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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책을 여우가 읽다니? 사실 제목이 주는 신선함이 엄청나서 쉽게 집어든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1, 2권을 보니 산 속에 여우 부자가 정겹게 인간의 책을 읽고 있는 그림이 있더군요. 웃음도 나고, 작가의 깊이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또 뭐랄까, 장욱진 화백의 화풍이 느껴지기도 하고, 성속을 초월한 천진함 같은 거...암튼 아기여우가 세번째로 주워온 이 그림책을 보면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한편으로 어부 아내의 욕심이 더해질수록 무섭게 바뀌는 파도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대가의 숨결도 느낄 수 있었지요. 만약 서툰 화가가 그렸다면, 집과 바다뿐인 공간만으로도 이렇게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그려낼 수 있었을까? 어부 아내의 욕심에 따라 점점 거칠어지는 파도의 표정이 너무 서슬이 퍼래서 괜스레 가슴을 쓸어내기도 하였지요. 그런 반면에 아빠여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웃음이 저절로 터져 혼자서 몇 번이나 낄낄댔습니다. 바다 위에 반쯤 고개를 내밀고 있는 넙치를 보고, 아빠여우는 아들에게 거북이가 틀림없다고 말합니다. 글로 미루어 보아, 아빠보다 몇 배는 똑똑한(?) 아기여우가 도리질을 칠 것 같자, 아빠여우는 얼른 이렇게 못을 박습니다."바다이기 때문에 목까지만 그린 거란다. 그런데도 거북이로 보이는 걸 보니, 이 그림책은 아주 뛰어난 화가가 그린 것 같구나." 라고. 그냥 막 웃어버리기엔 뭉클하고, 쓸데없이 글과 그림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정겹고... 이 그림책은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인상깊은구절] 할아버지는 절벽 위의 나무에 몸을 꽁꽁 붙들어 매었단다. 파도에 삼켜지는 게 무서워서가 아니었어.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훨씬 무서웠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