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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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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2000년대 중반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산문집이네요. -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 : 사람이 노경에 든다는 것은 몸의 모든 부위가 마모되기 시작한다는 것이지만, 문필인의 중지는 쓰면 쓸수록 군살이 돋고 경도를 높여 필경작업의 바로미터 구실까지 한다. 없다가도 생기고 생겼다가도 가라앉는 손가락의 미세한 변화를 놓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이 쑥스럽지만, 긴 세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 내용보기

 작가가 2000년대 중반에 발표한 글들을 모은 산문집이네요.

 

-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 : 사람이 노경에 든다는 것은 몸의 모든 부위가 마모되기 시작한다는 것이지만, 문필인의 중지는 쓰면 쓸수록 군살이 돋고 경도를 높여 필경작업의 바로미터 구실까지 한다. 없다가도 생기고 생겼다가도 가라앉는 손가락의 미세한 변화를 놓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이 쑥스럽지만, 긴 세월 펜대 하나로 산 자의 나 홀로 감상으로는 그게 예사롭지 않다. 내 가운뎃손가락의 돌출은 내가 살아낸 역사의 징표이자 응고인 까닭이다. 따라서 어떨 때는 애잔하고 어떨 때는 대견하다. 얼마나 혹사했으면 생으로 혹을 세워 나를 지탱해주었는가 싶어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덕택에 가솔을 거두고 근근히 책줄이나 쓴 셈이다. 가만히 손을 바라볼 때마다 저절로 눈이 가, 거듭거듭 매만지는 소이다.

 손이 꼭 오른손만을 지칭하는 건 아니고,옹이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에 박인 것은 틀림없되 왼손의 도움없이는 뿌리박을 엄두마저 못 낼 일이다. 박목월의 시 `왼손`을 빌어 `나의 왼손은 존재의 숙연한 진실을 증명한다... 그 왼손에 서려있는 거창한 침묵과 정적. 사람들은 누구나 오른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는 그 왼편에 있는 숙연한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

 

k****6 2018.04.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