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10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6.0
리뷰 총점
멀리서 본 전쟁 그림
"멀리서 본 전쟁 그림" 내용보기
다른 시청각 매체와는 달리, 영화는 일단 화면의 사이즈가 크다. 남들은 손바닥 만한 2인치 화면으로도 영화를 본다지만, 역시 컴컴한 어둠 속에서 시야를 가득 메운 거대한 화면, 그리고 귀를 쩡쩡 울리는 굉음.. 또는,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는 배우의 눈동자, 귀를 가득 메우는 에코 만빵 연인들의 속삭임들.. 이야 말로 영화를 영화답게 한다. 때문에 어떤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멀리서 본 전쟁 그림" 내용보기
다른 시청각 매체와는 달리, 영화는 일단 화면의 사이즈가 크다. 남들은 손바닥 만한 2인치 화면으로도 영화를 본다지만, 역시 컴컴한 어둠 속에서 시야를 가득 메운 거대한 화면, 그리고 귀를 쩡쩡 울리는 굉음.. 또는,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는 배우의 눈동자, 귀를 가득 메우는 에코 만빵 연인들의 속삭임들.. 이야 말로 영화를 영화답게 한다. 때문에 어떤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된다. 특히 볼만한 구경거리, 스펙타클하다는 것은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춘게 아니라면, 역시 영화관이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참 행복한 것은, 저렴한 수십만원대의 시스템과 DVD를 가지고도 대화면과 대음량을 위해 만들어진 시청각 오락물의 맛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바로 이 영화, ''벌지 대전투''에서.. 지축을 울리는 쾨니히스 티거 전차의 낮은 엔진소리와 카앙 카앙 쏴붙이는 주포 사격소리의 압력감이 5.1채널로 짓눌러들어오는 느낌. 하늘을 활공하는 미군 정찰기의 시야 아래에 안개 넘어 스르륵 나타나는, 70미리 화면 속 벌판을 가득 메운 독일군 전차부대의 위용. 진정 스펙타클이라 함은 이렇게 관람객을 압도해버리는 힘을 가져야 한다. 기름냄새와 화약냄새마저 풍기는 저장매체가 나온다면 정말 금상첨화이겠다. 다른 모든 주관적 감상들과 마찬가지로, 영화에 있어서 스펙터클이라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또한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반지의 제왕 3부작을 스펙터클의 대명사로 들기에 주저하지 않는 직장동료가있음에도 나로서는 그런 느낌이 아닌데.. 싶은 속마음이 든다. 그러면 네가 말하는 스펙타클은 어떤 거냐고 묻는다면, 조심스럽게 이 영화를 내보이고 싶다. ''벌지 대전투''는 물론 옛날 영화다. 스토리는 무지 늘어지고, 별 의미 없는 짧은 스토리가 섞여 있어 오히려 혼잡스럽다. 전차부대의 대기, 진군 장면의 압박감에 비하여 전투장면은 막상 싱겁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전형적이다. 표정, 말투가 영화 내내 딱 한 가지씩 뿐이다. 사건이 전개된느 호흡, 박자가 지겨울만큼 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말하자면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나 반지 삼부작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따르지 못하는 한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것은 멀리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스펙타클함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경계가 다 보이지 않는다는 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만리장성은 스펙타클하다. 그러나 경계선이 명확한 우리집 대문은 스펙타클하지 않다. 사이즈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트로이나, 반지 삼부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경계선이 명확하다. 화면의 인물, 건물, 모든 피사체가 또렷하고 분명하다. 인물의 심리의 흐름도 섬세하게 드러난다. 아킬레스의 미간의 찡그림, 아라곤의 씩 웃는 미소가 가지는 심리적 의미는 너무도 선명하고, 이해가능하다. 그렇다.. 모든 것이 관객의 눈앞에 명확한 것이다.. 그런데 벌지 대전투와 같은 옛 영화는 그렇게 섬세하고 선명하게 그림을 보여주지 못한다. 공지선에 줄지어선 전차부대의 경계는 흐릿하다. 주포를 사격하지만 어디를 보고 쏘았는지, 어디에 맞았는지 구별이 불가능하다. 부대의 움직임은 이해할 수 없을만큼 산만하다. 50미터 앞의 건물이 무너지는 데 왜 세 명의 군인이 똑같은 포즈로 만세를 부르며 푹 쓰러지는지, (핏방울 하나 보이지 않으며) 누가 알리오.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영화 내내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도대체 왜 저런 표정에 저런 성격인지 아무런 설명도 없다. 보고 있자니 답답하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보지 못한 어떤 심리적 기전이나 개인적 경험이 그 표정 아래에 뭔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야 한다. 별로 알고 싶지 않더라도. 어쨌든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고 전제하여 상상해야 한다는 것이 스펙타클을 만든다. 요즈음의 영화는 매우 가까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인물을, 사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만큼 영화가 발전하여 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옛 영화는 그만큼 가까이서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렇게 멀리서 보는 흐릿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스펙타클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허용하고 있는 듯 하다. 보이지 않는 경계선으로 인하여, 경계선이 화면 너머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 모든 것이 선명하면 오히려 비현실적이다...그래, 그런 것 같다... 흐릿한 영화, 멀리서 본 영화. 나름대로의 멋이 있다. 좋다. 다만 한가지, 무지 지겹긴 하지만 말이다.
r********s 2006.11.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