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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보자, 저 대륙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 잊혀진 대륙의 길을 찾아서(최연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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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국경을 넘다나는 대학시절, 유럽 배낭여행 중에 야간열차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간 적이 있었다. 야간열차였기 때문에 열차 밖 풍광은 보이지 않았고, 피곤에 지쳐 잠을 청한 나는 국경을 넘는다는 느낌조차 가질 수 없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는 내가 하룻밤 사이에 다른 나라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유럽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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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타고 국경을 넘다

나는 대학시절, 유럽 배낭여행 중에 야간열차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간 적이 있었다. 야간열차였기 때문에 열차 밖 풍광은 보이지 않았고, 피곤에 지쳐 잠을 청한 나는 국경을 넘는다는 느낌조차 가질 수 없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는 내가 하룻밤 사이에 다른 나라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렇게 유럽대륙은 기차를 통해 쉽게 국가와 국가를 이동하면서 여행할 수 있었다. 물론 책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지만, 그걸 몸으로 느낀 건 달랐다. 분단으로 인해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나라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이용한 월경(越境)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대한민국은 반도(半島)국가다. 흔히 아래로는 해양으로, 위로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말은 아쉽게도, 적어도 현재로서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남북 분단으로 허리가 끊기고 대륙으로의 길이 막혀 있는 지금으로서는 대한민국은 반도가 아니라 ‘섬’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다. 최연혜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잊혀진 대륙의 길을 찾아서》(나무와 숲, 2006)는 그렇게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비행기가 아니면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갈 수 없는, 섬이 아닌 섬에 갇혀버린 우리의 답답한 처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철도공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저자도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는 모양이다. 책 곳곳에서 그러한 느낌이 묻어나고 무엇보다 책의 부제인 “잊혀진 대륙의 길을 찾아서”라는 문장에서 그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체험’에 관한 기행문, 수필, 연구서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라는 말이 금방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렇게 비유해보자. 모스크바에서 극동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거리는 무려 9288㎞에 달한다. 이 거리는 지구 둘레(4만 8㎞)의 약 1/4에 달하는 거리다. 쉽게 말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하는 경부선 기차를 22번 이상 달리는 셈이다. 게다가 시베리아 기차는 평균 80~90㎞ 정도의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꼬박 6박7일을 달려야 횡단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여정이 아닌 듯싶다. 사정이 이러니 러시아인들도 쉽게 완주하지 못 하며, 저자의 말처럼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체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또한 여행을 하는 동안 기차 안에서 시차가 일곱 번이나 바뀌는 타임머신 체험이다. 그 기차는 6박7일을 꼬박 달리면서 국가와 국가의 경계가 아닌 대륙과 대륙, 즉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페르보우랄스크)를 통과하기도 하고, 세계 담수호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바이칼 호수도 지나간다.
이 책은 단순한 기행문 성격의 글은 아니다. 보통 기행문은 노상에서의 저자 개인적 체험을 지나치게 극대화시키는 수필이 되거나, 아니면 여행지 정보를 전하기에 바쁜 여행안내서가 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이 두 가지 성격의 글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면서 연구서 성격까지 슬쩍 곁들여 있는, 이른바 일석삼조의 글이다. 즉 저자가 두 번씩 완주를 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에서 보고 느낀 풍광에 대한 스케치와 함께 러시아의 역사 및 문화에 대해서도 좋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책의 말미에는 철도 전문가인 저자의 전공을 살려 남북철도(TKR: Trans Korean Railway)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Trans Siberian Railway) 및 중국 횡단철도(TCR: Trans Chinese Railway)와의 연결 방안 및 문제점, 파급효과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시베리아 철도의 과거 현재, 미래


특히 내가 이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일반 여행서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미국의 대륙횡단철도가 19세기 후반(1869년)에 완성된 것에 비하면 그 완공 시기가 1916년으로 상당히 늦다. 이렇게 철도의 완성이 늦어진 것은 우선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착공이 1891년에 시작된 이유도 있지만 재원 조달 및 공사의 어려움으로 공기가 계속 지연되어 무려 25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 건설비용이 초기 계획치보다 무려 3배나 증가하였고, 막상 완성이 되었지만 예측치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대한 수요는 턱없이 부족해 국가 주도로 진행된 이 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다. 결국 이로 인한 재정 부담은 제정 러시아의 몰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고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가 러시아 혁명으로 폐위되었을 때 그는 가족들과 함께 바로 자신이 직접 착공식과 준공식을 주관한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태워져 유폐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또한 시베리아 철도의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 21세기의 시베리아 철도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과거 제정 러시아와 소련 시절의 TSR이 근대 국가로의 도약과 국가 통합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면 오늘날의 TSR은 자원의 보고인 시베리아 개발의 초석으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남북철도와의 연결에 대한 논의 등 다양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으니, 부럽고 부럽구나!

한마디로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면서도 그 안에는 적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다양한 자료 사진을 보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사실 새로운 지역이나 장소를 여행할 때 해야 할 일은 어느 곳에 가서 무엇을 먹고, 보고, 할 것인지 계획하는 것보다 그 지역과 장소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대한 사전 학습이다. “아는 만큼 느낀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도 그런 사전 공부가 없으면 여행을 가도 최악의 경우 “아, 철도 한번 무진장 길구나”라는 느낌만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스웨덴이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의 고등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여행을 다닌다고 하니,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내가 여기서 부럽다고 한 이유는 그 학생들의 풍족함과 여유가 아니라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그 지리적 환경이 부럽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아직까지 그러한 지리적 환경이 주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드시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리라.

Dreams come true!!

서두에서 내가 잠시 언급했던 대학 시절의 배낭여행을 한 지도 어느 새 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었고 남북관계는 그보다 더 빠르게 바뀌었다.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었고, 개성공단에서는 남한의 자본으로 세워진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제품을 만든다. 유람선으로 시작된 금강산여행은 이제 편안하게 육로로 다닐 수 있게 되었고, 곧 개성과 백두산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다 보니 더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의 하나가 바로 남북철도의 연결과 거기에서 더 나아간 대륙으로의 연결, 시베리아 횡단철도이다.
북유럽의 고등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이용해 수학여행을 다니기도 한다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런 일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쉽게 답변할 수 없을 것이다.
대신 이런 얘기로 답해보도록 하자. 얼마 전 독일에서 2006 월드컵이 열리기 전,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을 가로 질러,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독일 베를린까지 가는 월드컵 응원팀을 만들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쉽게도 그 꿈은 현실화되지는 못 했지만, 꿈을 포기하지는 말자. 남북이 하나가 돼서, 통일열차를 타고, 대륙의 끄트머리가 아니라 대륙의 시작이 된다는 꿈을 포기하지 말자. 꿈이란 것은 이루기 위해 존재하고 꿈꾸는 자만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으니까. 언젠가는 실현될 그 꿈을 싣고 달릴 시베리아 철도가 저 멀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f********g 2008.08.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교과서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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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두번이나 완주했다는 철도 전문가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기인줄 알고 구입했다.  읽어보니 고등학교 지리와 역사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러시아 역사도 너무 자세히 나와있어 약간 지루했다.  훌륭한 책이었는데,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 달라서 약간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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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두번이나 완주했다는 철도 전문가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여행기인줄 알고 구입했다. 


읽어보니 고등학교 지리와 역사 교과서를 읽는 느낌이었다.

러시아 역사도 너무 자세히 나와있어 약간 지루했다. 


훌륭한 책이었는데, 내가 기대했던 내용과 달라서 약간 실망했다. 

c********k 2008.09.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당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철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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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만들어진 길은 영원히 존재한다.   수많은 여행길을 다니면서 나는 한번 만들어진 길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로마인의 길을 걸으며 로마인에게 다가가듯이, 사막 바람을 헤치며 지도에서 사라진 실크로드를 찾아 헤매듯이, 인류의 역사는 길에서 만들어지고, 어쩌면 그 길을 통해 기록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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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만들어진 길은 영원히 존재한다.
 
수많은 여행길을 다니면서 나는 한번 만들어진 길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영원히 존재한다고 믿게 되었다. 2000년 전에 만들어진 로마인의 길을 걸으며 로마인에게
다가가듯이, 사막 바람을 헤치며 지도에서 사라진 실크로드를 찾아 헤매듯이,
인류의 역사는 길에서 만들어지고, 어쩌면 그 길을 통해 기록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지도가 그려지고 나면 언젠가 누군가가 반드시 이 길을 찾아 나서게 되리라.
 
-시베리아 횡단철도 中. 최연혜 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매력

1. 가도가도 끝이 없는 광할함을 체험할 수 있음
2. 시베리아엔 원시의 체취가 남아있음
3. 익숙한 세상과의 단절
4. 지난 100년간의 과거와 현재 다가올 미래를 체험할 수 있음.
 - 러시아 마지막 황제의 비운의 역사가 있고 레닌과 스탈린이 망명의 길에 올랐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유형지로 끌려갔다.

  

러시아에서 철도가 가장 중요한 수송 수단인 이유

1. 에너지 효율성, 대량 수송성, 광할한 대륙을 물리적으로 통합해야 함
2. 극한의 기후환경, 여름엔 섭씨 40-50도, 겨울엔 영하 40-50도이기 때문에 도로를 건걸하고 유지 관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음.
3. 공산주의 시절 여객이든 화물이든 통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음.
4. 넓은 국토 면적에 인구밀도가 낮아 교통수요가 한정되어 있어 도로 건설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경제적 이유.

  

철도 궤간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

1. 여객이 환승하거나 화물을 환적
2. 열차 바퀴에 해당하는 대차 시스템을 표준궤에서 광궤로 바꿔다는 방법
 - 실제로는 자동화 되어 있어 단추 몇번으로 조작 가능
3. 가변 대차 시스템 이용 : 열차가 시속 30km 정도를 달리는 상태에서 열차의 궤간이 자동으로 변환되는 것

 

TKR-TSR의 경쟁력 (부산-원산-모스크바-베를린)

1. 유럽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거쳐야 되기 때문에 중국이나 만주를 거치지 않고 거치는 국가수를 적게 하여 통관 절차나 환적등에 따른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운임 협상폭을 크게 할 수 있음.
2. TSR은 전 구간이 복선 전철화 되어 있고 현재 50% 정도의 선로 여유가 있음
3. 부산항이나 인천항을 이용하지 않고 철도를 이용하면 물류비 절감과 경부축 혼잡 완화를 노릴 수 있다.
4. 러시아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다.
5. 러시아 철도부는 TSR 전 구간에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함으로써 화주를 위한 물류 정보 시스템을 설치 운용하고 있다.
6. 시베리아라는 광대한 토지와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이 지역 개발에 동참할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과도 가까워져 새로운 시장을 개발할 수 있다.

 

 

러시아의 자랑 셋 : 아가씨, 보드카, 흑빵
러시아의 망신 셋 : 남자, 도로, 기후
d*****8 2008.10.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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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철도, 현대판 아이언로드
"시베리아 횡단철도, 현대판 아이언로드" 내용보기
자고로 길이란 각기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크로드는 동양에서 서양으로 이동하는 비단이라는 막대한 이윤을 남겨주는 상품의 통상로였다. 물론 단지 상품의 교류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패러다임들이 그 실크로드를 통해 전달되어지고, 또 상호자극을 통해 발전해왔다. 하지만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소련이 등장하면서, 육로를 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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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길이란 각기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크로드는 동양에서 서양으로 이동하는 비단이라는 막대한 이윤을 남겨주는 상품의 통상로였다. 물론 단지 상품의 교류만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패러다임들이 그 실크로드를 통해 전달되어지고, 또 상호자극을 통해 발전해왔다. 하지만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소련이 등장하면서, 육로를 통한 동서양의 교류는 거의 단절이 되다시피 했었다. 하지만 그 ‘동토’의 땅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거대한 물적 그리고 인적 교류의 틀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되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끝나는 장장 9288킬로미터짜리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였다.

 

특이하게 독문학을 전공을 시작으로 해서, 경영학 공부를 하고 철도관련 업무를 하게 된 저자 최연혜 한국철도대학 교수는 바로 이 유라시아를 경유하는 현대판 실크로드라고 할 수 있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몸소 체험하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우선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장장 6박 7일간의 시베리아 대열차 경험들을 소상하게 설명해 준다. 그에 따르면 역시 시베리아 횡단철도여행의 백미는 1996년 유네스코에 의해 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이칼호수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담수호라는 바이칼호수는 26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그야말로 천혜의 보고이자,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시베리아 최고의 관광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따라 들어선 많은 도시들에 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고 보여주고 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시베리아의 초원들을 거치며, 시베리아의 파리라고 불리는 이르쿠츠크, 시베리아의 정중앙이라는 노보시비르스크, 러시아의 여제 에카테리나를 기념해서 이름붙인 예카테린부르크 등 정말 우리에게는 생소하면서도 매력적인 시베리아의 명소들을 나열해 주고 있다.

 

구 제정 러시아시절에 장장 25년에 걸친 공사기간과 엄청난 재원으로 건설된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제는 러시아 공화국의 천연자원 매장량의 상당 부분이 바로 시베리아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어수선하던 시국이 안정이 되면서,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류비용으로 동서간의 교류에 철도수송이 가장 경쟁성을 갖춘 수단이라는 것이 인정받기 시작했다. 여름과 겨울에 기온차가 자그마치 100도를 넘나드는 시베리아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차를 통한 도로수송은 경제적인 상업성이나 효율성에서 도저히 철도수송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저자는 간략하게 러시아 천년 역사를 다루면서, 철도건설에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러일전쟁을 통해, 철도수송 체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은 러시아 차르들은 최우선순위로 시베리아 철도건설에 매진하기도 했다. 게다가 차르 체제를 뒤이은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도, 사회주의 경제발전과 주민들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서라도 철도수송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이어지는 한국횡단철도(TKR:Trans Korea Railway) 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한다. 전쟁과 연이은 분단으로 대륙에서 떨어진 마치 섬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우리나라가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끊어진 철도 구간들을 복원시킨다면,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이어지는 유라시아 철도망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으로서 21세기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될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 부상할 수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철도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문제들(예를 들면 궤도의 간격 문제)이 해결된다면 기존의 운임과 물류비용들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시베리아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새로운 국부의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1942년 독일군의 블루작전의 일환으로 코카서스 지방의 유전을 목표로 했던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1941년 독소전쟁(소련에서는 애국전쟁이라고 부른다) 초기의 모스크바 사수를 위한 전투(118페이지)라고 쓴 부분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였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너무나 멀게만 느껴져 왔던 시베리아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우리의 곁에 바짝 다가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h******1 2008.06.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