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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작가 루네르 욘손이 쓴 바이킹 비케 이야기는 독특한 모험소설입니다. 대부분의 어린이 모험소설의 주인공들은 용감하고 어떤 상황에서나 대범하죠. 그러나 비케는 정반대입니다. 아주 겁이 많고 무서운 일이 일어나면 겁에질려 덜덜 떠느라 꼼짝을 못합니다. 대신 비케의 무기는 똑똑한 머리입니다. 비케가 머리를 굴려서 생각을 하면 멋진 해결책이 쏟아져 나와요. 비케는 바이킹들이 사는 플라케라는 마을에 사는 소년입니다. 아버지는 플라케 마을의 족장 할바르입니다. 족장인만큼 가장 용맹하고 힘이 셉니다. 하지만 비케는 전혀 반대죠. 앞에서 말한 것 같이 겁쟁이이고 또래 중에서도 가장 약합니다. 싸울 일만 생기면 도망갑니다. 할바르에게 그런 아들은 영 맘에 들지 않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비케는 좋은 머리를 인정받아 족장의 아들 자격으로 바이킹 항해에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바이킹들의 모험이라는게 바로 남쪽나라로 내려가 약탈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킹에게 약탈당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남쪽 나라 사람들도 점점 바이킹의 약탈을 피할 계책을 세웁니다. 함정을 파놓기도 하고 군대를 만들어 지나가는 바이킹들에게 되려 통행세를 걷어가기도 합니다. 아무리 싸우기를 잘 하는 바이킹들이라도 점점 마음대로 하기가 힘들어진거죠. 하지만 아직도 플라케의 바이킹들은 현실을 인정할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항해도 용맹을 떨치며 사람들을 공격하고 값나가는 물건들을 약탈할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에 말한 대로 함정에 빠져 손 쓸 틈새 없이 잡히고 맙니다. 비케는 그런 바이킹들을 구해주고 상대방의 우두머리와 교섭을 해서 바이킹들이 가진 것을 팔고 값나가는 물건들을 받아냅니다. 정당하게 말이죠! 바이킹들은 결국 두 번이나 일행을 구해 준 비케를 인정합니다. 비케는 지혜로 사납고 싸울 줄밖에 모르는 바이킹들을 무릎 꿇게 한거죠. 바이킹들이 힘 세고 싸움 잘하는 사람을 우러러 보더라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린 비케는 바이킹들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람이 될 수 것 같습니다. |
접하기 쉽지 않은 북유럽 동화. 70년대에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인기를 누렸다는데 본 적은 없다. 루네르 욘손이라는 작가 이름도 낯설다. 그런데 이 책은 책꽂이에 꽂힌 모습만으로도 내게 친근하게 다가왔다. 뭔가 익숙한 다정함이라고 할까. 왜 제목만으로, 표지만으로 익숙한 느낌을 주었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이 어릴 적 읽었던 유럽 동화의 냄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읽으면 그 느낌은 더 강해진다. 유치한 듯하면서도 진지하고, 어딘지 모르게 순수한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 이야기와 캐릭터들. 풍자와 해학이 다소 노골적이지만 그게 더 가깝게 여겨지는 것도 그렇다. 한껏 미화되었거나 피부 끝에서 통통 튀는 미국식과는 다른 오래된 서양의 느낌, 그것일 것이다. 자기들은 무척 재미난 조크를 던졌는데, 받는 우리들은 5초간 생각해야 해서 금방 웃지는 못하고, 잠시 후 생각할수록 웃기다고 여기게 되는 그런 유머를 닮았다, 이 책.
비케는 바이킹들이 가장 창피하게 생각하는 '겁쟁이' 소년이다. 아버지인 플라케 바이킹들의 대장은 그런 아들이 이해되지 않지만, 그래도 아들을 무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건 비케가 반짝 반짝 빛을 낼 정도로 깊이 생각해서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지혜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사실 비케는 자기가 겁쟁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지도 않고, 용감하다는 것이 무조건 뛰어나가 피를 보는 것이라면 용감하고 싶지도 않다고 여긴다. 자기가 지혜를 발휘하는 건 어쩌면 겁쟁이라서, 방법을 생각해내야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비케는 생각한다.(독자도 동감이다.) 실제로 용맹하기는 하나 심하게 어리숙한 플라케 바이킹들은 비케가 없었으면 오래 전에 남의 노예가 되었거나 악어 밥이 되었거나 해적의 칼날 아래 희생되었을 그런 사람들이었다. 오로지 생각하는 것은 비케 혼자만의 몫이었으니 너나 없이 딱할 정도.
1편에서는 진정한 용기나 지혜, 그리고 어울려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온갖 에피소드 속에서 자못 노골적으로 주제를 드러내며 이어지다가, 2편 '독재자의 도시'에서는 그야말로 드러내놓고 사회와 인간과 일부 정치 형태를 풍자, 비난, 싸잡아 욕한다. 플라케 바이킹들은 지나가다 들른 나라에서 신분을 나눠 놓고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왕과 귀족들을 일망타진한 데 이어, 그 다음에 들어선 정권 역시 민중의 친구, 평등, 법, 질서, 지도노선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공포정치를 펴는 것을 보고 다시 돌아와 그들 역시 혼줄을 내준다. 그 과정에서 비케 무리가 숨어 버린 다섯 권력자들을 불러내는 방법이 기가 막히다. 귄터라는 시인이 비케의 아버지이자 플라케 바이킹의 대장인 할바르의 귀에 대고 이렇게 들려주었던 것이다.
"해결책이 있소.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세 마디의 마법의 주문이 있지. 이 세 마디를 속삭이기만 하면 그 높으신 나으리들이 부리나케 달려올 거요."
그 세마디는 바로 "돈이... 여기... 있다!" 였다. 과연 잠시 뒤 궁전에서 다섯 남자가 재빠르게 시장 광장으로 달려왔다. 이 대목, 웃고 넘기기에는 찔리는 면이 없지 않다. 요즘은 길 가다 봉변을 당하면 "사람 살려."라고 해서는 절대로 안 되고, "불이야."하는 것도 식상하고, 무조건 "돈이다!"라고 외쳐야 한단다!
책을 읽다 보면 절로 킬킬거리게 되고, 어느새 저 무식하고 용맹무쌍한, 그러면서 순진무구한 바이킹 속에 슬쩍 끼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초등학교 3, 4학년부터라고 뒷표지에 적혀 있는데, 그렇다. 초등학교 3,4학년부터라고만 했고, 어느 나이까지라고는 하지 않았으니 성인까지 두루 읽으라는 말이겠거니 싶다. 사실은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 싶다! 3학년 꼬마들은 그저 재미있게만 읽어도 좋다. 재미 있으니까. 그러나 곱씹을수록 생각할 거리도 많다. |
|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큰 아이의 서평입니다^^ 옛날에 용감하지만 무식한 바이킹들이 살았다. 그들의 우두머리인 할바르는 비케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머리는 좋지만 용감하지 않아 항상 창피했다. 그러나 여름 바이킹 항해에서 비케의 뛰어난 머리로 적들에게서 살아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보물을 얻고 세금도 조금밖에 내지 않아 집으로 돌아와 비케의 뛰어난 머리를 자랑하게 되었다. 무식하다. 어쩜 저렇게 무식할까. 용감하다. 어쩜 저렇게 용감할까. 바이킹들은 너무너무 한심하다. 왜 머리가 달려있는지 알것같다. 역시 악세사리 였던 것이다. 어떻게 적들에게서 살아나고 보물을 차지하고도 다시 싸우려는 생각이 들까. 죽을뻔한, 아니 노예가 될뻔한 위험에 빠지고도 저렇게 명예를 중요시하다니. 하지만 조금은 괜찮은 면도 있다. 명예를 굉장히 중요시 하더라도 어린 비케의 공을 인정하고 보물을 공정하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이다. 나도 앞으로 상대방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아야 겠다. 내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덴마크에서의 사건이다. 어떻게 비케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똑똑하다. 또 바이킹의 용사들도 연기를 정말 잘하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