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예스24에서 바이올린 플레이어를 검색하면 바넷사 메이 음반이 뜬다. 그런데 그거 아니고, 옛날옛적에, 한 십오륙 년 된 것 같은데 바이올린 플레이어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었다.
솔직히 영화는 좋아해도 프랑스 영화는 싫다. 영국의 약간 그로테스크하긴 해도 역시 느릿느릿 흘러가는 피터 그리너웨이 영화도 잘만 보는데 이상하게도 프랑스 영화는 싫어서, 도대체 퐁네프의 연인들은 왜 히트를 했는가? 마흔이 다 된 지금도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그런 나에게 문화적 충격을 준 영화가 있으니, 바로 바이올린 플레이어. 오케스트라에도 있을 정도로 잘나가던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오케스트라에서도 나오고 거리에서 식당에서 지하철에서 음악을 연주하다 하다 나중에는 어느 노숙자 할아버지 앞에서 연주를 하는데, 고통스럽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평화로워지는 걸로 끝났던 영화다. 솔직히 줄거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음악이 중요했다. 클래식도 별 취미 없었던 내게 기돈 크레머라는 사람을 찾아보게 만들고, 비디오랑 VOD에서 음향만 뽑아내서 테이프에 녹음하게 했던 바로 그 음악.
음악이 이런 것이구나 하게 만든 그 음악.
음악이라고 해도 별로 즐겨듣지 않던 내게 성큼 다가와 나를 눌러 기꺼이 무릎 꿇게 했던 기돈 크레머의 음악이야말로 내가 죽기 전에 꼭 다시 듣고 싶은 음악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이사하면서 테이프는 잃어버렸고, 음반은 없고. ㅠ_ㅠ
아, 다시 듣고 싶다. 기돈 크레머가 연주하는 바하의 샤콘느.
다행히 이번에 기돈 크레머가 연주회하러 온다는데 기대된다. 물론 예약했지롱. 그런데 그날이 회사 체육대회란 건 정말 함정. ㅠ_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