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2005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형 경제발전 모델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보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정부가 경제정책은 진두지휘하고 대기업이 경제주역을 맡았던 기존의 한국형 발전모델은 외환위기로 사실상 해체되었으며 이후 주주가치 극대화와 정부개입 최소화를 중심으로 한 영미식 시장경제모델이 도입되었지만 성장동력 약화와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는 것이죠. 따라서 한국형 발전모델과 영미식 시장경제모델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주의깊게 봐야할 내용은 더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에 대하여 국내 학계에서는 세 가지 흐름이 있다고 정리한 것이죠. 첫째는 시장경제론자들입니다. 분배는 성장과정에서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며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서 복지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둘째는 시장개혁론자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성장을 중시하지만 분배와 균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국가의 배려는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복지지출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사회적 시장경제론자들입니다. 성장 우선에 비판적이며 동반성장이나 균형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결과를 본다면 성장을 한다고 분배가 자연스레 늘지는 않는다는 것이 다수설이지만 분배가 성장을 저해하는지, 촉진시키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많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좌승희 박사는 대표적인 시장경제론자 중의 한 사람입니다. 혹자는 그의 핵심키워드를 차별화, 수직적 세계관, 사다리 오르기로 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일관성있게 이해하는 데 그 세 가지 키워드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는 주장을 시종일관 펼치고 있습니다. 사회적 낙오자들을 위한 분배정책의 필요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역시나 무임승차를 극도로 경계하는 입장이기도 하구요. 본인은 재계나 잘 사는 사람들의 대변자가 아니라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이라고 밝히지만 본의야 어떻든 재계나 잘 사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우리편임은 분명합니다. 흠.. 세상은 원래 불평등합니다. 이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 세계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공산주의(칼 맑스가 주장하기 이전부터 있었던)가 지배를 했겠죠.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며 탐욕과 유혹에 약하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봐요. 따라서 저자의 '신국부론'은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을 것같네요. 어떤 식으로든 시장경제론자들이 인간 본성의 진실 일부분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간이 전적으로 이기적이거나 전적으로 이타적이지는 않은 것처럼 우리의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며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믿음은 필요합니다. 이 책의 주장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존재의의는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시장경제론자의 주장을 집대성한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입장을 취하든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최근에 읽은 '경제상식의 허와 실' 역시 보수경제학자들의 치밀한 논리를 흥미롭게 펼치는 책이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관점에서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든 굴복시키든 상대방 주장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006.7.3. 북코치 권윤구) 인상깊은 구절 : 재미있는 현상은 중진국 문턱까지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뤄낸 나라들을 보면 적극적 산업정책을 구사했음은 물론, 적지 않은 경우 심지어는 비민주적 정부하에서 높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와 관련해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의 서구 선진국들이 경제적 도약을 이루었던 18~19세기 중 이들 국가의 정치체제나 경제운영방식을 보면 대체로 전제군주하에서 혹은 오늘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비민주적 정치체제하에서 적극적인 산업진흥정책을 통해 경제적 도약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 간의 정의 상관관계 가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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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일면 한국경제를 이야기하지만, 궁극적으로 개발경제학책이라고 본다. 처음 이책을 읽는 순간, Jeffrey Sachs나 William Eastery 등 외국의 유명한 개발경제학자 들과 구별되는 "그 무엇"을 발견하고 놀라왔다.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많은 개도국에서 전수받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이것이다..라고 명확히 설명해 주는 경제철학내지 정책서적이 많지 않은 시점에서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선진산업국가(영국, 프랑스 등)와 후발산업국가(독일,미국,일본, 이태리 등) 및 신흥산업국가(한국,대만,싱가폴)의 공통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것이 정부의 일반화할 수 있는 특정한 산업정책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의 예를 들어서..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정책은 "차별화를 위한 개입"이라는 목적아래 추진되었고 이것이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개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비젼을 가지고 개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전을 위해선 수평적 사다리가 아니라 수직적 사다리, 즉 차별화된 사회적 보상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어쩌면 평범하지만 결코 단순화시키기 쉽지않은 개념화에 성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성장의 동력은 물적, 외적 조건도 중요하지만... 맘자세(경제하려는 의지, 차별화의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이... 작금의 상황에서 다시금 신선하게 들린다...
경제발전 정책 및 사상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일독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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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도 경제가 왜 성장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대답들을 추려보면 경제성장이란 자본축적과 기술혁신으로 분해될 수 있으며, 이는 시장경제제도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정도까지다. 좌승희 박사는 "차별화원리"라는 개념을 통해 인센티브가 시장경제제도의 바탕인 동시에 제도적 기반을 자본과 기술로 변환해주는 매개가 된다고 본다. 좌 박사의 논지가 학계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는지 몰라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차별화원리의 우월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저자가 가진 철학적, 사상적 기반이 허약해 보인다는 점이 흠이다. 하지만 차별화라는 이름으로 인센티브라는 지극히 중요한 개념을 재해석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솔직히 장하준 교수의 케케묵은 개발국가론보다는 좌 박사의 차별화원리가 더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런저런 여건으로 묻혀버린 듯하여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