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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1894 - 1963)는 ‘멋진 신세계’와 ‘섬’ 등의 소설로 알려진 영국 작가이다. ‘모크샤’는 LSD 환각 체험에 즈음한 헉슬리의 단상과 관련 인사들에 대한 편지글, 환각과 관련한 연설글들을 편집한 책이다. 제목인 모크샤 즉 moksha는 해방, 자유 등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로 비모크샤, 비묵티, 묵티 등으로도 불린다.(헉슬리의 소설 ‘섬’에 나오는 모크샤는 환각제이다. 자세한 내용은 뒷 부분에 기술될 것이다.) 힌두 전통에서 모크샤(해방)와 다르마(도덕), 아르타(물질), 카마(쾌락) 등은 삶에서 추구할 네 개의 목표들이다. 머리말을 쓴 험프리 오스몬드(Humphry Osmond: 1917 - 2004)는 사이키델릭이라는 말을 만든 정신의학자이자 헉슬리에게 불멸의 여행을 인도한 사람이다. 최초로 LSD를 합성하고 흡입한 알베르트 호프만(Albert Hofmann: 1906 - 2008)은 헉슬리가 사용한 약은 아편, 헤로인, 코카인 등 심신을 황폐화시키는 중독성 마약류가 아니라 LSD, 메스칼린 등의 환각제였다고 말한다. 헉슬리가 보낸 편지글의 주 수신자는 오스몬드 박사와 호프만 박사이다. 헉슬리는 존재하는 모든 약물들은 불안정하고 위험하기에 모든 정부들이 금지를 합창하지만 결과는 고무적이지 못하므로 필수적인 독의 효과는 지니되 몸에 나쁘지 않은 대용물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헉슬리는 이 일을 해내는 사람은 고통받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은인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말한다. 1970년대 중반 이후 LSD를 비롯한 모든 향정신성 물질의 사용은 금지되었다. 초월을 지향하는 트랜스퍼스널 심리학 진영에서는 홀로트로픽 호흡 등을 환각제의 대안으로 삼고 있다. 초월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환각 체험을 함으로써 현실이란 환영(幻影)에 지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헉슬리의 아내 로라 헉슬리는 올더스 헉슬리에게 임종은 그의 작품의 계속이자 지속되는 중요함의 마지막 몸짓이었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은 헉슬리의 의도를 잘 알게 해준다. 헉슬리는 알콜을 인간들이 고립된 자아로부터의 도피처로 사용하는 약물 중 하나로 보며 그에 의존하는 것을 하향적 초월이라 지칭했다. 헉슬리는 ‘인식의 문’에서 인간의 뇌를 여과 밸브라 규정했다. 이 내용에 대한 해설 글이 ‘모크샤’에 나온다. 인간의 뇌는 막대한 가능성의 세계에서 제한과 선택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이익이 되는 경로로 경험을 이끄는 심리적 장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과된다는 말은 일상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는 의미이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초월 및 영원을 체험할 수 있게 뇌가 조율된다는 말이다. 헉슬리는 불멸에 대한 암시를 성년기에도 지닐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을 제안한다. 험프리 오스몬드는 신비주의의 역사를 살펴보면 세간의 견해와 달리 실제적이고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사회생활도 잘 해나가는 사람들이 다수였다고 말한다. 헉슬리는 개인적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의지를 잃지 않은 꿋꿋한 사람이기도 했다. 설암(舌癌) 진단을 받고,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수술을 받지 않은 헉슬리는 1961년 초 산불로 책과 원고들을 비롯 전재산을 잃었지만 놀랍도록 활기찬 모습을 유지했다. 헉슬리는 메스칼린과 LSD가 다수의 철학적 문제들을 열어주고 강렬한 빛을 뿜어내며 미학과 종교, 지식의 이론 분야에서 온갖 방식의 의문들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평소 정신분열증 또는 측두엽 간질 환자들이 신비체험을 한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보았는데 헉슬리는 이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설명을 제시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도 무한하고 신성한 현상을 경험하지만 두려움으로 시작하는데다가 그 의식 변화가 어떻게 나타날지 몰라 두려움이 커지기에 천국이 아닌 지옥이나 연옥 체험의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 역시 천국 같은 시간을 갖지만 안심할 수 있는 일상의 평온함으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기 때문에 천국조차도 끔찍한 곳이 된다는 점에서 메스칼린 체험자들과 다르다고 헉슬리는 말한다. 헉슬리는 지옥 같은 환각의 세계도 있음을 말하는데 이는 애정 깃든 자신감과 믿음 부족의 결과이다. 헉슬리는 저절로든 약물이나 최면 등에 의해서든 환각세계에 들어가 경험하는 내용들이 각종 종교나 민간 설화에서 묘사된 내용들과 놀랍도록 유사한다는 사실을 덧붙인다. 헉슬리는 요가, 체계적 호흡법, 단식, 수면 박탈, 고행, 자학 등도 환각에 들어설 수 있는 방법이라 말한다. 헉슬리는 자비 없는 진실 숭배는 우상숭배와 같다고 말한다. 헉슬리는 사랑은 인식되는 사물이나 사람을 객체화하지 않으며 인식하는 이를 주체화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외부 세계를 욕망이나 증오의 눈으로 보게 하지 않고 기계적이고 결정론적으로 판단하지 않게 하고 감정적으로 자신의 자아를 덧씌우지 않고 주어진 현실에서 자신을 한 부분으로 파악하게 하는 사랑의 진면모를 헉슬리는 객체와 주체의 불륜이 아닌 우주적 사랑의 합일이라 말한다. 헉슬리는 환각 상태에서 바흐의 b 단조 suite와 음악의 헌정을 들었는데 그 느낌이 너무 강렬했다고 전한다. 그 체험은 헉슬리로 하여금 작품의 박자는 그대로였지만 수백년 동안이나 이어진 듯 하다는 느낌을 갖게 했고 그 음악을 예술과 감각적 창조의 발로이자 죽음의 필연성에 대한 입증인 동시에 불멸의 자기증명이며 우주의 본질적 무사함의 표현으로 느끼게 했다. 헉슬리는 바흐의 음악을 계시라 말한다. 헉슬리에 의하면 환각체험은 아직 영역 안에 있는 것이고 신비체험은 반대쪽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헉슬리는 삶 속에 드러난 개별성 속에서 비개별성을, 사고 안에서 비사고를, 관계 속에서 절대적인 것을, 제한된 것에서 무한한 것을, 시간에서 영원을 어떻게 깨닫고 배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 말한다. 헉슬리는 메스칼린이나 LSD 체험이 ‘신(神)은 사랑’이라는 명제를 자명하게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헉슬리, 하면 뭐니 뭐니 해도 ‘멋진 신세계’의 디스토피아적 문제의식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작품에는 소마(soma)라는 신비한 알약이 나온다. 더 없는 행복감을 주고 환상과 잠을 선사하는 소마 사용은 제도화된 것으로 독재자들의 가장 강력한 국민 통치 수단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한 헉슬리의 예지를 통해 빛난다. 헉슬리에 의하면 독재자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노예 상태에 만족하게 해 정치적 불안을 방지할 수 있고 흥분한 사람들에게 신경안정제를, 무관심한 사람들에게는 흥분제를, 불행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환각제를 사용할 수 있다. 헉슬리는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 아니라 아편이 인민의 종교라 말한다. 관건은 어떻게 약을 투입할 수 있는가, 이다. 헉슬리는 메스칼린과 LSD 체험으로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한 “감사는 천국 그 자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헉슬리는 LSD 체험이 창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체험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6년의 정신분석이 필요한 과정이 약물에 의해 한 시간 안에 이루어지게 된다고 말하는 헉슬리는 소설은 결국 지속된 노력의 산물이라 말한다. 헉슬리는 깨어 있는 일상의 의식이 최고의 친구이자 가장 위험한 적이라 말하며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대로 “인식의 문을 닦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만물이 인간에게 그 무한성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헉슬리가 말하는 바는 인간은 문화 덕에 지식의 방대한 축적이라는 보물과 논리적이고 과학적 방법이라는 헤아릴 수 없이 가치 있는 보물 등을 상속했지만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다른 형태의 논리를 이용하는, 내재적이고 타고난 지혜를 이용하는 다른 정보 차원의 문제라는 의미이다. 헉슬리는 영혼과 헤어진 문자는 영혼을 속박하고 마침내 죽인다고 말한다. 헉슬리는 위대한 예술가, 계시자, 신비주의자들은 인간 잠재성의 방대하고 신비한 세계를 탐험하는데 길을 놓는 개척자라 말한다. 중요한 점은 그들이 있는 곳에 우리도 갈 수 있다는 그의 믿음이다. 헉슬리의 환각 체험은 ‘티벳 死者의 書’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헉슬리의 두 번째 아내인 로라는 ‘티벳 사자의 서‘는 천국의 것이든 지옥의 것이든 어떤 종류의 환상에도 휩쓸려 들어가지 말 것을 가르치는 경전으로 설명한다. 로라는 현대 심리학이 탄생의 트라우마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강력하게 작용하는지를 알아냈다는 전제하에 만일 삶의 지속성을 믿는다면 죽음의 트라우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대해줘야 하지 않을까?란 말을 했다. 로라는 헉슬리가 죽기 직전까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는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로라에 의하면 헉슬리는 갑자기 죽음을 받아들였고 그가 가치를 인정하는 모크샤를 취했다. 로라는 헉슬리가 죽어가면서 모크샤를 요구한 것은 그가 지닌 열린 마음과 용기의 확인일 뿐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중요성의 마지막 몸짓이었다고 말한다. 모크샤는 헉슬리의 소설 ’섬‘에 나오는 환각제이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소마라는 환각제와 차원이 다른 싸이키델릭 제제인 이 약은 완전한 신비 경험을 하게 해주는 환각제이자 명상 상태에 들게 해주는 약이다.(모크샤는 버섯에서 채취한 환각제인 사일러사이빈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모두 고귀하게 태어났고, 고귀하게 죽을 자격이 있지 않은가?” 로라의 마지막 말이 ’모크샤‘의 대미를 장식한다. 자유로운 신비주의자였던 선구자 올더스 헉슬리의 ’모크샤‘가 말해주는 것은 그가 진정한 영성의 대가이자 거인이었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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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 1894~1963)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올더스 헉슬리의 작품,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에세이나 강연, 편지 등을 모아서 출간한 책이다.
환각이라면, 술에 취하는 정도와는 다른 것이겠지. 기도나 명상, 혹은 다른 특별한 방법을 통해서 자유자재로 환각의 세계를 넘나드는 사람들이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경우는 메스칼린이나 LSD 같은 약물을 통해서 그리했다. 올더스 헉슬리에게 환각은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어떤 상태를 뜻하지 않고 '인식의 문', 정신의 경계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우주와 내가 지금 여기서 일체가 되는, 일종의 열반의 상태를 체험하는 방법이었다. 헉슬리는 같은 약물도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물이 전반적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또는 인류의 집단적 각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천착했다. 전자의 경우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 후자의 경우는 '섬(Island)'에 공들여 묘사되고 있다(모크샤는 '섬'에 나오는 환각작용을 하는 약물이다).
환각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지적이고 이성적인(언어도단의 경지를 묘사함에는 헉슬리같은 작가도 어려움을 느끼긴 하지만) 접근을 한 사람에 대한 책이다. 그의 생각의 내용뿐 아니라 그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매우 지적이어서 감탄이 일어날 정도이다.
책의 편집은 무척 불만스럽다. 헉슬리의 작춤이나 강연과 서간문들을 한 장 한 장 엇갈려 배치하는 형식인데, 서간문의 내용들은 산만하고 헉슬리가 쓴 것만 있어서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들다. 시간순에 따른 기계적 배치는 책읽기를 방해한다. 지적인 작가에 비해서 무신경하기 그지없는 편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