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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난 그냥 ‘전쟁이 일어난 날’ 정도로만 알고 있는 세대다. 부모님 또한 아주 어릴 적에 지나간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셔서 우리 나라가 겪었던 이 시대적 아픔에 대해 별 느낌이 없었다고 말해야 솔직할 것 같다.
이런 나에게 가장 충격적인 6.25 관련 경험이라면 바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서이다. 이 영화에 대한 비판도 엄청 났지만 전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한반도가 겪었던 비극을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 가족이 역사적 질곡에 휘말려 상처투성이가 되는 장면들은 가슴이 찡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젊은 관객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이 영화의 장면 장면들을 보고 가슴 아파했다. 몇 십 년 전에 겪은 우리 땅의 고통을 모른 채 살고 있는 젊은이들. 그들에게 산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책이 바로 <나를 울린="" 한국="" 전쟁="" 100장면="">이다.
이 책을 만들게 된 박도 님은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의 사진 자료실에서 ‘Korea War’ 파일을 들추다가 한국 전쟁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데나 흩어진 시체더미들, 전투기들이 마구 쏟아 떨어뜨리는 포탄, 배만 불룩한 아이가 버려진 채 울고 있는 장면. 슬픈 과거사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이 엄청난 양으로 저장된 채 미국 땅에 잠들어 있었다.
엮은이는 이 사진들을 가져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한다는 마음에 수만 매의 사진자료를 들춰 그 중 4백 80여 매를 복사해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지울 수="" 없는=""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두꺼운 양장본의 책을 출간했던 것이 대중용 포토 에세이로 엮어야 일반 대중들이 쉽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다시 <나를 울린="" 한국="" 전쟁="" 100장면="">이라는 제목으로 나오게 되었다.
6.25를 잘 알지 못하는 세대인 나는 이 책을 펼쳐 든 순간 첫 장부터 충격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게 과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일까 싶을 정도로 참혹한 장면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붕대로 칭칭 얼굴을 동여맨 채 담요를 뒤집어 쓰고 끈으로 묶인 사람들. 이 사진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미군의 네이팜탄 공격으로 부상당한 여인들이 응급구호소에 모여 있다. 젤리화한 가솔린을 사용하는 네이팜탄은 한국전 기간 중 미군이 최초로 사용하였는데 그 파괴력과 살상력은 가공할 만한 것이었으며, 수많은 화상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이들은 손을 전혀 쓸 수가 없어 군용 담요를 뒤집어 씌우고 붕대로 묶어 놓았다. 수원, 1951.2.4.”
우리는 왜 이렇게 피해를 입어야 했나. 어떤 잘못도 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이런 식으로 학살한 미군 측의 입장은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책에 따르면 이런 참혹한 학살 사진들 대부분이 가해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었다고 한다. 전쟁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은 멀쩡한 사람을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아름다운 우리땅을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버렸다.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느낌은 바로 붙들려 있는 포로나 길가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희망이 없는 눈빛, 무표정하고 절망적인 얼굴’을 가졌다는 것이다. 전쟁이란 얼마나 무자비한 것인가. 인간에게서 희망을 뺏고 삶의 의욕을 없애며 공포와 무기력함과 절망을 주는 것. 그 무서운 일을 인간이 벌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사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김원일, 문순태, 이호철, 전상국과 같은 문단의 중견 소설가들이 에세이 형식으로 쓴 6.25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 김원일은 자신의 아버지가 남로당원이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당시 ‘빨갱이’로 불리던 사람들의 입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그의 글에는 이념과 사상 때문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6.25를 이야기하면서 네 소설가가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로 어린 시절에 경험한 ‘죽음’에 대한 충격이다. 자기 동네에서 한 파나마모자를 쓴 아저씨가 죽임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소설가 문순태는 6월만 되면 그 악몽이 떠올라 가슴이 아리도록 안타깝다고 한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는 낮 세상은 국군, 밤 세상은 빨치산에게 시달려야만 했던 민간인들의 상황도 잘 드러나 있다.
어떤 이유로 이렇게 평범한 민간인들이 상처 입고 아파해야 했나. 순진했던 청년들이 학도병으로 나서 서슴지 않고 살인을 해야만 했을까. 책을 보다 보면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잔혹한 행위임을 가슴에 새기게 된다. 이 사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가치관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어딘가에서 여전히 전쟁이 존재하고 있으니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 <나를 울린="" 한국="" 전쟁="" 100장면="">. 과거의 역사를 길이 기록하여 후대에 알리는 일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어떤 후손도 앞으로는 이런 아픔을 가져 오는 일을 벌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인상깊은구절] 엄마가 총살로 죽은 옆에서 울고 있는 남매의 모습이 너무 가슴이 찡하고 잊혀지지 않네요.....나를>나를>지울>나를>태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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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에도 나와있듯 사진집하면 소장을 전제로 하기에 두꺼운 양장에 가격도 만만치 않다.그러나 대부분의 사진집이 그 가격을 외면하며 같고 싶은것들을 담고 있기에 쉽게 져버릴수 없는것이다. 그렇기에 이 사진집은 또 색다른것이다. 학교 다닐때 역사가 자신있는 과목은 아니었으나 언제나 중요하고 깊게 얘기해야 하는 것들은 단 몇줄에 지나지 않았다고 기억된다. 그 단 몇줄정도의 기록으로 잊혀져서는 안되는 중요한 우리의 역사중 하나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읽히고 기억되야 한다는 의도로 나온 이 책은 그 의도와 절실히 맞아떨어진다고 생각된다. 큰 묶음으로 나뉘어진 각 단은 인상적이며 일순으로 나뉘어지지 않았어도 한국전쟁이란 큰 묶음에서 볼 수있도록 되어있다.또한 그시대를 지낸 분들의 글이 사진의 힘을 실어준다 몇몇은 생각보다 적은 사진과 빼곡한 글에 질려할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요새처럼 나라 안팍으로 싱숭생숭한 시절에 이렇게 힘들었던 시간이 한세대가 가기전에 존재했음을 상기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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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장면
저자 : 글 / 김원일 문순태 이호철 전상국 사진 편집 / 박도
가격 : 원가 15,000원 ( 구입가 : 0원)
이유 : 시립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우연하게 발견한 책.
독서 후 : 책의 상태가 별로 좋지 못했다. 그리고 살짝 봤을 때 본 사진들이 너무나 처참해서 볼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가 고른 책이다. 너무나도 잔인한 그 전쟁을 잔인하리만치 정직하게 카메라 앵글에 담은듯 하다. 잔인하고 처참한 전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사진집인듯 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글이 눈에 안을어 온 것인가 아니면 글 자체가 별로 좋지 못한것인가 책 속에 작가들이 쓴 글은 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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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당연히 피해야지. 이제껏 막연히 생각해왔다. 하지만 기필코 평화는 지켜내야만 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인간의 폭력성이 가장 잘 구현되는 시점이 전쟁이다. 개인적인 원한 등이 없어도 불특정 다수를 증오하는 게 정당화 되는 것이 전쟁이고, 죽이지 않으면 내가 소멸하므로 남을 죽여야만 하는 게 전쟁이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외침을 실로 많이 받았다. 그 중에서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끔찍한 전쟁이 하나있다. 1950년 6월 25일. 포성이 멎은 날보다도 더욱 진하게 모두의 마음속에 각인된 한국전쟁 발발일. 책 한 권이 막연했던 나의 기억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생생한 사진, 어쩌면 그보다 더 구체적인 묘사. 사진 속 아이가 웃고 있어도 난 울고 싶었다. 전쟁이 빚어낸 폐허는 마음 편히 바라볼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가장 먼저 등장한 건 남성인지 여성인지 분간조차 힘든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영화 속 미라 마냥 그들은 얼굴 전체와 양손 등을 온통 붕대로 동여매고 있었다. 네이팜탄 공격으로 부상을 당한 여인들의 모습이라고 했다. 공격을 행한 주체는 미군. 영원한 우리의 우방, 더 나아가 생명의 은인처럼 칭송 받는 바로 그 미군이 가공할 만한 살상력과 파괴력을 지닌 네이팜탄을 사용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군을 욕하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폭력을 먼저 행사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결국 부상당하고 죽어나간 이들만 불쌍하다. 그게 바로 전쟁의 속성이다. 사진들은 하나같이 끔찍했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갈기갈기 찢긴 옷가지며 신발 따위를 통해 사람이 죽었겠구나, 짐작이 가능했다. 영화에 등장할 법한 거대한 검은 기둥이 땅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사진은 평면이었지만 분명 저 불기둥 속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들은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죽었을 것이다. 상상이 마음을 불편케 만들었으나 상상하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군인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전쟁이었으니 삶의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것조차 사치였을 것이다. 적보다 더 무서운 게 잠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졸음조차 힘겨워하는 저 앳된 얼굴을 하고 사람을 죽였을 거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내 그들이 무서워졌다. 이념은 시로 날카로웠다. 상대방을 위한 부역에 가담한 이들은 무조건 죽여야만 한다는 게 당시의 규율이었다. 이야기로만 들었던 부역자 처단은 아주 흔했다. 사진으로도 당연히 남았다. 제 무덤이 될 구덩이를 파는 사람들, 운 좋게 죽지 않았지만 곧 죽임을 당할 사람들. 오래 전 사진이니 등장인물들은 폭력에 의하지 않아도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됐을 터였다. 허나 나는 그들에게서 죽음을 읽었다. 그들은 살아남을 가능성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더욱 높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살아있는 동안에도 존중 받지 못했지만 죽어서는 더더욱 기억 저 편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책은 사진과 더불어 전쟁을 직접 겪은 이들의 글도 실었다. 눈앞에서 총부리를 겨눈 적을 마주한 경우도 물론 있었으나, 그들의 두려움은 실체가 있기보다는 만성적인 것이었다. 어디서 누군가가 죽었다더라 이야기를 들으면서 형성된 두려움은 주변에서 포탄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살가웠던 이웃이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 부쩍 가까이 다가왔다. 전쟁을 겪은 이들은 살아 있는 것이 고통일 것이다. 그들의 기억 속에선 여전히 전쟁이 진행 중이기에. 승리 그리고 패배. 하지만 전쟁에 있어 승자와 패자는 없다. 양자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당하기 때문이다. 6월 25일 시작된 전쟁에서 과연 누가 승리를 거두었을까. 서로가 서로를 맹렬히 헐뜯는 형태로, 오늘날에도 한국전쟁은 지속되고 있다. 우린 우리가 절대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한다. 어쩌면 이와 같은 책을 읽으며 다신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주장과 함께, 우리가 택했고 속한 이 체제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부르짖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격정적으로 분노할 때 상대의 눈 또한 이글거렸으며, 우리가 혈육을 잃고 가슴을 칠 때 저들 역시도 피눈물을 흘렸다.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는 중요치 않다. 같이 아팠다는 거. 지금 이 순간 난 그 사실이 가장 크게 와 닿는다. 모든 가치를 허무는 전쟁, 선과 악조차도 무의미하게 만드는 전쟁. 우리가 겪은 전쟁은 그런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