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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오늘은 개구리가 긴 겨울 잠에서 깨어 난다는 경칩입니다. 24절기 중 첫 절기로 봄이 온다는 입춘과 얼었던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2번째 절기 우수를 지나 맞는 경칩은 봄이 우리 곁에 한결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하지요. 내 삶의 대부분을 얼치기 도시내기로 살았던 까닭에 오늘 겨울 잠에서 깨어 난 개구리는 보지 못하였지만, 아침 등산길에서 겨우내 한 번도 보지 못하던 사람을 더러 만났습니다. 부쩍 따뜻해진 아침 기온이 사람들 발길을 산으로 산으로 이끌었나 봅니다. 우듬지 위를 펄쩍펄쩍 건너 뛰는 청설모의 움직임도 오늘따라 유난히 가벼웠습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지요. 발밑에서 가볍게 부서지는 낙엽과 푸른 수액이 돌 것만 같은 소나무의 싱그런 자태. 멀리 아파트 단지 위로 십원짜리 동전만한 보름달이 새벽까지 도심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지요. 이래저래 겨울도 다 지나갔나 봅니다.
세계적인 야생사진작가이자 수필가인 호시노 미치오의 <여행하는 나무>를 읽었어요. 금요일이잖아요. 한결 여유로운 느낌을 갖고 싶었겠지요. 재작년이었나, 호시노 미치오의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를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사진과 글이 어찌나 좋았던지요. 십대 시절 도쿄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알래스카의 사진집에 매료되어 결국 알래스카에서의 삶을 살았던 작가는 캄차카 반도로 취재를 갔다가 그만 불곰의 습격을 받고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지요. 그에겐 죽음마저 야생이었던 셈입니다.
"내가 알래스카를 찾은 이유는 그 절박한 깨달음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시간에 구속받지 않는 대자연 속에서 나 또한 죽음이라는 속박을 잊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내가 누릴 수는 없겠지만, 그 무한한 생명을 체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알래스카는 내게 자연이 가진 웅장한 힘을 보여줬다." (p.259)
20대 중반 무렵, 절친했던 친구가 조난으로 목숨을 잃자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고 짧은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작가는 그 깨달음이 그를 알래스카로 이끌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알래스카에서 겪은 경험과 느낌들을 생생히 기록한 글들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이지만 그 깊이는 여느 가벼운 철학책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체험에서 오는 강한 울림은 문장 하나하나를 허투루 읽지 못하게 하지요. 그에게 알래스카 여행은 단순한 탐험이 아닌, 생명에 대한 외경이었으며 인류가 잊고 살아왔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알프스를 처음 봤을 때 상자 속에 담겨진 모형 정원이 생각났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마다 사람의 정성이 묻어났지만, 사람의 정성이 진정한 자연의 생명력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듯한 생명의 약동이야말로 자연의 위대한 힘입니다. 유럽인들이 알래스카에 매료되는 이유는 진정한 야생의 힘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p.75)
우리들에게는 오늘 아침 신문에는 무엇이 실려 있었고, 내 친구는 누구이며, 누구에게 빚이 있고, 또 누구에게 얼마의 돈을 빌려줬는가를 잠시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신성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본래의 자아와 미래의 내 모습이 순수하게 투영되고,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말이지요. 작가는 극북의 풍경을 창조를 위한 일종의 부화장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그는 유럽의 알프스를 여행하곤 왠지 싱겁다고 했습니다. 알래스카의 황량한 산들과 비교하면 상자 속에 담겨있는 모형 정원 같다고나 할까요.
"알래스카가 자연의 시간이라면, 유럽은 사람의 시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문득 두 세계가 서로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고 공존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p.78)
작가는 이 책에서 생명이 가진 그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환경을 극복하는 강인함도 있지만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도 있게 마련이지요. 눈을 뚫고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의 강인한 생명력도 한줄기 겨울바람에 스러지고 맙니다. 태곳적부터 이어지는 자연의 무한반복을 생각할 때 나는 간혹 부끄러워집니다. 이 짧디 짧은 삶을 살다 가면서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요.
"빌의 삶은 늘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나에겐 무언의 가르침이었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육신의 삶이 얼마든지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회의 척도에서 멀어질수록 인간은 더욱 자유로워진다. 인생의 척도가 오직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빌은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p.233)
어느 산, 어느 계곡에선가 긴 겨울 잠에서 이제 막 깨어 난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지요. 혹은 그 개구리의 어미 개구리, 이제는 화석이 된 그 어미 개구리의 어미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지요. 나는 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나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에 저으기 안심하곤 합니다. 어쩌면 내가 쉬는 바위 위에서 이 땅에 살다 간 어느 누가 나처럼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쉬었다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득한 인연이 먼 미래에도 면면히 이어지겠지요.
"......모든 물질은 화석이 된다. 그러나 화석이라고 해서 생명이 없던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어올 때 귀를 기울여라. 분명 사라진 옛이야기가 들려올 것이다. 바람이야말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화석이기 때문이다." (p.253) |
| 알래스카...생각만해도 가슴뛰는 말이다.설원의 순백으로 쌓여 있는 극지방인... 어떠날은 밤만 계속되고 어떤날은 낮만 공존하는...척박한 땅속에서도 피어나는 새싹들과 동물들.. 생명의 경의로움이 느껴지는곳. 환상적인 오로라와 원시적인 환경에서 인류의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알래스카.어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수 있나요.참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마음에 기름을 부어 불을 지르더군요.(아.. 왜 이리도 가보고 싶은 나라들은 많은걸까?)"젊은 시절에는 알래스카를 찾지 말아라. 인생의 마지막 고비라고 느껴질 때 그곳을 찾아라." 생명이 살아가기엔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알래스카지만 이런 최악의 조건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안에숨겨진 진정한 생명력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알래스카를 찾았는지도 모르겠어요.'여행하는 나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고 알래스카에 관한 여행서적이기에 냉큼 선택하게 된 책입니다.1978년 제가 태어난 해에 알래스카에 가게 된 저자의 알래스카 여행기행문이지요.여행을 할때 필요한 여행정보를 담은 여행서적도 좋지만, 그런 책들은 여행에 관해 감동을 주는것 같지 않습니다.오히려 이 책처럼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여행 기행문이 저에게는 여행을 하고자하는 욕망을 부추기게 하네요.알래스카의 윤곽만 그려진 백지도를 만들어 나머지는 자신의 여정으로 채우고자하는 저자의 열망에 깊은 감탄이 나왔습니다.나는나마의 백지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 묻고 싶어지네요.그것이 실제 여행일수도 있고 아님 나의 삶에 대한 백지도일수도 잇습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추천하는 붉은 절벽의 만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저자는 자신에게 편지를 써내려가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저자의 글솜씨 탓인지, 아님 알래스카라는 환경이 무엇을 적어도 아름다운것이지 모르겠지만...알래스카의 맑고 순수한 태고의 순수함을 작가가 너무 잘 표현해서 읽는내내 뛰는 가슴을 주체할수 없었습니다.마치 사춘기시절 얼굴에 스치는 바람마져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돌이키는 듯합니다.이 책으로 인해 나는 알래스카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알게 될것 같습니다.이 책은 알래스카의 생명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알래스카 원주민과 에스키모인들의 애환과 전통성, 지금 그들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고,야만적인 행위라고 지탄하는 그들의 사냥법에서 오히려 자연이 주는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가르칩니다.사진작가인 저자는 알래스카를 거점으로 유럽이나 남미도 여행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장소가 주는 아름다움과 그렇지만 알래스카로 돌아갈수 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읽을수 있어 좋았습니다.알래스카에 매료되는것인 진정한 야생의 힘인것 같습니다.모든 생명에게 주어진 강인한 힘과 그러면서도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한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동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여행하는 나무처럼 그에게도 하나의 작은 동기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습니다.(마음속에 심은 씨앗이 점점 싹이트며 자리를 잡습니다)사진작가인 그가 이 책속에는 달랑 2장뿐인 사진은 무척 아쉬웠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매력적인 여행 기행문인것 같습니다.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에 '알래스카'를 순위에 올려놓았습니다.물론 어쩜 이 책에서 쓰여진 만큼 아름답지도 못하고 오히려 영하 50도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는 알래스카에서의 생활은 힘들어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경험마져 해보고 싶네요.(솔직히 영하 50도라는 기온은 저에겐 상상이 안되는 존재입니다.)만약 알래스카에 가게 되면 정말 해보고 싶은것은, 무작정 오로라를 기다리거나달밤에 저자처럼 설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겠습니다.*안타깝게도 저자는 카차카 반도에서 곰을 취재하다가 곰에게 물려 43세에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참 열정적이게 사셨던 분의 극적인 죽음이었네요.그가 곰에게 죽을줄 알았었을까요? 책속에 곰에 관한 이야기가 새삼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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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8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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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글은 한 권에서 읽기를 그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더 이상 읽고 싶지는 않은 기분,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은 기분, 더 읽으면 도리어 시시해질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글이 있다.
호시노 미치오는 아니다. 적어도 내게는 아니다. 나는 매번 새롭고 더 읽고 싶고 낯설다고 느끼면서 감동을 얻는다. 읽는 동안 행복하다 싶은 마음이 확인될 정도로. 이 책을 사서 내가 갖고 있다는 게 몹시 기쁘기까지 하면서.
한두 문장도 아니고, 한두 가지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먼 땅, 거리만이 아니라 마음조차 쉽게 갈 수 없는 땅 알래스카에서 알래스카를 사랑하며 살다가 떠났던 사람. 무서워하면서도 무서움만큼이나 사랑하고 아꼈던 곰에게 목숨을 빼앗긴 사람.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
이 책을 읽는 중에 산악인 고미영씨가 히말라야에서 실족사했다. 그녀의 죽음도 오래전의 이 작가의 죽음도 예사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게 개인적인 생에 대한 부러움은 아닌 것 같고, 나로서는 결코 이를 수 없을 경지에 오른 사람에 대한 지극히 단순한 존경이라고나 해야 할까. 잠깐 궁금하기는 했다. 두 사람은 삶을 놓치기 직전 무서웠을까, 행복했을까.
얼마 전에 내 딸이 내게 한 말이 떠오른다. '엄마가 책을 읽고 쓴 글은 주로 작가를 생각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런 것 같다. 정작 나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내내 호시노 미치오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몹시도 그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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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호시노 미치오는 19세 때 알래스카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 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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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미치오. 대자연을 사랑해 알래스카로 이주해 살아간 일본인 사진작가였던 그는, 생명이 깃든 아름다운 사진 외에도 그의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죽음 때문에 무척이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가 처음 알래스카로 떠난 것은 열 아홉 살이었다. 사진 속 마을에 방문을 허락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언제라도 오라는 답변을 몇 달 후에야 받고 달려가 또 몇 달을 여행하고 왔다. 그의 알래스카 여행은 많은 추억을 남겨주었고, 5년 후 그가 사진작가로 일하게 되며 다시 그곳을 향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그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며 사라져가는 알래스카의 대자연과 주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자신이 사랑하던 곰의 습격을 받는 순간까지도 저항하기보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곰을 향해 셔터를 눌렀던 호시노 미치오. 그가 마지막 순간에 선택한 일은 자연에 대한 평소 그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야생에서의 야영에 총 없이 잠을 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그는 너무나 곰을 사랑한나머지 총도 소지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진작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받아들여야겠거니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게 아닐까. 편지를 쓰듯 적어놓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자연의 품에서 죽은 지인들을 이야기하는 그의 태도에는 슬픔과 함께 그들의 뜻을 숭고하게 기리는 무엇이 있었다. 인간이 지닌 생명의 약함을 극한의 자연인 알래스카에서 익히 깨닫고 있었을 그에게 죽음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의 글은 소박하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크기와 역할이 소박할 수밖에 없듯, 그의 글은 소박하다. 호시노 미치오가 겪은 일들과 그 일들을 통해 그가 느낀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게 느껴진다. 일상의 문제들은 사소하게 느껴진다. 그는 들어가는 말에 이 책의 제목이 된 '여행하는 나무' 이야기를 인용한다. 우뚝 서 있던 등피나무가 해류를 따라 지구 한 바퀴를 여행하고 또 그 자리에서 억겁의 세월을 겪는 것을 보면 우리 모두가 여행과 같은 삶을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호시노 미치오와 같이 생명을 느끼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 연휴가 끝나면 나는 다시 그를 잊고, 알래스카를 잊고, 자연을 잊고, 하루치의 삶을 매일 급하게 살아나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 가끔은 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탈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선택의 기로에서 그를 떠올리고 그를 좇을 수 있지 않을까. 그가 좋아했던 물망초의 꽃말처럼, 그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감정처럼 우스운 것도 없습니다. 조그마한 일상에 상처받아 우울해 있다가도 첫여름을 알리는 따스한 바람에 마음이 이토록 풍요로워지니까요. 사람의 마음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이상하리만치 작아지기도 합니다. (19쪽)
모든 생명에게는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강인함이 있습니다. 또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도 있습니다. 나는 생명이 가진 그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합니다. (46쪽)하루는 이발소를 찾았습니다. 여행을 할 때 그 고장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싶다면 이발소를 찾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 이유를 묻는다면 굳이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이발소 의자에 앉아 머리를 다듬거나 면도를 하면서 멀거니 몇 시간씩 앉아 있다 보면 왠지 그 고장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이 들곤 합니다. (74~75쪽)
T가 죽지 않았더라도 나는 아마 알래스카로 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집념으로 알래스카를 사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T의 죽음은 그를 아는 몇 사람의 인생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남겨진 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105쪽)
인간의 삶은 타인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타인은 내 이웃이 될 수도 있고 자연이 될 수도 있다. 한 생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생명이 사라져야 한다. 이것은 자연의 숙명이다. 인간도 이같은 숙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습이 다를 뿐이지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힘 역시 약자의 희생에서 나온다. 어떤 면에서는 알래스카의 대지보다 더 춥고, 살벌한 곳이 현대사회인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들이 알래스카의 대지를 피로 물들인다는 이유만으로 에스키모와 인디언의 생활을 야만적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자기 자신의 범죄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244~245쪽)
결과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라는 단어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과에 상관없이 지나온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진정 의미를 갖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인생일 것이다. (29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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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작가 호시노 미치오입니다. 알래스카 이야기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주신 분이예요. 대학생때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라는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여행하는 나무라는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보다 빨리 나온 책인데, 이제야 보게 되었어요.
일본사람으로 학생때 중고책방에서 우연히 본 알래스카에 대한 책을 보고 반해 20여 년동안 알래스카에 동화되어 산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시원~하고 평화로운 허허벌판위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무위자적한 삶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신 분이예요.
인생에 있어 성공이라는게 무엇인지,, 정말 잘 살고 있다는게 어떤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입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또 그 길을 가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그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저도 아이를 낳으면,,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으로 키우고싶네요..
여행하는 나무, 저 역시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고 자연속에 잠시 속해있는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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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와 사랑에 빠져 알래스카에 살면서 대자연을 느끼면서 살다가 죽은 사진가이자 작가이며 일종의 철학자이다. 그의 철학은 너무나 간단하다. 대자연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자는 메세지. "빙하 위에서 잠을 지새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인생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 - p. 150 그가 쓴 글을 읽으면 자연에 대한 표현과 묘사가 너무나 아름답다.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알래스카의 광할함이 느껴지면서 읽는 내내 마치 숨이 멎을 것만 같다. 나는 언젠가는 밤하늘을 빼곡시 수놓은 별을 보고 싶다. 호시노가 묘사하는 알래스카에서의 밤하늘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다 못해 가슴을 터지게 할 것만 같다. "손만 뻗으면 곧 닿을 것 같은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가깝게 느껴진다. 저 하늘을 가득 메운 별빛은 몇만 년 내지는 몇억 년 전의 빛이다. 길고 긴 여행 끝에 바로 오늘 이곳에 당도한 것이다. 저 작은 별빛에 몇 광년의 세월이 숨어 있다니, 매일 밤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별빛은 우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페이지인 셈이다. 그러나 말로는 그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 p. 148 그는 이토록 대자연을 사랑한 사람이자 동시에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은 자기 주위의 사람들의 영향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본 동물들을 비롯한 대자연에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알래스카에서 만나고 같이 지내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물이다. 이런 그가 만난 에스키모와 원주민들을 비롯한 알래스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알래스카의 경치를 묘사한 책이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호시노의 사랑과 숭고한 감정을 담고 있는 고백서요, 자연과 함께 순수한 영혼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개해 주는 위인전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읽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발전하게 하고 성찰하게 해 주는 계발서로도 볼 수 있다. 모든 파트가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평생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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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째 호시노 미치오의 책을 읽었다 모든것은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행하는 나무, 등피나무......
알류산열도를 흐르고 있을 극북의 어느 해류에서 유영하고 있을지도 모를 호시노여 알래스카로 나를 데려다 주오 천사의 커튼이 나부끼는 극북의 알래스카에서 블루베리를 따다가 아기곰과 엉덩이를 맞부딪히게 되어도 놀랄것같지 않은 그 얼음의 세상으로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알.래.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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