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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 작가의 책이라곤, 류진운의 <닭털 같은="" 나날=""> 밖에 안 읽어봤지만,
물론 고대 중국 작가의 책도, <삼국지> 밖에 안 읽어봤지만,
역시 중국은 축구나 반도체보다는 우기기와 소설이 앞서는 것 같다.
류진운의 <닭털 같은="" 나날="">을 읽을때 고단한 중국 인민의 삶이
절절하고 능청맞게 보여져 그 페이소스에 장단을 맞추었는데(기실 우리랑 다르지도 않다.) 이번 쑤퉁의 <이혼 지침서="">(3가지 소설 중 특히 ''현대의 우화''계열의 이 작품)야말로 그 능청맞고 은근샐쭉한 ''이혼만이 해결할 삶''을 사는 소시민의 억화심정을 잘 보여준다. 그 날섬이 류진운보다 더 기차다.
<이혼지침서>의 모두는 천박하다. 혹은 구역질이 난다. 이혼이라는 화두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지침은 쓸모가 없다. 천박한 인생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거나 하는 우리들의 거울에는 코딱지가 발려있을 뿐이다.
<처첩성군>은 상징적 문체로 특히 인상적이다. 4명의 여자들의 각각 캐릭터가 돋보이면서 이 성군 같은 처첩의 빅뱅을 역시 은근무쌍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능란함이 돋보인다. 영화를 못봐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상징성 가득한 이 작품을 5세대 감독들에게 지탄받는 해외용 감독 장이모우가 얼마나 승화시켰을지 내둥 궁금할 수밖에.
쑤퉁의 다른 작품들 역시 기대가 된다.
이런 소설집이 잘되면 장편들도 소개가 되려나 모르겠다.
좋은 작품을 소개해준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다만 표지디자인의 능청맞고 직설적인 짜임새는 책의 내용을 잘 살린 것이어서인가?
좀 더 세련되게 만들면 손이 더 갈 것 같다.
충분히 세련된 쑤퉁의 문학처럼. [인상깊은구절] "세상이 발전하다 보니 일본인들이 이런 라면까지 발명했군. 덕분에 이제 여자가 남자를 굶기는 것도 불가능해졌어."처첩성군>이혼지침서>이혼>닭털>삼국지>닭털> |
| 쑤퉁의 소설집 <이혼지침서>는 책표지의 얄팍함으로 인해 <단백질 소녀="">풍의 소설인가, 아니면 <허삼관 매혈기="">나 <닭털같은 나날=""> 풍일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가 사버렸다. 단백질 풍은 아니었다. 굳이 골라야 한다면 매혈 풍 보다는 닭털 풍에 가까운 느낌이다. 모두 세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1. <처첩성군(妻妾成群)> 이 제목은 아내와 첩들이 무리를 이룰 만큼 많다는 뜻이라는데 영화 <홍등>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물론 안 봤다. 장예모-공리 커플의 영화는 이제 <붉은 수수밭=""> 정도나 기억날까, 참으로 아득하다. 생각해보니 그 한 때 장예모 바람이 불었던 적이 있다. 극장에서는 장예모가, 공리가 붉은색으로 휘두르고 <대지> 같은 중국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하도 진지해서 나중에 <당백호점추향>에서 주성치 상대역으로 나온 공리의 코믹한 모습에 공리도 주성치 영화를 찍었단 말인가 잠시 의아해한 적이 있다. 하긴 <가유희사>에서는 주성치와 장국영, 장만옥도 나왔다. 그런데 양조위는 주성치와 찍은 영화가 있었던가. 아, 얘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샜다. 이 소설은 비극적인데 희극지왕 주성치로 흘러가다니. 다시 <처첩성군>으로. 쑹렌은 열 아홉 살의 나이에 쉰 살의 천줘첸의 넷째 마님으로 들어온다. 가세는 계속 기울어가는 천 씨 가문의 후원에는 자색꽃이 피는 등나무 아래 깊은 우물이 있다. 우물은 끊임없이 쑹렌을 부른다. 읽는 동안 자꾸 붉은 옷을 입은 공리가 그려지고 자꾸 장예모 풍의 진지한 풍경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옛스러운, 어딘지 세련된 맛은 좀 떨어지지만 고풍의 분위기 말이다. 하늘이 검은 보랏빛이 되어 빗줄기를 뿌리고 창 밖으로 자색꽃이 핀 등나무 아래 깊은 우물이 있어 빗소리는 오롯이 우물로만 가는 낮에서 밤으로 가는 저녁 나절, 비와 그녀의 우울 밖에는 아무것도 없어 세상 모든 소리는 빗소리밖에 없는 그런 풍경. "꽃은 꽃이 아니고 사람은 사람이 아니니, 꽃이 바로 사람이고 사람이 바로 꽃이에요. 이 이치를 모르세요?" "사람은 다 똑같아요. 자신의 희로애락이 무슨 영문인지 모르죠." 2. <이혼지침서> 어느 겨울날 아침, 불현듯 이혼을 결심한 양보는 이혼을 결심한 이후로 올곧하게 이혼만을 향해 나아가지만 쓸데없는 오기, 작은 정의 조차 번번이 무너진다. 왜 그거 있잖은가, 그냥 꺾으면 그만 인데 그게 이상하게 꺾이기 싫어서 끝까지 사수하려고 하는, 그렇다고 뭐 크게 사수할 만한 정신도 아닌, 나도 어쩔 수 없는 쓸데없는 오기 말이다. 여하튼 우리의 양보 씨는, 위자료 줄 돈을 굴욕적으로 빌리고, 처형들에게 얻어터지고, 애인에게는 봄이 되기 전에 이혼하라는 소리에 시달리면서 어떻게든 이혼을 하려고 기를 쓰지만 이혼 하나 뜻대로 이루지 못하고 봄이 온다. "이 겨울이 재수없는 계절이라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는 재수없는 계절에 맞설 방도가 없었다." 3. 등불 세 개 중국 내전을 소재로 한 오리치기 바보 비옌진의 이야기. 13 여단이 가는 곳마다 작은 고깃배와 가마우지, 병든 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13 여단이 밀정이 아버지가 자신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배에 등불 세 개를 매다는 소녀와 마을 사람들이 13 여단을 피해 피란을 갈 때 오리를 찾는다며 마을에 홀로 남은 바보 비옌진이 겪는 이야기는 누구나 짐작가듯 결말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충직한 바보 캐릭터가 주는 가슴 뻐근함에 잠시 그만.이혼지침서>처첩성군>가유희사>당백호점추향>대지>붉은>홍등>처첩성군(妻妾成群)>닭털같은>허삼관>단백질>이혼지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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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에 조금은 거리를 두고 싶어 지는 시점에서 중국 소설을 만나기로 했다. 이름은 더러 들어 봤지만 중국 소설은 아직도 조금은 낯설었는데 이번에 쑤퉁의 소설을 통해 한 동안은 중국 소설로 여행을 하게 될 것 같아 행복한 기분이 들게 한 소설이다.
처첩성군, 이혼 지침서, 등불 세 개란 제목으로 풀어낸 쑤퉁의 이야기였다.
처첩성군은 오래 전 영화로도 상영 되었던 홍등의 원작이라고 했다, 감상평에 영화 보다 원작이 훨씬 좋았다는 평을 듣고 읽어 봐도 좋을 거라 생각을 했다. 나 역시 공리를 좋아해서 보긴 했는데 기억이 그닥 감동적으로 남아 있지 않았던 터라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홍등을 읽어 보고 싶었는데..역시 영화 보다 훨씬 훌륭했다. 영화 속에선 첩들이 남편을 서로 차지 하기 위한 몸부림정도만이 기억에 남았는데 원작인 처첩성군에선 그렇게 살아 갈 수 밖에 없는 여인들의 외적인 모습 만이 아니라 마음의 모습을 너무도 잘 묘사하고 글의 문장에서 뿜어 오는 생동감이 주인공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 여인들의 삶에 아픔이 묻어 나오는 감정이 나에게로 까지 전달 되어 오는 느낌을 받았다.
이혼 지침서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였는데 이혼에 대한 멋진 가르침이 있는 줄 알았다 결론적으론 물론 아니다..이혼을 하기 위한 지침서는 없었다. 그렇지만 부부의 문제, 사람과의 관계 자기 삶에 대한 지리멸렬한 생활의 연속 됨에 벗어 나고자 했던 돌파구의 하나로 이혼이란 문제가 터지게 되고..그 속에서 소시민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혼이란 화두로 익살스럽게 이야기 한건 아닐까 하는 내 식으로 생각 할 수 있는 생각의 공간을 만들어 준 재미난 소설이었다. 그리고 등불 세 개까지 그의 소설엔 중국의 사회적 역사적으로 부조리에 대한 비판이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문장으로 너무 잘 녹아 있었다. 그래서 울어야 할 장면에서 웃음도 묻어 나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쑤퉁의 눈을 통해 중국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생동감 있는 문장과 익살스런 표현 그리고 해학이 담긴 소설들을 당분간은 계속 찾아 읽게 되지 않을지...
쌀도, 홍분도 읽어야 겠다.
그의 글..참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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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쑤퉁의 [이혼지침서]는 우연한 계기로 인해 읽게 되었다. 중국작가라는 낯설음과 제목이 주는 뉘앙스로 인해 읽기를 꺼려했다가, 몇군데의 책소개와 이 책이 세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이라는 점, 그리고 그 중 한편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영화의 원작이라는 점 등이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읽으면서도 이 책에 대해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다. 무엇보다도 중국소설이라는 생소함때문 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처음 한편을 읽으면서 그 기대는 기쁨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은 단숨에 세편의 이야기를 모두 읽어버렸다. 책을 읽은 후 작가 "쑤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중국영화는 상당히 많이 본 나지만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그랬던것 같다. 그는 중국 문단의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 중 한명이라는 사실과 가장 잠재력있는 작가로 선정 되었으며, 그의 작품들이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등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간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나이가 나와 같은 나이라는데에 약간의 부러움이 더해졌다. 최근 나는 주로 일본소설을 읽는다. 묘한 중독성으로 인해 다른 곧으로 옮겨가기가 쉽지 않다. 일본소설은 무거운 이야기도 가볍게 풀어내는 맛이 있는 것 같아 좋다. 인생의 어려움이나 사회의 어두움을 가볍게 승화시키는 것에 반해 중국의 소설은 무거우면 무거운대로 슬프면 슬픈데로 있는 그대로 아니 오히려 더욱 더 그 무게를 가중시켜 승화시키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이는 그 나라의 사회상이나 국민성과도 연관이 있는 듯 하다. 쑤퉁의 이야기책 [이혼 지침서]는 세편 모두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마치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향이 코끝을 찌르며 오래 남듯이, 쑤퉁의 이야기는 진한 메아리가 되어 가슴속에 가득 남는 듯 하다. 세편을 한 단어씩으로 표현한다면『처첩성군』은 영화같은 - 사실 영화로도 나왔지만 - , 『이혼 지침서』는 우화같은, 그리고 『등불 세개』는 동화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세편 모두 다루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운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첩성군"은 부인과 첩들의 슬픈운명을, "이혼 지침서"는 이혼을 원하는 남편과 그 반대의 아내 사이에 벌어지는 부부의 운명- 사실 운명이라고 까지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어찌보면 부부의 인연도 운명이라면 운명이니까 -, "등불 세개"는 한가족과 한 아이의 가슴저린 운명을 다룬 작품이라 볼 수 있겠다. 또한 이 책은 한 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래서인지 세권의 책을 읽을 듯 마음이 풍성해짐도 보너스로 받을 수 있다. 세 작품의 자세한 내용을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단지 각 단편이 주는 느낌만 아래에 한 줄로 정리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읽는 독자의 몫으로 남기고 싶다. 중국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거나, 새로운 느낌의 책을 보고 싶다거나, 숨겨져 있는 책을 발견해보고 싶다거나, 슬픈 내용의 책을 접해보고 싶다거나, 오랜 여운이 남는 작품을 읽고 싶다면 주저없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나에게 일본소설 위주의 독서습관에서 벗어나 다른 나라의 소설로 옮겨가게 만든 책이기 때문에 더욱 추천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등불 세개』를 권하고 싶다. 하지만 나머지 두 작품도 만만치 않은 재미를 주는 책이다. 쑤퉁의 또 다른 작품이 기대된다. 중국여인들의 가슴아픈 운명을 잘 표현한 영화같은 이야기 하나 -『처첩성군』 이 시대가 처한 부부의 문제를 우화로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둘 -『이혼 지침서』 슬픈운명을 동화로 승화시킨 작가의 글솜씨가 놀라운 이야기 셋 -『등불 세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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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첩성군>과 <이혼지침서>,<등불 세 개>의 작품이 실려 있는 얇은 작품집이다. 표제의 제목이 좀 가벼운 세태풍자소설처럼 보여서, 그 동안 읽기를 미뤄 두었던 쑤퉁의 초기작들을 <나, 제왕의 생애>를 읽고 나서 이제야 거슬러 읽었다.
공리 주연 영화 <홍등>의 원작으로 유명한 1989년작 <처첩성군>은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50대 부자의 네번째 부인이 된 19세 여대생 출신 첩 쑹렌이 미쳐가는 과정을 다루고, 1991년작 <이혼지침서>는 제목과 달리 이혼에 실패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슬픈 동화같은 <등불 세 개>는 1994년 작으로, 1940년대 중국 국공내전 당시 시골마을 오리치기 소년의 전쟁경험을 다루고 있다.
세 편의 소설 모두 중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피치못할 상황에 처한 개인의 심신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가,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최근 장편 <나, 제왕의 생애>에 보이는 요소들을 이 초기 작품집에서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작가는 같은 중국소설가인 위화에 비해 인간의 권력관계를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또한 <처첩성군>의 우물 장면 같은, 잔혹하면서도 몽환적인 묘사력이 주목할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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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쑤 통의 소설 세 편이 담겨져 있다. <처첩성군>은 한 여대생이 첩으로 들어가서 첩들간의 암투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그려낸 소설이다. 순진했던 대학생이었던 그녀는 천저췐 사랑을 받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 입을 맞추는 교태스러운 첩으로 변하고, 나중에는 '미친 여자'가 된다.그녀가 처첩제도의 울타리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갔는지 긴장감있는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읽어나갔다. 특히 마지막 부분 우물에 뛰어내리지 않겠다고 중얼거리는 모습에서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이혼지침서>는 일상의 무기력함에 빠진 주인공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이혼하려고 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 '양보는'모든 것이 답답하다. 방 안의 시큼털털한 냄새, 누렇고 까칠한 아내의 얼굴, 시끄럽게 울어대는 아이, 이 모든 것이 견디기 힘들다. 그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아내에게 이혼하자고 하지만 나약하고 정직한 그에게는 이혼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 양보의 답답함과 무기력함이나에게도 그대로 느껴지며 그가 이혼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소설을 읽을수록 이혼이 과연 그에게서 무기력함을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불 세 개>는 전쟁 중에 마을에서 오리를 치는 소년과 배를 타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전쟁은 소녀에게 아버지를 빼앗아 갔고, 비엔진에게서는 소녀를 빼앗아갔다. 분명히 전쟁을 하고 있는 마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도, 널린 시체들과 피묻은 군화보다는 소녀가 비엔진에게 물고기를 준 장면이 더 기억에 남고, 총성이 울리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풍경보다는 평화롭고 포근한 마을의 풍경이 그려진다.소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비엔진이 죽은 소녀를 찾아나설 때 비로소 전쟁이 그들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간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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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는 '위화'와 '쑤퉁', 이 둘은 나이도 비슷하게 60년, 63년생 아직은 40대 후반의 젊은 문인들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중국 선봉파(전위파, 아방가르드파)의 기수로 서구 문학의 자양분을 흡수하고, 중국 전통 문학의 에너지를 되살려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던 이들은, 90년대 이후 상업문학 조류의 발맞춰 작품의 문학성과 대중성을 결합시키는 전향적 작업을 진행시키며 수많은 독자들을 확보한 인기 작가들이다. 그래서 중국 현대문학을 접하는 사람치고 '위화'와 '쑤퉁'을 빼놓고는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위치는 현재 철옹성처럼 확고하다.
2. <이혼 지침서>, 현대적 삶의 애환이 담긴 결혼과 이혼에 대한 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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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퉁 소설로 두 번째 만남이다. 세 편의 소설 중 <이혼지침서>를 보면서 웃음이 났다. 사실 전혀 웃기는 장면이 없는데도 웃음이 난 이유는 이혼에 매달리는 양보라는 남자가 한심해서다. 그리고 양보의 아내는, 남자들이 보기에 지독한 아줌마로 여겨지겠지만 굉장히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한다. 흔히 드라마에 등장할 법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결국에는 이혼할 힘이 없어 양보는 이혼을 포기한다. 이름도 양보다. 마치 이혼을 양보했다는 의미 같다. (물론 중국 이름이니 전혀 다른 뜻이겠지만) 분명 결혼할 당시에는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했을 아내가 애 낳고 살다 보니 (겨우 두 세 살배기 아이) 일상이 너무도 지극지긋하고 아내의 모습도 꼴 보기 싫어졌다는 남편은 정말 패 주고 싶다.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진짜 패 줘서 속 시원했다) 이런 남편들은 순수하게 이혼을 원한다고 하지만 꼭 그 뒤에는 내연의 여자가 있다. 여자가 가전 제품도 아니고 갈아치우려 하다니 괘씸하다.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다 변한다고 해도 사랑은 변하면 안 되는 거라고 여자들은, 아내들은 믿고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책 <이혼지침서>를 보고 흥분한 양보는 소리친다. 이 책은 가짜라고. 그럼 당신의 인생은 진짜인가? 워낙 이런 이야기는 흔해서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쑤퉁만의 이야기로 색다르게 전해지는 것 같다. 제목만 보고 잠시 착각했던 나를 대신하여 양보가 알려준다. <이혼지침서>는 이혼을 하기 위한 사람들이 읽는 책이 아니다.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한 당신, 이혼은 꿈 꾸지도 마라. 이혼이 얼마나 힘든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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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퉁의 <이혼지침서>는 3편의 중,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처첩성군(妻妾成群)>은 1989년작으로 아내와 첩들이 무리를 이룰 만큼 많다는 뜻으로 축첩제도의 현실과 그 속에서의 여성의 정체성의 변화를 담은 이야기로 영화 <홍등>의 원작 이라고 한다. 쑹렌은 열 아홉 살의 나이에 쉰 살의 천줘첸의 넷째 마님으로 들어온다. 본부인 위루는 정실의 권위로 젊은 첩들을 호령하고, 둘째 부인 줘윈은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셋째 부인 메이산은 타고난 정열과 자유분방함의 소유자로 외로움을 참지 못해 비극을 자초하고 만다. 그리고 넷째 부인 쑹렌은 한때는 순진한 여학생 이었지만 애교스러운 첩으로 앙칼진 질투의 화신으로 자포자기한 광인으로 점점 변해가는 모습이 실로 안타깝기만 하다. 가세가 점점 기울어가는 천 씨 가문의 후원에는 자등(보랏빛 꽃이 피는 등나무의 종류) 아래 깊은 우물이 있는데 그 우물은 끊임없이 쑹렌을 부른다.
전생에는 미녀로 나서 기구하게 죽고
지금 행복한 부부의 연도 가버렸다네
박복해라 내 님은 기별도 없어
꽃과 달 보고 우니 몰래 슬픔 더해라
베개맡 눈물은 모두 계단 앞 빗방울로
창문 너머 하염없이 똑똑 떨어지네
산 위에 또 산이 있어
내 님은 언제 돌아오려나
차라리 망부석이 되고 싶어라
한 마디 소식 전하기가 그리 어려우신가
화려한 뿔베개, 비단이불이야 늘 있지만
외로이 잠들어 한기를 못 이길까 두렵네.
<이혼지침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면서 세가지 단편들중에서 시대적 배경과 구성이 다른 작품이다. 옮긴이는 ’현대적 우화’라고 표현하였는데, 그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은 약간은 우유부단한 ’양보’라는 지식인이 주인공이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환멸을 느낀 양보는 아내 주윈과 이혼하려 한다. 그의 아내 또한 주인공을 사랑하는것은 아니지만 이혼만은 완강히 거부하게 되고, 양보는 이혼을 거부하는 부인과 종용하는 애인 위츙 사이에서 힘들어 한다. 부부의 문제, 사람과의 관계, 자기 삶에 대한 지리멸렬한 생활의 연속 속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돌파구의 하나로 이혼이란 문제가 터지게 되고, 그 속에서 소시민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이혼이란 화두로 익살스럽게 이야기 한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양보는 진열대에서 리오진의 저서 <이혼 지침서>를 발견했다. 그는 진열대 위로 거칠게 책을 내던졌다.
“이 책을 사지 말아요. 속으면 안 돼요. 아무도 이혼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없어요. 이 책은 죄다 개소리예요.”
<등불 세 개>는 순진하고 바보같은 오리치기 비엔진의 이야기 이다. 전쟁이 터져 마을 사람들이 다 피난을 가는데도 혼자 마을에 남아 그의 오리들을 지킨다. 그러다가 13 여단이 가는 곳마다 작은 고깃배와 가마우지, 병든 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13 여단의 밀정인 아버지가 자신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배에 등불 세 개를 매다는 소녀 샤오완. 죽음과는 무관할 듯한 씩씩한 소녀. 그 소녀가 그리워 강을 따라 하염없이 걷는 비엔진에게 전쟁은 불덩어리를 몰아오는 운명이다.
“당신들 100명을 다 합쳐도 샤오완 한 사람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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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촉한 눈빛을 가진 작가 쑤퉁의 소설이다. 우수에 젖은 눈이라고 표현하면 더욱 적절한 듯 싶다. 사람의 눈빛에 감정이 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만든 작가가 쓴 책이다. 잘 생긴 작가이다. 작가를 외모를 두고 판단하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퍽이나 핸썸한 얼굴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작가 중에 비록 흑백사진으로 본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남형의 황순원, 곱상한 외모의 윤동주 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면서 '글도 잘 쓰고 외모 또한 완벽하구나' 하면서 감탄한 적이 있는데 쑤퉁이라는 중국 작가 또한 외모와 글 솜씨는 모두 뛰어난 작가라고 소개하고 싶어진다. 로랭의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각품 손동작과 비슷하게 얼굴을 괴고 있는 작가사진이 마음에 든다. 개성있는 캐릭터. 생동감 넘치는 묘사.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 등이 가득한 쑤퉁의 작품은 여러번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내가 본 작품으로는 장이모가 감독하고 중국 대표 배우 공리가 주연 '홍등'이라는 영화이다. 아마도 그 영화를 본 것은 중학교 시절이였을 것이다. 일요일에 방영하는 명화극장 시간에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들을 순위를 정해서 해 준적이 있었는데 우연하게 '홍등'을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봤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이혼지침서>에는 쑤퉁의 작품 '처첩성군, 이혼지침서, 등불 세개' 이렇게 세 작품이 담겨져 있는데 '처첩성군'이 영화 '홍등'의 원작이다. 처첩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여인들의 고통과 갈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고전 소설 <사씨남정기>와 관련지어 생각해보면서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축첩제도가 한 인간(여성)의 심리를 얼마나 황폐화 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여성들의 차별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일부일처제도를 실행되는 시대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기쁘다. 영화와 책 둘다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은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책과 영화의 경우 서로 다른 매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묘한 차이를 통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색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작품의 경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퇴마록>의 경우 원작에 비해 영화의 호응도는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 보통 독자들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원작이 뛰어난 작품일 수록 영화로 만들어질 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원작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어떤 감독의 손에 거쳐서 만들어지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의 차이도 크고 각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고르고 선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처첩성군>이나 <홍등>의 경우는 독자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다. 책 속에서 제시된 여인들의 미묘한 심리를 영화 속에서 실력있는 감독 장이모와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를 통해 적절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여성을 서로 적이 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바로 남성이다'라는 사실을 알게 만드는 작품이다. 남성을 두고 벌이는 목숨을 건 여인들간 사투는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한 남자를 두고 여성들간 다툼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질투와 반목을 통해 드러나는 잘못된 사회제도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세심하고 강렬하게 표현한 작가의 실력이 부러울 뿐이다. 시점 선택이나 내용 전개면 어느 것 하나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다. 그리고 결말처리 부분도 마음에 든다. 주인공이 불행한 삶과는 전혀 상관 없이 여전히 남편은 5번째 부인을 들이면서 끝나는 것을 통해 개인의 삶과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용인된 축첩제도 속에서 아내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는 전혀없이 단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나이 어린 첩을 들이는 남편의 태도를 보면서 화가 치밀었다. 사회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의 얼마나 불행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쑹렌의 불행은 그 시대의 살아가는 여성의 불행한 삶을 드러내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 그녀 한 사람으로 국한된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당시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했고 견디어야 하는 고통인 것이다. 쑤퉁이라는 남성 작가를 통해 당시의 여성의 비극적인 삶이 생생하게 재생되어 독자에게 전달되는 작품이다. <홍등>을 보고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책으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