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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열정을 양 어깨에 짊어진 채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여인 - [프리다 칼로]
"고통과 열정을 양 어깨에 짊어진 채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여인 - [프리다 칼로]" 내용보기
프리다 칼로.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로의 한 디자인 전문 서점에서였다. 난 친구의 일이 끝나길 기다리며 세 평 남짓한 작은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디자인 서적들을 꺼내어 무심하게 훑어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꺼내든 책 표지에 나와 있는 한 여인의 초상화를 본 순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강렬하고도 묘한 느낌에 사로
"고통과 열정을 양 어깨에 짊어진 채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여인 - [프리다 칼로]" 내용보기

 

 

프리다 칼로.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로의 한 디자인 전문 서점에서였다. 난 친구의 일이 끝나길 기다리며 세 평 남짓한 작은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디자인 서적들을 꺼내어 무심하게 훑어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꺼내든 책 표지에 나와 있는 한 여인의 초상화를 본 순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강렬하고도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 느낌이 얼마나 생생했던 지 아직도 그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이 난다.

 

갈매기처럼 붙어 있는 검고 진한 눈썹과, 입술 위로 듬성듬성 나 있는 솜털같은 검은 콧수염. 분명히 여성이지만 동시에 남성적인 느낌도 물씬 풍기고 있는 이 초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건 바로 그녀의 눈이었다.

 

도발적이고 도전적이면서도 왠지 처연한 느낌이 감도는 그녀의 검은 눈동자.

그녀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녀 역시 나에게 강렬하면서도 도발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눈동자가 말을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책장을 넘기고 나서야 그 초상화의 주인공이 바로 화가 자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실제 사진으로 본 그녀의 모습은 자화상에서 느껴지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없이 여리여리한 느낌이 들다가도 강한 남성의 이미지가 느껴지는... 그녀는 이렇듯 역설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살았던 한 평생을 '파란만장하다'라는 상투적인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의 불꽃 같은 삶을 지배했던 세 가지 키워드를 감히 추출해 낸다면 바로 '고통', '디에고 리베라' 그리고 '멕시코'가 아닐까 싶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한 쪽 다리가 불편했던 그녀는 18세에 그녀가 탄 통학버스가 전차와 부딪히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 사고로 인해 그녀는 척추와 골반에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되고, 평생을 그 후유증에 시달린다.

 

이 때부터 그녀 인생의 한 공간은 늘 고통에게 자리를 내줄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고통과 아픔이 향후 그녀가 죽을 때까지 그녀의 그림 세계 전반을 지배하게 된다.

그녀의 작품 중 절반 이상이 그녀의 자화상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병원에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았던 프리다는 가장 가까이 있는, 그리고 가장 잘 아는 주제인 자신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나는 너무나 자주 혼자이기에, 또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에 나를 그린다."
   - 프리다 칼로

 

 

그녀의 그림을 보다 보면 그녀가 느꼈던 고통이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다가온다.

사고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어 겪어야 했던 세 번의 유산.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지 못했던 그녀의 아픔은 하얀 침대 시트에 피를 흘리며 누워 있거나 여기저기 피투성이가 된 그림 속 그녀의 모습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서 가끔은 그녀의 그림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겠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어쩌면 그녀의 처절한 고통과 관련 있을 것이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 세계와 인생을 이야기 하는데 있어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두 번째 키워드가 바로 디에고 리베라이다.

 

화가이자 남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

평생을 같이 한 동지이자 연인이었고, 그녀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였지만 그의 바람기로 인해 프리다 칼로는 극심한 외로운과 절망을 경험하기도 한다.  

 

비록 한 번의 이혼과 재결합을 겪었고 나중에는 프리다 칼로 역시 남성 뿐 아니라 여성들과 바람을 피우기도 했지만 그녀가 디에고 리베라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녀의 작품 세계와 인생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모르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생애 전체를 지배했던 것은 바로 멕시코와 멕시코 민중에 대한 사랑이다.

 

프리다는 현실 참여에 굉장히 적극적인 예술가 중의 한 명이었다.

그녀는 혁명가였고 열렬한 공산주의자였으며, 죽기 며칠 전까지 평화 시위에 참가하는 등 현실 참여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에도 이러한 성향이 적극 반영되어 있다.

 

하지만 정치색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녀의 활동의 근간이 되었던 것은 바로 멕시코 민중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조국과 조국의 민중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녀가 꿈꾸는 이상향을 위하여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행동했던 것이다.

 

프리다 칼로는 평생에 걸쳐 육신의 고통과 싸워야 했고 때로는 그 보다 더 처절한 고독과 외로움에 몸부림쳐야 했지만, 그 모든 고통과 고독 그리고 그녀가 꿈꾸는 조국의 모습을 오롯이 그림에 담아냈다.

 

그녀의 작품이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는 것은 화가의 혼이 아직도 그 속에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p*******3 2010.11.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