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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재발견은 디오니소스님의 개인이벤트당첨선물이었다. 서툰 여행 역시 디오니소스님 블로그 방문으로 알게 되어 도전, 댓글이벤트당첨선물로 받았었다. 새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표한다. <서툰 여행>에서의 강렬했던 여운은 안그라픽스라는 출판사를 내게 각인시켰다. 때문에 서툰 여행을 본 후 동출판사의 여행의 재발견을 기꺼이 펴 볼 수 있었다.
목차의 예쁜 모습들 봄 전남 완도 보길도 : 임철우 「그 섬에 가고 싶다 」 인천 강화군 동막리 : 함민복 「말랑말랑한 힘」 강원도 사북/태백 : 최승호 「대설주의보 」박세현「누이의 들판」 최성각「잠자는 봄」김종성「탄」 경기도 양수리 :이윤기 「두물머리 」이승우 「하얀 길」김인숙「양수리 가는 길」
여름 강원도 양양군 강선리 : 이상국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 경북 영주시 부석사 : 신경숙「부석사 」 전남 나주시 남평역 : 곽재구 「사평역에서 」임철우「사평역 」 경기도 임진강 : 원재훈「임진강」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 심상대 「묵호를 아는가 」
가을 제주도 : 고원정「내 하얀 토끼들은 어데로 갔나 」 경기도 양평 : 장석남「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 인천시 북성동 중국인 거리 : 오정희 「중국인 거리 」 전남 무안 회산 백련지 : 나희덕 「사라진 손바닥」황지우 「게눈 속의 연못」
겨울 충남 논산시 강경 : 이제무 「강경역」「어떤날 강물은」 강원도 철원 : 김주영「쇠둘레를 찾아서 」 경남 하동군 쌍계사 : 은미희「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 충남 부여 : 신현림「백제탑 가는 길」「낙화암」 전남 여수 : 한강「여수의 사랑」
이 책은 밑면서 쳐다보면 봐서 멋있고 먹어서 맛있는 무지개떡처럼 보인다. 봄, 여름 , 가을, 겨울의 테마를 정해놓고 시와 소설을 접목시킨 다음 거기에 맞는 사실적이고 이쁜 풍경이 뒷받침하고 또 적절한 해설(느낌)이 따른다. 작가의 느낌에 따른 피력일지라도 충분한 공감으로 시와 소설과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구성이 밝은 색을 사용했으며 중간중간의 시는 하늘색의 바탕체를 사용해 더욱 돋보이고, 편안한 글씨체며 하늘색이 주는 참신함과 시원한 구성이 차분한 설명과 아울러 마음에, 눈에 쏘옥 들어온다. 많은 여행서들이 난무하지만 문학기행서를 처음 접한 나에게 이 책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예쁜 시화집이랄 수도 있고, 소설과 함께 하는 문학화보집이라 할 수도 있겠다.
어느 도시에 어떤 시, 어떤 시인, 어떤 소설, 어떤 작가가 어떤 의미로 어떤 사건으로 어떤 시국일 때 쓰여졌는지까지도 세세한 설명으로 일관하는데 설명식이라는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이에겐 상식일 수도 있는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시와 소설을 접하며 그 책과 작가를 탐구하는 시간도 되었으며 소설들은 새로운 목록에 추가로 까지 이어진다.
봄. 선운사의 추억이 떠올랐다. 몇 년 전 가본 곳으로 다시 돌아보는 기분을 충분히 느꼈다. 최영미시인의 선운사에서와 서정주시인의 선운사 동구 라는 시도 만나보고, 선운사의 오솔길, 상사화, 동백꽃을 보러 가야겠다. 여름. 신경숙「부석사 」소설을 만났으며 원재훈의 임진강 이라는 시도 만났다. 가을. 오정희 「중국인 거리 」소설을 만났고 전남 무안 희산 백련지를 만났다. 겨울. 은미희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소설을 알게 되었다.
강경에선 가슴이 싸아해 왔다. 아마도 내 유년의 멀리 가본 곳 중의 한 도시. 고모님이 강경에 사셨었다. 세월이 흐른 후 사람들이 말하는 첫사랑의 고향이자 내 의지로 드나들던 추억이 있는 곳. 눈을 감고도 다 훑어보는 곳. 영영 그 도시 밖으로는 벗어나기 싫었던 곳. 지금도 그 곳을 가볼라치면 왠지 어디에선가 만나질 것 같은 생각을 품게 하는 곳. 가슴이 떨려서 고개를 들지 못할 것 같은 곳.
여수에서도 추억은 물밀듯이 밀려왔다. 가장 친했던 친구가 일찌감치 결혼을 해서 정착한 곳. 여행이라고 나혼자 멀리까지 가본 건 여수가 처음이었었다. 친구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집들이 하느라, 다른 친구(이 친구는 젤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여기를 다녀와서 1년도 안 된 시점에 병사했다)와 여행을 갔던 곳, 그사람에게 평생 내가 첫사랑으로 남겨질 줄 몰랐던 만남 등등. 여수는 내 젊은날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오동도의 동백꽃과 유자차, 돌산대교의 야경, 처음으로 회를 먹어본 곳 등등. 지금 친구는 광양으로 이사했지만 여전히 친구는 여수 사는 친구인 것만 같다.
가장 마음에 든 건 사진들이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서툰 여행은 풍경이나 사물을 찍은 사진들이 한 페이지 또는 양쪽 페이지를 꽉 차게 처리하여 가깝게 느낄 수 있으나 내가 생각하는 풍경이 아니었기에 그닥 맘에 들지 않았었다. 여기선 꼭 사진처럼 가장자리를 흰 여백으로 남겨놓는 센스가 풍경을, 물체를 돋보이게 했다. 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이 빚어내는 모습을 보며 진정으로 여행하는 느낌과 여행지에 온 실감을 할 수 있었다. 마치 사진이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맛보았다. 시와 소설과 사진 속에서 온 국토를 대장정으로 횡단하는 일이 이렇듯 손쉽고 기쁠 줄이야. 예쁜 화보를 가진 듯 행복한 책이다. 이쁜 문학기행집이다. 누가 읽어도 거기엔 추억이 있다. 누가 보아도 다 연고지가 있게 마련인 우리나라. 아름다운 우리 나라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가져보게 된다.
덧붙임//p21 사진 설명에 <느>자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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