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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 이라크 테러 사건이 일어난 뒤, 현지의 실상이 사진을 통해 공개되었다. 포로들을 잡아다가 인간탑을 쌓고, 러시안 룰렛 놀이를 하고, 다 보는 앞에서 성폭행하며 수치심을 주는 등등의 미국과 영국 군인들의 모습이 신문에 고스란히 담겨 배포되었다. 그러나 이 잔혹한 짓을 저지른 여군은 미국의 어느 시골마을의 착하고 성실한 효녀였다지. 왜 그런 선한 사람이 이런 짓을 저지르게 되었을까.
역사를 돌아보면, 또 우리 주변의 현실에서도, 이런 일은 빈번하게 목격된다. "어떤 집단의 힘이 커지다 보면 거기에 속한 개인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채 자기 권리를 포기하기 쉽고, 그러다 엉뚱하게도 자기가 속한 집단 밖의 사람들을 향해서 함께 집단의 권력을 남용하고 점점 그악스러워져 얼마 후에는 아무렇지 않게 몹쓸 짓을 일삼"게 된다.
이 책은 단지 나치들의 과거의 모습을 교실에서 잠깐 경험해 본 것으로부터 벌어진 실상을 소설화시키고 있다. 저자의 말마따나 민족이나 국가의 거창한 규모가 아닌, 고작 한 마을의 고등학교, 한 교실 내 수업시간에 시작된 놀이로부터 비롯된 일이다. 개중에는 이 놀이의 위험성을 지적한 학생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파도'의 적으로 취급되었다. 이들은 파도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레지스탕스가 되었으며, 교내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고, 파도당원으로부터 위협받았다. 얼마간 진행된 작은 실험은 나치가 밟아온 길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학생들에게는 실로 엄청난 체험이었지만, 그만큼 고통도 강했다.
역자 김재희씨는 후기를 통해 독일이 과거청산에 솔선하는 데 비해 일본이 도무지 반성을 모르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1980년대 후반부터 독일 필독서가 된 <파도>의 영향이라고 한다. 물론 이 책 하나가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건 아니지만, 교육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멀리 떨어진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로인해 독일 청소년들은 나치의 실상을 간접체험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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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시골 고등학교의 역사 수업, 가스실, 뼈와 가죽만 남은 사람들, 총성 소리... 극악무도한 장면들이 스크린 위로 펼쳐졌다. "나치가 그렇게 사람을 잡아다 죽이는데,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태평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게다가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주장까지 해요?" 『파도』의 교실 실험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겨우 전체인구에 10퍼센트도 안되는 나치 당원들이 그러한 만행을 저질를 때 그 수 많은 사람들은 왜 가만 있었을까? 그리고 그들의 만행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고 주장했을까?
제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경제적으로 파탄 상태라 매일 물가 폭등에 시달리고, 일자리도 없고, 그렇다 보니 일반 시민은 누구의 힘으로라도 나라가 안정을 찾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이 컸을 것이다. 그러한 바람들이 나치를 정당화 시키고, 그들에게 열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철저하게 훈련 받은 조직인 나치 앞에서 감당하기 힘든 두려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지독한 불안과 공포 앞에서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였다. 역사 교사인 벤 로스는 이러한 역사의 현장, 사람들의 심리를 문자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온 몸으로 느끼고 뼈져리는 경험을 통해 파시즘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그 당시와 유사한 상황을 설정하고,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하는 지를, 그리고 어떤 감정들을 느끼는지를! 과연, 그 당시에 일어났던 일이 현대에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벤 로스는 교실 실험으로 답해보려했다. 그는 '파도'라는 집단을 결성했다. 또 하나의 파시즘 단체인... " 훈련의 힘이 어떤 건지 확인했으니, 이제 세 가지만 배우면 된다. 여러분이 세 가지 규칙만 지킬 줄 알면 실험 준비는 끝이다." " 첫 번째, 다음 시간에는 수첩과 필기구를 준비하자. 이건 우리 실험을 마칠 때까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거야. 두 번째, 궁금한 점이 있을 때는 언제라도 손을 들고 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옆에 반듯한 자세로 서서 질문을 한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나 답을 할 수 있는데, 어떤 말을 하더라도 뭐라고 호명을 할까? 음.... 그래, '로스 샘!'이라고 먼저 나를 호명한 다음에 자기 이야기를 시작한다. 알겠니?"
훈련을 통한 힘의 집결! 연달아 나오는 선생님 질문에 신속 정확하게 답하는 것 뿐이었지만, 이 훈련 속에서 아이들은 단합의 힘을 느끼게 됐다. 단 시간동안 느낀 그 '일체감'은 아이들에게 강렬했다. 다른 일을 할 때에는 좀처럼 느끼지 못한 감동과 설레임을 친구들과 함께 느낀 것이다. 모두가 하나이고, 모두가 평등했다. 누구 하나 모나지 않았고, 튀지 않는다. 그 단체 속에서는 왕따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라는 단체의 힘을 느껴본 사람을 알 것이다. 그 느낌이 얼마나 짜릿하고 매력적인지를. 월드컵 때 붉은 악마가 되어 느꼈던 그 감동은 엄청났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흥분됐고 황홀했었다. 그것을 이 아이들도 느낀 것이다. 그 다음 시간이 되자, 벤 로스는 또 하나의 구호를 제시한다. 공동체를 통한 힘의 집결! 여기에서 공동체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하고 함께 투쟁하는 사람들의 연합이다. 공동의 믿음을 갖고 혼연일체가 되어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것. 그의 공표와 함께 공동체 '파도'가 결성되게 된다. 그리고 그는 큰 동그라미 안에 꽉 차는 물결 무늬를 하나 그려 넣었다. 이것은 파도의 상징이다. " 공동체 안의 개인은 더 이상 그냥 개인이 아냐. 나는 곧 전체를 이루는 부분이라는 느낌이 강렬하게 살아나야 해. 개인은 무엇보다 전체를 위해서 있는거야."
" 이걸 우리의 상징으로 삼자. 어떠니? 큰 파도가 힘차게 일어나는 거야. 거센 파도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지. 한 방향으로 우리가 함께 움직이며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지. 한 방향으로 우리가 함께 움직이며 새로운 운동을 일으킨다는 뜻이야. 자, 우리의 공동체, 우리의 운동을 이제 '파도'라고 한다!" " 그리고 파도는, 우리의 인사로도 쓰인다." 그는 오른 팔을 들어 물결 모양으로 반 바퀴를 돌리며 왼쪽 어깨로 가져가 손등을 거기 올려놓는 파도타기 인사법의 시범을 해보였다. 공동체의 이름, 그리고 상징, 그리고 그들만이 공유하는 인사법 '상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공동체와 그리고 그 힘을 또한 가시화시켜준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은 것을 믿을 수 없다. 우상 숭배를 하지 말라는 성경 말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서는 '십자가'라는 상징물을 만들었다. 십자가를 통해 사람들은 신을 보고, 느끼며, 믿게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상징'은 파도라는 공동체의 분신이자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들만이 공유하는 인사법은 누가 우리와 한 패인지 구분해주고, 그 공동체의 단결력을 더욱 증진시켜준다. 실천을 통한 힘의 집결! 벤 로스는 회원증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그리고 그 회원증 뒤에 갈매기 표시가 된 아이들은 '갈매기 군단'이다. '파도'의 규칙을 어기는 반동분자들을 잡는 역할을 한다. " 회원증은 하나의 도구야. 새로운 조직이 자기 정체성과 균일성을 유지하는 수단이지." "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훈련도 소용없고 공동체 역시 의미가 없어. 훈련을 통해 우리는 실천하는 힘을 기르고, 공동목표를 갖는 집단을 통해 목표에 이를 수 있거든. 하지만 이건 모두 함께 실천할 때만 그렇게 되는 거야. 공동의 목표가 아무리 훌륭해도, 공동체가 여기 필요한 일을 함께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 여러분은 모두 우리 파도의 힘을 믿는가?" " 우리가 '파도'를 처음 시작할 때를 돌이켜 보자.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멋지게 정답을 말할 수 있는지, 우리 사이에 어떤 경쟁심이 작용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부터는 이런 식 욕식도 벗어던지자. 우리들끼지 경쟁 상대가 되면 안 되거든.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동하는 하나의 조직이야. 앞으로 우리는 일심동체, 모두가 '파도' 회원으로서, 이 안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단 사실을 잊어선 안돼. '파도' 안에서는 모두 평등한 회원일 뿐, 누가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하지도 않고, 특히 누구를 제외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어. '공동체'는 평등한 구성원들의 조직이기 때문이야. 우리가 이제 할 일은 더욱 거센 '파도'를 일으키기 위해 새 회원을 확보하는 일이야. '파도' 회원이 되려면 먼저 우리의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여기 복종한다는 선서를 해야겠지." 이제 파도는 저 혼자서도 물결을 일으키고 회오리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이론이나 실험이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스스로 춤추고 활동하는 살아 꿈틀거리는 '운동'으로 변해 버린것이다.
회원증, 갈매기 군단이라는 감시 군대, 교세 확장 훈련을 통한 힘의 집결! 공동체를 통한 힘의 집결! 실천을 통한 힘의 집결! 세 가지의 구호를 부르짖으며 파도는 점 점 더 캠퍼스로 확장되었다. '파도'의 명예를 걸고 학교 공부도 더욱 성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파도'의 활동을 더욱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 짧은 시간에 매끄럽게 숙제를 마치는 요령, 아니 솔직히 말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 요령을 습득해 버린 것이다. 간단 명령하고도 모두가 똑같은 정답을 말할 수 있게 된 점은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이게 과연 교사로서 반가워할 일인지, 그건 답하기 곤란한 문제였다. 전보다 훨씬 더 깔끔한 과제물을 제출하지만, 좀더 고민하고 좀더 끙끙거린 흔적은 도리어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점 점 생각하는 힘을 상실해 갔다. 여기서 우린 기계식으로 정답만을 이야기해야하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볼 수 있다. 그저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말만 받아적고, 궁금증과 의심도 없는 수업의 모습.세월호 사건이 떠올랐다. 선생님이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면 가만히 있는, 그러다가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영원히 가라앉아버린 우리아이들. 우리 교육이 그런 아이들로 키워내지 않았나라는 죄책감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은 '파도'라는 공동체의 이름으로 '파도'가 아닌 친구들, 회원가입을 거부하는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억압을 했다. 그리고 '파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에게는 복수하며 그를 내쳐버렸다. 그 공동체에 안에 들지 못한 친구들은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다. '파도'라는 하나의 '선', '정답'을 만들어 버리고, 그 안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다름'이 아닌, '악'으로 규정해버렸다. 그 공동체 안에서만 평등이 이루어졌을 뿐, 그 공동체 밖의 친구들은 배척하며 차별했다. 아이들은 점 점 더 광기에 사로잡히면 파도의 구호를 부르며 괴물로 변해갔다. '파도'의 모습을 보며, 극성 기독교 단체들이 생각났다. 무조건적인, 의심없는 믿음을 요구하는 모습,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생각하기를 포기해야 한다. '왜?'라는 질문을 하면 안된다. 그것은 불순한 자이고, 믿음이 부족한 자이다. 자신들만이 선택 받는 자이고 그것을 믿지 않는 자는 배척한다. 그리고 전도라는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요하는, 일종의 폭력을 행사한다. '파도'에 가입하라고 강요하는 파도 회원들은 모습은 이와 똑같았다. 예수가 이야기했던 복음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오히려 그 반대로 행동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예수의 본 뜻을 찾아보기 어렵다. 파도 회원들은 그들이 하는 일은 좋은 일이고, 그들의 규칙과 사상은 정말 좋은 것이라며 자신들의 공동체를 지키고 확장시키려 한다. 그것은 그냥 자신들이 생각하는 '옳음'일 뿐이다. IS 무장단체도 자신들이 하는 행동이 옳다고 생각한다. 히틀러 역시 자신의 행동이 위험에 빠진 독일을 위해 옳다고 생각했다. 결국 모두는 자신들의 생각하는 '선', '옮음'을 강요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이렇게 비판하고 생각하는 힘을 상실한다는 것은 엄청난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왕따였던 로버트의 변화 "나는 그게 더 불안해 보여. 순식간에 딴 사람으로 변하다니, 무슨 사이버 종교에 들어간 것 같잖아." "사이비 종교요?" "그래, 꼭 그런 것 같아. 광신도가 되는 사람들은 모종의 공통점이 있거든. 그런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야. 어떤 집단에 속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맛보는 거지. 어떤 집단을 통해 새로 태어난다, 나는 완전히 새 사람이다, 모든 걸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 갑자기 둥둥 뜨는 거야. 이를테면 로버트가 그런 경우 아니겠니?" "하지만 엄마, 로버트는 정말 다행 아닌가요? 예를 들어 로버트 한 사람만 생각해도, 이번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 같은데!" "로리, 문제는 그게 진실이 아니라는 거다. 사이비 집단의 실체는 환상이지 현실이 아냐. 로버트는 '파도'라는 조직 안에서는 마냥 좋지, 하지만 그 조직 바깥으로 나오면 다시 옛날로 돌아가야 해. 바깥세상은 '파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단 말야. 현실과는 전혀 소통할 수 없는 폐쇄적 조직이기 때문이지. '파도'가 생기기 전 로버트는 학교에서 지독하게 따돌림을 받던 무기력한 아이였잖니? 그런데 파도는 너희 학교 안에만 있어. 세상에는 그런 게 없거든. '파도'가 없는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로버트는 다시 벽에 부딪힐 거야.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 그건 그저 환상이고 물거품일 따름이거든!" '파도'라는 공동체는 현실이 아니다. 파도과 부르짖던 구호들은 비현실적인 것이다. 즉 현실은 다양한 사고와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절대 하나의 의견으로, 하나의 마음으로 만들 수 없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폭력과 착취가 일어나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흔히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우린 알아야 한다. 부부는 '일심'이 될 수 없다. 부부는 각자가 서로 다른 인격체이다.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하는 존재이지, 반드시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야하는 존재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큰 착각이다. '파도'의 비현실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위의 로버트의 모습에서 대안학교 아이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지옥같은 학교라는 현실에서 도피해 새로운 대안 학교로 가서 무수히 많은 칭찬과 격려 속에서 자라난다. 그러나 막상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갔을 때, 자신의 실력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며 현실에 부딪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속에서 느끼는 괴리감 속에서 아이들이 많이 방황한다고 한다. 그 만큼 환상을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적당히 희망(가능성)과 현실을 잘 버무려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다. 많은 역사가 이야기 해주듯이 전체주의는 상당히 매혹적이다. 오히려 우리는 자유를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진정 자유가 손에 주워졌을 때,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또 누군가에 맡겨버릴려고 한다. 그것이 부모님이든, 신이든, 사회이든. 우리의 자유를 그들에게 주면 우리는 편하기 때문이다. 골치아프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그들이 이야기한대로만 살아가면 된다. 만약 잘못된다면 그들을 탓하면 되는 것이다. 죄책감에서,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도 편하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삶인 가는 생각해봐야 한다. 고민하고 선택한 것과 그냥 흘러가는대로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생각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의 인생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인종주의나 집단주의, 그리고 왕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세계사 공부할 때 나치에게 휘둘린 독일 국민들의 이야기가 절대 다른 나라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언제든지 우리가 그렇게 될 수 있음을 경고 할 수 있다. 워낙 토론거리가 많은 책이기에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교육 소재 : 전체주의, 나치즘, 인종주의, 집단주의, 집단 광기, 왕따문제, 타자화, 집단 폭력, 차이와 다름, 좋은 공동체란, 학교 문화, 교실 문화, 감시와 처벌(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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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이 책을 보는 내내 나도 파도에 휩쓸리듯 나도 모르게 청춘의 시기로 돌아가 학생들과 같은 집단의 느낌으로 읽었다. 내가 걸어온 시간 속에는 그런 시대가 있었다. 책을 다보고 난 후에 의외로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의 의식이 어떻게 교육되고 서서히 길들여지는지, 그리고 교육의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현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의 원작은 The Wav로, 역사교사 론 존스의 실제 실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정상적 사회가 파시즘이라는 독재의 파도에 물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경고하는 책이라고 하니 내가 본 책을 제대로 본 것 같다. 교사인 라이너 벵어는 뜻하지 않게 독재 정치 과목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고, 지겨워한다. 결국 교사인 벵어는 1주 일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 존재인지 증명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학생들이 자신을 '라이너'라는 친근한 이름대신 '벵어 씨'라고 존칭을 쓰게 하고, 말할 때에는 반드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똑바로 대답하게 하고, 학생들이 개인으로 경쟁하는 대신 전체로서 이익 향상을 생각하게 하고, 똑 같은 옷을 입게 하고, 그들만의 특정 표식을 만든다. 학생들은 이제 집단화된 강력한 공동체로 변신한다. 우리는 그 속에서 너무나 쉽게 획일화된 ‘파시즘’을 만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전쟁 속에서도, 가뭄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적응함으로써 잘 견디고 살아왔다. 이렇듯 환경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특히 그것이 집단 내의 변화일 경우에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인다. 마치 군대를 연상시킨다. 책에서 보면 교사는 첫 시간부터 마음대로 애들 자리를 바꾼다. 결국은 철저하게 준한대로 교사 자신의 프레임과 설계된 시스템에 학생들을 하나씩 하나씩 가두는 것이다. 결국은 학생들은 생각과 행동이 집단의 성공이 곧 자신의 행복이고, 자신의 목표가 되어 버리는 모습을 책 속에서 보게 된다. 공동체라는 가면 앞에서 개인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나 개성은 사라져버린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생각하게 했다. 우리사회는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서양과 다르게,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파시즘은 아니지만 유행을 따르는 정도를 훌쩍 넘어서는 집단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깨어있지 않으면 책의 모습처럼 우리도 모르게 비극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면서 생각난 또 다른 책 『죽은 시인의 사회』가 생각난다.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자기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라.” 라고 하며, 학생들에게 각자의 꿈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가 항상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음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로 바로 보는 것이고, 나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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