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 어느 날, 나는 하학길 노상에서 말에 물린 적이 있었다. 옷 위로 팔을 물려 놀라긴 했으나 상처는 대단치 않았다고 기억한다. 대문을 들어서면서 어머니에게 그 애기를 했더니 대청마루를 버선발로 뛰어내리시던 모습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너무나도 놀라시던 표정이 어이없어서 우습기 조차 했던 일이 몇십 년의 세월에 이르러서야 정녕 수긍이 가고 자주 되살아난다. 대학엘 다니면서 나는 어설픈 글조박지들을 주무르게 되었고 어떤 건 활자로 찍혀나오기도 했는데 이때 누구보다도 내 글을 기뻐하고 아껴준 분, 말하자면 나의 대표적인 애독자는 역시 어머니셨다. 당시의 나는 어머니를 모신, 단 두 식구였고 따라서 처음 만든 글은 맨 먼저 어머니께 보여드리는 일이 나로서도 귀한 보람이었다. 내가 글을 쓸 때 어머니도 함께 깨어 계시므로 어떤 때는 더 쓰고 싶은 걸 어머니 때문에 불을 꺼버리고 머릿속으로만 글귀를 뒤척이는 일이 자주 있었다. 결혼 후에도 줄곧 한집에 모시면서 차례로 태어나는 아이들 때문에 어머니의 손에 과중한 부담이 끊이지 않았던 일 등을 더 말해 무엇하랴. 밤중에라도 어린애 울음소리가 나면 감전보다도 더 빨리 어머니가 깨어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