의 두 번째, 세 번째 작품도 계속해서 밀리언셀러 클럽을 통해 소개되기를 바라며, 꼭 빼먹지 말고 이 작품을 확인해 두도록 하자. 어쩌면 이 작품과 함께 또 한 명 거장의 탄생을 목도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언젠가 누군가 "제 2의 마커스 세이키"라는 이름을 달고 스릴러를 내놓을지도 모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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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 중에 현대 하드보일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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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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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점이나 카페를 통해 ‘대단한 데뷔작’이라는 평을 여러 번 접해서 꽤 오랫동안 기대감을 가져왔던 작품입니다. 물론 ‘제2의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평을 봤을 땐 조금은 과장이 아닐까 여겼던 게 사실인데 결과적으론 그 평을 120%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범죄의 세계에서 벗어나 연인인 캐런과 함께 새 삶을 살고 있는 대니 앞에 7년 전 함께 전당포를 털다가 홀로 체포됐던 에번이 나타납니다. 당시 에번은 대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욕을 부렸고 끝내 총격으로 사상자를 냈습니다. 대니는 도망쳤지만 에번은 12년 형을 선고받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것입니다. 에번이 나타난 후로 대니에게 지옥과도 같은 날들이 시작됩니다. 에번은 대니를 협박하며 제대로 된 한 탕을 벌일 것을 요구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폭력기계로 변한 에번의 요구를 거절했을 경우 어떤 보복이 돌아올지 잘 알게 된 대니는 겨우 얻은 소중한 행복을 지키기 위해 결국 한 탕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대니는 에번의 계획 중 자신이 들은 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예기치 못한 사태들이 벌어지고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합니다. 대니는 패닉 상태에 빠지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였습니다. 2주에 걸친 대니의 진정한 지옥은 그때부터 시작됐던 것입니다.
간결하면서도 여러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원제(‘Blade Itself’)에 못잖게 번역 제목 역시 작품의 내용과 작가의 의도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대니와 에번 모두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예리한 칼날’이면서, 동시에 주변 인물들까지 다치게 만드는 ‘예측할 수 없는 흉기’란 뜻입니다.
마커스 세이키는 데뷔작답지 않은 필력과 촘촘한 구성으로 2주에 걸쳐 벌어지는 숨 막히는 이야기를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이끌어갑니다. 사건 자체만 놓고 보면 블록버스터급도 아니고 화려한 액션이 난무하지도 않는 소품이지만, 여러 인물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을 잘 그려냈고 유연한 이야기 전개와 적절한 반전까지 잘 버무린 덕분에 스릴러라기보다는 인간의 본성을 테마로 한 한 편의 고전을 읽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대니가 겪는 갈등은 독자들로 하여금 “내가 대니라면?”이란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할 정도로 치밀하고 사실감 있게 묘사됩니다. 대니가 맞닥뜨리는 여러 차례의 선택의 기로마다 마치 ‘내가 그 상황에 놓여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은 마커스 세이키가 그만큼 대니와 그의 감정에 대해 오래, 깊이 고민한 덕분일 것입니다.
반전으로 유명한 스릴러나 미스터리에 비하면 이 작품의 반전은 그리 대단하거나 충격적인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무게감에 있어선 압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역시 마커스 세이키가 사건보다는 인물, 특히 갈등과 번민에 휩싸인 ‘개인’ 대니에 더 천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란 생각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출판사의 홍보 글에 ‘대작’,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 등의 표현이 들어갔거나 CIA, MI6, 마약카르텔 등 기관의 힘을 빌린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그런 작품일수록 정작 중요한 ‘개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관의 힘’과 ‘개인’이 조화를 잘 이룬 명작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을 더러 만나본 경험이 있다 보니 스케일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여도 평범한 개인들이 외줄타기에 다름없는 우여곡절을 겪어내는 이야기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는 스케일의 맛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읽는 동안의 긴장감은 물론이고 읽고 난 후의 기억과 여운을 오랫동안 또렷이 남길 명품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 외에 유일하게 한국에 출간된 ‘대니얼 헤이스 두 번 죽다’를 곧 읽을 계획인데, 마커스 세이키의 다른 작품들도 국내에 좀더 많이 출간되기를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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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발목을 잡은 한 남자가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 위험한 상황으로 뛰어들게 된다는 기본 플랫은 스릴러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하지만 비슷해 보이는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작품이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은 아마도 갑자기 닥친 암울한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전개 때문일 것이다.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는 해외 언론에서 '제2의 데니스 루헤인'이라는 극찬을 받은 마커스 세이키의 데뷔작으로,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주인공으로 인해 책장을 덮을 수 없게 만든다. 이 소설로만 보면 데니스 루헤인 보다는 할런 코벤에 더 가깝지 않나 싶지만 누군가와 비교하기 보다는 마커스 세이키라는 한 사람의 작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예의이리라. 도움을 청할수록 발생하는 예상치 못했던 사건, 모든 걸 털어놓고 싶은 상대에게는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 흔들리는 일상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보금자리, 위기의 순간 점점 초조해지는 인간 심리, 과거를 끊어내지 못하는 괴로움 속에서도 범죄를 다시 기획하며 묘한 흥분을 느끼는 주인공의 이중적인 내적 갈등이 여느 문학작품 못지않게 잘 그려져 있다.
시카고 빈민가에서 자란 소꿉친구 대니와 에번은 돈벌이 겸 재미로 절도를 일삼으며 청춘을 흘려보내던 중, 전당포를 털다 에번이 사람을 쏘는 사고가 일어난다. 에번은 공범이 있었음을 밝히지 않고 혼자 감옥에 가고 그 자리에서 도망친 대니는 이 일을 계기로 손을 씻고 깨끗하게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몇 년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건설업에 몸담고 오랜 여자친구와 평범한 행복을 나누며 살고 있는 대니의 앞에 가석방된 에번이 불쑥 찾아와 과거의 빚을 청산할 것을 요구한다. 처음에는 범행계획을 거절하지만 예전보다 더욱 거칠고 폭력적으로 변한 에번이 대니의 여자친구에게 위협을 가하자 어쩔 수 없이 한번만 더 범죄에 가담하기로 마음먹는다. 사장의 아들을 유괴하기로 한 두 사람. 될 수 있는 대로 사람들의 피해를 줄이고 지금까지 쌓아온 새로운 삶이 와르르 붕괴되는 걸 막아보려 하지만 에번의 과격함에 모든 걸 잃을 지경에 처하고 만 대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대담한 승부수를 던진다.
우리는 흔히 ‘운 좋게’ 혹은 ‘운이 나쁘게도’ 라는 둥의 표현을 쓴다. 이 소설에서도 누군가는 운 좋게도 살아남고, 누군가는 운 나쁘게 좋지 않은 일에 휘말려 들어가고, 누군가는 운 좋게 빠져나간다. 그러나 과연 운이 좋았다고, 또는 단순히 운이 나빴던 거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결과론적으로 보면 운이란 결국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 것 아니겠는가. 과거의 잘못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칼날이 되어 돌아온 대니의 인생처럼 말이다. 피해자라고는 하지만 아랫사람에게 거들먹거리던 사장도 어떤 면에서는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요즘 세태에서도 드러나듯이 역시 세상은 정직하고 겸손한 자세로 살아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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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강렬한 눈매를 가진 남자와 칼이 돋보이는 표지이다. 이 작품은 마커스 세이키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책을 보기 전에 최근에 나온 신간인 '브릴리언스'를 먼저 보고 이 책을 읽게된터라, 상당히 기대감이 높았다. 물론 각 작품마다 개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사람의 데뷔작은 과연 어떤 내용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일독한 독자로서 이 책의 느낌은 상당히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결론은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랍지는 않으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소소한 반전들이 나와서 꽤 재미있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데니는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비록 과거에는 범죄자의 삶을 살았으나, 지금은 극히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범죄를 함께 저지른 친구인 에반이 나타나면서 그의 모든 삶은 엉망이 된다. 친구가 없는 동안 쌓아올렸던 데니의 삶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데니는 힘든 결정을 한다. 작품의 배경이 평범한 도시이고, 여기서 일어나는 사건들도 어떻게 보면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만 흘러간다면 참 좋겠지만 천방지축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데니의 친구 에반 덕분에 이야기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평소에 스릴러나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상당히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나라별 작품 경향을 보면 미국 작가들의 범죄 묘사 장면은 다소 잔인한 면이 있는데, 이 소설도 그런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소설에서 잔인한 장면이 나와봤자 얼마나 잔인하겠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실제로 보여지는 장면보다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설은 더 큰 잔인함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상당히 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었다. 그만큼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상당히 높은 책이다. 그의 첫 작품이 이 정도라면 이후에 나온 다른 작품들은 불보듯 뻔하다. 당연히 재미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아마 앞으로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구입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추리소설 마니아로서 이렇게 빛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를 발견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은데, 고민이 된다면 일단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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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ade Itself" ,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라는 멋진 제목의 책.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은 거친 동네에서 태어나 결국 자신을 스스로 상처입힐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도시 빈민의 모습, 즉 에번의 삶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그러한 삶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소시민의 삶을 살 수 있는 위치로 올라오기는 했으나 결국 그 관계를 완전히 끊지 못하고 다시 돌아갈 수도 있는 선택의 위치에 서 있음으로써, 마치 칼날 위에서 이쪽과 저쪽 양쪽을 바라보며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게 위태롭게 서 있으며 상처받는 대니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한다.
책 뒷편에 실린, 역자의 상세한 설명을 보면 시카고라는 거대 도시가 걸어온 도시 빈민가 개발의 역사와 그 역사의 결과물로서 이민자들이 어떠하게 변화하고 그들의 현재 삶이 어떤 식으로 꾸려지게 되었는지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고 나면 이 책의 주요 인물인 대니와 에번,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가 그렇게 허구적이지 않으며 충분한 개연성을 갖고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되며 그간 많은 영화 속에서 보았던 시카고의 모습이 새삼 다르게 보인다.
과거 철없고 거침없던 시기에 큰 잘못을 범했으나 요행히 넘어가고, 현재는 평범하고 건실한 삶을 사는 이 앞에, 모든 죄를 혼자서 들고 교도소에 갔다가 돌아온 옛 친구. 과거의 '빚'이라 할 수 있는 업보 때문에 현재의 모든 것이 무너질까 염려하여 결국 그 친구의 요구로 다시 한번 암흑 세계로 가야 하는지의 갈등. 그 와중에 벌어지는 주변 인물들과의 사건들.. 어찌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저자인 마커스 세이키는 좋은 처녀작이 그러하듯 오랜 시간을 들여 이 작품을 구상하고 다듬었음을 보여준다. 구성은 탄탄하고 설득력있고, 지루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이 소재가 가장 지향하는 서스펜스가 계속 죽지 않고 이어져 다음 장면을 향하여 독자가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상처입히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평온하게 살 수 있는 삶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칼날을 꺼내지 않음에 있을 것. 그렇지만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벼려진 환경에 처해져 있을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하며 자신을 지킬 것인가. 그것은 현대 도시 문제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자신과 애인을 지켜낸 대니의 앞으로의 삶은 과연 양날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떨어졌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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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으로만 보자면 범죄 스릴러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딱히 그렇게만은 말할 수 없는 소설입니다. 왜냐하면 소재는 그러한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장르적 색채가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장르적인 장치 구성, 예를 들자면 쫓고 쫓기는 플롯이라거나, 반전 같은 도구에 그다지 의지하지 않은 소설입니다. 오로지 자신의 필력 하나만을 믿고 묵묵히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타입인 겁니다. 그렇다니까요. 이것은 작가가 좀 게으른 사람이라 이거저거 장르 작품을 수놓을만한 다양한 요소를 조각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글빨로 밀어붙인 걸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필력을 굳건히 믿기 때문에 자질구레한 잔재주는 부리지 않겠다, 하고 뭔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쓴 작품이거나 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둘 중 하나라고 본다면 저는 아마도 후자쪽에 가까운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랄까, 작가 스스로가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스스로 신뢰할만한 수준의 필력이었는가 하면 일단, 그런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500쪽에 달하는 이 소설은 상중하 세 권으로 나누어 생각해본다면 상은 별 넷, 중은 별 셋, 하는 별 다섯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야기를 힘차게 끌어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않아도 될만한 -가령, 출중한 묘사라든가- 힘을 가진 작품은 아니었기 때문에 중반부가 늘어져버리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과 끝이 잘 열리고 마무리 되었다는 점에서 보면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손질을 한 티가 확실히 나는 작품입니다. 최종적으로 별 넷으로 결정한 이유는 이 작품이 데뷔작임에도 어설픈 아마추어의 소설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죠.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영미 장르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동 뜬 느낌이 없다는 점입니다. 너무 달려나가느라 발이 땅에서 살짝 떠 있는 느낌 말이죠. 그래서 뭔가 빠르기는 하지만 안정적이지는 못한 느낌이랄까, 완성도면에서 불안함을 안겨주는 그런 성향은 확실히 적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책을 덮고 나면 잘 쓴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일단 안정적인 느낌을 주니까요. 그러나 그런 느낌과는 별도로 아주 재미있다는 생각까지 들지 않는 이유는, 또 너무 빡빡하다는 느낌 때문이에요. 밀크 세이크를 예로 든다면 너무 걸죽하게 갈려 있어서 빨대로 잘 빨려올라오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좀 있지요. 그러니까 결국, 섬세한 필력으로 써 내려간 작품이기는 하지만 나갈 때 쭉쭉 치고 나가고, 서행으로 줄여 세부적인 디테일로 들어갈 땐 깨알 같은 잔재미를 주거나 혹은, 치밀하게 파고드는 완급 조절에서의 미숙함이, 전체적으로 정체된 느낌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가장 근접한 감상의 표현으로 나쁘지 않아, 정도가 어떨까 싶네요. 다른 표현으로 해보자면 글쎄, 괜찮은데 뭔가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니까 다른 작품을 몇 개 더 보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은데? 라는 느낌 정도? 그러나 뭐랄까, 일반적으로 뭔지 잘 모르겠기 때문에 두어 권을 더 봐야 알 것 같아, 의 느낌이 아니라 어쩐지 대박도 하나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은근히 있어서 그런 겁니다. 그래서 두어 권 더 인 거라구요. 아마도 재미를 떠나 작품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바닥에 깔려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구요, 아님 마는 거구요. 어쨌거나 기본도 안 된 펜 촉이 범죄 스릴러랍시고 정신없이 나부대는 소설과는 차원이 조금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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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는 40명 작은 건축하도급업체 감독으로 여친 캐런과 함께 착실히 산다. 무대는 chicago. 그런데 호사다마,어린 시절 전당포 강도를 함께 햇던 친구 에번이 가석방으로 7면만에 출소하고 찾아 온다. 에번은 옛정을 생각해 한 건 더하자고 하고 대니는 거절하나 에번은 대니의 친한 동생을 죽여 버리고 캐런의 주위를 맴돌자 한 건 만 협력하기로 하고 회사 사장아들 토미를 납치하고 몸값 100만불을 요구하지만. 에번의 여친 데비와 형사 놀란과 함께 에번을 해치운다.
제목이나 표제는 그럴 듯하다. 뭔가 범죄와 자의식의 갈등,그로테스크해 보이지만 내용은 평범하다. 문장도 쉽고 소설이 쉽다. 미국에 흔히 있는 탈선한 젊은이들. 최근 잔 그리샴의 노스 카운티도 생각나지만.. 재미는 전혀 없다. 저자가 엘모어 레너드를 존경한다고 햇는 데 역시나 같은 부류. 뭔가 쓰고 싶지만 능력은 못 미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