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를 강타한 ‘다빈치 코드’의 영향 때문인지 여느 때보다도 프리메이슨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한 듯한 요즘이다. 의미를 지닌 존재, 즉 ‘부적’을 의미하는 단어인 ‘탤리즈먼’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사건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새로이 출현한 브루주아 계급에 의한 구 세력의 몰락을 저자들은 종교적 관점에서 재해석하였으며, 프랑스 왕의 몰락을 기독교의 참패라 평하였다. 혁명 후 프랑스 파리를 장악한 것은 다름 아닌 프리메이슨이었으며, 바스티유 감옥 터에 새로이 놓인 아시스상은 이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전부터 사회적으로 일정 정도 이상의 영향력을 갖춘 이들이 프리메이슨이라는 공공연한 소리는 존재했었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의 영화화를 둘러싼 논쟁만큼이나 공개적이고도 가시적인 경우는 드물지 않았나 싶다. 이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메이슨의 이단 여부일 것이다. 인간의 이성에 기반한 합리주의적 입장을 중시한다는 이 단체는 가톨릭 교회와 이를 옹호하는 정부 세력으로부터 숱한 탄압을 받아왔다. 저자들은 12세기에서 13세기까지 번성했던 카타리파로부터 프리메이슨 역사의 시작을 발견한다. 카타리파가 행한 성찬 의식은 초기 기독교의 영성체 성찬식과 동일했다. 10세기 불가리아에서 시작해 14세기 콘스탄티노플에서 번성했던 보고밀파 역시 기도와 찬송이라는 초대 교회의 방식을 복원해 사용했다는 점에서 카타리파의 연장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 극도의 금욕생활을 중시했던 이들 종파는 당대 타락했던 기성 기독교에 대한 반항심리를 담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선악 이분법에 입각했으며, 정신은 선이며 육체는 악이라는 반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에서 오늘날 문제시되는 근본주의적 색채에 충실했다. 프리메이슨의 직접적인 효시라 일컬어지곤 하는 템플기사단의 의식 역시 이러한 이원론적 교리에 충실한 편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로부터 프리메이슨의 역사를 시작할 수 있는 까닭은 이들 분파가 모두 지식에 기반한 믿음을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진정한 교회이자 최초 기독교 사회의 직계후손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기성 기독교 측에게 이 모든 분파는 ‘이단’이라 통칭할 수 있는 것에 불과했으며, 그렇기에 이들은 이슬람 등 타 종교와 같이 배척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십자군을 이용한 이단 색출의 움직임, 중세에 더더욱 끔직한 색채를 입혔던 마녀 사냥 등이 이들 이단을 처단하는데 사용되었던 것이 의외는 아니라 하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들 이단의 멸망이 기성 기독교의 반격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13-14세기 몽골군과 오스만투르크군의 침입으로 인해 이단뿐만 아니라 기성 기독교까지도 그 패권을 상실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엿볼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이단 종파들의 긍정적 측면이었다. 기성 기독교가 강조한 교황 교리의 무오류성에 대한 맹목적이고도 무비판적인 신뢰는 변화를 요구하던 당대의 움직임에 부합하지 못했으며, 고전지식과 근대 과학 정신을 짓밟았다. 반면에 고대 이집트 문화, 헤르메스 사상, 카발라 등 이들 이단 세력들이 관심을 보인 문화로부터 적지 않은 부분 14세기 유럽 사회에 변화를 가져다 준 르네상스의 맥락을 읽어낼 수 있었다. 르네상스를 단절 아닌 연속선상에서 파악하게 해준다고 할까나? 또한 성서를 지역 언어로 번역해 민중에 보급한 이들의 노력 역시 교황권의 추락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성 기독교에 위협적이었겠지만, 고인 물 썩어가는 마냥 부패하고 있던 기성 기독교에 정화의 움직임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할 수 있다. 실제로 후대에 이단이라 박해를 받았던 브루노나 토마소 캄파넬라의 사상은 적지 않은 부분 종교 개혁으로 계승되며, 장미십자회 역시 1630년대 파리의 철학과 과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역사는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것이라 했다. 그렇기에 지금껏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박해를 받아왔던 것들 역시 현재의 시점에서 그 이단성 여부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이 집중 조명한 프랑스 혁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시이예스, 콩도르세, 로베스피에르, 당통, 생쥐스트나 미국 독립선언서의 작성에 지대한 공을 세운 벤저민 프랭클린 등 오늘날 프리메이슨이라 칭해지는 많은 이들로부터 이성을 중시하는 과거 이단 세력의 특징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이스라엘이라는 미스터리한 국가의 건국, 세계를 경악으로 몰아넣었던 9.11 테러에까지 프리메이슨들이 그 영향력을 행사했노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만약 그런 것이라면, 프리메이슨은 이미 전 세계 지배자의 반열에 오른 것이 아닐까? ‘이단’이라는 평은 오히려 그들의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기제이고… 마치 적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더욱 인정받는 것처럼… |
| 다빈치 코드를 읽고 기독교의 이면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에 관심이 갔었다. 하지만 책을 접할 수록 프리메이슨이니, 템플기사단이니 하는 말들만 난무할 뿐 그 각각의 관계에 대해선 더욱 묘연해지고 의문 투성이만 늘어 갈 뿐이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복잡하고 장구한 이단의 역사를 깔끔하게 정리한 책이다. 그러면서도 ''신의 지문''으로 유명한 그레이엄 헨콕답게 결코 따분하거나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무척 두꺼운 책임에도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며 보더라도 남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읽는 사람을 강하게 끌어 당기면서 말이다. |
| talisman /tlzmn/ (talismans) : a talisman is an object which you believe has magic powers to protect you or bring you luck. 그레이엄 핸콕. 10년 쯤 전, [신의 지문]이라는 책으로 처음 소개 되었던 듯 하다. 고대 유적 속에 담겨 있는 신비한 현상, 놀라운 과학 기술 등을 발굴하여 자세히 기록한 책. 유사 이전에 고도로 발달한 고대 문명이 존재 했으며 그것들의 자취를 찾아 소개한 책으로서, 당시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 그 뒤로도 [신의 암호], [창세의 수호신] 등 비슷해 보이는 부류-읽어보지 않아 확실치는 않으나-의 책들이 간간이 출간되었으나, 휴대가 부담스러운 판형으로 나왔던 관계로(물론 비싸기도 비쌌거니와), 좀체 손이 가질 않았는데, 최근 그의 또다른 저작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엔 이전의 신비한 고대 문명의 주제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한 이야기다. 사실 그 제목에 상당히 끌리기도 했다. ''탤리즈먼''이라는 단어는 좀 생소했으나, 부제인 ''이단의 역사''와 책 소개글에 언급된 사항들-그노시스파, 장미십자회, 프리메이슨 등등 여러 책들에서 심심찮게 등장한 단어들이 더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우선 ''이단''과 ''이교''의 구분을 명백히 하자. 후자는 완전히 다른 종교를 의미하는 것이고 (기독교에서 본 이슬람교), 전자는 같은 종교 내에서 나타나는 서로 다른 사상, 분파이다. ''이교''의 기준은 어느정도 명백하고 객관적(?)인데 비해, ''이단''의 기준은 결국 어느 편이 큰 힘을 갖는가에 따른 것이다. 뭐 이 책이 종교적 문제를 분석 비판하려는 것도 아니고, 또 나도 그런 쪽에는 관심이 없으므로 일단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저자들은 AD 1세기 이후 끊임없이 나타났다 소멸된 이단 종파들 - 그노시스파, 마니교, 카타리파 등등이 그 원류를 이집트의 오시리스-이시스 숭배 전통에 두고 있으며, 이 사상의 흐름이 결국 프랑스 혁명과 미국의 독립 전쟁으로 이어지고, 프리메이슨을 통해 현재에도 그 전통이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오랜기간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수집 조사 분석 했다.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작품임을 느낄 수 있다. 세계사에 숨겨진 이야기, 보여지는 것의 이면에서 세상을 조종하는 사상, 암호처럼 숨겨진 상징들. 이런 것들에 상당히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순간적인 호기심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재미 위주로 이것 저것 신비한 이야기들을 골라 놓은 책은 아니다. 다양한 방법과 자료를 동원하여 저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 시키려는 책이다. 그렇기에 많은 부분 다른 연구자들의 성과를 인용하고 있으며, 처음 접하는 사상, 단체들의 이야기가 많아 좀처럼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꿰어 맞추는 연결고리들이 몇몇 부분에서는 좀 느슨한 것도 사실이고, 중간중간 논리적 비약과 추측이 가미되기도 한다. 정통 역사서로 보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가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사상의 이면에 흐르고 있는 또다른 사상-이단이라는 이름으로 감추어지고 배척받았던 사상의 흐름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연결시켜 보여주려는 저자들의 노력이 참으로 대단했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것의 이면에 무엇인가 의도된 것이 있음을 밝혀 주는 책. 루브르의 피라미드, 오벨리스크, 이스라엘 건국, 워싱턴 기념탑, 미국 1달러 지폐에 그려진 상징, 자유의 여신상, 미 국방성 펜타곤, 9-11 테러... 이것들에 대해 한번쯤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그리고 600쪽 가까이 되는 책의 분량과 2만원이 훨씬 넘는 가격을 감당할 수 있다면, 한번쯤 읽어봐서 나쁠 것은 없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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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써 보기에는 하드하고, 정서로 보기에는 접근성이 용이한 책이다...
비밀결사나, 음모이론에 익숙하며 그 지적 유희를 즐겨온 몇 안되는 국내의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혹은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류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이 책의 장점은 아는만큼 지적인 유희와 즐거움이 커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양사나 문화적 맥락 이해도가 적은만큼, 푸코의 진자에서 즐거움을 느끼긴 힘들다... 한마디로 아는 만큼 재미가 커지고, 모르는 만큼 머리 싸잡고, 이게 뭔 헛소리야 라고.. 얻는게 하나없는 시간낭비가 되기 쉬운 책이기도 하다.) 선택받은 진짜 책애호가들에게는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만, 최근 싸구려 붐을 일으킨 다빈치코드류 정도의 음모론만 아는 분이라면, 거듭 말리고 싶다. 아마 완독해도 의미조차 읽어내긴 힘들 것이다..
서양사를 50년 단위로 굵직한 사건들을 기억해 낼 수 있는 독자라면, 그역사의 편린속에 숨은 음모론들과 비밀결사나 조합의 의도역시 재미나게 캐치해서 매치시킬 수 있다. 왜그러한 소문들이 생겨났는지 왜 이러한 단체들이 이런 목적들을 지향했는지, 숨겨진 퍼즐들이 하나씩 맞춰지고 풀려질 수 있다고 할까? 에코의 말처럼 , 아는 만큼 지적인 유희의 질과 양도 커진다..
의문의 빠진 미싱링크들이 연결되는 즐거움은 음모이론들의 꽃이 아니던가...
P.S: 다만, 핸콕의 저서들이 대개 그러하듯, 잘나가다 한번씩 엉뚱한 결론가 추론으로 빠지는 부분이나, 지나친 추리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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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구성은 글쎄, 몇년동안 공동 집필이라 그런가? 아니면 너무 방대한 서사라 그럴까? 내용자체가 너무나 복잡하고 용어들의 난해함은 어쩔수 없는 책과의 괴리감을 만들어낸다.
가볍게 읽을 생각이라면 과감히 책을 포기하는게 옳을 듯 하다. 고등학교 국사처럼 내용을 정리해가며 연표를 정리하 듯이 읽는 것이 이 책을 효과적으로 읽는게 아닌가 한다.
책 내용에서 본다면 프리메이슨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딴 책을 찾는게 더욱 현명할 듯 싶다. 나 자신도 이단(크리스천 중심에서)보다는 프리메이슨에 좀더 관심이있었는데 책 내용은 제목처럼 이단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마니교니 많은 종교가 언급되고 그들의 역사와 기독교의 탄압정도라 해야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오죽하면 성경을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기독교적 상식이 충분한 상태에서 읽어야 중립적 입장에서 책을 읽어야 내용을 충분히 음미할 듯 하다. 프리메이슨? 정말 서평을 사람 낚는데 사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