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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다시 보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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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는 책, 영어로는 BOOK, 한자로는 冊   책과 book은 익숙해도 한자는 좀 생소했다. 그래서 좀 신기해보이는 이 글자가 정말 책이 연상되는 걸까하고 보고 또 보았다. 자꾸만 보니 어쩐지 책을 꿰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책을 걸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좋아하는 이는 '책'은 보기만 해도 눈이 커지고 듣기만 해도 고개가 절로 돌아가고 책표지를 스윽 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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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는 , 영어로는 BOOK, 한자로는

 

책과 book은 익숙해도 한자는 좀 생소했다. 그래서 좀 신기해보이는 이 글자가 정말 책이 연상되는 걸까하고 보고 또 보았다. 자꾸만 보니 어쩐지 책을 꿰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책을 걸어놓은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좋아하는 이는 '책'은 보기만 해도 눈이 커지고 듣기만 해도 고개가 절로 돌아가고 책표지를 스윽 훑고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왠지 좋다. 그렇다고 해서 심각한 책중독, 활자중독까진 아니고 그냥 좋은 것일 뿐이다. 그래서 한번 읽고 못읽거나 아예 읽지 못했거나 도저히 언제 읽을지 알 수 없을 것 같은 책들도 항상 곁에 둔다. 언젠가는 읽을 거라면서... 헌데 몇년동안 그렇게 책과 함께 생활해본 바(실은 지금까지 계속 끼고 살지만), 진짜 좋아라하는 책이 아닌 이상 두 번 읽는 것도 어렵다. 아예 안 읽은 책들은 읽지 못했기에 두는 것이라지만 읽은 책들은 왜 계속 곁에 두는 것일까...?

 

이는 읽을 책이 한가득 있으면서도 미지의 것에 대한 왕성하다못해 넘치는 지적 호기심으로 자꾸만 사들이고 빌려오는 것과 같은 이유일 테다. 그리고 선물로 받은 책이라면 더더욱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이자 소중한 추억의 한 조각이기 때문이다.  

 

그 책의 내용이 좋으면 좋을 수록 추억은, 기억은 더욱 오래간다. 그리고 미처 읽어주지 못한 책들은 미안함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기엔 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고 우리는 순간순간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긴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렇기에 '책'에 대한 책은 매우 매력적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는 책을 어느 정도 읽어왔고 어떤 책을 읽었으며 얼마 만큼 좋아할까...?란 궁금증이 몹시 드는 까닭이다.

 

실은 이 책도 다른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거기서 우연찮게 이 구절을 발견했기에...


 

[ 한 아이가 있었다.
  모처럼 용돈을 받은 아이는 밤새 그 돈을 꼭 쥔 채 잠은 설친다. 어서 날이 밝았으면...
  마침내 아침이 왔다......(중략)......책을 가슴에 꼭 품고 그저 달릴 뿐이다.
  아이의 가슴은 이미 책을 읽고 있다. ]p28


 

아이의 마음이 나와 같았다. 학교 다니던 시절, 아마 중학생이었을 즈음 몹시 읽고 싶은, 갖고 싶은 책이 있었다. 신간이라 도서관에서도 구할 수 없던 책을 엄마에게 며칠을 졸라 사게 되었을 때 그 기쁨이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집에 이미 수많은 책을 두고도 그 책 하나가 갖고 싶었고 읽고 싶었다. 너무나도 소중해서 포장지로 책표지까지 만들어 입힌 그 책은 지금도 나와 함께 있다.  

 

그런 기억이 있기에 이 책도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책에 대한 추억을 녹여놓은 1부를 제외하곤 왠지 세대차이(?)를 느끼게 하는 책과 관련 감상글이긴 하지만 몇몇 책은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굉장히 재밌다거나 흥미롭진 않지만 솔직담백한 그의 글을 보노라면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그리고 또 한번 느낀다.
책은 만날 수 없는 사람도 만나게 해준다는 것을... 

 


 

 

 

k****e 2015.11.11. 신고 공감 4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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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책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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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 하기만 할 때에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 이럴때 조선시대 선비 이덕무는 말하기를 , " 하지만 다행 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녀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 된다 " 하면서 , 책으로 슬픔을 달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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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 하기만 할 때에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 이럴때 조선시대 선비 이덕무는 말하기를 , " 하지만 다행 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녀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 된다 " 하면서 , 책으로 슬픔을 달래는 지극한 책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을 부러워 하는 저자가 깊은 마음의 바다에서 건져낸 오래된 책사랑이 정정스레 담겨진 책을 펴 내면서 진솔하게 밝혔다. 책에 미친 바보 라는 간서치 이덕무의 글중에 ""좀 벌레가 향기로운 풀로 여겨지는 글자들만 갉아 먹는 것 처럼 느꼈다 "고 했었듯이 무릇 책을 내는 바람이 비록 4~5 년전의 글들이지만 , 전광 석화 처럼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부기를 통하여 변화된 사실과 세월의 간극을 메워가며 쓰면서 그 속에 책을 사랑하며 책과 함께 지내면서 진실성 있는 깊은 감정들을 담어낸 글들 속에 오롯이 담아 내고자 하는 마음의 속내엔 은근히 좀벌레조차 좋아 하게 되는 멋진 글들로 이뤄진 오래도록 사랑받는 진정한 책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 일 것이다. 이런 간절한 저자의 감정이 느껴지는 이책은 크게 3 부분으로 나누어진 내용들로 , 책에대한 지난날의 애틋한 회상들로 서점에 대한 옛 기억의 언저리를 더듬는 자전적 이야기를 비롯하여 , 영상 매체로 바뀌어가는 책의 변형 이나 , 방송 프로그램인 느낌표에 대한 숨겨진 여러 일화 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책사랑의 대표적 문화마을인 영월 책 박물관에 대한 감동적인 소개는, 마음을 영월의 책 박물관 전시장으로 이끌어 내기도 하고, 책을 앞에두고 결코 부끄럽지 않으려 는 저자의 책에 대한 절절한 책 사랑이 행간에 그득하다. 2부와 3부에 밝힌 저자가 사랑한 다양한 책 목록에는 멀리 남미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이 꼿혀있고, 젊은날 큰 감동을 받아 운명이 바뀌는 심정으로 아끼는 김지하의 황토를 비롯하여 민족적 민중적 우격 다짐의 사내론의 주장자인 백기완의 자주 고름 입에물고 옥색 치마 휘날리 며를 소개하며 검은 두루마기의 백발 청년 백기완을 만나 겪은 일화나 백범 연구소 소장으로 연구소를 처음 차릴때의 어려웠던 이야기를 감동적인 글로 나타내 주고 있다. 저자의 표기에는 쓸떼 없이 읽어낸 책들이라지만 결코 헛되지 않는 민족적 민주적 애국심을 고취 시키는 책들로 이뤄진 목록에는 유명한 솔로호프의 7권 짜리 대하소설인 고요한 돈강 도 소개하고 있으면서 그 거친 물결을 온몸으로 느꼈던 지난날의 격정어린 감정들이 소개되 는 책들마다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 처음엔 조금은 낯설고 어려웠던 여러 외국 서적들이 다시 금 생각해 보면 흔한말로 불온한 운동권 시절의 교양 도서로 가볍게 생각하기 보다는 더욱 진 중 한 마음으로 가까이 하면 할 수록 영혼의 앨범에 장식 하고픈 명저들로 생각되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향기 좋은 글자만 골라 먹는 작은 좀벌레가 되어 보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어렴풋이 밝힌 빨간 무크지 실천 문학의 깊은 사랑과 함께 거친 격랑의 새대를 지내온 지난날의 역사적 기록으로 여겨지는 여러 이야기들이 의미있는 책으로 쓰고 싶은 마음을 담아 펴낸 소중한 책으로 탄생된 것 처럼 이어지는 저자의 산사랑을 담아낸 산과 아득히 먼 길의 애정을 피력한 길을 제목으로 자랑스런 책 이 머지않아 나와주어 계획 한 대로 멋진 산/ 책 / 길 을 이루길 고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의 책이상의 저너머 깊은 감동을 되새기고 싶다.
e*****1 2006.07.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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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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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싫었다. 숙제 목록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독서감상문 때문이다. 1편도 아니고, 4편 이상! 게다가 분량도 숨 막히게 길어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 단 한번도 독서감상문을 제대로 해간 적 없다. 뭇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밤낮으로  출옥한 사람처럼 놀다가 개학을 며칠 앞두고 고문을 당해야 했다. 다른 숙제는 대강 끝낼 수 있었으나 유독 독서감상문 쓰기는 머릿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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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이 싫었다. 숙제 목록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독서감상문 때문이다. 1편도 아니고, 4편 이상! 게다가 분량도 숨 막히게 길어야 했다. 초등학교 시절 단 한번도 독서감상문을 제대로 해간 적 없다. 뭇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밤낮으로  출옥한 사람처럼 놀다가 개학을 며칠 앞두고 고문을 당해야 했다. 다른 숙제는 대강 끝낼 수 있었으나 유독 독서감상문 쓰기는 머릿속에 거미줄만 잔뜩 치다 포기해야 했다.

  [방아깨비 아저씨]로 기억한다. 내가 처음으로 끝까지 읽은 책은. 물론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펼쳤고, 당연히 제출은 못 했다. 내용이 털끝만큼도 생각나지 않지만, 아직까지 제목을 떠올릴 수 있는 건 나의 독서록 1번을 장식하기 때문일까.

  [冊]을 읽었다. 책 제목이 책이라니!  "이름이 무엇입니까?","이름입니다.","이름이 뭐냐고요?","이름이라니까요!" 이름이 이름일 수 있듯이, 책 제목도 책일 수 있는 것이다. 첫인상이 만족스러워 유쾌하게 책을 펼쳤다. 책 좋아하는 사람의 책 이야기는 나의 부족한 독서 능력을 다소나마 채워주리라는 기대를 생기게 하였다.

  나를 독서의 길로 안내해준 책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다. 고1 때 아드리안 몰을 만났다. 기숙 학교에 다녔었는데, 같은 방 친구가 소개시켜줬다. 나는 바로 아드리안에게 빠졌다.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를 닮고 싶어졌다. 다시 만나도 여전했다. 수 타운센드의 [비밀일기]를 읽은 것이다. 그 덕분에 교내 도서관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은 모름지기 재미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冊]에는 저자 김남일의 책에 대한 열정이 담겨 있다. 모처럼 돈이 생기면 서점으로 달려가는 소년, 책 몇 권을 살 수 있느냐가 화패의 가치가 된 소년, 서점 책장 앞에서 [데미안]을 읽고 있는 소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싶었던 소년은 선배 작가에게 빌린 책을 시치미 떼고 소유하고 싶어 하는, 책 욕심 많은 중년이 되었다. 김남일의 삶에서 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공기이다. 독서가 호흡이 되어버린 그에게도 허영심은 있었다고 고백한다. 지적 질투심에 가르침에 보답하려는 후배들에게 독일어판 시집을 요구하게 된다. 책꽂이 구석에서 먼지를 마시고 있는 책을 언젠가는 읽을 것이라 말하는, 솔직한 사람.

  아드리안 영향으로 책을 소장하기 시작했다. 한두 권 늘어나는 내 소유의 책을 바라볼 때마다 벽에 붙여놓은 자식의 상장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같이 뿌듯하고 또 뿌듯했다. 그해 베스트셀러였던 최영미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스무 번쯤 읽었다. 그래도 시집 표지는 빳빳했다. 속지를 살짝 접어도 안 되었다. 결벽증에 가까운 책 관리. 그 무렵, 나에게도 지적 허영심이 싹트고 있었다. 늘어나는 책의 양만큼 내가 박식해졌다는 착각을 하였고 난해한 책의 끝장을 덮으며 스스로 대견해했다. 책 제목을 아는 것뿐인데, 통달이라도 한 듯 거들먹거렸다.

  [冊]은 김남일의 독서일기이다. 당시 체제에는 불온할지 몰라도 김남일게게는 온당할 김지하 시집. 시인이 벗의 부친에게 직접 사인까지 한 시집. 표지만으로도 흥분할 수 있는 시집. [황토]는 저자의 목구멍을 콱콱 막히게 하였다. 밤새 그 시집을 필사하는 젊은이 손에 베일 축축할 땀방울이 내 손에도 묻어날 것 같았다. 시가 뭐냐고 묻는 우체부에게 시는 은유라고 말한 파블로 네루다. 후에 그의 연애시가 피노체트 정권에 맞설 수 있는 위력이 되었다. [네루다 시집], 즉 책은 가공할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는 것을 김남일을 통해 새삼 느낀다.

  그리고 [冊]은 독서 안내서 역할을 해준다. 김남일이 읽은 책 중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을 꼭 읽어야겠다. 작가와 동일시 되는 끼엔을 만나고 싶다. 전쟁 당사자의 눈을 통해 전쟁만이 아는 슬픔을 잔인할 정도로 솔직하게 그려냈다는 김남일의 평은 끼엔을 꼭 만나게 할 것이다.

  '책은 늘 책 이상이라고 폼나게 말한 바 있는 나는 <!느낌표>에서 연락이 오면 아마 로또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흥분할 것이'라 말하는 저자의 진솔함이 무엇보다 이 책을 빛나게 한다. 가식은 감응을 줄 수 없다. 산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공지영이 사인한 책을 산 것만으로 하루가 행복했었다. 발터 뫼르스의 [책들이 꿈꾸는 도시]를 읽으며 작가의 상상력을 극찬하고, 질투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책을 무생물로 여길 수 없었다. 근래에 읽은 김향이의 [나는 책이야]도 일조한다. 보다 일찍 이런 책들과 만났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으나, 여하튼 만나게 되어 다행이다. [冊]도 마찬기지다. 이 책을 통해 남의 일기를 훔쳐보듯 흥미진진하게 '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가슴에 직구(直球)로 날아오는 이미지를 잃을까 염려되어 아무 종이에나 마찰열로 인해 불이 날 것처럼 재빨리 써내려갔을, 적절한 낱말을 찾기 위해 수많은 밤을 새웠을 사람들. 그들의 책을 그간 너무도 싶게 읽어버리진 않았나 반성해본다.


YES마니아 : 골드 a*****4 2008.05.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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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추억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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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책을 다룬 이 冊은 작가의 추억이 담겨 있다. 어린시절 누나의 책꽂이에 꽂힌 '소월시집'을 본 이후로 그에게 있어 책이란 인생이다. 그래서일까? 거의 십 년에 걸친 공간 이동이 이 책에 있음에도 얄미운 생각은 안 든다. 책이란 자고로 오래도록 읽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베스트셀러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 책이 불온서적이든 십 년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읽던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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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책을 다룬 이 冊은 작가의 추억이 담겨 있다. 어린시절 누나의 책꽂이에 꽂힌 '소월시집'을 본 이후로 그에게 있어 책이란 인생이다. 그래서일까? 거의 십 년에 걸친 공간 이동이 이 책에 있음에도 얄미운 생각은 안 든다. 책이란 자고로 오래도록 읽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베스트셀러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 책이 불온서적이든 십 년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읽던 베스트셀러든 지금도 그 책이 궁금하다면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남일의 이 冊안에는 그런 책들이 가득하다. 소설가인 작가의 책을 소설로 만나보지 못하고 산문집으로 먼저 알게 되어 매우 유감이지만 이렇게 또 한 사람의 우리 작가를 알게 된 것은 큰 수확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冊은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선 작가와 책과의 인연을 다루었다. '아주 오래된 농담'처럼 그렇게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헌책방에서 찾은 조세희의 '난장이' 시리즈를 구해 읽었던 그 즐거움과 원고지에서 부터 시작한 글쓰기가 타자기를 거쳐 워드 프로세서로 이제는 컴퓨터로 쓰게 된 과정이야말로 글쓰기 도구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2부에선 이제는 사라진 불온 서적에 대한 이야기다. 마르크스 평전이 아무렇지도 않게 출간되는 요즘에 불온 서적이라는 말조차 낯설게 느껴지지만 작가의 청년시절(이러고보니 작가가 꼭 할아버지 같지만..이해 하시라~!)을 생각해본다면 그 시대에 김지하를 읽고, 김산을 알고 '시뻘건'  무크지 '실천문학'을 읽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는 지 알고도 남음이다.

 

 3부에서 작가는 '쓸데없이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많은 작가들이, 글을 쓴다고 하는 사람들이 써 낸 책에 관한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김남일은 '쓸데없이'라는 말을 사용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쓸데없는 책들이 나에겐 많은 도움을 준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 한두 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래 남이 읽은 책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것은 나뿐 아니라 책읽기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일 것이다. 그런고로 그가 추천하는 바오 닌의 '전쟁의슬픔'에서부터 레이 황의 '1587 만력 15년 아무 일도 없었던 해' 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하며 김성칠의 '역사 앞에서'  에드워드 사이드의 '자서전',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라다크 '오래된 미래'까지 나의 리스트를 꽉꽉 채워주었다.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의 슬픔을 달래는 방법을 두고 작가는 자신이라면 도저히 그렇게 못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김남일 역시 이덕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시효가 지난 책들을 세상에 내 놓으면서도 어쩌랴! 하고 이해를 바라는 그의 느긋함이란...평생 딱 세 권의 산문집을 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처럼 이 책이 그 바람의 토대가 확실히 되어 '산'과 '길'에 대한 책을 세상에 내 놓을 그 날을 기다린다. 느긋한 그의 심성으로 보아 꼭 그의 바람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j****o 2007.01.29. 신고 공감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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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우주로의 여행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우주로의 여행" 내용보기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조선시대 선비였던 이덕무의 고백은 현대의 매체가 범람하는 시뮬라크르 시대의 시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우주로의 여행" 내용보기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조선시대 선비였던 이덕무의 고백은 현대의 매체가 범람하는 시뮬라크르 시대의 시민에게 과연 얼마나 유효할까? 산골 오지마을에서 자란 내가 유일하게 만날 수 있었던 매체는 책이었다. 새벽까지 불 밝히고 책을 탐닉하셨던 어머니 덕에 나도 쉽게 책읽기에 빠져들었다. 계속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세로쓰기 <토지> 전집을 며칠간 밤새워 읽기도 했었다. 바오밥나무가 꽃처럼 환한 삽화로 등장했던 <어린왕자>를 생일선물로 받아 구구절절 외우기도 했었다. 짝사랑의 열병에 휩싸였던 이십대 초반에는 네루다를 필사해가며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 눈물은 연애의 참담한 심정으로 이어졌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하며 수없이 마음 속으로 읊조렸다. 세상의 질서에 투항하는 것이 서러웠던 직장 초년병시절 대부분의 저녁은 교보문고에서 배회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배포가 커진 지금은 근무중에 답답한 사무실에서 무작정 나와 헌책방 귀퉁이에 처박혀 화를 식히기도 한다. 그렇게 책과 책 사이를 떠돌다 헌책방에서 시몬느 베이유의 <노동일기>를 만났다. “진실된 미움을 말하더라도 거짓된 사랑을 말하지 마라”는 <노동일기>의 충고는 아직도 가슴에 오롯이 새겨져 있다. 책은 이렇듯 나의 소중한 친구요, 생활이요, 역사이다. 소극적인 일개의 독자로 자족하는 내게도 이렇게 책 이야기가 무궁무진할진데, 책이 좋아 출판사에서 종이밥을 먹으며 매일 글을 쓰고 생계를 꾸려가는 소설가에게 책에 대한 소회는 얼마나 풍성할 것인가. 하여 궁금하고 반가운 마음에 저절로 손이 갔다. 김남일의 󰡔冊󰡕. “冊만은 ‘책’보다 ‘冊’으로 쓰고 싶다. ‘책’보다 ‘冊’이 더 아름답다”라는 이태준의 말을 인용하며 까만 먹물바탕에 흰 붓으로 冊이라고 쓴 듯한 명징한 표지로 책사랑의 역사를 차분하게 적어 내려가고 있다. 10여 년간 쓴 에세이 모음의 이 <冊>은 책에 대한 애틋한 회상으로 서점에 대한 옛 기억의 언저리를 더듬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비롯하여 생산과 유통으로서의 상품이 된 책의 운명, 작가로서 글쓰기 형식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기 바빴던 시절을 회고한다. 또한 작은 출판사 하나 차려 만들고 싶은 책만 내고 싶은 소망 등의 절절한 책사랑을 행간에 넘실거리게 풀어낸다. 1부에서 책에 대한 보편적인 시대상을 담고 있다면 2부에서는 유신의 폭정 속에 벗의 집에서 발견한 김지하의 <황토>, 불온한 연애시로 전락하여 수두룩한 검열의 흔적으로 삭제된 네루다의 시집, 시뻘건 표지로 역사에게 던지는 목소리를 냈던 무크지 <실천문학>, 반미 교과서였던 <들어라 양키들아> 등을 논하면서 거친 시대의 물결 속에서도 책과 함께 했던 삶의 격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3부에서 김남일은 이념의 시대가 지나간 지금의 시대적 특성 속에서 읽게 된 <월든>, <모래 군의 열두 달>, <오래된 미래> 같은 책을 통해 자신의 독서 중심이 생태로 옮겨갔음을 내보인다. 책의 형상에 대한 혁명적인 발전에 따라 오랜 시간을 두고 모아두었던 일간지가 시디롬 작업으로 나올 것을 염두하고 버려지는 과정을 목도하면서 느끼는 감회를 밝히기도 하고 조선왕조실록의 해적판 시디를 구하며 양심을 버리고 헐값의 지식을 얻었다는 고백도 하면서 김남일은 활자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러한 김남일의 감회와 고백은 나의 부끄러운 행동과 상통하는 것이 많아 얼굴이 붉어지며 헛헛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한권의 시집은 그저 책 한권이 아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시인의 소중한 우주요, 그 우주를 소중하게 여기는 벗의 손끝에서 나오는 애정이요, 시인의 우주를 음미하고자 애쓰는 독자, 바로 우리들의 우주이기도 하다”라는 작가의 주장은 옛날 시집들의 추억에서 더욱더 증폭된다. 예전의 시집은 책장을 넘기면 얇은 기름종이가 끼워진 것이 많아 바스락거리는 그 기름종이를 들춰야 시가 새색시처럼 부끄럽게 얼굴을 드러냈다고 한다. 손가락 끝에 묻어나던 그 아슬아슬한 감촉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 전율이 인다. 책이라는 단 하나뿐인 생명과 마주하고 앉아 한 페이지씩 만져보는 그 떨림의 순간,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속도와 상상력의 속도가 서로 달음질하는 찰나는 그 어떤 세계보다 황홀하다. 실용과 정보로서의 책읽기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 김남일의 󰡔冊󰡕은 느릿느릿, 한결같이 자신의 길을 창조해 나가는 고집스런 선배를 만나 맑은 차 한 잔 마신 것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가치있고 존엄한 일상을 책읽기로서 보여주고 있는 믿음직한 지기의 오랜 시간 정성들여 가꾼 정원을 둘러본 것처럼 영혼이 풍요로워짐을 느끼게 한다. 산골 문학소녀로 성장했지만 도시의 흔하디 흔한 샐러리맨으로 살게 된 나는, 지하철에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읽지 못한 책을 늘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러한 책에 대한 짝사랑은 지하철에서 즐겁게 책을 읽는 누군가만 보아도 다가가 친구하자고 말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한다. 내게 말없이 다가와 힘주어 손잡아 주는 뭇 사람처럼 冊은, 영원히 내 곁에서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冊은 늘 사람이 사람으로 자라고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하는 인간적인 힘의 원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인상깊은구절]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e*******n 2006.1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