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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예대상식을 보며 참 흐뭇했다. 한 해 동안 고생한 연예인 아니 개그맨들이 반짝이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눈물 혹은 웃음으로 전하는 수상 소감은 언제 들어도 괜시리 내가 다 뿌듯하다. 개인과 상관없이 <개그맨>이라는 직업인을 참 좋아한다. 남에게 웃음을 준다는건 물론 자신의 자존감 향상이나 확인 등과 관련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이타적>인 행위에 해당하지 않나 생각한다. 남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정말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개그맨>이라는 직업, <웃음>이라는 건 묘한 존재라는 생각도 한다. 웃음과 울음, 사전에도 반대어로 제시되어있을 (확인은 해보지 않았음) 이 두 단어가 그 어느 것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니 참 이상하고 아름답다. 격한 웃음과 울음은 어째 낼 때의 소리도 비슷하고 슬플때 웃겨야 한다는 개그맨의 비애도 그렇고 .. 참 어울리지 않지만 그 어느 것보담 밀접한 관계다.
짐 캐리를 무척 좋아한다. 그의 영화를 모두 본 건 아니지만 그의 코믹 연기와 보통 사람보다 세 배 아니 삼십배 많은 안면근육 수를 가지고 있을 법한 표정 연기는 가히 압권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코미디 배우는 짐캐리이다. 게다가 진지하고 깊이있는 영화를 할 때도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연기를 할 줄 아니 .. 아유 좋아.
순전히 짐 캐리를 보기 위해 시작한 영화인데 원하는 대로 짐 캐리의 쇼(?)를 실컷 볼 수 있었다. 원맨쇼의 제왕이라 부르리. 초반기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나 기타 시도때도 없이 톡톡 튀어나오는 탁구공같은 그의 코믹연기에 나도 모르게 입으로 웃음 소리를 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엔간히 웃기지 않으면 소리 내어 웃지 않는 성격이다.) 그리고 그의 부인을 맡은 배우도 누군진 잘 모르겠지만 짐 캐리 옆에서 뭍히지 않고 균형있게 코믹함을 잘 살려낸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이 영화는 한바탕 신나게 웃고 즐기기에는 2% .. 아니 한 20%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코믹영화라고 시종일관 웃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 <비율>을 따져봤을때 코믹영화치고 너무 코믹하지 않은 장면의 비율이 많았고 스토리가 그닥 재미있질 않았다. 사실 웃길 때는 크게 웃겨줬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루하고 잔잔하게 보낸 것 같다. 웃길 때가 아닌 순전히 스토리를 위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부분은 차라리 속도감을 1.5배 정도 빠르리 편집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음 .. 그리고 이 영화의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사회 비판적인 시선이 의외로 진~하게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왜곡되고 불평등한 구조와 일자리 구하기의 고됨>이 영화 전반에 걸쳐 내내 무겁게 깔려 있다. 소재 자체도 그렇고 여러 에피소드들도 그런 주제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딕의 입을 통해 직접적인 대사로 전달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가 고등학교 때 연극부에서 맡았던 연극의 제목조차 <세일즈맨의 죽음>이다 ^^;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슬픔과 웃음의 미묘한 관계란 참 생각해볼 꺼리가 많다. 이 영화도 .. 슬프지만 웃기고 웃기지만 슬펐다. 사실 스토리만 놓고 생각해봤을때는 이 영화가 코믹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슬프다. 울화가 나기도 하고. 딕이 술집에서 테이블에 올라가 주정을 할 때 그의 우스운 제스쳐에 주목하지 않고 대사만 집중해서 듣고 있자면 사실 굉장히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웃기고 코믹하게 전달하는 방법 .. 내가 참 좋아하는 방법이다. 이 영화가 조금만 더 재미있고 코믹했더라면 그런 역설의 효과가 더욱 빛이 났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