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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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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오늘은 개구리가 긴 겨울 잠에서 깨어 난다는 경칩입니다. 24절기 중 첫 절기로 봄이 온다는 입춘과 얼었던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2번째 절기 우수를 지나 맞는 경칩은 봄이 우리 곁에 한결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하지요. 내 삶의 대부분을 얼치기 도시내기로 살았던 까닭에 오늘 겨울 잠에서 깨어 난 개구리는 보지 못하였지만, 아침 등산길에서 겨우내 한 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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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오늘은 개구리가 긴 겨울 잠에서 깨어 난다는 경칩입니다. 24절기 중 첫 절기로 봄이 온다는 입춘과 얼었던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2번째 절기 우수를 지나 맞는 경칩은 봄이 우리 곁에 한결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하지요. 내 삶의 대부분을 얼치기 도시내기로 살았던 까닭에 오늘 겨울 잠에서 깨어 난 개구리는 보지 못하였지만, 아침 등산길에서 겨우내 한 번도 보지 못하던 사람을 더러 만났습니다. 부쩍 따뜻해진 아침 기온이 사람들 발길을 산으로 산으로 이끌었나 봅니다. 우듬지 위를 펄쩍펄쩍 건너 뛰는 청설모의 움직임도 오늘따라 유난히 가벼웠습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왔지요. 발밑에서 가볍게 부서지는 낙엽과 푸른 수액이 돌 것만 같은 소나무의 싱그런 자태. 멀리 아파트 단지 위로 십원짜리 동전만한 보름달이 새벽까지 도심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어제는 정월 대보름이었지요. 이래저래 겨울도 다 지나갔나 봅니다.

 

세계적인 야생사진작가이자 수필가인 호시노 미치오의 <여행하는 나무>를 읽었어요. 금요일이잖아요. 한결 여유로운 느낌을 갖고 싶었겠지요. 재작년이었나, 호시노 미치오의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를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사진과 글이 어찌나 좋았던지요. 십대 시절 도쿄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알래스카의 사진집에 매료되어 결국 알래스카에서의 삶을 살았던 작가는 캄차카 반도로 취재를 갔다가 그만 불곰의 습격을 받고 이른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지요. 그에겐 죽음마저 야생이었던 셈입니다.

 

"내가 알래스카를 찾은 이유는 그 절박한 깨달음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시간에 구속받지 않는 대자연 속에서 나 또한 죽음이라는 속박을 잊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비록 내가 누릴 수는 없겠지만, 그 무한한 생명을 체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알래스카는 내게 자연이 가진 웅장한 힘을 보여줬다." (p.259)

 

20대 중반 무렵, 절친했던 친구가 조난으로 목숨을 잃자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고 짧은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작가는 그 깨달음이 그를 알래스카로 이끌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알래스카에서 겪은 경험과 느낌들을 생생히 기록한 글들을 모아 엮은 에세이집이지만 그 깊이는 여느 가벼운 철학책 못지않습니다. 오히려 체험에서 오는 강한 울림은 문장 하나하나를 허투루 읽지 못하게 하지요. 그에게 알래스카 여행은 단순한 탐험이 아닌, 생명에 대한 외경이었으며 인류가 잊고 살아왔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알프스를 처음 봤을 때 상자 속에 담겨진 모형 정원이 생각났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마다 사람의 정성이 묻어났지만, 사람의 정성이 진정한 자연의 생명력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듯한 생명의 약동이야말로 자연의 위대한 힘입니다. 유럽인들이 알래스카에 매료되는 이유는 진정한 야생의 힘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p.75)

 

우리들에게는 오늘 아침 신문에는 무엇이 실려 있었고, 내 친구는 누구이며, 누구에게 빚이 있고, 또 누구에게 얼마의 돈을 빌려줬는가를 잠시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신성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본래의 자아와 미래의 내 모습이 순수하게 투영되고, 이끌어낼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말이지요. 작가는 극북의 풍경을 창조를 위한 일종의 부화장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그는 유럽의 알프스를 여행하곤 왠지 싱겁다고 했습니다. 알래스카의 황량한 산들과 비교하면 상자 속에 담겨있는 모형 정원 같다고나 할까요.

 

"알래스카가 자연의 시간이라면, 유럽은 사람의 시간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문득 두 세계가 서로 아무런 상처도 주지 않고 공존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p.78)

 

작가는 이 책에서 생명이 가진 그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환경을 극복하는 강인함도 있지만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도 있게 마련이지요. 눈을 뚫고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의 강인한 생명력도 한줄기 겨울바람에 스러지고 맙니다. 태곳적부터 이어지는 자연의 무한반복을 생각할 때 나는 간혹 부끄러워집니다. 이 짧디 짧은 삶을 살다 가면서 무슨 욕심이 그리도 많은지요.

 

"빌의 삶은 늘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나에겐 무언의 가르침이었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육신의 삶이 얼마든지 가벼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회의 척도에서 멀어질수록 인간은 더욱 자유로워진다. 인생의 척도가 오직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빌은 그런 이야기가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p.233)

 

어느 산, 어느 계곡에선가 긴 겨울 잠에서 이제 막 깨어 난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지요. 혹은 그 개구리의 어미 개구리, 이제는 화석이 된 그 어미 개구리의 어미 개구리 소리가 들리는지요. 나는 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나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에 저으기 안심하곤 합니다. 어쩌면 내가 쉬는 바위 위에서 이 땅에 살다 간 어느 누가 나처럼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쉬었다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아득한 인연이 먼 미래에도 면면히 이어지겠지요.

 

"......모든 물질은 화석이 된다. 그러나 화석이라고 해서 생명이 없던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어올 때 귀를 기울여라. 분명 사라진 옛이야기가 들려올 것이다. 바람이야말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화석이기 때문이다." (p.253)

이달의 사락 s*****l 2015.03.06. 신고 공감 8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오! 알래스카...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곳이여..
"오! 알래스카...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곳이여.. " 내용보기
알래스카...생각만해도 가슴뛰는 말이다.설원의 순백으로 쌓여 있는 극지방인... 어떠날은 밤만 계속되고 어떤날은 낮만 공존하는...척박한 땅속에서도 피어나는 새싹들과 동물들.. 생명의 경의로움이 느껴지는곳. 환상적인 오로라와 원시적인 환경에서 인류의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알래스카.어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수 있나요.참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마
"오! 알래스카...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곳이여.. " 내용보기
알래스카...생각만해도 가슴뛰는 말이다.설원의 순백으로 쌓여 있는 극지방인... 어떠날은 밤만 계속되고 어떤날은 낮만 공존하는...척박한 땅속에서도 피어나는 새싹들과 동물들.. 생명의 경의로움이 느껴지는곳. 환상적인 오로라와 원시적인 환경에서 인류의 태고적 모습을 간직한 알래스카.어찌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수 있나요.참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 책은 나의 그런 마음에 기름을 부어 불을 지르더군요.(아.. 왜 이리도 가보고 싶은 나라들은 많은걸까?)"젊은 시절에는 알래스카를 찾지 말아라. 인생의 마지막 고비라고 느껴질 때 그곳을 찾아라." 생명이 살아가기엔 최악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알래스카지만 이런 최악의 조건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안에숨겨진 진정한 생명력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알래스카를 찾았는지도 모르겠어요.'여행하는 나무'라는 제목도 마음에 들고 알래스카에 관한 여행서적이기에 냉큼 선택하게 된 책입니다.1978년 제가 태어난 해에 알래스카에 가게 된 저자의 알래스카 여행기행문이지요.여행을 할때 필요한 여행정보를 담은 여행서적도 좋지만, 그런 책들은 여행에 관해 감동을 주는것 같지 않습니다.오히려 이 책처럼 자신의 삶이 녹아있는 여행 기행문이 저에게는 여행을 하고자하는 욕망을 부추기게 하네요.알래스카의 윤곽만 그려진 백지도를 만들어 나머지는 자신의 여정으로 채우고자하는 저자의 열망에 깊은 감탄이 나왔습니다.나는나마의 백지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 묻고 싶어지네요.그것이 실제 여행일수도 있고 아님 나의 삶에 대한 백지도일수도 잇습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추천하는 붉은 절벽의 만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저자는 자신에게 편지를 써내려가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저자의 글을 읽노라면 저자의 글솜씨 탓인지, 아님 알래스카라는 환경이 무엇을 적어도 아름다운것이지 모르겠지만...알래스카의 맑고 순수한 태고의 순수함을 작가가 너무 잘 표현해서 읽는내내 뛰는 가슴을 주체할수 없었습니다.마치 사춘기시절 얼굴에 스치는 바람마져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돌이키는 듯합니다.이 책으로 인해 나는 알래스카에 대한 사랑의 열병을 알게 될것 같습니다.이 책은 알래스카의 생명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알래스카 원주민과 에스키모인들의 애환과 전통성, 지금 그들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고,야만적인 행위라고 지탄하는 그들의 사냥법에서 오히려 자연이 주는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가르칩니다.사진작가인 저자는 알래스카를 거점으로 유럽이나 남미도 여행을 하게 되는데, 새로운 장소가 주는 아름다움과 그렇지만 알래스카로 돌아갈수 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읽을수 있어 좋았습니다.알래스카에 매료되는것인 진정한 야생의 힘인것 같습니다.모든 생명에게 주어진 강인한 힘과 그러면서도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한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동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여행하는 나무처럼 그에게도 하나의 작은 동기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습니다.(마음속에 심은 씨앗이 점점 싹이트며 자리를 잡습니다)사진작가인 그가 이 책속에는 달랑 2장뿐인 사진은 무척 아쉬웠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매력적인 여행 기행문인것 같습니다.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에 '알래스카'를 순위에 올려놓았습니다.물론 어쩜 이 책에서 쓰여진 만큼 아름답지도 못하고 오히려 영하 50도 매서운 삭풍이 몰아치는 알래스카에서의 생활은 힘들어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경험마져 해보고 싶네요.(솔직히 영하 50도라는 기온은 저에겐 상상이 안되는 존재입니다.)만약 알래스카에 가게 되면 정말 해보고 싶은것은, 무작정 오로라를 기다리거나달밤에 저자처럼 설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겠습니다.*안타깝게도 저자는 카차카 반도에서 곰을 취재하다가 곰에게 물려 43세에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참 열정적이게 사셨던 분의 극적인 죽음이었네요.그가 곰에게 죽을줄 알았었을까요? 책속에 곰에 관한 이야기가 새삼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b*****e 2006.06.16.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여행하는 삶과 여행하는 사랑 (여행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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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8   여행하는 삶과 여행하는 사랑― 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글·사진 김욱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2006.5.15.     아침 일곱 시 반에 자리에서 일어난 작은아이가 아버지를 부릅니다. “쉬 마려.” 쉬가 마려우면 혼자 가서 하면 되지, 뭘 부르니. 그렇지만 작은아이를 데리고 마루로 가서 쉬를 누입니다. 이제 네 살 어린이인 만큼 쉬를 누여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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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8

 


여행하는 삶과 여행하는 사랑
― 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글·사진
 김욱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2006.5.15.

 


  아침 일곱 시 반에 자리에서 일어난 작은아이가 아버지를 부릅니다. “쉬 마려.” 쉬가 마려우면 혼자 가서 하면 되지, 뭘 부르니. 그렇지만 작은아이를 데리고 마루로 가서 쉬를 누입니다. 이제 네 살 어린이인 만큼 쉬를 누여 달라 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일곱 살 큰아이는 씩씩하게 혼자 쉬를 누지만, 깊은 밤에는 함께 마루에 서 달라고 부릅니다.


  아이를 이끌고 마루에 서서 쉬를 누이거나 오줌누기를 지켜보노라면, 어느새 바깥빛을 살핍니다. 한밤에는 한밤 빛깔을 살피고, 새벽에는 새벽빛 살피며 아침에는 아침빛 살펴요. 일곱 시 반에 작은아이 쉬를 누이면서, 일월 이십육일 아침해가 이렇게 일찍 뜨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겨울 한복판인 일월이지만 해가 꽤 길어졌다고 느낍니다.


  한겨울 지나 늦겨울이자 끝겨울이 되어도 추위는 그대로 있습니다. 그러나, 이월에는 일월보다 해가 길 테지요. 일월보다 이월은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질 테지요. 엊그제 아이들 데리고 자전거마실을 하는데, 저녁 여섯 시가 넘어도 해가 다 안 떨어집니다. 동짓날이 가까우면 낮 네 시를 지나도 곧 어둑어둑한데, 저녁 다섯 시에도 해가 안 떨어지고, 여섯 시에도 날이 밝은 빛을 바라보면서, 겨울과 봄이 이렇게 흐르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 이 땅에 문명이라는 것이 찾아온 뒤로 모든 게 변하고 있습니다 … “미래의 후손들에게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아름다운 자연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우리 고향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 봤자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 먼 훗날, 아마존의 밀림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아마존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표정이 담긴 한 장의 사진으로 얼마든지 아마존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입니다.”(친구 알두가 호시노한테 들려준 이야기) ..  (23쪽)


  겨울을 벌거숭이로 보내는 나무가 있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잎사귀 고스란히 매다는 나무가 있습니다. 벌거숭이로 겨울을 보내는 나무라면 앙상하다 할 테지만, 가지마다 새눈이 대롱대롱 있어요. 가을잎 떨구면서 곧바로 새잎 틔우려고 힘을 써요. 겨우내 새눈에 온힘을 그득 모아요.


  겨우내 푸른 잎사귀 매다는 나무를 들여다보면 새봄에 피울 꽃봉오리를 단단하게 맺습니다. 우리 집 마당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를 날마다 마주하면서 꽃봉오리를 으레 만집니다. 얼마나 야무지고 단단한지 살핍니다. 얼마나 멋스럽고 고운지 헤아립니다.


  두 눈으로 잎사귀와 봉오리를 만지고, 두 손으로 종이를 펼쳐 잎사귀와 봉오리를 그립니다. 두 귀를 기울여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고, 코와 살갗으로 풀내음을 가득 마신 다음, 살며시 귀를 나뭇줄기에 대고는 나무 숨결 뛰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언제나 나무 곁에 있으면서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없다면, 언제나 나무 곁에 없을 뿐 아니라 나무가 노래를 들려준다는 생각조차 안 하기 때문입니다.


.. 밤이 깊어지자 하늘은 온통 별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로라는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달이 우리를 반겼습니다 … 푸른 열매송이가 보이면 무작정 자리를 잡고 앉아 손이 닿는 대로 블루베리를 따먹고 나서 잠시 누워버립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하늘은 블루베리 색과 똑같습니다 … 이 조용한 세계에서 들리는 것이라곤 오직 발밑을 스쳐 지나가는 눈들의 외침뿐입니다 …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듯한 생명의 약동이야말로 자연의 위대한 힘입니다 ..  (32, 34, 50, 75쪽)


  바람은 늘 노래를 부릅니다. 바람에 실린 꽃내음과 풀내음을 먹기에 사람도 짐승도 벌레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람은 늘 웃음을 짓습니다. 바람결에 묻어나는 웃음을 바라보는 논과 밭에서 새롭게 풀싹이 돋고 풀줄기 오릅니다. 우리들은 바람노래 듣는 풀잎을 먹으면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어요.


  사진기라고 하는 물건이 태어난 지는 이제 백 해를 조금 넘으니, 사진을 찍은 발자취도 백 해 남짓입니다. 그렇지만, 사진기가 없었어도 사람들은 늘 마음속에 사진을 담았습니다. 따사롭게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담아요. 즐겁게 마주하면서 이야기를 누려요. 한 번 들은 노래를 잊지 않고 새삼스레 흥얼거립니다. 한 번 본 모습을 잊지 않고 다시금 조잘조잘 이웃한테 알려줍니다.


  마음에 담기에 노래로 다시 부르고, 마음에 담으니 이야기로 다시 들려줍니다. 마음에 담으니 사진기 있을 적에는 사진기를 빌어 살포시 앉혀요. 마음에 담지 못할 적에는 사진기 있더라도 어떠한 모습조차 앉히지 못합니다.


  처음 본 모습이기에 찍지 않아요. 마음속으로 그리던 모습이기에 찍어요. 아름답구나 하고 느끼는 마음이란, 처음부터 그리고 기다리면서 품습니다.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느끼고 누군가는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한 사람은 늘 마음속으로 그리면서 기다렸고 다른 한 사람은 마음속으로 그리거나 기다린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 어미는 영하 50도의 추위를 뚫고 갓 태어난 새로운 생명을 열심히 핥아 주다가 젖을 물릴 준비를 했습니다 … 카리부 사슴의 새끼가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설원에서 태어나는 것도, 한 마리의 검은방울새가 영하 60도의 추위 속에서 즐겁게 지저귀는 것도 단지 그 속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깜짝 놀라서 목화밭으로 뛰어들어 몸을 숨겼다. 배낭을 벗어버리고 그 위에 누웠다. 여름철에만 맡을 수 있는 툰드라의 흙내가 싱그러웠다. 맑게 갠 백야의 푸른 하늘이 한없이 펼쳐졌다. 그대로 가만히 누워 있으면 카리부 사슴떼가 머리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갈 것만 같았다 ..  (44, 46, 138쪽)


  호시노 미치오 님 사진책 《여행하는 나무》(갈라파고스,2006)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사진책 ‘사진책’이라기보다는 ‘이야기책’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호시노 미치오 님이 알라스카를 온몸으로 누비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호시노 미치오 님이 ‘무엇을 사진으로 담으려 했느냐’ 하는 이야기를 읽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호시노 미치오 님이 ‘사진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뜻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이야기를 아로새깁니다.


  사진기를 빌어 찍은 모습만 담아야 사진책일까요? 사진 작품만 그러모아야 사진책일까요?


.. 우리가 진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더 많은 그림자를 인간에게 드리웁니다. 그리고 지금 그 그림자의 존재를 깨닫기 시작한 인류를 헤아릴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멍하니 서 있습니다 … 린드버그가 알래스카를 방문한 적이 있다니, 몰랐던 사실이다. 게다가 이렇게 헌책방의 낡은 앨범 속에 귀중한 자료가 잠들어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 정보가 적다는 사실은 사람의 내부에서 어떤 힘을 만들게끔 유도한다. 그래서 그만큼 인간은 더 많은 무언가를 상상하게 된다 … 편대를 이뤄 창공을 날아가는 오리떼가 내겐 아름다운 자연의 광경에 지나지 않았지만, 에스키모 사냥꾼들에겐 하루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양식일 뿐이었다 ..  (84, 116, 153, 243쪽)


  사진 몇 장 안 실은 《여행하는 나무》이지만, 그동안 호시노 미치오 님이 사진으로 담은 ‘이웃들’ 살림살이와 빛깔과 무늬와 그림이 고스란히 깃듭니다. 사진 몇 장 안 실어도 좋은 《여행하는 나무》를 읽으면, 사진이 없어도 머릿속으로 그림을 또렷이 그릴 수 있습니다. 이녁이 만난 사람들 낯빛과 웃음을 그릴 수 있습니다. 이녁이 디딘 땅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이녁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알라스카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조그마한 보금자리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진이란 그예 사진입니다. 작품으로도 사진을 느끼며, 말로도 사진을 느낍니다. 이야기로도 사진을 누리며, 눈빛으로도 사진을 누립니다.


  알라스카하고 한몸이 되면서 사진하고 한마음이 되는 호시노 미치오 님은 알라스카에서 만난 이웃들하고 ‘사진’이라는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사진’ 하나로 알라스카 사람이 되어요. 사진을 드리우면서 삶꽃을 피웁니다.


.. 나는 이곳에서 사람이 따스한 햇살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 매일 밤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별빛은 우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페이지인 셈이다 …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아도 좋다. 빙하 위에서 밤을 지새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인생은 풍요로워질 것이다 … 지금 얼마나 멋진 풍경 속에 자신들이 서 있는지를 아이들은 알고 있는 걸까. 이렇게 대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다 … 사회의 척도에서 멀어질수록 인간은 더육 자유로워진다. 인생의 척도가 오직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  (139, 148, 149∼150, 151, 233쪽)


  우리 집 일곱 살 큰아이가 문득 “나 춤추고 싶어요.” 하고 말합니다. 그래, 춤추고 싶으면 춤을 추렴. “노래 틀어 주셔요.” 하고 덧붙입니다. 그래, 노래를 들으면서 춤을 추고 싶구나. 그러면 틀어야지.


  큰아이는 누가 보거나 말거나 춤을 춥니다. 혼자서 마음 가는 대로 춤을 춥니다. 어깨를 흔들고 발장구를 칩니다.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이리저리 뜁니다. 스스로 즐거운 춤입니다.


  스스로 즐거울 때에 삶이 되고, 스스로 즐거운 삶일 때에 이야기 되며, 스스로 즐거운 삶으로 빚는 이야기일 때에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찍는 솜씨는 없습니다. 삶을 가꾸는 솜씨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는 재주란 없습니다. 삶을 꾸미는 재주란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돌볼 적에 이런 솜씨나 저런 재주를 부리지 못합니다. 아이는 오로지 사랑으로만 돌봅니다. 어버이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도 사랑을 받아먹을 뿐, 과자나 밥이나 주전부리를 받아먹지 않습니다. 어버이가 사랑스레 내미는 넋을 받아서 즐겁게 먹고 즐겁게 놀아요.


  사진을 아름답게 찍는 넋은 여기에 있습니다.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가고픈 꿈을 품으면서 하루하루 사랑스레 일구면, 사진은 저절로 태어나요.


.. 나는 혼자였고, 많은 위험도 겪었다. 그러나 위험한 순간들을 무사히 넘길 때마다, 또 내가 혼자라는 고독을 체감할 때마다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그날그날 내가 선택하는 일상이 대본 없는 연극처럼 새롭기만 했다. 내 평생 처음 겪어 보는 신비로운 감정이었다 … 어제까지 알래스카의 여행자였다면 오늘부터 한 사람의 당당한 주민이 된 것이다. 나는 친구들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었다 … 이곳에 뿌리를 내려야겠다고 다짐한 후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예를 들어 간혹 벌판에서 마주치는 늑대조차 왠지 낯설지가 않다. 그 전에는 늑대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면 지금은 내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나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  (222, 226쪽)


  여행하는 나무란, 나무가 여행한다는 뜻일까요. 여행하는 나무란, 나무가 여행하는 꿈을 품는다는 소리일까요.


  나무는 언제나 여행합니다. 나무는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만, 나무꽃은 온 숲과 마을 새와 벌레와 사람을 부릅니다. 머나먼 곳에서 나무꽃을 보려고 모여요. 그러고는 나무한테 저마다 어디에서 왔고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조잘조잘 떠듭니다. 나무는 한 곳에 가만히 서서 온누리 이야기를 모조리 듣습니다. 그러고는 조용히 꽃을 떨구고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에는 씨앗이 깃듭니다. 나무한테 찾아온 새가 열매를 먹고 멀리멀리 날아가서 똥을 뽀지직 누면서 어린 씨앗이 새로운 터에서 뿌리를 내려요.


  사람들이 나무를 베어 종이를 만듭니다. 종이가 된 나무는 책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책으로 다시 태어난 나무는 이 나라 저 나라를 두루 누빕니다. 이 사람 저 사람 손을 거치면서 온갖 고을과 고장을 돌아다닙니다.


  나무는 빙그레 웃습니다. 씨앗으로서 여행을 다니고, 책이 되어 나들이를 떠납니다. 때로는 책상이나 걸상이 되어 여행을 해요. 때때로 배가 되기도 하고 기둥이 되기도 합니다. 온갖 모습으로 몸을 바꾸면서 여행을 하는 나무입니다.


..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기에 이런 광경을 자아낼 수 있는 것일까. 이곳에서 살아남은 생명은 오직 빛과 그림자뿐이다 … 아내는 이곳의 자연에 흠뻑 반한 눈치였다. 겨울이 긴 북쪽은 상대적으로 여름이 짧다. 이런 곳에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단순한 기쁨이 아니다. 만일 이 땅에 겨울이 없었다면, 그리고 일 년 내내 꽃이 피었다면 사람들은 지금처럼 생명을 사랑하고, 꽃을 사랑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내 덕분에 알래스카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항상 거대한 자연만 관찰하던 내게 땅에 핀 꽃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 이곳에서 만난 꽃과 바람은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  (285, 295, 297쪽)


  오늘 이곳을 찍는 사진입니다. 어떤 사진도 어제나 모레를 찍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곳에서 찍은 사진 하나는 모레가 되고 글피가 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랜 나날 지구별에서 푸르게 흐르며 살아온 이야기를 오늘 이곳에서 모조리 보여주어요.


  얼마나 많은 나날이 흘러서 지어낸 멋진 모습일까요. 오늘 이곳에 찾아왔기에 찍은 이 사진 하나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었을까요. 사진 하나 들여다보는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요.


  긴긴 겨울이 있어 봄꽃을 기다린다면, 긴긴 삶이 있기에 오늘 사진 한 장 찍겠지요. 긴긴 겨울을 보내며 봄꽃을 흠뻑 누린다면, 긴긴 삶을 숱한 사람들이 누리며 오늘 이곳까지 왔으니, 이 모습을 즐겁고 고마웁게 찰칵 한 장 찍겠지요.


  여행하는 나무이고, 여행하는 사진입니다. 나무는 여행을 하고, 사진은 여행을 합니다. 여행하는 삶이고, 여행하는 사랑입니다. 삶은 여행을 누리고, 사랑은 여행을 꽃피웁니다. 4347.1.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이달의 사락 h*******e 2014.01.2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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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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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글은 한 권에서 읽기를 그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더 이상 읽고 싶지는 않은 기분,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은 기분, 더 읽으면 도리어 시시해질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글이 있다.   호시노 미치오는 아니다. 적어도 내게는 아니다. 나는 매번 새롭고 더 읽고 싶고 낯설다고 느끼면서 감동을 얻는다.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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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의 글은 한 권에서 읽기를 그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권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더 이상 읽고 싶지는 않은 기분,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은 기분, 더 읽으면 도리어 시시해질 것 같은 기분,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글이 있다.

 

호시노 미치오는 아니다. 적어도 내게는 아니다. 나는 매번 새롭고 더 읽고 싶고 낯설다고 느끼면서 감동을 얻는다. 읽는 동안 행복하다 싶은 마음이 확인될 정도로. 이 책을 사서 내가 갖고 있다는 게 몹시 기쁘기까지 하면서.

 

한두 문장도 아니고, 한두 가지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 먼 땅, 거리만이 아니라 마음조차 쉽게 갈 수 없는 땅 알래스카에서 알래스카를 사랑하며 살다가 떠났던 사람. 무서워하면서도 무서움만큼이나 사랑하고 아꼈던 곰에게 목숨을 빼앗긴 사람.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좋아하는 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사람.

 

이 책을 읽는 중에 산악인 고미영씨가 히말라야에서 실족사했다. 그녀의 죽음도 오래전의 이 작가의 죽음도 예사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게 개인적인 생에 대한 부러움은 아닌 것 같고, 나로서는 결코 이를 수 없을 경지에 오른 사람에 대한 지극히 단순한 존경이라고나 해야 할까. 잠깐 궁금하기는 했다. 두 사람은 삶을 놓치기 직전 무서웠을까, 행복했을까.    

 

얼마 전에 내 딸이 내게 한 말이 떠오른다. '엄마가 책을 읽고 쓴 글은 주로 작가를 생각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런 것 같다. 정작 나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내내 호시노 미치오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몹시도 그리웠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09.07.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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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를 여행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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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호시노 미치오는 19세 때 알래스카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 후1978년 그곳의대학 야생  동물 관리학부에 입학하고 그후 알래스카의 자연과야생 동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작업을 하면서 취침중 불곰의습격으로 사망할 때 까지 그곳에서 살았다.바람과 비에 휩쓸려 떠내려온 등피나무가 제방에 길게 누운 채 자라고 있는데이 나무는 강물을 따라 길고 긴 여행을 한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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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인 호시노 미치오는 19세 때 알래스카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 후
1978년 그곳의대학 야생  동물 관리학부에 입학하고 그후 알래스카의 자연과
야생 동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작업을 하면서 취침중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할 때 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바람과 비에 휩쓸려 떠내려온 등피나무가 제방에 길게 누운 채 자라고 있는데
이 나무는 강물을 따라 길고 긴 여행을 한 끝에  흘러내려와 이 곳에 정착한
여행하는 나무입니다. 작가는 거칠 것 없는 혼돈된 풍경을 좋아합니다.
모든 존재가 늘 같은 장소에 멈춰 있지 않다는 진리를 가르쳐주기 때문이지요.


알래스카를 무지무지 사랑했던 작가의 마음을 담아봅니다.

16쪽--카리부(순록)의 새끼가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설원에서 태어난 것도,
한 마리의 검은방울새가 영하 60도의 추위 속에서 즐겁게 지저귀는 것도 그 속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도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입니다...........
나는 생명이 가진 이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합니다.


24쪽--다시 한 번 그 무렵의 나로 되돌악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나만의 지도는잠시 접어둔 채 말입니다. 자석과 나침반도 없이 배에 올랐던
지난날의 뜨거운 열망이 한없이 그립기만 합니다.
그때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그저 그렇게 여행할 수 있다는 거만으로
행복했습닏. 어쩌면 인생의 참된 행복이란, 인생의 의미를 잊는 데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57쪽--어느 날, 짐을 져야 할 세르파들이 몀춰 섰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것.....
"우리는 여기까지 너무 빨리 걸어왔소. 그래서 마음이 아직 우리를 따라오지 못했소.
마음이 우리를 찾아 여기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오."


156쪽--"어떤 사람이나한테 물어본 적이 있어. 이렇게 별이 총총한 하늘이나
눈물나게 아름다운 석양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할 거나고."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아름다운 석양처럼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래. 그러면 사랑하는 사람이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거야."


160쪽--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도 또 하나의 시간이 아주 천처히
흐르고 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또 하나의 시간을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다.
마치 하늘과 땅이 서로의 차이를 좁힐 수 없는 것처럼.


169쪽--인간의 역사는 브레이크를 상실한 채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달려가고 있다. 어쩌면 인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끝없는 질주가 아니라
한 번쯤 제자리에 멈춰서 자취를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299쪽---
결과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라는 단어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과에 상관없이 지나온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진정 의미를
작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인생일 것이다.
 
볼을 스치는 북극 바람의 감촉, 여름철 툰드라에서 풍기는 달콤한 냄새,
백야의 엷은 빛, 못 보고 지나칠 뻔한 작은 물망초.....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에 마음을 조금 얹어서 오감의 기옥 속에 남겨놓고 싶다.

아무것도 낳지 않은 채 그냥 흘러가는 시간을 소중하게 누리고 싶다.
경황없는 세상의 삶과 평행을 이루며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을
마음 어디에선가 항상 느끼면서 살고 싶다. 그 소중한 시간들을 언젠가
내 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 그는 알래스카를 통해
자기 자신과 만나는 과정을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알래스카에서 겪은 추억들을 편지를 쓰듯 기록했다.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였을 것이다.
생명이 생명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으로 인정받는 알래스카에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가 세속적인 열망과 경쟁에 찌든 우리들의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본연의 '나'를 찾아 낸 한 인간의 길고도 먼 여정은 똑같은 패턴으로
기계처럼 반복되는 우리들의 삶에 분명 큰 도전을 줄 것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w******0 2011.07.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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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의 삶을 기억하고 살 수 있기를
"[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의 삶을 기억하고 살 수 있기를" 내용보기
호시노 미치오. 대자연을 사랑해 알래스카로 이주해 살아간 일본인 사진작가였던 그는, 생명이 깃든 아름다운 사진 외에도 그의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죽음 때문에 무척이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가 처음 알래스카로 떠난 것은 열 아홉 살이었다. 사진 속 마을에 방문을 허락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언제라도 오라는 답변을 몇 달 후에야 받고 달려가 또 몇 달을 여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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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미치오. 대자연을 사랑해 알래스카로 이주해 살아간 일본인 사진작가였던 그는, 생명이 깃든 아름다운 사진 외에도 그의 삶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죽음 때문에 무척이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가 처음 알래스카로 떠난 것은 열 아홉 살이었다. 사진 속 마을에 방문을 허락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언제라도 오라는 답변을 몇 달 후에야 받고 달려가 또 몇 달을 여행하고 왔다. 그의 알래스카 여행은 많은 추억을 남겨주었고, 5년 후 그가 사진작가로 일하게 되며 다시 그곳을 향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그는 20년 가까운 세월을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며 사라져가는 알래스카의 대자연과 주민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자신이 사랑하던 곰의 습격을 받는 순간까지도 저항하기보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곰을 향해 셔터를 눌렀던 호시노 미치오. 그가 마지막 순간에 선택한 일은 자연에 대한 평소 그의 생각이 어떠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야생에서의 야영에 총 없이 잠을 청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데, 그는 너무나 곰을 사랑한나머지 총도 소지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진작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받아들여야겠거니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 게 아닐까. 편지를 쓰듯 적어놓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자연의 품에서 죽은 지인들을 이야기하는 그의 태도에는 슬픔과 함께 그들의 뜻을 숭고하게 기리는 무엇이 있었다. 인간이 지닌 생명의 약함을 극한의 자연인 알래스카에서 익히 깨닫고 있었을 그에게 죽음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의 글은 소박하다.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크기와 역할이 소박할 수밖에 없듯, 그의 글은 소박하다. 호시노 미치오가 겪은 일들과 그 일들을 통해 그가 느낀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게 느껴진다. 일상의 문제들은 사소하게 느껴진다. 그는 들어가는 말에 이 책의 제목이 된 '여행하는 나무' 이야기를 인용한다. 우뚝 서 있던 등피나무가 해류를 따라 지구 한 바퀴를 여행하고 또 그 자리에서 억겁의 세월을 겪는 것을 보면 우리 모두가 여행과 같은 삶을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호시노 미치오와 같이 생명을 느끼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 연휴가 끝나면 나는 다시 그를 잊고, 알래스카를 잊고, 자연을 잊고, 하루치의 삶을 매일 급하게 살아나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언젠가 가끔은 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탈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선택의 기로에서 그를 떠올리고 그를 좇을 수 있지 않을까. 그가 좋아했던 물망초의 꽃말처럼, 그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해보면 인간의 감정처럼 우스운 것도 없습니다. 조그마한 일상에 상처받아 우울해 있다가도 첫여름을 알리는 따스한 바람에 마음이 이토록 풍요로워지니까요. 사람의 마음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이상하리만치 작아지기도 합니다. (19쪽)

 

 

모든 생명에게는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강인함이 있습니다. 또 너무나 쉽게 사라지는 연약함도 있습니다. 나는 생명이 가진 그 연약함 때문에 알래스카를 사랑합니다. (46쪽)하루는 이발소를 찾았습니다. 여행을 할 때 그 고장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싶다면 이발소를 찾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 이유를 묻는다면 굳이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이발소 의자에 앉아 머리를 다듬거나 면도를 하면서 멀거니 몇 시간씩 앉아 있다 보면 왠지 그 고장 사람이 된 듯한 착각이 들곤 합니다. (74~75쪽)

 

 

T가 죽지 않았더라도 나는 아마 알래스카로 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집념으로 알래스카를 사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다. T의 죽음은 그를 아는 몇 사람의 인생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남겨진 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105쪽)

 

 

인간의 삶은 타인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타인은 내 이웃이 될 수도 있고 자연이 될 수도 있다. 한 생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생명이 사라져야 한다. 이것은 자연의 숙명이다. 인간도 이같은 숙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모습이 다를 뿐이지 문명사회를 지탱하는 힘 역시 약자의 희생에서 나온다. 어떤 면에서는 알래스카의 대지보다 더 춥고, 살벌한 곳이 현대사회인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들이 알래스카의 대지를 피로 물들인다는 이유만으로 에스키모와 인디언의 생활을 야만적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자기 자신의 범죄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244~245쪽)

 

 

결과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라는 단어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과에 상관없이 지나온 시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진정 의미를 갖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다. 그리고 이런 시간들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인생일 것이다. (299쪽)

l******e 2014.02.01. 신고 공감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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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나무
"여행하는 나무" 내용보기
여행하는 나무  제가 좋아하는 작가 호시노 미치오입니다. 알래스카 이야기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주신 분이예요. 대학생때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라는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여행하는 나무라는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보다 빨리 나온 책인데, 이제야 보게 되었어요.   일본사람으로 학생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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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나무 

제가 좋아하는 작가 호시노 미치오입니다.

알래스카 이야기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주신 분이예요.

대학생때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라는 책으로 알게 되었는데,

이번에 여행하는 나무라는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보다 빨리 나온 책인데,

이제야 보게 되었어요.

 

일본사람으로 학생때 중고책방에서 우연히 본 알래스카에 대한 책을 보고 반해

20여 년동안 알래스카에 동화되어 산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

이 작가의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시원~하고 평화로운 허허벌판위에 홀로 있는 느낌이 든답니다.

정말 무위자적한 삶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신 분이예요.

 

인생에 있어 성공이라는게 무엇인지,,

정말 잘 살고 있다는게 어떤 것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입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또 그 길을 가기 위해 행동으로 옮기는 그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저도 아이를 낳으면,,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으로 키우고싶네요..

 

여행하는 나무,

저 역시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고

자연속에 잠시 속해있는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살아야할 것 같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a*****a 2012.05.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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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멎을 것 같은 알래스카의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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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와 사랑에 빠져 알래스카에 살면서 대자연을 느끼면서 살다가 죽은 사진가이자 작가이며 일종의 철학자이다. 그의 철학은 너무나 간단하다. 대자연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자는 메세지. "빙하 위에서 잠을 지새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인생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 p. 150그가 쓴 글을 읽으면 자연에 대한 표현과
"숨이 멎을 것 같은 알래스카의 묘사" 내용보기

호시노 미치오. 알래스카와 사랑에 빠져 알래스카에 살면서 대자연을 느끼면서 살다가 죽은 사진가이자 작가이며 일종의 철학자이다. 그의 철학은 너무나 간단하다. 대자연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자는 메세지. 


"빙하 위에서 잠을 지새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의 인생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

- p. 150


그가 쓴 글을 읽으면 자연에 대한 표현과 묘사가 너무나 아름답다.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알래스카의 광할함이 느껴지면서 읽는 내내 마치 숨이 멎을 것만 같다. 나는 언젠가는 밤하늘을 빼곡시 수놓은 별을 보고 싶다. 호시노가 묘사하는 알래스카에서의 밤하늘은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다 못해 가슴을 터지게 할 것만 같다.


"손만 뻗으면 곧 닿을 것 같은 하늘이 오늘따라 유난히 가깝게 느껴진다. 저 하늘을 가득 메운 별빛은 몇만 년 내지는 몇억 년 전의 빛이다. 길고 긴 여행 끝에 바로 오늘 이곳에 당도한 것이다. 저 작은 별빛에 몇 광년의 세월이 숨어 있다니, 매일 밤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는 별빛은 우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진 페이지인 셈이다. 그러나 말로는 그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 p. 148


그는 이토록 대자연을 사랑한 사람이자 동시에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은 자기 주위의 사람들의 영향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는 알래스카에서 본 동물들을 비롯한 대자연에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알래스카에서 만나고 같이 지내면서 깨달음을 얻게 된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물이다. 이런 그가 만난 에스키모와 원주민들을 비롯한 알래스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인간 본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알래스카의 경치를 묘사한 책이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호시노의 사랑과 숭고한 감정을 담고 있는 고백서요, 자연과 함께 순수한 영혼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개해 주는 위인전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읽는 우리의 마음까지도 발전하게 하고 성찰하게 해 주는 계발서로도 볼 수 있다. 모든 파트가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평생 두고두고 읽을 책이다.




b*****x 2012.02.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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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피나무여 나를 오로라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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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째 호시노 미치오의 책을 읽었다 모든것은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행하는 나무, 등피나무......   알류산열도를 흐르고 있을 극북의 어느 해류에서 유영하고 있을지도 모를 호시노여 알래스카로 나를 데려다 주오 천사의 커튼이 나부끼는 극북의 알래스카에서 블루베리를 따다가 아기곰과 엉덩이를 맞부딪히게 되어도 놀랄것같지 않은 그 얼음의 세상으로   가고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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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째 호시노 미치오의 책을 읽었다

모든것은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행하는 나무, 등피나무......

 

알류산열도를 흐르고 있을 극북의 어느 해류에서 유영하고 있을지도 모를

호시노여

알래스카로 나를 데려다 주오

천사의 커튼이 나부끼는 극북의 알래스카에서

블루베리를 따다가 아기곰과 엉덩이를 맞부딪히게 되어도

놀랄것같지 않은 그 얼음의 세상으로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알.래.스.카

 

 


b******0 2009.10.27. 신고 공감 0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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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그곳으로의 초대
"평화로운 그곳으로의 초대" 내용보기
이제 세 챕터 남겨 두고 있다.   한 달 전 쯤에 부모님댁을 찾았다. 현재 혼자서 생활하는 곳에는 티비가 없는지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티비를 켰던 것 같다. 티비 광고를 즐겨보는 편인데, 그 가운데에 숨막힐 듯이 광할하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펼쳐지는  광고가 있었다. 잔잔한 목소리가 흐르는 것을 들으며 그 황홀한 사진 아래에 미치오 호시노 라는 글자를 보았다
"평화로운 그곳으로의 초대" 내용보기

이제 세 챕터 남겨 두고 있다.

 

한 달 전 쯤에 부모님댁을 찾았다. 현재 혼자서 생활하는 곳에는 티비가 없는지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티비를 켰던 것 같다. 티비 광고를 즐겨보는 편인데, 그 가운데에 숨막힐 듯이 광할하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펼쳐지는  광고가 있었다. 잔잔한 목소리가 흐르는 것을 들으며 그 황홀한 사진 아래에 미치오 호시노 라는 글자를 보았다. 서울로 오자마자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고 그가 쓴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 가운데 이 여행하는 나무가 내가 찾은 첫 번째 책이다. 그가 알래스카에 매료되고 이를 동경하게된 이유, 그곳에서의 삶, 혹독한 추위가 일관되는 자연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 대한 통찰들이 아주 소박하게, 진실하게 담긴 책이었다. 그는 알래스카 방문의 이유를,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알래스카의 자연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알래스카를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어하는 것이다라며 곳곳에 적어 놓았다. 문명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상처받은 심신을 자연 속에서 치유받고, 동시에 그 속에서 다시 자아를 찾아가는 것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태어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인간의 흔적이 닿지 않아서 아직까지 특별한 이름도 없는 섬들, 강으로 둘러싸인 자연 속에 자신의 삶을 맡긴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깊이와 깨달음의 정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책이다. 이 사람의 책을 읽는 내내 뼛속까지 파고드는 툰드라의 차갑고 맑은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언제나 자연 속에서 살며 자신의 죽음까지도 그 자연에 보탬이 되고 싶언던 미치오는 마지막 순간을 이루었다. 자신과 함께 살아가던 알래스카 원주민들처럼...

 

 

볼을 스치는 북극 바람의 감촉, 여름철 툰드라에서 풍기는 달콤한 냄새, 백야의 엷은 빛, 못 보고 지나칠뻔한 작은 물망초......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그 풍경에 마음을 조금 얹어서 오감의 기억 속에 남겨 놓고 싶다.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을 마음 어디에선가 항상 느끼면서 살고 싶다. 미치오 호시노,<여행하는 나무>中

e********h 2008.05.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