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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서 만화가 나왔습니다.
헤븐. 영어로는 HEAVEN입니다. 자칫하면 지나칠수 있는 ? 도 잊지 않도록 합니다.
한번 웃어봅니다. 웃는김에 아에이오우도 크게 해봅니다. 노화방지에 좋습니다.
동감합니다.
레스토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란 과연 무엇일까.
술을 많이 마실 수 있어야 해요!
맞습니다.
에어컨은 여름에만 틀도록 합니다. 여름에는 썰렁한 사람이 인기가 좋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보통 낮술을 마시는 날은 새벽까지 이어마시곤 합니다. 만화속의 주인공인 사장님의 대사를 보노라니 위스키가 한잔 생각납니다. 찬장을 살펴봅니다.
위스키야. 제발, 내눈에 띄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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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 재미있다. 만화에 특별한 혐오감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이 봐도 재미있다고 느낄 것이다. 개그가 있으면서 요란하지는 않고, 드라마가 있으면서 부담스럽지는 않다.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뒷맛도 좋은 요리 같은 만화다.
사실 이 이상의 평은 필요없는데, <닥터 스쿠르="">, <못말리는 간호사="">, 그리고 <헤븐>으로 이어지는 사사키 노리코의 만화는 모두 독특한 점이 있다. 그 이야기를 몇 마디 더 하자.
첫째, 전문직업의 세계를 다룬다...그러나: 수의과 대학, 간호사, 프랑스요리점. 사사키의 작품은 모두 일정한 전문직업의 세계를 소재로 하며, 상당한 전문 지식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직업 만화의 정석대로 "잇쇼켄메이"를 외치며 자기 직업에 혼을 불사르는 매니아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그만화의 정석처럼 "실력은 없지만 어찌어찌 해나가는" 엉터리도 없다(<헤븐>의 카와이 같은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도 보통 개그만화 수준의 돌파리는 아니다). 동료들끼리의 패거리 형성이나 경쟁, 처절한 수행과 치열한 승부 등도 찾아볼 수 없다.
둘째, 성격이 뚜렷한 남녀주인공이 등장한다...그러나: 사사키의 만화에는 항상 "내성적인 남성"과 "외향적인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성은 미남형이나 비사교적이고, 침착하지만 냉혹하지는 않고, 친절하지만 정이 많지는 않다. 여성은 항상 왈가닥이고, 제멋대로이며, 사고뭉치이다. 이런 식의 프로필을 내세우는 만화는 많다. (그러나!!!) 특별한 점은 그들 사이에(다른 사람들 사이에도) 로맨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료로 만난 사람들, 친구로 만난 사람들은 끝날 때까지 그대로 동료, 친구다. 여기 <헤븐>의 경우는 남자주인공의 어머니가 여자주인공과 판박이라는 점에서 '혹시나?'하는 생각을 갖게도 했지만, '역시나!'였다.
셋째,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한 이야기...그러나: 로맨스건 SF건, 장편 만화는 보통 등장인물들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는 경향을 갖는다. 나중에는 원 주인공들은 내버려두고 조연들의 에피소드만 갖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매너리즘을 보이다가, 한계다 싶으면 끝나곤 한다. 그러나 사사키의 만화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처음부터 나타나 끝까지 함께 하며, 중간에 주요 인물이 추가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렇게 되면 매회마다 엇비슷한 에피소드가 이어지게 되며, 그것은 마치 끝없이 진행되는 듯한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아직 이야기가 한참 남았을 것 같은 시점에서 별안간 끝이 나버린다. "2부가 나오는 게 아닐까?"하며 기대할 정도. 그러나 이제껏 본 사사키는 2부는커녕 전혀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로 넘어간다.
이처럼 정석을(보통 일본만화의) 깨는 점이 하나 둘이 아닌 만화. 그러나 이런 특성이 전혀 튄다거나 묘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결국 앞서 한 이야기를 되풀이할 수밖에. "재미있다. 만화에 특별한 혐오감이 있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이 봐도 재미있다고 느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내가 술 마실 수 없는 가게 따위는 때려쳐!" 맞다. 사장님이 술 마실 수 없는 가게는 의미가 없어. "그렇지만... 대체 이유가 뭡니까, 사장님! 이 장소에 특별한 애착이 있는 겁니까?" 애착 같은 건 없어. 단지 여기가 맨션에서 가까우니까. 그리고 맛있는게 풍부하니까...헤븐>헤븐>헤븐>못말리는>닥터> |
| 사사키 노리코의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은 다 같이 약간의 사이코 끼를 띄고 있다. <닥터 스크루="">의 교수와 태영이 그런 인물이었고, <못 말리는="" 간호사="">의 여주인공도 그랬다. 하지만 그들도 이 작품의 등장 인물을 능가하지는 못한다. 절대로 표정 변화가 없어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하면서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려는 주인공 이가, 납골당 옆에다 프랑스 식당을 차린 사장, 프랑스 식당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종업원으로 뽑혀 온 다른 사람들... 이들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이야기가 바로 <헤븐?>이다. 하지만 1권밖에 읽지 못한 상황에서 제목의 뜻을 알 길은 없다. 2권에서 그들의 사연이 소개된다고 하니 어쩌면 궁금증이 풀릴지도 모르겠다. 변함없이 만족을 주는 작가의 작품이니 만큼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뭐, <못 말리는="" 간호사="">는 약간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 작품은 <닥터 스크루="">정도의 걸작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닥터>못>헤븐?>못>닥터> |
| 이 책은 표지부터 진짜 프랑스레스토랑냄새가 날 것 같았다. 흰 표지에 청결해보이는 주방옷을 입은 요리사... 이 책을 두 번 보았는데 첫번째 볼 때 보다 두 번째 볼 때가 더 재미있었다. 난 사실 만화를 구입할 때 만큼은 이변이 없는 한 평생 간직할 책만 엄선하느라 소장가치를 꽤 까다롭게 따지는 편인데 닥터 스쿠르라는 작품의 명성과 독자리뷰를 읽고 소장을 결심하고 구입한 이 책을 선택한 데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 닥터스크루 때는 이름이 한국이름으로 나와있어 어색하긴 해도 기억하기 좋았는데 이번에는 일어이름으로 되어있어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이 1권에서는 여사장과 웨이터가 단연 돋보인다. 낙천적이고 일단 추진력있게 일을 저질러놓고 보는 여사장과 꼼꼼한 웨이터의 뒷수습. 너무 궁합이 잘 맞는다 싶다. 혼자서 2인분을 혼자 시킨 여자나 바뀐 우산을 아들의 유품이라며 간절히 찾는 노부부의 이야기나, 사사키 노리코님이 드디어 썰렁한 웃음과 함께 따뜻한 감동까지 주려나 보다 숙연해지려할 무렵 더욱 더 썰렁해지는... 무표정한 얼굴의 인물들이 썰렁한 웃음을 터트리게 하면서도 그 레스토랑의 일원이 너무도 되고싶어지는 것은 왜일까... 아무튼...급한 다른 책 미루고 2권을 다시 신청했는데... 빨리 보고싶다. |
| 후... 역시, 내가 닥터스쿠르때부터 알아봤다...ㅡㅡ;;; 못말리는 간호사때도 배꼽잡긴 마찬가지였지... 정말 골때리는 레스토랑이다. 어떻게 납골당에 레스토랑을, 그것도 프랑스요리 레스토랑을 만들 생각을 할수 있단 말인가!!!!!!!!! (전에는 중국집이었다는데, 그집 주인도 골때리긴 마찬가지...) 주인공 이가 칸을 비롯한 점원들... 초 나태 사장덕분에 현실을 초월해 버린다. 그들의 미소는 관음상의 그것! 멋지다 멋져... 정말 골때리는 만화다... 그래도 점점 단골들이 늘어나는 걸 보면... 좀 다행인것 같긴하다...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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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의 미학, 위트와 따뜻함, 일상 포착의 섬세한 감수성 - ‘헤븐’을 읽고... ‘사사키 노리코’의 작품 중에서 처음 접한 ‘헤븐’입니다.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작품 스타일 등)이 없었던 저는, 배경이 레스토랑이라는 것만 보고, ‘식객’이나 ‘미스터 초밥왕’ 처럼 요리를 주제로 한 진지한 만화일 것이라고 추측 했습니다. 물론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고나서 곧바로, 예상 못했던 ‘범상치 않음’(?)을 감지하게 되었지만 말이죠. 저의 성급한 추측을 유쾌하게 무너뜨린, 보는 내내 미소 짓게 해준 코믹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이었습니다.
이제 막 오픈을 앞둔 레스토랑 ‘로윈 디시’- ‘이 세상의 끝’이란 뜻의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것 투성이입니다. 자리 잡고 있는 위치도(묘지 옆이라니!), 구성된 멤버들도 모두 독특하지요. 서비스를 담당하는 스탭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마추어이고, 가게를 오픈 하는 사장님조차 레스토랑 운영이 처음인데다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의 오픈강행! 그곳에는, 종업원들 모두가 ‘망할거야!’라며 불안에 떨고 있을 때에도, 불안감이라곤 전혀 없는 특이한 자신감의 소유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레스토랑 경영이 처음인 사장님이자, 이 만화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인, ‘쿠로스 카나코’씨입니다.
이 작품이 코미디이니, 극중에 보여지는 그녀의 과장된 모습을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사람과 연결지어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이런 사람일 것 같습니다. 종종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해 앞뒤가 안 맞는 데다가, 고집까지 센 그런 분위기의 사람. (거기에 약간의 잘난 척, 공주병이 추가되지요.) 종업원을 모집하는 첫 에피소드부터 그녀의 개성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레스토랑의 비전은 ‘맛이다’, ‘경영이다’, ‘비일상(일상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쾌적한 공간이다’, ‘거리감이다’ 라고 제각각 다르게 얘기해놓고선, 종업원들이 함께 모여 레스토랑의 경영관을 묻자, 자신 있게 한다는 말이 - ‘술을 많이 마실 수 있어야 한다’ 라니! (게다가, 자신이 예전에 했던 말들은 기억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종업원들을 종종 절망의 늪(?)으로 몰아넣곤 합니다. 그래도, 모두들 ‘그런 모습’의 사장에게 의존하지 않고 함께 뭉쳐 레스토랑을 살려 보려고 결심하니, 결과적으론 묘한 방법으로 일할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시종일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종업원들을 괴롭히는(?) 그녀가, 밉지 않은 것은 왜일까요? 항상 공주 같은 모습으로 때론 새침하게, 때론 우악스럽게, 때론 고상한 척까지(!)하는 그녀의 모습은 이상하게도 중독성 매력이 있었습니다. 만약 그녀와 같은 사람이 현실에 있다면, 장점도 있을까요?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 솔직함?! 사실, 그녀는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한 만큼 언제나 솔직합니다. (지나칠 정도지요.) ‘어린이 같은 어른’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의 ‘어린이 같은’이란 긍정, 부정의 의미 모두 포함될 것 같네요. 이를테면 ‘childlike’(순수한, 동심의)과 ‘childish’(애같은, 유치한)- 의 중간 정도?) 그뿐 아니라, 그녀는 때론 예상치 못한(!) 높은 안목을 보이기도 합니다. 종업원이 자신들의 서비스와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뭔가 위화감을 느낄 때도, 홀연히 한 마디를 남기지요. “호스피터리티(hospitality)만으론 안 된다”고. 결코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가끔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그녀를 보면, 이런 모습은 이런 모습대로의 매력이 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녀의 일관된 개성은 나름의 일가(一家)를 이룬 건 아닐까, ‘가벼움의 미학’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 이런 생각마저 드네요.
꼭 같은 캐릭터는 아니겠지만, 한 편으로는 만화 ‘시티헌터’속 남자 주인공 ‘사에바 료(한글번역판 이름으로는 우수한)’의 일면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평소엔 한없이 가벼워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 속 깊은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는 유사성이 있지 않나요? 그나저나 두 사람 모두, 막상 현실에서 만나게 되면, 상당히 우리를 피곤하게 할 수도 있겠네요. 여자인 ‘쿠로스’ 사장은 일본판 ‘엽기적인 그녀’는 아닐까요?
여러 에피소드들이 모두 흥미롭지만, (이건 그냥 제가 붙여본 이름입니다만) ‘배려와 단순함에 대해 다시보기’는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배려심 많은 중년의 부부가 레스토랑에 (예정보다 늦게) 방문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로, 남을 배려하는 것도 그 정도가 지나칠 때에는 오히려 양쪽 모두 얼마나 피곤할 수 있는지를 엿보게 해줍니다. 이 에피소드에선, 막무가내인 쿠로스 사장을 ‘꼽사리’(?)로 출연시켜, 중년 부부에 대비시킴으로써, 이런 아이같은 사람들이 갖는 단순함도 때론 미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아무리 그래도, 쿠로스 사장의 경우는 좀 지나친 듯하지만요. ^^;) 결국 중요한 것은 ‘중용의 도’와 ‘다른 개성에 대한 포용성’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즉, ‘배려만이 좋다’도, ‘요구를 솔직히 드러내는 태도만이 좋다’도 아닌, 양쪽의 태도 모두, 적절하게만 발휘된다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서 이것은 나와는 다른 타인의 개성에 대한 ‘포용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이 에피소드에서 극대화시켜 예를 든, 두 가지 개성을 ‘극 소심형’과 ‘극 대범형’이라고 본다면, ‘극 소심형’은 적절히만 수위 조절을 한다면, 또 다른 이름인 ‘배려와 섬세함’의 장점을, ‘극 대범형’은 적절히 발휘된다면 ‘솔직담백함과 진솔함’의 장점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 ‘로윈 디시’가 배경인 이 만화에서, 프랑스 영화 ‘타인의 취향’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영화 ‘타인의 취향’ 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처럼, ‘차이’를 차이로만 받아들일 줄 아는 지혜가, 떠오르는 것이죠. 즉, 나와 다른 ‘차이’를 무작정 싫고 피곤한 것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그저 말 그대로의 ‘다른 점’으로만 보는 것, 차이는 다름일 뿐이지 나쁨은 아니라는 너그러운 태도를 갖는 것.(사실은 상식이죠.) 이렇게 된다면, 세상은 보다 평화롭고 조화롭게 되지 않을까요? 배려가 오히려 남을 피곤하게 할 수도 있고, 약간의 이기심이 때론 더 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역설적 상황은, ‘타인의 취향’ 즉, ‘타인의 존중’까지를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것은 ‘일상성의 포착’이라고 할까요? 코미디 요소가 강한 만화에서, 그것도 너무 무겁거나 전체적으로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일상의 에피소드 중, 생각할 거리를 찾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점은 이 만화의 또 다른 탁월한 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별 생각 없이 지나칠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섬세하게 짚어낸 점에서, 또 일상에서 한 번쯤 느껴봄직한 일이기에 공감되는 측면에서, 웃다가도 두 번 놀라게 되네요.
여담이지만, 이러한 ‘일상의 관찰’(손님과 서비스맨의 거리를 통한 ‘지나친 배려’가 갖을 수 있는 ‘불편함’)은, 우리나라의 훌륭한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고종석님이 쓰신 글 중에서도 상당히 유사한 내용으로(배경은 레스토랑이 아니었지만) 언급 되었던 것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고종석님 글의 본문이 담겼던 책을 못 찾겠기에, 그 글귀를 인용하지는 못하겠네요. ‘코드 훔치기’, ‘자유의 무늬’, ‘서얼단상’, ‘바리에떼’ - 모두 아닌 것 같습니다. 혹시 기억나시는 분께서는 댓글 달아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고종석님의 글을 읽었을 때에도, ‘이런 생각을 다 할 수 있구나... 참 감수성이 풍부한 분이시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유사한 내용을 만화로 보게 되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간혹 만화를 보는 중에는, 이런 일상에서의 느낌을 섬세하게 포착해서 표현해주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권투만화 중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면 좀 드문 예일까요? ‘모리카와 조지’의 ‘더 파이팅(원제 ‘내일의 일보’)’에서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주인공 일보가 첫 패배를 당한 후에, 방에 멍하니 앉아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다음 몇 줄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 만화를 안 보신 분들은 아래 몇 줄 건너 뛰어주세요^^;) 평소 입버릇처럼,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되지요(만족하지요)’라고 말하며 승패에 연연하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던 일보는 첫 패배 후, 집으로 돌아와 무료히 방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일보의 눈에 방바닥의 얼룩진 작은 자국이 눈에 뜨입니다. ‘이런 곳에 얼룩이...’하며 무심코 손가락으로 지워보려 하지만 잘 지워지지 않자,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어 문지르다가 그는 문득 짜증을 느끼지요. 그런데 사실, 짜증이난 마음 깊숙한 곳의 이유는 얼룩 따위에서가 아니었나 봅니다. 벅벅 문지르던 손을 멈추는 순간 일보는, ‘내가 졌구나’라고 새삼 되뇌이게 되고, 이어서 ‘아, 난 이기고 싶었던 거야, 사실은 꼭 이기고 싶었던 것이구나.’라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되지요. 문지르는 동작을 멈추고 망연히 앉아 어쩔 줄 모르며 ‘꼭 이기고 싶었어!’를 다시 떠올리며 슬퍼하던 그 순간의 ‘일보’. 뭔가를 간절하게 추구하다 좌절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좌절을 느낀 인물 심리를 참 절절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고, ‘내가 뽑는 명장면’으로 개인적으로 손꼽고 있습니다. (조금 옆길로 새긴 했지만요^^) 코미디 성격이 강한 이 만화에서도, 강함을 추구하는 내용의 거친 스포츠 만화에서도, 그런 섬세한 감수성이 더해졌기에,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두 작가 모두 훌륭한 ‘대중 예술가’라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이 작품의 캐릭터 들은 모두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이가, 소믈리에님, 요리사님(과 그 보조들), 지배인님 등등.. 작품 자체가 따뜻했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레스토랑 ‘로윈 디시’에 들었던 도둑이 다음과 같은 명대사(?)를 남길 정도이니까요. “도둑A: 이렇게 되면 종업원을 때리고라도 달아나야 할까요?” “도둑B: 아냐, 우린 강도가 되어서는 안돼.” 이것 참,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고 해야 할지, 만화 속 세상이어서 가능한 것이겠지만 - 하여튼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낭만적인, 달콤한 위트가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하나 달자면, 전편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하는 ‘쿠로스 사장의 헤어스타일 변천’을 보는 것도, 책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줌과 동시에 공주병 쿠로스 사장이 정말 귀여워 보이도록 만든 요소였습니다.(이 얘기를 듣는다면, 그녀의 공주병이 더 커질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로윈 디시 사람들’과 함께, 모두 행복해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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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키 노리코는 좋아하는 작가다. Dr.스쿠르..라든가. 못말리는 간호사라든가... 아주 독특한 그만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개성있는 작가다. 늘 대책없이 진로를 선택하는 주인공과 그 주변의 대책없이 태평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삶이 이렇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의 만화 주인공들이 늘 그렇듯, 잘 웃지 않고 거의 울지 않는 사람이 역시나 주인공이다. 이런 상황이면 보통 때려치고 나갈만도 한데, 절망하는듯 하면서도 그래도 버티는 주인공들(수의과학생들, 간호사들, 레스토랑 종업원들)을 보면 역시..대단한 주인공들이야 하고 감탄할 수 밖에. ^^ 박장대소 하고 웃게 되는 그런 만화라기보다는 보는 시종일관 얼굴근육이 살며시 올라간 상태로 대기하는 만화다. 연애에 관한 설정은 전무한데다가 늘 얼굴에 빗금이 쳐 있는 주인공들(당장이라도 실신할 것 같다!!) 아..1권밖에 안봤는데 벌써부터 사랑스러워지고 있다. 이 만화는 최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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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청년이 있다. 웃는 모습이 차라리 화난 모습처럼 보이는 레스토랑 3년차. 덕분에 쓸데없는 오해와 구박을 받으며 퇴출 직전인 그를 스카웃하려는 한 여자.
난처한 안색으로 음식을 구겨넣던 그녀가 그에게 건넨 말. "레스토랑에서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고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된다는 그녀의 말에 끌려, 구박만 당하던 레스토랑을 관두고 찾아가긴 가는데 임사체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그 곳.
그 레스토랑. 상상을 불허하는 입지... 바로 공동묘지이다. 거기엔 이미 여사장이 본인도 기억못하는 갖가지 말들로 꼬드긴 희생양들이 '종업원'으로 대기중!! 근데 명색이 프랑스 요리 전문이라면서 이들 중 경험자는 전무한데다 그나마 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솜씨를 가졌지만 가는 곳마다 망해버리는 최악의 징크스.. 거기다 경영인다운 긴장감이나 책임감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장. 정말 이 식당이 제대로 굴러 갈수 있을런지. 말 그대로 이상적인 서비스와는 담을 쌓은 곳이다.
하다못해 다른 레스토랑 정탐을 가도 그들이 같은 업계사람인 것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들키지 않으려 했다가 오히려 나중엔 우리가 업계사람인 것을 알아달라는 듯한 여러 시도들이 번번이 무산되는 모습엔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정말 기이한 것은 지극히 자기 취향-한밤에 마음껏 술을 마실수 있는 레스토랑-을 가진 이 엉뚱한 사람이 이상하게도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닥터스쿠르에서의 유교수에게 딸이 있다면 아마 이런 느낌이 아닐지. 이번에도 나름대로 괴짜라 할 만한 사람들이 펼치는 좌충우돌의 헤프닝, 관음보살과도 같은 체념의 미소, 그리고 늘상 한탄하듯 '사장에겐 의지할 것이 없다'와 '아~~ 망하고 말거야'라면서도 어쨌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굴러가는 식당의 모습은 유쾌하기 짝이 없다. 정말... 이 식당 망하지 않을까~~~^^ [인상깊은구절] "쉬워...?" "뭐가 쉬워...!" "당신이 뭘 알아!!" "당신이 계획도 없이 이런게 잘못이라구!!" "사장은 이 일을 우습게 보는거야, 뭐야!!" "생계가 걸려 있지 않으니까 저럴 수 있어!! 취미로 하는 거니까!" - (발끈) 정곡!!-"그럼 안되나요?" "안되냐고요? 안되고 말고!!" "이 레스토랑 넘 싫어!!" "그만 하세쇼! 모두 피곤해서 신경질이 나는 거예요." "자넨, 왜 사장을 감싸나?" "감싸는게 아닙니다. 애초부터................... 사장님을 의지할 수 없다는 건 알고 계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뭐 어쨌다구?" "할일 다한 우리만 당하고 있으라구?!" "사장이면 아무리 바보라도 다 용서가 되는 거냐구요!!" "이건 밑빠진 독에 물붓기야, 물붓기!!" "그러니까..." "내일 오실 분들은 사장님과 안면이 있으신 분들이죠?" "대충은." "그럼 완벽하지 않더라도 별반 놀라지 않으실 겁니다." "그렇겠구나!!-적당히 해도 괜찮구나!!" |
| 사사키 노리코. 동물의사 닥터 스쿠르 이후 그녀의 책이라면 가리지 않고 사게 됐다. 닥터 스쿠르의 경우엔 다시 출판해주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애착이 가는 작품인데, 헤븐은 그에 못지 않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괴짜스러운 등장인물들과 굉장히 평범하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왁자지껄한 한바탕 소동이 너무나 잘 살아있는 작품이다. 만약 이런 레스토랑이 있다면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쾌한 레스토랑. 헤븐? 이 아니라 헤븐!!! 이라고 제목을 고쳐주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다. 게다가 주인공인 이가 칸은 닥터 스쿠르의 찬우와 강민을 믹스한 듯한 분위기의 미청년. 특히 체념의 미소를 지을 땐 그야말로 캬악! 소리가 나올 정도. 사사키 노리코 작품 사상, 가장 아름다운 청년이 아닐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가 칸이 유니폼을 입는 신분이라 사사키 노리코 특유의 현란한 "등장인물 옷 갈아입히기"를 볼 수 없다는 것. 물론 로윈 디시의 여사장님은 충실히 옷을 갈아입고 나타나시지만... |
| '닥터 스쿠르' 이후 그녀의 팬이 되어버렸다. 처음에 닥터 스쿠르를 대여점에서 빌려보고 나서는 전권을 다 구입하여 보고 또 보고 하였다. 그 후 사사키 노리코의 다른 작품들은 없나 검색하다가 알게 된 작품이다. '못말리는 간호사'는 이미 절판이었으나 다행히 헤븐은 최신작이고 아직도 연재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현재는 5권까지 나와 있다. 그 이름을 믿었기에 망설임없이 책을 주문해서 받았다. 닥터 스쿠르를 본 사람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아시리라 믿는다. 사사키 노리코식 유머가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그녀가 한 작품을 할 때마다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는지도.. 헤븐은 프랑스 레스토랑이 배경이므로 진귀하고 값비싼 프랑스 요리가 정말 많이 나온다. 보는 것만으로 황홀할 지경이지만 배고플 때는 삼가하는 것이 좋겠다. 등장인물들은 어쩐지 '닥터 스쿠르'의 인물들의 성격을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격인 이가 칸은 당연히 '닥터 스쿠르'의 마사키이다. 그 특유의 무심함, 어떤 일에도 동요하거나 화내지 않고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성격, 그럼으로써 진정으로 레스토랑 여사장(또는 우르시하라교수 )에게 맞설 수 있고(?) 또 그 뒤치닥거리를 전부 해내는 알고보면 유능한 인물인 것이다. 레스토랑 여사장(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르시하라 교수의 변형이다. 아니 우르시하라 교수보다 더 대책없고 아무 생각없고 황당하면 뻔뻔스러우며 초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우르시하라 교수는 고아가 된 꼬마의 젖먹이 시절은 책임져주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가군의 모친도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뿐이지여사장이나 우루시하라교수 못지않다. 또 이 책에는 외모만으로는 우르시하라 교수를 닮은, 그러나 성격은 전혀 다른 약간 무능하고 소심한 쇼물리에 할아버지도 나온다. 그 외에 망한다는 징크스를 갖고 있는 주방장과 정말 무능하고 낙천적인 웨이터와 그래도 어느정도 기능을 하는 지배인, 그리고 아직까지 큰 비중은 없는 두 명의 보조 요리사들이 주요 인물이다. 역시 에피소드식 전개여서 각 편마다 새로운 등장인물(주로 손님)들이 나타나는 신선함도 있다. 그림으로 말하자면 '닥터 스쿠르'때보다 확실히 진일보되었다. 배경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며 레스토랑 정경이나 주변 묘지나 화원, 프랑스 요리들이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졌다. 물론 등장인물들의 의상도 진일보하였다. 주로 여사장의 의상에서이지만.. 나머지는 거의가 유니폼복장이므로.. 솔직이 말하면 아기자기한 재미라든가 다양한 소재는 단연 '닥터 스쿠르'쪽이 한 수 위이다. 수의과 대학이라는 배경에 젊고 귀여운 등장인물들과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훨씬 더 매력적이니까 말이다. 책상태는.. 일단 판형이 커서 시원시원하고 읽기에 눈이 안 아파서 좋다. 그러나 종이의 질이나 표지의 색감이나 질로 따지자면 애장본으로 나온 '닥터 스쿠르'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맘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쓰다보니 '닥터 스쿠르'와의 비교보고서처럼 되어버렸는데.. 확실히 '헤븐? ' 이 하나만 놓고 보자면 참 재미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