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옛이야기의 재미를 알아가기 시작한 요즘, 매일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어달라고 가지고 오는 책 중에 하나가 바로 시공주니어의 옛이야기 그림책이다.
우리가 어릴 적 읽어보았던 콩쥐팥쥐나 심청전같은 고전적인 이야기들도 있지만, 우리 어릴적 접해보지 못했던 우리의 옛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랑 같이 보고 있어 요즘 참 즐거운데,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재미를 더한 맛깔스러운 글로 구성이 되어 있는 이 옛이야기 시리즈 중에서 최근에 아이랑 같이 읽었던 <버리데기>이야기는 이미 여러 어린이 출판사에서 선보였던 걸 읽은 기억이 난다.
출판사마다 또는 저자에 따라서 살짝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 구성은 비슷한데, 전에 읽었던 다른 그림책에서는 버리데기가 '공주'라고 표현되어 있었던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 시공주니어의 <버리데기>는 어느 부잣집의 일곱째 딸로 태어난 이야기로 구성이 되어 있다.
까마득한 옛날, 무지무지 큰 부자네 집. 딸만 내리 여섯을 낳아서 부자는 화가 나고 서운했지만 그래도 여섯은 잘 입히고 잘 먹이고 잘 키웠단다. 온갖 정성을 다해 일곱번째 아이를 가지게 된 부인은 이번에는 대를 이어 벼슬과 재산을 물려받을 아들을 원했건만,이번에도 또 딸이 태어나자 부자는 그만 화가 나서 아기를 내다 버리라고 한단다.
아, 읽는 내내 참 딸이란 이렇게 서럽고 아픈 존재였구나 하고 느낀건 역시 엄마인 내가 여자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어릴적만해도 요 부자네집처럼 딸만 내리 낳아서 아들 낳으려고 갖은 정성 다 쏟는 가정들도 많이 보아왔지만,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냥 옛이야기로 기억될만한 대목이 아닐런지. 요즘은 어떤 가정에서는 오히려 아들보다 딸이 더 환영받는 곳도 있고, 아들 딸 구별 안하고 잘 낳아서 잘 기르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시대를 가늠해볼 때 부자의 노여움은 참 이해가 되는 대목인지라 아이랑 읽으면서 '남아선호사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며 읽어주었다. 힘든 역경 가운데서 자란 버리데기지만, 어려움없이 곱게 자란 여섯 언니들은 못한다고 한 일을, 비록 부모에게는 버림받았지만 '부모가 없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고 하는' 버리데기의 고운 성품과, 어려운 역경을 헤치고 꿋꿋하게 해낸 버리데기 이야기를 읽고 진정한 효와 용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림의 화풍이 참 독특하고 해학적인 느낌과 함께 재미를 더해주었다. 버리데기가 아름답게 묘사된 그림책도 있었지만, 이 책 속 버리데기는 온갖 굳은 일을 마다앉는 모습인지라 투박해 보이고 남자같은 면모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여섯 언니들과 비교가 되어 더욱 이야기에 몰입되었던 것 같다. 또, 세가지 꽃으로 살아나는 부자 아버지의 모습도 무척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었고, 마지막에 담장 밖에서 안을 쳐다보는 여섯 언니들의 모습과 대비되는 버리데기의 모습도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해준다.
<책 속 이미지의 저작권은 원작자에게 있습니다>
|
|
아들을 바라는 부자는 딸만 여섯을 얻고 일곱번째도 딸이 나오자 너무 화가나 아기를 버리라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