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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의 진도 사랑이 만든 아름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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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허용무는 내 후배다. 그가 진도를 마침내 사랑하여, 오랜 세월 동안 그 섬에서 사진을 찍어왔다. 그는 늘 혼자서 조용히 일한다. 어느 날, 그가 진도에서 찍은 사진들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주관과 객관을 아울러 끌어안으려고 애쓰는 그의 마음의 결들을 알 수 있었다. 드러내야 할 대상이 외계에 있기보다는 먼저 그의 마음속에 있다고 할 것이다. 객관을 오로지 섬기지
"두 작가의 진도 사랑이 만든 아름다운 책" 내용보기
"사진작가 허용무는 내 후배다. 그가 진도를 마침내 사랑하여, 오랜 세월 동안 그 섬에서 사진을 찍어왔다. 그는 늘 혼자서 조용히 일한다. 어느 날, 그가 진도에서 찍은 사진들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주관과 객관을 아울러 끌어안으려고 애쓰는 그의 마음의 결들을 알 수 있었다. 드러내야 할 대상이 외계에 있기보다는 먼저 그의 마음속에 있다고 할 것이다. 객관을 오로지 섬기지 않음으로써 그의 사진은 셔터의 순간을 넘어서고 뷰파인더의 사각형을 넘어선다. 그의 초점은 외계와 내면을 함께 조준한다. 그의 사진이 없었더라면 나의 글은 성립되기 어려웠다. 그의 사진 옆의 몇줄의 글을 붙이는 기쁨은 크다."(13p) 이 책은 사진집이라고 불러도 충분히 아름다운 사진으로 가득하고, 시집이라고 해도 충분히 아름다운 글이 넘쳐난다. 김훈의 머리말을 읽고서야 겨우 사진이 먼저인 듯 싶으며, 그 사진들의 아름다움 역시 김훈의 글보다 더 정확한 예찬은 없을 듯 싶다. 김훈은 책 속에서 '풍경이 아름답다는 것은 원래, 그 이상 할 말이 없어야 마땅하다(33p)'고 말한다. 그러나 김훈의 문체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저자가 그렇게도 자랑하고 싶어하는 '진도'보다도 오히려 여기에 실린 글이 더 아름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적은 분량이지만 그냥 서점 진열대에서 후루룩 넘겨보다가도 밑줄을 긋고 싶은 구절이 눈에 띄고, 사진마다 눈길이 멎는다. '자연', '문화', '역사', '삶'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특히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진도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 뭉클하다. 진도 소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신비의 바닷길', '진돗개', '진도 민요' 등도 부록에서 빼놓지 않고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여행자를 위한 안내가 결여되어 있고, 글과 사진 모두 작가의 주관성이 강하게 드러나므로 관광안내서의 범주에 넣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진도를 홍보하는 데에 이 책 만한 것이 없을 듯 싶다.

[인상깊은구절]
진도의 여자들은 다른 모든 지역의 여자들처럼 인습의 사슬에 결박되고 노동의 무게에 억눌렸으나, 그 억눌림을 표출해서 용해시키는 문화적 생명력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발랄하고 역동적이었다. 그리고 진도 여성들의 이 역동성은 완성된 민속문화의 정형들을 이루어냈는데, 진도 아리랑은 그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z***s 2001.11.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