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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시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그의 최근에 나온 시집 제목처럼 그로테스크(1999년, 민음사)하다. 무언가 서정에 젖게도 하지 않는다. 슬픈 향수에 젖게도 않는다. 다분히 비판적이고 다분히 정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승호의 시는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회, 우리의 문화, 우리의 인간성, 우리의 부패된 현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서 잘 표현하고 있듯이 우리의 사회는 상복 허리춤에 전대를 차고 곡하던 여인이 늦은 밤에 손익을 계산하고 있다. 시체실 바로 옆에서 빈소를 지키던 사람들은 흑싸리를 던질지 홍싸리 껍질을 던질지 고민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사회를 미화하고, 사람들의 모습을 정감있게만 묘사하고 있는 여타의 시에 비에 사실적이고 고발적이며 종말론적인 최승호의 시는 우리의 미래를 예언하고 있는 예언자적 음성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세속도시의 즐거움 2 상복 허리춤에 전대를 차고 곡하던 여인을 늦은 밤 손익을 계산해 본다. 시체 냉동실은 고요하다. 끌어모은 것들을 다 빼앗기고 (큰 도적에게 큰 슬픔이 있으리라) 누워 있는 알거지의 빈 손, 죽어서야 짐 벗은 인간은 냉동실에 알몸거지로 누워 있는데 흑싸리를 던질지 홍싸리 껍질을 던질지 동전만한 눈알을 굴리며 고뇌하는 화투꾼들, 그들은 죽음의 밤에도 킬킬대며 잔돈 긁는 재미에 취해 있다. 외로운 시체를 위한 밤샘, 쥐들이 이빨을 가는 밤에 쭉정이 되는 추억의 이삭들과 침묵 속에서 냄새나는 이쑤시개를 들고 기웃 거리는 죽음의 왕. 시체 냉동실은 고요하다. 홑거적 덮은 알몸의 주검이 혀에 성에 끼는 추위 속에 누워 있는 밤, 염장이가 저승의 옷을 들고 오고 이제 누구에게 죽음 뒤의 일을 물을 것인지 그의 입에 귀를 갖다 댄다 죽은 몸뚱이가 내뿜는다 해도 서늘한 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