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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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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에서는 역할대행아르바이트에 대해서 심심찮게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극중 등장인물 미칠은 명품중독으로 인한 사채빚을 갚기 위해 역할대행아르바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종영한 '불량가족'에서는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불쌍한 한 소녀를 감싸안는 역할대행 가짜가족이 총출동합니다. 예전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한둘씩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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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에서는 역할대행아르바이트에 대해서 심심찮게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극중 등장인물 미칠은 명품중독으로 인한 사채빚을 갚기 위해 역할대행아르바이트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종영한 '불량가족'에서는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불쌍한 한 소녀를 감싸안는 역할대행 가짜가족이 총출동합니다. 예전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한둘씩 관심을 가지던 이색직종에서 이제는 엄연히 사회의 주목을 받는 신종사업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처음엔 민원서류를 떼는 정도의 단순한 업무를 대행했던 역할대행알바는 최근 서비스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결혼식이나 장례식의 하객을 대행하기도 하고,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애인 대행이나 친구대행, 친척 대행, 아니면 가사 대행도 가능하다고 하는군요.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핵가족화가 진전되고 부부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바빠지고 무엇인가를 일을 처리해줄 사람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몸은 하나이지만 누군가의 자식, 부모, 배우자, 선배, 후배, 친척, 친구, 리더 등등 지금이라도 곰곰히 자신이 맡은 역할이 몇 개나 되는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많이 놀라실 거예요. 그리고 미처 제대로 챙기지 못해 소홀하고 있는 몇몇 역할이 떠오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 것이구요. 그리고 모든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연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OO답기 위해서 원하는 대로 말하지 못하고 행동하지 못했던 사례는 누구나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갈수록 수행해야할 역할은 많아지고 그 역할들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어질수록 역할대행사업은 커질 것입니다.   아직 사업의 초기단계이다보니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언론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자리를 비울 수 있는 자영업의 특성상 편찮으신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기가 곤란했는데 아들 역할을 대행할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진료과정 일체를 도맡아서 처리해주고 진료가 모두 끝난 다음에는 결과까지 친절하게 의뢰인에게 알려주는 가짜 아들을 본다면 이 서비스를 그렇게 색안경쓰고 볼 필요는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군요. 물론 매매춘의 한 통로로 직거래되는 사례는 걱정스럽지만 말이죠.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역할대행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배우가 되기 위해 파리로 상경한 주인공은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역할대행사업을 하고 있는 시릴에게 고용되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친딸을 잃고 시름에 잠긴 엄마의 1일 딸 역할, 결혼을 재촉하는 부모님의 성화를 잠재우기 위한 동성애 아들의 1일 약혼녀, 친구를 사귀지 못해 늘 외로움에 찌들어서 사는 여인의 1일 친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돈도 벌고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키워가죠. 문제는 고용주인 시릴이 자신의 임신한 약혼녀 역할을 해달라고 직접 고용하면서 이야기가 꼬여갑니다. 역할과 자신의 감정이 뒤섞이고 고용주이자 약혼자의 본심도 혼란스러워지는 주인공. 과연 그녀의 사랑은 진정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그로 인해 충족되지 못하는 욕구불만을 역할대행업체라는 다소 왜곡된 통로로 해소하려는 현대사회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지만 결말을 보면 역할 그 자체에 얽매이기 보다 그 역할에게서 기대되는 타인의 기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하는 것 역시 얼마나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인가요. 아무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역할수행과 관계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묻게 만드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2006.07.24. 북코치 권윤구)   인상깊은 구절 : 사실이야 어찌 되었든, 나는 내 손가락을 노인의 눈꺼풀 위에 올려놓은 다음, 최대한 조심스럽게 노인의 두 눈을 감겨드렸다. 그때 놀랍게도 노인의 입술이 움직움직하더니 "고맙소"라고 중얼거렸을 때에도 나는 혼비백산하여 그 자리에서 튀어오르는 따위의 경박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마치 내 덕분에 노인이 저승으로 건너가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적어도 내가 누구라고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노인에 대한 누군가의 사랑을 연기한 덕분인 것같았다. 그래서 나는 노인의 손을 잡았다. 돈을 받지도 않았고, 나를 바라보는 관객도 없었지만, 그래도 맡은 배역은 끝까지 충실하게 해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g*******7 2006.07.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