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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치있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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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24년 동안 거의 형제와 다름없지 붙어 지내던 두 친구가 헤어진 지 41년 만에 만나 하룻밤 동안 대화를 나눈다.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젠 일흔살이 훌쩍 넘어버린 퇴역장군 '헨릭'.. 그는 어느날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41년전 홀연히 종적을 감추어버린, 형제와 다름 없이 지내던 옛 친구로부터의 방문을 알리는 편지.. 헨릭은 아내가 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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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24년 동안 거의 형제와 다름없지 붙어 지내던 두 친구가 헤어진 지 41년 만에 만나 하룻밤 동안 대화를 나눈다. 그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젠 일흔살이 훌쩍 넘어버린 퇴역장군 '헨릭'.. 그는 어느날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41년전 홀연히 종적을 감추어버린, 형제와 다름 없이 지내던 옛 친구로부터의 방문을 알리는 편지.. 헨릭은 아내가 죽은 후 커다란 저택의 대부분의 공간을 폐쇄하고 자신이 태어나 아이시절 유모와 함께 보냈던 방을 개조하여 홀로 쓸쓸히 살아가고 있었다. 갑작스런 친구의 방문소식에 헨릭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돌지만.. 그런 긴장감은 왠지 '반가움'이나 '설레임'과는 다소 거리가 먼.. 오히려 '당혹'이나 '분노'에 가까운 감정.

 

그의 어린시절 유모이자 이젠 아흔의 나이를 넘겨버린 니니는 헨릭과 오랜 친구 '콘라드'의 저녁식사를 위해, 과거 그들이 헨릭의 아내 '크리스티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던.. 그리고 이후 오랜 시간동안 침묵 속에 잠들어 있던 집안 내 공간들을 청소하고, 하인들을 시켜 저녁을 준비한다. 드디어 옛 친구가 도착할 시간..  유모 니니는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퇴역장군 헨릭에게 다짐을 받는다. '절대.. 흥분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이후의 이야기는 헨릭과 옛 친구의 대화를 통해 전개된다. 거의 쌍동이 같이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그가 너무나도 사랑한 아내 크리스티나.. 헨릭은 어느 날 그 둘 모두에게  기만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를 홀연이 떠나버린 친구 콘라드. 침묵으로 일관하다 병이 들어 죽어버린 아내.. 그러나, 이 모든 사실을 의연히 받아들이면서도 헨릭은 떠나버린 친구를 묵묵히 기다린다. 무려 41년간이나.. 그에겐 그러한 긴 시간의 가치를 넘어서 확인해야만 하는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헨릭의 생각 속에는 세상에 두가지 부류의 인간이 있다. 명예와 신의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며 현실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부류와, 현실에서 한 걸음 뒤에 물러나 있으면서 감정과 예술에 집착하는 삶의 다른 기슭에 선 부류.. 이러한 인간이라는 존재의 이원성, 그리고 이 두개의 대립된 성향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긴장과 깊어지게되는 운명의 질곡이 결국 이 소설의 전반에 흐르는 소재이자 주제가 된다.

 

살면서 부딪히는 정말 중요한 문제에는 말이 아니라 삶으로, 전 생애로 대답해야 한다는 헨릭의 생각은 그가 왜 자신을 기만한 옛 친구를 그토록 오래 기다려왔으며, 그가 평생에 걸쳐 택한 '복수의 방법'이 왜 '하룻밤사이의 대화'이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는 어떤 의미에서 그 대화를 통해 지난 41년.. 아니 자신의 전체 인생을 보상았으며, 그의 친구는 자신의 삶에 결여되어 있던 '결정적인 무엇'을 여실히 인지함으로써, 열대에서건, 세상 어느곳에서건 고향없이 살았던 자신의 삶이 얼마나 불완전한 것이었고.. 그래서 자신이 결국 그토록 많은 시간을 속죄의 대가로 낭비해버렸음을 깨닫는다.

 

'어는 날 우리의 심장, 영혼, 육신으로 뚫고 들어와서 꺼질 줄 모르고 영원히 불타오르는 '열정'에 우리 삶의 의미가 있다고 자네도 생각하나? 그것을 체험했다면, 우리는 헛산 것은 아니겠지?'

 

흔히.. 가진 것, 이룩한 것을 가지고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는데는 익숙하지만, 삶 속에 얼마만큼의 진실이 배어 있는가를 가지고 평가하는 경우는 흔하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것 같다. 저마다 나름대로의 위장색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은폐시키며, '보여질 것''보이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짙게 배인 진실의 향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싶다. 그러나 실제로는 헛되지 않은 삶, 후회하지 않은 삶, 낭비하지 않은 삶이란 삶에 밴 진실의 정도에 비례하는 것은 아닐까? 삶이라는 것은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듯 우리가 세상의 물음에 자신의 모든 것으로 대답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 

 

한 편의 짧은 소설이면서도 올바른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다. 최근 손에 잡히는 책마다 대박-이라는 느낌이다.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가진 동경이 잘 이루어질 수 없음에 대해 내가 터무니없는 보상을 세상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또는 가까운 타인의 중대한 문제에 내가 나의 삶으로 충실하게 대답하며 살고 있는지..  결국 내 자신의 이기심을 은폐하기 위해 값싼 선행과 자비를 베풀고  살아온 것은 아닌지..  등등.   '헛' 살지 않기 위해선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p***i 2010.09.10. 신고 공감 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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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함 속에서 숨겨진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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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르 마라이의 소설을 읽고 나서 느낀게 있다. 바로 사소함 속에 숨겨진 진리.. 이런 문장이 떠오른다. 소설의 내용은 별 특징이 없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드라마속의 삼각관계와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사소함 내지는 일상화 되어서 더 이상은 새로울게 없을것 같은 소재를 생동감 있는 내용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는것 같다. 마치 발굴되어져서 다듬어 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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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르 마라이의 소설을 읽고 나서 느낀게 있다. 바로 사소함 속에 숨겨진 진리.. 이런 문장이 떠오른다. 소설의 내용은 별 특징이 없는..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드라마속의 삼각관계와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사소함 내지는 일상화 되어서 더 이상은 새로울게 없을것 같은 소재를 생동감 있는 내용으로 바꾸는 재주가 있는것 같다. 마치 발굴되어져서 다듬어 지기에는 돌덩이에 불과한 다이아몬드 처럼, 우리주변에 공기와 같이 퍼져있어서 더 이상 새로울게 없는 진부한 소재를 갈고 다듬어서 누구나가 한번씩은 읽고 싶어하고, 읽기 시작하면 소설이 지닌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것 같다. 아직 열정 이외에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다른 소설도 이것 소설과는 주제가 다를지는 몰라도 , 어떠한 소제를 지닌 소설이더라도 산도르 마라이의 손을 거치고 나면 돌덩이가 잘 세공된 다이아몬드가 되듯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근래에 읽어본 소설 중에서는 최고의 소설이였다. 마지막으로 "열정"과는 상관없는 말이겠지만, 그동안 파트리스 쥐스킨트의 소설을 많이 번역하신 김인순님이 이 소설을 번역했다는것도 그 즐거움이였다. 아무리 좋은 소설이라도 번역자를 잘못 만나면 어이가 없을정도로 망가지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 비추어 볼때, 좋은 번역가를 만나서 작가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했던 바를 제대로 전달 했다고 생각한다.
k*****9 2005.07.08.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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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소설이 말을 걸어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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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있을까? 어떤 소설은 한 권의 철학서처럼 읽어내야 한다는 걸 말이야. 때로는 그렇더군. 스토리의 전개와 논리의 개연성에 집중하면서 읽는 흔한 소설 독법으로는 뭔가 덜그덕거리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지금 읽고 있는 소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지레 들곤 하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래. 소설의 문장을 한 줄 한 줄 읽어갈 때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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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있을까? 어떤 소설은 한 권의 철학서처럼 읽어내야 한다는 걸 말이야. 때로는 그렇더군. 스토리의 전개와 논리의 개연성에 집중하면서 읽는 흔한 소설 독법으로는 뭔가 덜그덕거리는 이질감이 느껴져서 지금 읽고 있는 소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지레 들곤 하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그래. 소설의 문장을 한 줄 한 줄 읽어갈 때마다 나는 마치 어떤 의식에 앞서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진행되는 절차에 집중하는 것처럼, 편견이 깃들지 않는 맑은 의식을 유지한 채 하나의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천천히 깨우쳐가는 재미에 빠져들게 돼. 우리가 소설에서 취하는 흔한 감동이나 교훈과는 거리가 있지. 그럴 때 스토리의 전개는그닥 중요하지 않거나 번외의 경기처럼 사소한 것으로 여겨질 뿐이야.

 

"사람은 행위가 아니라 행위 뒤에 숨어 있는 의도로 죄를 짓는 것일세. 내가 연구한 법질서, 종교의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거대한 옛 법질서는 그것을 알고 있고 또 알려주네. 배신, 비열한 행동, 심지어는 최악의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가 없을 수 있어. 행위는 진실이 아닐세. 그것은 언제나 결과에 지나지 않아." (p.145~p.146)

 

헝가리 출신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가 쓴 <열정>도 그와 같은 소설 중 한 권이지. 소설의 구조는 사실 말하기도 어색할 정도로 단순해. 어린 시절부터 24년 동안 쌍둥이처럼 붙어 지냈던 두 친구가 헤어진 지 41년 만에 만나 하룻밤 동안 그들이 주고 받은 대화를 쓴 게 소설의 전부야.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야. 나는 차라리 한 인물에 내재된 상반된 성격의 페르소나로 해석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

 

"인간의 마음속에는 개인적인 흥분이나 이기심 저편에 우정의 법칙이 살고 있네. 그것은 절망적으로 갈구하면서 서로의 품안으로 뛰어드는 남녀의 정열보다 강하며, 실망이라는 것을 모르네. 상대방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지."    (p.181)

 

귀족 출신의 헨릭과 하급 관리 집안의 아들인 콘라드. 그들은 사관학교에서 열 살때 만나 서로 친구가 되었고 성인이 된 후 같은 부대에서 병영생활을 했을 뿐만 아니라 헨릭 집안의 성에 수시로 드나들 정도로 가깝게 지냈어. 그러나 기질은 서로 크게 달랐지. 유쾌하고 관대하며 사교성 많은 헨릭과는 달리 예술적 기질이 강한 콘라드는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었어. 소설에서 헨릭도 말하고 있지만 콘라드는 군인이 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던 셈이야.

 

"그러나 자네 영혼의 밑바탕에는 갈등, 자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고 싶은 동경이 숨어 있었어. 인간에게 그것보다 더한 시련은 없네. 현재의 자기와는 달라지고 싶은 동경, 그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인간의 심장을 불태우는 동경은 없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세상에서 차지하는 것하고 타협할 때에만 삶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일세."    (p.172)

 

콘라드가 한마디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리라고 헨릭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듯해. 그러나 콘라드는 그렇게 떠났고 남겨진 헨릭은 그가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동기를 끝없이 생각하지. 떠나기 전 날, 사냥터에서 자신을 겨눴던 콘라드의 총구, 불륜을 의심하게 했던 헨릭의 부인 크리스티나의 수상한 행동들. 콘라드가 열대 지역으로 떠나고 8년 후 크리스티나는 병으로 죽고, 홀로 남은 헨릭은 고독 속에서 끝없이 생각하지. 삶의 진실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고독이라는 것도 참 묘하네. 그것도 정글처럼 이따금 위험과 놀람에 가득 차 있어. 나는 온갖 고독을 알고 있네. 삶의 질서를 아무리 엄격하게 좇아도 헤어날 길 없는 권태. 그 뒤를 잇는 갑작스러운 폭발. 고독도 정글처럼 불가사의하다네."    (p.133)

 

"세월이 흐르고, 내 주변의 삶이 황혼에 접어들었지. 책과 회상들이 쌓이면서 농축되었네. 책마다 한 알의 진실이 들어 있었고, 그것에 대해 회상은 인간 관계의 진실한 본성은 아무리 애써도 알 수 없고, 또 그런 것을 인식하더라도 더 현명해지지 않는다고 대답했어. 그 때문에 우리는 타인에게 조건 없는 성실과 신의를 요구할 권리가 없는 것일세. 여러 가지 사건들로 보아 이 친구가 신의 없었다는 것이 확실해도 마찬가지이지."    (p.144)

 

75세의 노인이 되어 다시 만난 헨릭과 콘라드. 소설은 사냥꾼으로부터 콘라드의 방문을 알리는 편지를 전해 받는 노장군 헨릭으로부터 시작하지. 죽음이 그들을 영원히 갈라놓기 전에 진실을 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헨릭은 흥분된 듯 묘사돼. 커다란 성채에서 홀로 남았던 헨릭은 오랜 세월 동안 지난날을 회상하며 고독 속에서 보냈으니 그의 흥분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라.

 

"인간이란 원래 그렇다네. 자신의 행위가 치명적이라는 것을 처음 순간부터 알면서도 그만 두려 하지 않아. 인간과 운명, 이 둘은 서로 붙잡고 서로 불러내서 서로를 만들어간다네. 운명이 슬쩍 우리 삶으로 끼어든다는 말은 맞지 않아. 그게 아니라 우리가 열어놓은 문으로 운명이 들어오고, 또 우리가 운명에게 더 가까이 오라고 청하는 걸세. 근본 심성이나 성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불행을 행동이나 말로 막아낼 수 있을 만큼 현명하거나 강한 사람은 없네."    (p.219~p.220)

 

인용이 너무 많았지? 하지만 산도르 마라이의 작품에 열광하는 나로서는 소설 한 권을 다 옮겨 적는다 해도 오히려 부족함을 느꼈을지도 몰라. 1948년 공산주의 체제의 조국 헝가리를 떠나 이탈리아, 스위스, 미국을 전전하던 작가는 41년이라는 긴 망명행활을 뒤로한 채 1989년 2월 89세의 나이로 망명지 캘리포니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 "지나치게 오래 사는 것은 분별없는 짓이다"라고 일지에 썼다고도 전해져. 주인공 헨릭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었어. "중요한 문제들은 결국 언제나 전 생애로 대답한다"고. 암튼 나는 지금도 여전히 하고픈 말이 많아. 서둘러 마치지 않으면 어쩌면 밤을 샐지도 몰라. 밖에는 유난히 달이 밝아. 전날 내린 봄비로 대기가 맑아져서 그렇겠지. 삶의 부조리를 인식하는 뜻깊은 밤이 되길 바래. 잘 자고. 

이달의 사락 s*****l 2017.04.07. 신고 공감 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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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독백 속으로 빠져드는 소설 -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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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헨릭>과 <콘라드>에 대한 이야기다. 41년전 사관학교에서 만난 둘은 깊은 우정을 나눈다. 장성하여 <크리스티나>를 부인으로 맞은 헨릭. 어느 사냥을 나간 날, 헨릭은 피붙이와도 같은 정을 나눈 콘라드와 사랑하는 크리스티나에게 자신이 기만당했음을 알게된다. 그날 콘라드는 종적을 감춰버리고, 콘라드의 집으로 간 헨릭은 그곳에 나타난 크리스티나를 보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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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헨릭>과 <콘라드>에 대한 이야기다. 41년전 사관학교에서 만난 둘은 깊은 우정을 나눈다. 장성하여 <크리스티나>를 부인으로 맞은 헨릭. 어느 사냥을 나간 날, 헨릭은 피붙이와도 같은 정을 나눈 콘라드와 사랑하는 크리스티나에게 자신이 기만당했음을 알게된다. 그날 콘라드는 종적을 감춰버리고, 콘라드의 집으로 간 헨릭은 그곳에 나타난 크리스티나를 보고 그간의 일을 어림짐작하게 된다. 그 후, 헨릭은 싸늘함으로 부인을 단죄하고 8년 후 크리스티나는 죽는다. 헨릭은 그 날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그 날 이후로 41년만에 나타난 콘라드. 그 콘라드를 맞이한 헨릭은 41년간 묵혀둔 감정을 그리고 그날의 진실을 알기 위해 기나긴 대화를 시작한다.

혈육과도 같았던 친구에게 기만당했다는 감정, 사랑하는 여인에게 배신당했다는 감정.. 이 처연한 감정을 간직하고 41년을 기다리며 끝없이 답을 찾아 헤맨 헨릭의 일생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배신감과 절망에 밀려 자신을 고독이라는 울타리에 가둬버린 헨릭이라는 인물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그 울타리에 갇혀 41년을 헤매다 한 귀퉁이를 터 만나게 된 콘라드 앞에서 그간 곱씹고 곱씹으며 찾았던 해답을 거침없이 털어놓는 그의 독백은 끝없는 감정의 몰입을 가져온다.

그의 독백을 통해 세 사람의 드라마와도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땐 긴장감마져 느껴진다. 그 이야기 안에서 보여지는 헨릭의 분노와 증오의 감정들, 그리고 체념과 용서의 허탈함은 긴장감을 한시도 놓지 못하게 한다. 헨릭의 갈등과 혼란이 고스란히 책장에 묻어난다. 이처럼 진한 감정을 담고 있는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만난 듯 하다.

한 인간에게 비극적인 사건을 맞닥뜨린 헨릭이 감정의 폭발없이, 어찌보면 의연하다 싶을 만큼의 절제를 통해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게 한 부분이 이 소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헨릭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느낀, 한 남자로서 그가 느낀 끝없는 절망과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그 감정이 정제된 절제 안에서 보여짐으로서 더욱 극적인 긴장감을 느기께 해준다. 어느새 70대의 노인이 된 그의 독백 속에서 이 순간을 위해 살아왔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온몸을 훑고 지나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삶에서 오는 질문들에 인간은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답을 내린다..라고 작가의 견해를 결론지은 옮긴이의 말에 적극 공감한다. 작가는 헨릭의 긴 독백을 통해 그의 일생의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며 이를 주장하고 있는 듯 하다. 그 긴 시간을 통해 왜..라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찾아나간 헨릭의 이야기를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41년 세월에도 끝내 답을 찾지 못한 두가지 질문, 그 질문에 대한 콘라드의 침묵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우정과 배신과 사랑과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끝없는 성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읽는이에 따라 수많은 느낌이 생산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 소설이 가져다 주는 깊은 울림에 대해서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Go : http://blog.naver.com/storymaniac/40124737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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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이란 무엇이며, 사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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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순간 나는 한편의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연극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헨릭,콘라드,크리스티나에 어울리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말이다) 군더더기 없는 그의 문체는 어찌보면 진부한듯한 삼각관계,불륜등의 소재를 한 문장 한 문장 나를 소설속으로 끌여들이기에 충분했다.(종종 이런 글을 접할때면 번역의 중요성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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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순간 나는 한편의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연극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헨릭,콘라드,크리스티나에 어울리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말이다) 군더더기 없는 그의 문체는 어찌보면 진부한듯한 삼각관계,불륜등의 소재를 한 문장 한 문장 나를 소설속으로 끌여들이기에 충분했다.(종종 이런 글을 접할때면 번역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과연 원작에도 이런 느낌이 살아있는지 궁금할때가 있다.) 어린시절부터 24년 동안 거의 언제나 형제처럼 붙어 지냈던 두친구가 헤어진 지 사십일 년 만에 만나 하룻밤 동안에 나누는 대화가 소설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간단해 보이는 소설의 배후에는 삶과 운명, 사랑과 진실에 대한 인식과 성찰이 자리하고 있다. 나는 사랑하는 아내와 절친한 친구의 배신당한 헨릭이나, 사랑때문에 친구를 배신하려하나 결국 사랑마져 배신한 콘라드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 남편의 냉담한 침묵 속에서 괴로워 결국 죽음을 택한 크리스티나에 대해 강한 연민이 느껴진다. 아마도 산도르 마라이 역시 그런 생각에 죽은자의 진실에 손을 들어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정이란 무엇이며,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들 내면에 깊이 잠재되어 있는 정신세계와 격정의 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조용히 물어보았다.
b*****e 2005.11.1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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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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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는 그들의 문체가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목소리에 앞서 음율로 이 노래가 누구 것인가를 알듯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몇 권 읽게되면 다섯 장만 넘기면 알 것 같다.(자만인가?..^^;) 산도르 마라이의 책은 두 번째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접하는 순간 '결혼의 변화'가 자연스레 떠 올랐다. 물론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읽었으니 뭐..ㅋㅋ   '결혼의 변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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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는 그들의 문체가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목소리에 앞서 음율로 이 노래가 누구 것인가를 알듯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몇 권 읽게되면 다섯 장만 넘기면 알 것 같다.(자만인가?..^^;) 산도르 마라이의 책은 두 번째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접하는 순간 '결혼의 변화'가 자연스레 떠 올랐다. 물론 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읽었으니 뭐..ㅋㅋ   '결혼의 변화'처럼 이 책에서도 주인공은 상대방을 앉혀놓고 거의 대부분을 혼자서 이야기 한다. 그런데도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어내려간다. '결혼의 변화'와 비교한다는 것은 좀 그렇지만 내가 읽은 산도르 마라이 책이 그것 뿐이니 그냥 비교가 된다.   '결혼의 변화'에는 두 여자와 한 남자가 나온다. 이 책 '열정'에서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나온다. 우정을 나눈 두 남자 사이에 한 여자가 있다. 꼭 요즘의 유행가 가사처럼. 친구의 여자를 사랑한 친구. 아무것도 몰랐던 친구. 친구냐 여자냐..뭐 이렇게 단순하다면 뭔 재미가 있으랴마는 '열정'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배신당한 친구, 노장군 헨릭이 풀어 놓는 이야기는 흡인력이 있다. 그 이야기속에는 그의 삶과 분노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내면적인 본성이 들어 있다. 책을 놓을 수 없게하는 그의 이야기에서 사랑과 우정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결혼의 변화'를 읽으면서도 번역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이 책 역시 읽으면서 똑같은 마음이 들었다. 알고보니 같은 번역가였는데..좋은 번역가를 만난 작품은 얼마나 행운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름에 산도르 마라이의 사랑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대변하는 기억에 남는 문장.    " 어느 날 우리의 심장, 영혼, 육신으로 뚫고 들어와서 꺼질 줄 모르고 영원히 불타오르는 정열에 우리 삶의 의미가 있다고 자네도 생각하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라도? 그것을 체험했다면, 우리는 헛산 것이 아니겠지? 정열은 그렇게 심오하고 잔인하고 웅장하고 비인간적인가? 그것은 사람이 아닌 그리움을 향해서만도 불타오를 수 있을까? 이것이 질문일세. 아니면 선하든 악하든 신비스러운 어느 한 사람만을 향해서, 언제나 그리고 영원히 정열적일 수 있을까? 우리를 상대방에 결합시키는 정열의 강도는 그 사람의 특성이나 행위와는 관계가 없는 것일까? 할 수 있다면 대답해주게."           
j****o 2005.08.0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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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그 후 4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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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열정이 휩쓸고 간 자리, 여기 두 사람의 남자가 섰다. 서로의 영혼을 나눠가진 헨린과 콘라드의 오랜 이별의 순간에는 크리스티나라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본 늙은 유모 니니, ‘이기심, 정열, 허영심 아닌 다른 것, 니니가 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그 얼마나 놀라운가……’ ‘다른 것과 다른 사람들, 낯선 도시, 파리, 성, 낯선 언어와 풍습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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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열정이 휩쓸고 간 자리, 여기 두 사람의 남자가 섰다. 서로의 영혼을 나눠가진 헨린과 콘라드의 오랜 이별의 순간에는 크리스티나라는 한 여인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본 늙은 유모 니니, ‘이기심, 정열, 허영심 아닌 다른 것, 니니가 이 세상에 존재하다니, 그 얼마나 놀라운가……’ ‘다른 것과 다른 사람들, 낯선 도시, 파리, 성, 낯선 언어와 풍습이 존재하는 세상을 섬멸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곰과 노루, 사슴을 죽였’던 오스트리아 근위장교 아버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낯선 프랑스에서, 자신과 전혀 다른 사람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교양 있는 프랑스 백작의 딸 어머니는 젊은 장교를 따라 오스트리아로 향한다. 무도회에서 몸을 굽혀 절을 하는 순간 그들은 인생을 같이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순간 정열이 이성보다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열이 사라지고 난 후, 그려는 몹시도 추웠으리라. 방안 한 구석에 자리 잡은 사기난로에서 아들 헨릭은 어머니의 슬픔을 느낀다. 어머니가 흘린 눈물은 영혼의 반쪽과 함께 사라져버린 크리스티나, 그녀의 것이기도 했으니까. 어린 시절, 어머니의 집에서 헨릭은 심하게 앓았다. 낯선 사람들 틈에서 종부성사를 받았다. 헨릭에게는 사랑이 필요했다. 고국의 니니가 불려오지 않았다면 그는 생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죽음을 물리고 니니와 함께 찾아간 곳은 브르타뉴 바닷가, 그곳에서 헨릭은 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잦은 병치레(그 병은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고독이 원인이었다)에도 불구하고 헨릭은 뜻을 접지 않고 사관학교에 입학한다. 그곳에서 콘라드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 병은 결코 치유될 수 없는 병이었다. 갈리시아 출신의 가난한 귀족의 자제 콘라드. 어린 콘라드는 자신의 장래를 위해 희생한 부모의 인생에 떨쳐버릴 수 없는 책임감을 지고 있었다. 마음의 짐을 벗어던질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는 헨릭이 아니라 음악이었다. 헨릭의 어머니와 콘라드가 같이 피아노를 치던 밤, 헨릭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야기 한다. “콘라드는 절대로 훌륭한 군인이 못 될 거다.” “그가 다른 종류의 사람이기 때문이지.” 헨릭은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콘라드의 소개로 만난 크리스티나에게서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헨릭은 그녀와 결혼한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의 결합은 헨릭의 열정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크리스티나는 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열대를 꿈꾸었다. 그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사람은 헨릭이 아니라 콘라드였다. 콘라드의 고뇌는 깊어간다. 헨릭과 함께한 사냥에서 그의 총구는 숲속의 짐승이 아닌 자신 앞의 헨릭을 겨냥했다. 힘없이 내려지는 총구, 그날 밤 콘라드와 크리스티나는 사라진다. 그리고 41년 동안 헨릭은 진실을 알기 위해 친구를 기다린다. 41년 지난 후의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이미 세상을 떠난 크리스티나(젊은 날)를 두고 열정을 이야기한다는 것,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큰 죄라는 것을 헨릭도, 콘라드도 알고 있으리라.

[인상깊은구절]
더 오래 사는 사람은 언제나 배반자라네......자네는 떠났고, 남아 있는 나는 그녀에게 가지 않았지. 그녀의 일부나 다름없었던 우리 두 남자가 여자로서 참아낼 수 있는 이상으로 비열하고 거만하고 비검하고 오만하게 침묵했기 때문에 그녀가 죽었네. 우리 두 사람은 그녀에게서 달아났으며, 살아남은 것으로 그녀를 배반했지.
n******8 2005.07.1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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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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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정의 대상이었던, 그러나 자신을 배신한, 어쩌면 처음부터 우정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대상으로 하는 독백과도 같은 긴 이야기. 누군가 날 앞에놓고 이런식의 대화를 시도했다면, 이야기 도중 잠들어버리거나 애초에 저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주인공의 젊은날부터 독백을 하고 있는 지금의 장면까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 내 머릿속에 심어준다. 또 로맨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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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정의 대상이었던,

그러나 자신을 배신한,

어쩌면 처음부터 우정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친구를 대상으로 하는 독백과도 같은 긴 이야기.

누군가 날 앞에놓고 이런식의 대화를 시도했다면, 이야기 도중 잠들어버리거나 애초에 저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주인공의 젊은날부터 독백을 하고 있는 지금의 장면까지 마치 그림을 그리듯 내 머릿속에 심어준다.

또 로맨스소설의 이야기 거리로 사용될 수 있을법한 소재를 가지고,

요즘 수없이 부딪치는 인간에 대한 수많은 생각들에 한번 더 먼지바람을 일으켜주셨다.

 

머릿속이 웅웅거린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우정에 대한, 열정에 대한, 진실과 신의에 대한 너무나 많은 말들을 작가는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인간의 삶이 단순히 정열적인 사랑과 그것을 잃은 배신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진실과 인간본성에 대한 이해와,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지 못하는 고통.

 

마치 모든걸 깨달은듯 구구절절 독백을 한 주인공이지만, 결국 그는 확신이 필요했다.

복수라고 했지만, 그것은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위로가 아니었을까..

 

 

자네 영혼의 밑바탕에는 갈등, 자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고 싶은 동경이 숨어 있었어.

인간에게 그것보다 더한 시련은 없네. 현재의 자기와는 달라지고 싶은 동경, 그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인간의 심장을 불태우는 동경은 없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세상에서 차지하는 것하고 타협할 때에만 삶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일세.

현재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타협할 줄 알고, 또 이렇게 현명하게 굴어도 삶으로부터 어떤 칭송도 받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하네.

자신이 허영심 많고 이기적이거나 머리가 벗겨지고 똥배가 튀어나온 것을 알고 감수해도 가슴에 어떤 훈장도 달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해.

그렇다네, 어떤 칭찬도, 보답도 받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네.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어. 그것이 비결일세.

자신의 성격과 본성을 받아들이는 도리밖에 없지. 제아무리 많은 경험을 하고 부족한 점이나 이기심, 탐욕을 인식해도 변할 수 없기 때문이야.

우리의 동경이 현세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참아야 하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거나 우리가 바라는대로 사랑하지 않아도 참을 수 밖에 없네.

배반과 신의 없음도 참아야 하고, 자기보다 인품이나 지성이 뛰어난 사람이 있어도 참아야 하지.

이 가운데 마지막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일세.

p172~173

 

 

중요한 문제들은 결국 언제나 전 생애로 대답한다네. 그동안에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원칙이나 말을 내세워 변명하고, 이런것들이 과연 중요할까?

결국 모든 것의 끝에 가면, 세상이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에 전 생애로 대답하는 법이네.

너는 누구냐? 너는 진정 무엇을 원했느냐? 너는 진정 무엇을 할 수 있었느냐? 너는 어디에서 신의를 지켰고, 어디에서 신의를 지키지 않았느냐? 너는 어디에서 용감했고, 어디에서 비겁했느냐?

세상은 이런 질문들을 던지지.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누구나 대답을 한다네.

솔직하고 안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결국 전 생애로 대답한다는 것일세

p155

 

 

황야의 밤에 퓨마와 독수리, 자칼이 숨어 있듯이, 꿈, 동경, 허영심, 이기심, 사랑의 광기, 질투와 복수심이 인간의 밤에 매복하고 있네.

그순간은 인간의 심장이 낮도 밤도 아니네.

영혼의 은밀한 구석에서 야수들이 기어 나오고, 몇년, 아니 몇십년 동안 길들이고 제어했다고 생각한 것이 심장 안에서 활기를 되찾아 우리의 손을 움직이는 순간이지....모두 헛일이었다네.

이러한 움직임의 진실한 의미를 스스로에게 부정해보았자 부질없는 짓이네.

그것은 우리의 의도보다 강해서 억누를 수 없네. 꿈쩍도 안하지.

어떤 인간 관계든 밑바탕에는 그 관계를 만들어낸 뚜렷한 동기가 자리하고 있네.

그것은 아무리 오랫동안 생각하고, 온갖 말을 해도 변하지 않아.

p170~171

r*****6 2010.07.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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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열정이란? 그리고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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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은 후 미니 감상평 ♣   책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함을 유지한채 막을 내린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어느 노인의 독백이라고 해도 어울릴 것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엮어도 어울릴 것 같았다. 사실 이 책은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얼마 전 버스 안에서 <열정>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내 옆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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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은 후 미니 감상평 ♣

 

책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함을 유지한채 막을 내린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어느 노인의 독백이라고 해도 어울릴 것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엮어도 어울릴 것 같았다. 사실 이 책은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얼마 전 버스 안에서 <열정>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내 옆자리 앉은 여자가 갑자기 한비야의 책을 꺼내 들었다.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이 책과 한비야의 책이 연결된 기분이 들었다. 아마 그녀의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난 이 심심한 책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오죽했음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박수를 쳤겠는가!

 

노인은 사십일 년전 갑작스레 자기 곁을 떠나버린 친구를 기다리며 옛 추억에 젖어든다. 영혼을 나눌 정도로 친했던 친구가 말도 없이 떠났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었겠는가? 무엇으로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우정은 정말 피를 나눈 가족보다 남자들의 흔한 우정보다 특별했다. 하지만 친구는 가난했고 장군은 부유했다. 어쩌면 친구는 장군에게 보이지 않은 적대감이 있었을 수도 있었지만 친구가 떠난 그날조차 평상시처럼 함께 사냥을 했고 식사를 했다. 하지만 친구가 떠나버린 사십일 년하고 사십삼일 전 노인의 인생도 멈춰버린다. 그런 친구가 죽음을 앞둔 노년에 이르러서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유모는 장군에게 묻는다. “그 인간에게서 무엇을 원하세요?” 노인은 대답한다. “진실” 유모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지 않냐고 날카롭게 질문하지만 노인은 현실은 진실이 아니며 자신은 지금껏 진실을 알기 위해 기다렸다고 한다.

 

장군에게는 젊은 시절 사랑해서 결혼한 크리스티나가 있었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장군은 환한 빛을 보았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그녀 역시 가난했고 길들여 지지 않은 야생마처럼 자유분방한 여자였다. 콘라드를 통해 알게 되었기에 셋은 결혼 후에도 나란히 인생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장군은 그들 사이에서 어쩌면 이방인이었다. 그들은 열대에 관련된 책을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눴으며 음악을 사랑했다. 콘라드도 군인이었지만 다른 분류의 사람 같았다. 친구가 떠나버린 그날 사랑하는 여인 크리스티나도 자신을 멀리했다. 무려 8년 동안 부부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얼굴조차 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가장 친한 친구 콘라드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눴던 것이다. 사슴을 향해 겨누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 장군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목표물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친구는 총을 쏘지 않고 결국 내려놓았다. 그들이 읽었던 책, 살인미수, 콜라드가 떠나자 변해버린 그녀, 자신도 가보지 못했던 친구 집을 익숙한 눈으로 쳐다보았던 그녀의 눈빛, 갑작스레 떠나버린 친구..... 이 모든 것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때 장군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젊었다. 그리고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추궁하지 않은 남편과 사랑하는 여인이 배신을 그녀 역시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마지막 말은 “겁쟁이”였다.

 

그들의 사랑은 한때 친구를 속일만큼 열정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의 제목이 열정이 아닐까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런 젊은 날의 사랑도 노년에 이르러서야 추억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다. 모든 게 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은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다. 친구에게서 진실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순서가 왔고 진실을 받아 들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설은 생각과는 다르게 친구를 향해 던지는 심판의 말보다는 노인의 지난날에 대한 회고록 같았다. 그러면서 용서하고 용서받은 시간이었다. 노인도 친구를 향해 이렇게 고백한다. “다 지나간 지금, 자세는 사실 삶으로 대답했네. 중요한 문제들은 결국 언제나 전 생애로 대답한다네. 그동안에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원칙이나 말을 내세워 변명하고, 이런 것들이 과연 중요할까? 결국 모든 것의 끝에 가면, 세상이 끈질기게 던지는 질문에 전 생애로 대답하는 법이네.” 그렇다면 노인은 삶을 통해 이미 진실을 알고 있었다. 친구가 사냥터에서 자신을 진짜 죽이려 했던 사실과 부인과 친구의 지저분한 관계까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노인은 친구를 통해 진실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 친구는 가난했고 그는 부유했다. 노인의 말대로 친구는 분명 내면에서 다른 사람이고 싶은 동경이 숨어져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유일한 벽이었다. 장군은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았고 친구는 늘 굶주린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제 모두가 죽고 두 노인만이 남았다. 노인은 인생 절반을 고독 속에 살아왔다. 그리고 그 고독을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었다. 젊은 날 장군 앞에 친구가 있었다면 틀림없이 친구를 재판부에 넘기거나 자신의 손으로 죽였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린 그것도 목숨처럼 소중한 친구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 때문에 함께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평생을 친구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왔다. 그래서 노인은 고독했다. 친구의 비밀은 그들의 우정을 병들게 만들었고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다. 사람은 거부할 수 없는 조류에 흡쓸려 인생을 종종 망치는 경우가 있다. 젊은 날의 열정..... 노인에 이르러서야 그들은 법정 앞에 서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노년에 이르러서야 그 모든 것을(인생에 대해) 깨닫게 된 것이다. 유리잔은 그저 유리잔이라는 사실과 지난 일은 다 추억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노인이 친구에게 지금껏 묻고 싶었던 두 가지 질문 역시 이제는 아무 의미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다 부질없는 일이지.” 장군의 마지막 말이 그 해답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이 책의 저자 산도르 마라이 역시 1989년 2월 89세 나이로 캘리포니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인생을 지나치게 길게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구지 목숨을 스스로 끊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기는 하지만 지금 붙잡으려는 나의 그 모든 것들도 노년에 이르면 다 부질없음을 나 역시도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젊기에 알면서도 포기되지 않은 이 마음들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젊은 날 열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l*********g 2010.04.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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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사랑의 그늘[열정-산도르라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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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작가의 작품은 어떤 빛깔일까? 강렬한 제목과 호기심으로 선택한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라마이의 열정,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대문호라는 별칭이 무색하리만큼 간결하고 단순했다. 삼각관계-여자를 둘러싼 두남자의 애증,드라마와 문학을 아울러 세기가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아주 대중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기초로 하고 있었다. 작품은 헨릭의 회상어린 독백
"열정적 사랑의 그늘[열정-산도르라마이]" 내용보기
세계가 인정하는 작가의 작품은 어떤 빛깔일까? 강렬한 제목과 호기심으로 선택한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라마이의 열정, 하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대문호라는 별칭이 무색하리만큼 간결하고 단순했다. 삼각관계-여자를 둘러싼 두남자의 애증,드라마와 문학을 아울러 세기가 지나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아주 대중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기초로 하고 있었다. 작품은 헨릭의 회상어린 독백으로 시작되어 두 남자의 대화로 이어진다. 작가는 그러한 일상적인 설정과 대화를 통해서 열정적인 사랑의 그늘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 산도르 라마이는 열정적인 가진 파괴적인 힘을 이야기 하고 있다.

 

24년간 형제와도 같은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에게 아내를 빼앗겨버린 남자 헨릭, 사랑을 위해 친구를 버리고 선택한 사랑마저 책임지지 못한 또 한 남자 콘라드, 콘라드의 배신과 남편인 헨릭의 냉담함 속에서 외롭게 죽어간 그 남자들의 여자 크리스티나가 삼각관계의 주인공이다. 절친한 친구의 배신과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상실감에 젖은 헨릭이었지만 그는  4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콘라드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단지 그를

직접 만나서 진실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그의 긴 기다림은 한 남자와 한 여자를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몹쓸 열정때문에 가슴깊이 패인 상처와 피할 수 없는 고독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콘라드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재회통해서 사랑과 우정으로 얽혀져 어긋난 버린 관계속에서 고통받았던  서로의 영혼을 만나게 된다. 젊은 날의 열정에 바친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쓸쓸하기만했다. 그들은 오랜 이별의 시간동안 마음의 짐들을 짊어져야만 하는 가혹한 운명을 나눠 갖게 되었을 뿐이었다.

d*****8 2008.07.2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