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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란을 참 좋아한다. 하루에 한개씩 아침에 일어나면 계란 후라이 반숙해서 밥에 얹어먹고 출근을 하는데 1년 365일 중에서 360일 정도는 그렇게 먹는 것 같다. 이런 계란 귀신 앞에 떡하니 눈에 띄는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달걀 한 개. 이 책을 읽고 나니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사실 이렇게 가난했거나 책 속 주인공처럼 시골에 살지도 않았으면서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계란 하나로 행복하고 계란 하나에 집안의 공경이 담겨 있고 계란 하나에 집안의 살림이 담겨 있고.. 마지막 아이들과 선생님과 함께 삶아 먹었다던 계란 이야기는 어찌나 마음이 따뜻하던지... 돈도 흔하고 음식도 흔하고 물질도 흔하고.. 심지어 사랑마저 흔한 요즘 아이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이 삶은 계란 하나에 행복해 하고 가족 애를 느낄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과 이야기 하면 가끔 마리 앙뜨와네뜨와 이야기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면 되지 않으냐는 그 유명한 일화. 번역에 따라 과자라고 이야기 하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케잌이나 과자나 쿠키나 못알아 듣는 것은 거기서 거기~~~)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신기하네... 이런 식으로라도 끝나면 다행이지만 이야기 하다보면 분통이 터져서. 아이들이 되바라 진 것인지 내가 말솜씨가 없는 것인지... (사실 아이들이 나를 약올리려고 못 알아 듣는 척을 하기도 한다. ^^) 옛 기억의 향수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오히려 설명하는 내가 답답해 한다.하지만 이 얇은 책 한권을 같이 오손 도손 보면서 함게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좋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도 제법 들게 한다. 마지막 부록으로 나온 옛 물건에 대한 설명은 그간 내가 지나가면서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음직한 질문들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 놓아서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초등 1-2학년 정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책은 학교에서 보다는 엄마의 무릎을 베고 (아빠도 무방하다 ^^;) 함께 읽으면서 조곤조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스스르 잠이 들어버리는 그런 책이었으면 한다. ^^. 언제나 보리 출판사의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
| 보리의 책이 어린이 책으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를 최근 깨닫고 있다. 보는 족족 별 다섯이니까. ^^ 박선미씨가 글을 쓰고 조혜란씨가 그림을 그렸는데 아주 소박하고 정겹고 또 애틋함마저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야야. 야야가 어렸을 적 집에서 기르던 수탉, 암탉, 그리고 병아리들, 또 달걀 이야기가 이 책에 펼쳐져 있다. 닭을 기르는 과정의 에피소드보다도 달걀에 관한 에피소드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 자신이 닭을 기르는 것을 본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수탉이든 암탉이든 내게는 모두 책 속이나 TV속 대상일 뿐이니까. 계란 프라이나 삶은 달걀은 다르다. 나두 아주 좋아하는 음식. 어린 야야네 집은 식구가 열셋이었다. 할머니와 아버지가 따로 상을 받고 나머지 식구들은 다른 상에서 밥상을 받는다. 솔직히 이런 부분은 조금 열받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어쩔 수 없는 부분. 하여간, 아버지와 할머니 밥상에만 오르는 계란이나 계란찜. 그것들을 야야가 얼마나 군침흘렸을 지는 나로서도 상상이 잘 간다. 아버지 새참으로 들고 가던 프라이 끝을 몰래 떼어먹다가 티가 나니까 둘러가며 다 먹고 갖다 드리니, 아버지가 문 닫고서 다 먹으라고 몰래 주던 그 접시. 이튿날 동생과 함께 불러 계란 프라이를 주면서 아버지가 얼마나 고되게 일하시는 지를 조근조근 설명하시는 어머니. 모두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걸 야단치고 나무랐다면 오히려 상처가 됐을 테지^^;;; 학교 선생님이 아프셔서 문병 가는 길에 들고 간 달걀 두어 개. 그걸 모두 모아다가 아이들과 야외 학습으로 승화시킨 선생님. 할머니께 갖다 드려도 되냐고 묻는 어여쁜 아이들. 참으로 고운 풍경이었다. 참으로 따스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작품 말미에 이 이야기가 어떻게 나왔는가의 배경을 읽으며 착잡해졌다. 박선미 선생님은 아이들이 급식으로 받은 달걀들을 아무렇게나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다. 달걀 하나로도 가족 간의 사랑을 느끼고, 선생님께 마음을 전했던 그 귀한 음식이, 그렇게 형편없이 취급받는 것에 선생님은 답답함과 슬픔을 함께 느낀 것이다. 글을 읽는 나로서도 마찬가지였다. 비단 달걀 하나뿐일까. 모든 것이 너무 풍족해서 오히려 부족한 것이 많다 느끼며 사는 우리들이니. 그 상대적 박탈감을 채우지 못해 또 다시 더 각박해지는 악순환. 정겨운 그림이 담긴 이 책을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달걀 한 개"의 의미와 그 이상의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참 좋은 책. 별 다섯으로도 모자란 아름다운 책과 만났다. |
| 장닭이란 놈은 그렇게 말썽을 많이 피우지만 암탉은 안 그래. 그래서 어른들이 그랬나 봐. “암탉이 울면 달걀이 한 개고, 장닭이 울면 장독이 깨진다.”고. 그런 암탉들이 가끔 야야를 웃겨. 탱자나무 울타리 밑에서 흙을 파헤치고 놀거나, 담장 아래서 햇살을 쬐고 졸다가 알 낳을 때가 되잖아. 그러면 살찐 궁뎅이를 실룩거리면서 알 자리로 바쁘게 달려가. 그런데 너무 급한 나머지 마당 한가운데서 걸음을 멈추거든. 궁뎅이에 힘을 한번 준다 싶어. 그러면 하얀 알이 쑤욱 빠져 나와. 그래 놓고는 지 알을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놀던 자리로 돌아가 버려. 야야는 요리 씰룩 조리 씰룩거리고 바쁘게 가는 암탉 살찐 궁뎅이가 그렇게 우스울 수가 없었어. (10쪽) 알 낳을 시간도 놓치고 열심히 놀던 암탉은 알을 품을 때가 되면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쉬지 않고 발과 날개를 움직여서 달걀 자리를 바꿔 주면서 어미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그렇게 해서 달걀은 병아리고 되고 나중에는 활개를 치면 부연 흙바람이 이는 장닭과 알 낳을 시간도 놓치고 열심히 노는 암탉이 됩니다. 얼마 뒤면 또 다시 하얗거나 노란 알이 생기겠지요. 그러면 알은 달걀부침이 되거나 찜이 되어 아이들이 군침을 흘리게 하거나 때로는 삶아져 먼 곳으로 갈 때 요긴한 끼니거리가 됩니다. 뭐니뭐니해도 달걀은 마음을 나누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매개체였습니다. 병원을 다녀온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달걀 한 개씩, 두 개씩 갖고 가 어서 낫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고, 선생님은 커다란 소쿠리에 가득한 달걀로 잔치를 열었으니 말입니다. 입말체로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가 달걀의 소중함까지 알려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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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드는 동화입니다. 구수한 그림들과 정겨운 어법이 우리 내 시골 마을 풍경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착각에 빠지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닭입니다. ^^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방학만 되면 이모할머니께서 사시는 시골로 휴가를 떠났었습니다. 방학 기간 동안에는 쭉 그곳에 있었으니 휴가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입니다. 여하튼 이모할머니 집에도 닭을 키웠었습니다. 오전에 먹이를 먹으라고 닭장 문을 열고 마당에 닭들을 풀어놓는데, 닭이 어찌나 무섭던지 마당에 닭들이 돌아다닐 때는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닭은 지금도 여전히 무섭지만, 왠지 웃음이 납니다. ^^ 제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야야가 이야기를 끌어 나갑니다. 장닭은 말썽꾸러기지만 암탉은 그렇지 않습니다. 야야는 암탉이 엉덩이를 씰룩 쌜룩 거리면서 알을 낳는 모습이 웃깁니다. 암탉이 알을 품어서 병아리들이 태어났습니다. 병아리들의 행동들 하나하나 야야에게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더위 때문에 달걀을 모았다가 장터에다 내다 팔 수 없게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 밥상에 달걀찜으로 오르기도 하고, 아버지 건강을 위해 달걀부침을 해 드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야야와 동생에게도 달걀부침을 해 주십니다. 그때는 아버지 달걀부침을 몰래 먹었던 게 부끄러워집니다. 시골 마을에서 달걀은 아주 귀하게 쓰입니다. 선생님 병문안 갈 때도 달걀을 들고 갑니다. 야야를 비롯한 시골 마을 아이들에게 달걀이 얼마나 맛있고 귀한 음식인지 동화는 보여줍니다. 달걀 하나에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뻐 보입니다. 동화책을 읽으면 세상은 참 예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곤 합니다. 이게 바로 동화책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동화책에 중독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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