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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기 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 세상을 만들어주실 하나님과 이 세상을 살아갈 첫번째 인간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어둠도, 빛도 없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상상할 수가 없는 그런 세상일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낮과 밤을 만드셨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하나님은 그리고 보송보송한 곳과 축축한 곳을 다음에 만드셨다. 그리고는 또 하루가 지나갔다. 하나님은 생명의 시작으로 풀과 나무, 씨앗으로부터 시작되는 생명을 만드셨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하나님은 자신과 닮은 것이라곤 눈꼽만큼도 찾지 못해 불행해 하는 인간을 위해 동물들을 만드셨다. 인간은 만족해 했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하느님은 이 인간에게 존재감을 심어주기 위하여, 여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가고, 하느님은 그 다음 날 아무것도 만들지 않고 오직 쉬기만 하셨다. 그러고는 1주일이 지났다. 하나님과 모든 세상은 만들어졌다.
세상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은 성경을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모든 것을 알 수가 있다. 귀여운 강아지들도, 재롱부리는 고양이들도, 말하는 앵무새와 날아다니는 잠자리도 하나님이 안 계셨다면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나조차도. 내가 생겨난 것은 어쩌면 하나님이 만들어낸 기초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세상을 만들어주신 하나님이 무척 감사하다. |
| 천지 창조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몇 권 접해 보았는데 이 그림책은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 아무도 없었다... 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었으며, 오직 ''하느님과 나뿐(그들이 앉은 의자도~)''이었다는 형식으로 화자인 나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하느님 역시 위대하면서도 근엄한 모습이 아니라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들고 "좋아~'', "그래, 그래."하고 말씀하시곤 한다. 하느님이 무엇을 창조할 때마다 ''나''는 그것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대하기보다는 희한한 우연일거라 여기며,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없었을 때는 하느님과 나는 아주 작다고 여겼는데, 하느님이 낮과 밤을 만드신 순간, 하느님이 자기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뿌루퉁한 모습으로 인정하기 힘든 사실을 부정하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듯이 결국 어떤 일이든 생기는 거라고 말을 한다. ''나''는 그림 상으로는 어른 분위기를 풍기는데 하느님에게 이것저것 따져 물어보고, 심통을 부리는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간다. 생명이 시작되자 ''하느님은 기쁨이며 모든 것''인데 ''나는 형편없이 생긴 데다 아무 짝에 쓸모없''다며 점점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깨달아간다. 개인적으로 관련 종교를 믿지는 않지만 나는 낮추고 신을 경배하는 것이 신을 믿는 종교인의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하느님의 손끝에서 생겨난 동물들을 보며 ''나''는 진심으로 좋다고 말하지만 하느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에 엄격하나 ''나''에게는 그렇지 않는 하나님은 자신이 실패작이라고 외치는 나를 가리키고 이어 다른 곳을 가리킨다. 그러자 ''엄지손가락을 몇 번이라도 세울 만큼 대단한 일''이 생긴다. 유아가 소화해 내기에는 글의 분량이 제법 되는 작품이지만 글을 읽다 문득문득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그림책이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그림 작가인 볼프 에를브루흐가 그림을 그렸는데 아무 것도 없던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림 전반에 걸쳐 여백이 많은 비중--콜라주 기법을 쓴 부분도 있음-을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