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과 표지의 삽화를 보면 그저 경쾌한 코믹 동화이겠거니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재밌다고 웃다가도 어린이들의 고민과 생각, 그들의 시각에서 본 우리 시대의 아픔과 소외된 자의 고통을 들으면 가슴 한편이 저며들고,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폭넓은 지식, 독특한 구성과 결말은 우리의 시선을 붙잡기 때문이다. 지극 평범 소녀 한현경과 울트라 인기짱 최상우의 현대판 러브스토리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은 발칙하지만 솔직하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첫사랑의 경험이나 짝사랑의 감정을 고백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3일간''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친구 윤서와 희주, 영선이의 각기 다른 생각을 담은 내용으로 뚜렷한 결론이 없다. 마냥 철부지가 아닌 어린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짜장면 불어요''에서 박기삼의 당당한 ''철가방 철학''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특히 공부를 잘하면 의사나 판검사, 박사밖에 할 수 없지만 공부를 못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너무나 많다는 그의 거꾸로 논리에는 배꼽을 잡고 웃지 않을 수 없다. ''봄날에도 흰곰은 춥다''의 동민이는 흰곰처럼 온몸에 파스 투성이가 되어 술잔을 기울이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나도 결국 흰곰이 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고민한다. 우리 주위의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편 아빠를 이해해가는 동민이가 대견하다. ''지구는 잘 있지?''는 또 다른 지구를 찾아서 우주선에 탑승한 민규의 우주 편지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따라가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눠보면 좋을 책이다. 짜장면이 불기 전에 먹어야 맛있듯 우리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어주는 일, 그건 지체하지 말고 바로 지금 해야할 어른들의 몫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