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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개봉관 상영, dvd(일찍 나온 편이었음), 그리고 최근 블루레이로까지 해서 거의 모든 매체로의 감상을 했던 작품이다. 개봉 당시에도 큐브릭의 유작에다 아직 당시로서 최고의 스타파워를 자랑했던 크루즈-키드만 부부가 의미심장한(?) 캐스팅까지 되어서, 매체에서의 화제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고, 대중에게 그나마 낯설지 않았던 건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의 全般이 난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큐브릭 현상'은 최소한 대학가 기준으로 반 년은 지속되었다는 기억이다. 큐브릭의 코드는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한 편은 아니라서, 이 작품의 경우 원작 소설만 잘 읽고 들어가도 (물론 프로이트 심리학에 대한 상당한 소양이 있어야 하겠지만) 내용의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며, 큐브릭이 개별 화면과 몇몇의 연속 단위에서 이야기하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풀 메탈 자켓의 독해를 위해 1970년대 반전 트렌드를 미리 머리에 넣을 필요가 있듯, 이 영화 역시 작품을 봐야 새삼 모종의 메시지를 받는다 뭐 이런 것보다 미리 머리 속에 잘 정리된 스킴이 해 주는 역할이 크다. 다시 말해, 개별 화면에 일일이 몰입을 해야 할 필요가 다른 본격 작가들보다 그닥 크지는 않다는 뜻이다. 큐브릭이 슈니츨러의 그 단편에다 통째로 세기말적 코드를 새로 이식해서 뜯어고치는 재창조 작업을 하기에는 그의 물리적 나이가 너무 고령이었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액자를 다소 흐릿하게 배치하였다 뿐(그리고 쎌폰이 등장하는 등 배경의 일정 부분 현대화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에 매우매우, 지루하리만치 충실하다. 당시로서 매우매우 아방가르드했던 슈니츨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약이 많이 사라진, 더군다나 큐브릭 같은 거장의 후광으로 더더군다나 미시적 관용이 가능한 호조건이었을 텐데도 그 이점을 잘 살리기보다 원작의 편안한 트랙에 묻어가는 길을 택했다. 슈니츨러의 원작을 두고서, 게다가 반 세기 전에 던진 장자풍의 선문답을, 큐브릭은 첨단 도구를 갖고서도 요란한 리프레이즈만 했을 뿐 결국 문제를 문제로 답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거장에게 우리가 기대할 만한 것은 근사한 해법이지 알려진 문제의 화려한 (재)낭독이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앞서 블루레이 리뷰에 지나치게 우회적으로 적은 부분이 있다. 본래 이 작품은 4:3으로 찍은 화면이라 무슨 매체로 찍혀 나오건 그 레이쇼를 탈피할 수가 없다. 그건 리마스터링으로 극복될 차원이 아니니까. 그러니, 결국 그 블루레이는 어딘가 화면이 짤렸다는 거고, 정직하게 말해서 하단의 일부가 '절단'된 꼴이다. 이는 사실 예사로운 단점이 아닌데, 다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어떤 상품에 대고 대놓고 악평을 하기엔 마음이 좀 아파 그 정도 간접 진술만 하고 말았다. 구매할 사람들은 이 점 분명히 참고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