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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섭] 한 여성의 삶읽기와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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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거대하고도 어마어마한 제목을 단 이 책은 사실 그렇게 무겁거나 부담스러운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부제가 오히려 이 책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평론가 심영섭의 삶과 영화 그 쓸쓸함에 관하여.   난 우리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리고 그와 함께 있어 삶이 충만하다고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희은씨가 부르는' 사랑 그 쓸쓸함에
"[심영섭] 한 여성의 삶읽기와 영화읽기" 내용보기

'대한민국에서 여성평론가로 산다는 것'이라는 거대하고도 어마어마한 제목을 단 이 책은 사실 그렇게 무겁거나 부담스러운 책은 아니다.

이 책의 부제가 오히려 이 책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평론가 심영섭의 삶과 영화 그 쓸쓸함에 관하여.

 

난 우리 남편을 사랑하지만, 그리고 그와 함께 있어 삶이 충만하다고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희은씨가 부르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들으면 그 노래 가사에 빠져든다. 그 정서에 공감하기 때문에.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사랑이 끝난 사람이든 '쓸쓸함'이란 인간 본연의 감정이 아닐까 한다.

 

그렇지만 그 쓸쓸함은 궁상맞거나 비참하거나 혹은 '개나 줘버려' 싶게 떨쳐버리고 싶은 게 아니라

삶의 연륜이 묻어나고, 그래서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

 

이 글에서 심영섭씨가 말하는 '쓸쓸함' 역시 그러한 삶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본원적 쓸쓸함.

 

음... 개인적으로는 삼십 대 중반 정도의 여성, 그러니까 곧 마흔을 앞두고 잠깐 쉬며 살아온 날을 돌아보며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여성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심영섭의 글은 담담해서 오히려 생각할 여지를 준다.

나는 이렇게 살았다, 전사처럼 목소리를 높이거나

신파적으로 눈물을 짜지는 않지만

그녀가 어떻게 살았을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 나이의 여성들이라면 대부분 경험했을 이야기이니깐.

 

결혼을 했든, 아직 미혼이든,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든.

아직 늦은 때는 없다고.

삶의 열정만 있다면 바로 그 순간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모두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지만, 그냥 '요이- 땡'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집이지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점검할 수 있게 하는, 그리고 같은 여성으로서 자기 자신과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힘껏 끌어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여자는 부모가 약사였잖아. 이혼하고 애 데리고 가도 방 내줄 부모가 있었잖아.

어쨌든 그 여자는 많이 배웠잖아. 박사 공부는 아무나 하나.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물론 박사학위까지 하고 영화평론가로 일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사람은 특별한 케이스야.'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그녀는 전남편과 이혼을 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 남편의 죽음을 목도해야만 했으며

성이 다른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이것 역시 보편적 경험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이 사람의 삶을 읽으면서 여성으로서의 동질감이나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비슷한 처지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혼의 경험이든 재혼의 경험이든, 늦깍이 학생으로 공부하는 경험이든)

그래도 뭔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이 글을 통해 치유 받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덧붙임] 1. 영화평론가인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전문적인 영화평들이 많이 실리지는 않았다. 이 책은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진 한 여성의 삶의 이야기일 따름이다. 따라서 심영섭씨는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뭐 이런 것을 기대하고 책을 구입한다면 다소 낭패스러울 수 있겠다. 그렇지만 영화 보기와 삶이 명확히 분리되는 건 아니니깐.

2. 맨 뒤에 노란색 종이에 심영섭씨와 지금의 남편이 주고받은 편지가 수록되어 있다. 그런 사적인 편지를 책에 실은 의도도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읽지 않았다. 뭐랄까? 내가 관음증이 없는 걸 수도 있고... 그게 예의라는 생각? 둘만의 사랑은 둘만의 사랑으로 지켜주고 싶다는. 그럴 때 가치 있고 유의미하지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생각에서.

3. 최근에 [두번째 스무살]이라는 책을 읽었다. 여자 나이 마흔 즈음에 쓴 삶의 이야기들인데, 같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내 경우에는 그 책보다 이 책이 '마흔' 혹은 마흔을 앞둔 여성의 정서를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c*****g 2009.02.20.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방금 다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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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 반만에 읽었다..물론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히 말이다. 영화를 많이 본 내가 아니어서 모르는 영화제목과 영화배우들의 이름을 몰라 이해도가 높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좋았다. 내가 심영섭을 처음 알게 된건 몇년 전 교육방송 영화토론프로그램에서 였다 지금도 생각난다. 그녀의 굵직한 중성적인 목소리..로 논리적인 언변을 토하던..그녀 그때도 이름은 잘
"방금 다 읽었어요" 내용보기
딱 하루 반만에 읽었다..물론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히 말이다. 영화를 많이 본 내가 아니어서 모르는 영화제목과 영화배우들의 이름을 몰라 이해도가 높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고는 좋았다. 내가 심영섭을 처음 알게 된건 몇년 전 교육방송 영화토론프로그램에서 였다 지금도 생각난다. 그녀의 굵직한 중성적인 목소리..로 논리적인 언변을 토하던..그녀 그때도 이름은 잘 몰랐지만 그녀의 매력적인(?) 그 목소리때문에... 서평을 쓰는 지금도 귓가에 맴돌정도다... 책을 중독처럼 읽는 요즘 느끼는 건 여성 저자에게 관심이 가지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을 많이 읽다보니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읽었던 80퍼센트정도는 남자가 썼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좋은 책은 남녀의 구분이 상관없지만 세세한 감동을 주는 혹은 공감을 가는 글은 꼭 여성이었다. 심영섭..멀게만 느껴진 그녀 또한 같은 여자로서의 삶의 전철을 밟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드넓은 지성...그것이 너무 맘에 든다 이젠 행복하기만한 그녀... 당신의 삶을 진실하고 당당하게 세상에 내놓은 점 감사해요^^

[인상깊은구절]
시작을 어디서부터 할 지는 정말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이들이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일에 대한 나의 확신이 타인의 불확실성에 대한 요구를 넘어설 때 그건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신호와 같다. 결혼생활의 제일요건은 투명성과 상대방에 대한 신뢰이다.
j****c 2006.08.23. 신고 공감 0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