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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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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의 첫 소설이자, 그에게 아쿠타카와 상을 안겨다 준, 그래서 직업을 소설가로 바꾸게 한, 중편소설 [여름의 흐름]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그외에도 [좁은방의 영혼] 등 대여섯편의 소설들이 함께 실려 있다. 소설가, 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노트북 컴퓨터 앞에 앉아 밤새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 보다는, 바람 솔솔 불어오는 서재에 정좌하고 원고지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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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의 첫 소설이자, 그에게 아쿠타카와 상을 안겨다 준, 그래서 직업을 소설가로 바꾸게 한, 중편소설 [여름의 흐름]이 실려있는 소설집이다. 그외에도 [좁은방의 영혼] 등 대여섯편의 소설들이 함께 실려 있다. 소설가, 하면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노트북 컴퓨터 앞에 앉아 밤새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 보다는, 바람 솔솔 불어오는 서재에 정좌하고 원고지에 한자한자 글을 써내려 가는 모습. 티비나 언론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자신의 작품이나 타인의 작품을 해설, 비평하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정치 사회 문화 전반의 현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널리 알리는, 왠만한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모습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머물며 가급적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오로지 자신의 문학 세계에만 빠져 사는, 조금은 폐쇄적인 듯 느껴지는 모습. 예쁜 말 좋은 말 듣기 좋은 말이 가득 담긴 책으로 종종 베스트 셀러에 이름을 올리는 모습보다는, 약간 무미 건조하면서도 단순 깔끔하며, 많은 고민을 통해 도출되었을 법한 단어와 문장이 나열된, 비록 베스트 셀러에는 오르지 못하지만 스테디 셀러 코너에서는 항상 볼 수 있는 작가... 그런 이미지의 소설가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느는 사람은 마루야마 겐지 아저씨다. 물론, 실제의 이미지와 내가 그에 대해 품고 있는 이미지는 상당히 다르겠지만. 사실, 이 책은 94년에 나온 <좁은 방의 영혼>을 다시 펴낸거다. 이름을 바꿔서 다시 펴내니까, 나 같은 "나이롱" 독자들이 금세 미끼를 덥석 물고 사들였다. 바뀐게 없다. 맞춤법 틀린 것도 여전하고, 역자후기도 여전하고. 하다못해 작가의 약력까지도 1994년에서 딱 끝나버렸다. 최소한 다른 건 그대로 하더라도, 작가 약력은 덧붙여 주었어야 옳지 않나. 물론 책 어느 곳에서도, 또한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 어디에서도, 이 책이 <좁은 방의 영혼>의 재판임을 밝히지 않았다. 책 맨 뒷장에도 당당히 "초판 1쇄"라고 씌여있지 않은가. 하지만, 오히려 출판사의 그러한 "행동"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만일 이 책이 이전에 나왔던 책의 재판임을 밝혔더라면, 난 당연히 책을 사려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을 다시 읽음으로서 예전의 감동을 되살리는 멋진 기회를 얻지 못햇을 것이다. 또한 10여년 전의 책을 읽지 못했던 다른 독자들에겐 마루야마 아저씨의 첫 작품을 접하게 할 기회를 제공해 준 것으로, 그의 독자층을 한층 넓히는네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마루야마 아저씨의 팬으로서 상당히 반길만한 일이다. 반어법처럼 들렸다면 할 수 없다...^^ 어쨌거나,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참 좋은 책이다. 이전의 습작 기간이 없었을텐데도, 첫 작품부터 그렇게 깔끔하게 뽑아낼 수 있었다니 (물론 그러니까 상을 받은 것이겠지만), 정말 대단하다. 그의 소설들도 좋아하지만, 역시나 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는 <소설가의 각오>라는 산문집이 유용하다. <여름의 흐름>을 읽고 나서 마루야마 아저씨가 마음에 들었다면, 두번째로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y****2 2006.09.02.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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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흐름] 이제 나는 누구에게 내 꿈을 위탁해야 할까
"[여름의 흐름] 이제 나는 누구에게 내 꿈을 위탁해야 할까" 내용보기
내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삶을 그가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했던 것이다. 마치 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열심히 성원을 보내는 사람들처럼, 그를 내 대역으로 분신으로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는 잘 해내주었다. 정말로 잘 버티었고 분투해주었다. 이제 나는 누구에게 내 꿈을 위탁해야 할까? - 단편 '바다' 中   2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을 통틀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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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삶을 그가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했던 것이다. 마치 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열심히 성원을 보내는 사람들처럼, 그를 내 대역으로 분신으로 취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그는 잘 해내주었다. 정말로 잘 버티었고 분투해주었다. 이제 나는 누구에게 내 꿈을 위탁해야 할까? - 단편 '바다' 中

 


  2편의 장편과 4편의 단편을 통틀어, 모두 커다란 거울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 거울은 정반대성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하나의 또는 두,세개의 중첩된 상반됨 안에서 화자들은 큰 혼란과 격변을 겪는다. 그 안에서 묘사되는 자연의 모습은 지극히 섬세하고 매력적이지만, 차가울 정도로 방관적이다.

 

 * 여름의 흐름  - 교도소 안과 밖의 나(사형집행인)와 사형수의 모습, 그리고 사형집행인의 삶을 포기하고 떠나는 나카가와와 그런 나카가와의 모습을 보며 흔들리는 나.

 * 좁은 방의 영혼 - 병실에 누워 등창이 생길 정도로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환자, 나와 그런 나의 상상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나비와 물고기. 단 두 명 뿐인 병실에서 각자의 고독과 치열하게 싸우던 나와 이웃 남자. 삶과 죽음의 거울이었다. 

 * 만월의 시 - 남의 집에서 1박2일 동안 밤을 지새며 걸려오는 전화에 주인의 부재를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 알바 중인 나와 문란하고 퇴폐적인 파티에 그를 끊임 없이 초대하는 옆집 남자. 그의 초대 따위 거절하고 혼자 침대 위에 누워 샌드위치를 뜯어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나와 그의 눈 앞에 걸린 그림 속의 세 남녀에 대한 상상. 

 * 바다 - 비약적인 성공을 이루었지만 자신 만의 삶을 살았던 친구와 평범한 삶을 살며 약간의 자격지심은 가지고 있지만 가족과의 삶을 중요시하는 나. 역시 삶과 죽음의 반대편에 서 있다. 

 * 흔들다리를 건너다 -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가진 실제의 나와 도망쳐 온 온천에서 화가인 척 하는 기망의 나. 흔들다리 건너편에서 신비롭고 야생적인 삶을 살고 있는 신분 미상의 청년과 내연녀와 아내 사이에서 시달리는 불안정한 나.

 * 한낮의 피리새 - 음울하고 적막한 시골 사람들과 젊은 학교 선생님의 나. 나무토막처럼 누워 피리새의 울음을 핑계대며 부동하고 있는 나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지만 누구보다 빛날 미래가 기대되는 등에 혹을 진 소년의 약간은 섬뜩한 바지런함. 

 


 항상 마루야마 겐지 작가의 서평을 읽을 때면 농도가 짙다는 표현을 자주 보았다. 작품 전체가 치밀하고 밀집되어 있다는 의미였다. 단편과 중편이기에 그 농도가 더 진하다는 느낌이었을까. 특히, 단편 '바다'는 여운이 깊게 남아 두어번을 더 읽어보았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끝이 마무리지어진 느낌이랄까, 홀가분함이 느껴지는 엔딩에 마음이 살랑거려졌다. 

 

 예전 경향신문의 저널리스트와 마루야마 겐지 작가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산골 마을에서 트럭을 몰고 취재원을 픽업하러 나타났다는 단단한 몸의 카리스마 넘치는 작가님. 그 기사에서 작가님은 "제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세상에서 가장 약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에요."라고 서문을 열었고, 나는 그의 말이 마음에 들었다. 본인이 가진 부와 재능을 적극적으로 표출해야 인정받는 분위기 속에서 나의 평범함은 너무 초라해 보였었기에 자존감의 부재로 오랜 기간 마음 고생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길고 힘들었었기에 작가님이 묘사하는 화자들의 자괴감과 자격지심에 너무 쉽게 동화되었다. 화자의 말에 쉽게 흔들리고 휩쓸리다가 그들이 부딪히는 혼란의 벽에 나도 같이 충격을 받으며 넘어서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단편 '바다'에서 화자는 텅 빈 바다에서 모든 번민을 바다에 두고 유리 차임이 울리는 집으로 선선하게 돌아간다. 나 역시 세상을 대함에 있어 그러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d*******s 2021.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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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집 [여름의 흐름] 무라야마 겐지, 예문, 2006
"일본 소설집 [여름의 흐름] 무라야마 겐지, 예문, 2006" 내용보기
일본 소설집 [여름의 흐름] 무라야마 겐지, 예문, 2006 · 처절하리만큼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이 작가는 기존의 소설언어에 대한 불신감, 그 한계성에 대한 인식에 입각해서 영상보다 더 영상적인 이미지 구축에 몰두한다. 사랑, 사랑, 자아, 주체와 같은 어휘는 상황으로, 영상적 이미지로 그려질 뿐이다. 도시를 그리든 산골 마을을 그리든 안이한 타협이나 교감은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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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집 [여름의 흐름] 무라야마 겐지, 예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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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리만큼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이 작가는 기존의 소설언어에 대한 불신감, 그 한계성에 대한 인식에 입각해서 영상보다 더 영상적인 이미지 구축에 몰두한다. 사랑, 사랑, 자아, 주체와 같은 어휘는 상황으로, 영상적 이미지로 그려질 뿐이다. 도시를 그리든 산골 마을을 그리든 안이한 타협이나 교감은 배제된다. 따스한 정이 오가는 곳쯤으로 믿겨온 산골 마을을 그리면서 마루야마는, 실은 시골 역시 도회지 이상으로 퇴폐되어 있다는 현실과 온갖 인간적 약점과 추악함을 지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부각시켜 우리의 신화를 무너뜨린다. (옮긴이의 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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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책의 제일 마지막에 붙어 있는 [한낮의 피리새]에 대한 설명으로 보인다. 어느 초여름 따스한 햇볕이 들고 마을이 잘 보이는 툇마루에서 주인공은 피리새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게 눈에 보이는 공간은 아늑하고 평화롭지만 실상 그 공간은 살벌하고 냉혹한 공간이다. 피리새를 공격해서 뇌를 한 번에 쫓아먹는 때까치가 마당 안 나무에 앉아 있듯이, 이 평화로운 농촌의 내면에는 병에 걸린 노인들이 어느 골방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고, 짝인 있는 노인들은 뒤늦은 열애를 위해 풀숲으로 향한다. 충격이라기보다는 가려진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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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과 땅을 연결하는 팽팽해진 끈의 직선이, 천천히 커다란 시계추처럼 죄수의 죽음을 새기면서, 흔들거렸다. 그 흔들림에 맞추어 천장의 활차가 삐꺼덕 삐거덕 소리를 냈다. 기름이 떨어졌구나 생각했다.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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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사형 집행하는 현장을 묘사해놓은 것이다. 팽팽해진 직선이 죽음의 순간을 보여준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가장 인위적인 규칙을 가지고 타인을 구속하고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 인간들은 그것은 자연의 법칙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해서 무감각해진다. 한 인간이 이 땅에서 소멸되었을 때도 우리는 삐꺼덕 삐거덕 거리는 활차 소리에만 신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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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감성을 자극하는 어떤 대사도 없이 짧고 익숙한 단어를 나열해 놓았다. 작중인물들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 인물을 스며들게 해놓고 책을 덮으면 이야기의 공명(共鳴) 귀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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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유난히 쉼표가 많이 보인다. 처음 읽으면서 쉼표가 많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쉼표가 문장을 정확하게 구분해주는 것이 좋았다. 이 작가의 다름 작품에서도 쉼표가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지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2012.01.08



s****r 2012.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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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 [여름의 흐름]
"마루야마 겐지 [여름의 흐름]" 내용보기
오래된 소설을 한편 읽었다. 1966년 아쿠타가와 수상작인 마루야마 겐지의 <여름의 흐름>이다.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책이 있는 곳 어디든 요즈음 내 눈길이 머무는 곳은 일본소설이 꽂혀있는 서가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서를 읽는 것에 의도적으로 권수 제한을 두었다. 비유하자면 스크린쿼터 같은 것인데 좀 우습기도 하다. 최근 내 독서 경향이 일본 편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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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소설을 한편 읽었다. 1966년 아쿠타가와 수상작인 마루야마 겐지의 여름의 흐름이다.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책이 있는 곳 어디든 요즈음 내 눈길이 머무는 곳은 일본소설이 꽂혀있는 서가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서를 읽는 것에 의도적으로 권수 제한을 두었다. 비유하자면 스크린쿼터 같은 것인데 좀 우습기도 하다. 최근 내 독서 경향이 일본 편향적이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무엇이든 읽어서 나쁠 건 없지 않겠는가. 타오르는(?) 관심을 애써 끄려고 하지 않겠다. 심지가 다 되면 사그라질 테니.


마루야마 겐지, 독서 깨나 하는 이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겠지만 나는 들어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은 이름이다.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이 떠오르지만 그 외에 아는 것은 없다. 그 책 역시 읽어보지 못했다.


43년전 소설이 내게로 온 것은 역시 일본 작가인 주조 쇼헤이의 이 책 잘 읽으면 소설가 된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두 권짜리 이 소설작법 책에는 수많은 동서양의 내로라하는 소설들이 인용되었는데, 그 책들로만 독서목록을 만들어 읽어도 일년치는 될 정도의 양이다. 주조 쇼헤이는 그중 마루야마 겐지의 여름의 흐름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읽어보니 그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루야마 겐지의 데뷔작인 여름의 흐름은 사형을 집행하는 간수, 사사키와 그 동료들에 관한 이야기로 간결하고도 건조한 문체가 인상적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체는, 내가 앞으로 배우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문체가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 쓰는 소설이 이 정도라면, 겐지는 천재가 아닐까, 생각했다.


나카가와라는 신참 간수는 첫 사형집행을 앞두고 자신은 사람 죽이는 일 따위는 못하겠다고 술에 취해 사사키를 찾아온다. 사사키는 살인자는 우리가 아니라 사형수 그 녀석들이라고 나카가와를 달래고 돌려보내지만 나카가와의 첫 사형 집행은 호리베라는 간수가 대신한다. 결국 ‘사람 죽이는 일’을 도저히 못하겠다는 나카가와는 사표를 쓰고 사사키는 여느 때처럼 그 일을 한다. 형무소는 그의 직장이고,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그의 업무이다. 능숙하게 그 일을 진행하지만 그에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 과연 쉽기만 했을까?

 

소설의 마지막에서 사사키는 셋째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아이들이 성장해서 자신의 직업을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묻는다. 그것은 삶과 죽음, 사형, 인간의 존엄성 등에 대한 독자의 생각을 묻는 것은 아니었을까? 출산을 앞둔 아내와 사형수, 누군가는 해야할 신성한 직업이라 여기는 선배간수와 적응하지 못하는 신참의 모습에서 삶과 죽음의 극명한 대비가 드러난다.


사형장에서의 그 긴박한 묘사는 마치 내가 그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 끔찍한 정경은 과연 이 합법적인 살인이 존속되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묻는 이 소설은 앞으로 내가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읽게 될 것이다.

 

 


h*****a 2009.09.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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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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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을 보았다. 소설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삶을 그리고 어떻게 글을 쓰는가에 대해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보며 그 작가가 그 유명한 마루야마 겐지이며 나는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한권도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뭐 색다를것도 없지만 아무튼 이름은 많이 들어본것 같은데 그의 글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책을 찾아서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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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을 보았다. 소설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삶을 그리고 어떻게 글을 쓰는가에 대해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보며 그 작가가 그 유명한 마루야마 겐지이며 나는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한권도 읽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뭐 색다를것도 없지만 아무튼 이름은 많이 들어본것 같은데 그의 글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의 책을 찾아서 읽어보기로 했다. 그가 처음 글을 써서 일본의 유명한 신인상을 탔다는 그 말에 궁금해졌다.

 

상을 타야겠다는 오랜 습작기간도 없이 써낸 소설. 그 소설로 그는 신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하던 상을 거머쥔것이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못읽고 미루고 하다가 드디어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뭐야? 뭐 그닥 새로울 건 없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며 여름의 흐름을 읽게 되었다. 이 책속에는 여름의 흐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중편과 단편도 들어있다.

 

그중 맨앞을 장식한 여름의 흐름.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교도소 직원이다. 교도소에서 사형수를 데리고 가는 일을 한다. 물론 다른 교도소에서 하는 일도 하겠지만 사형수를 데리고 마무리하는 일을 한다. 한달에 한번정도. 평범한 일상. 아내와 아이가 있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그런 평범한 남자이다.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그런 보통의 남자. 그 남자에게 무언가 사건이 발생한다.

 

자신이 그렇게 사형수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자신과 일을 같이 하게된 신참에게서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신참은 그렇게 사형수를 집행하는 것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느끼고 그곳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한다. 내가 누군가를 사형집행하는 데 가담하는 것은 결코 나설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자신은  이 일이 맞지 않다며 떠나게 된다. 그리고 남겨진 가장인 남자. 이 남자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어쨋든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출한다. 그런 남편의 모습이 가장으로서 평안한 휴일을 보내는 시간속에서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신인상을 타기에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절도 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이야기 좁은 방의 영혼은 얼마전에 영화로 만났던 내용과 굉장히 비슷했다. 여름의 흐름도 그렇고 좁은 방의 영혼도 그렇고 놀라웠다. 얼마전에 영화로 상영하고 최근에 만들어졌던 그 두 영화와 이 책과 아주 흡사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평론가들이 그의 글이 시대를 앞서는 글이라는 말을 공감할수 있었다.

 

그가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을 위해서 글을 쓴다는 말. 그 말이 책속에 고스란이 담겨 있었다.  

y****4 2011.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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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의 묘미를 아는 사람에게는 일독을 권합니다.
"단편 소설의 묘미를 아는 사람에게는 일독을 권합니다." 내용보기
오랜만에 읽어보는 소설집이다. 명색이 국어교사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소설은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었다. 한 때 그렇게 큰 울림을 주던 소설은 다른 인문, 사회 서적에 밀려 내 레이다망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기존의 소설가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소설을 쓰는걸까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그의 첫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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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소설집이다.

명색이 국어교사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소설은 잘 들여다보지 않게 되었다.

한 때 그렇게 큰 울림을 주던 소설은 다른 인문, 사회 서적에 밀려 내 레이다망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던 가운데, '소설가의 각오'라는 책을 보게 되었고,

기존의 소설가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소설을 쓰는걸까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그의 첫 작품, '여름의 흐름'

읽으면서 과연 이것이 한 작가의 첫 작품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코 흥분하지 않는 문체, 읽는 사람의 생각을 결코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는 전개..

소설을 읽고 오랜만에 큰 울림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다른 작품들은 그다지 큰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을 찾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의 모습에 오버랩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되돌이표를 찍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작가의 지적처럼 현대의 자극적인 영상 문화에 내가 길들여진 탓일지도...

 

문득, 대학 때 한국의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 한껏 취해있던 때가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단편 소설의 묘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d****t 2007.10.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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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흐름]마루야마 겐지의 첫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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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는 등단 20년 이후 발표한 <물의 가족>부터 시작해서 에세이 먼저 읽었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작품이 아마 <물의 가족> 부터였기 때문에 그랬나? 여튼 평범한 직장인인 마루야마 겐지가 작가의 삶으로 들어서게 된 계기인 <여름의 흐름>을 이제서야 읽는다.   문학계 신인상과 아쿠다카와 상을 수상한 <여름의 흐름>은 태어나서 처음 소설을 써 본 사람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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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는 등단 20년 이후 발표한 <물의 가족>부터 시작해서 에세이 먼저 읽었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작품이 아마 <물의 가족> 부터였기 때문에 그랬나? 여튼 평범한 직장인인 마루야마 겐지가 작가의 삶으로 들어서게 된 계기인 <여름의 흐름>을 이제서야 읽는다.

 

문학계 신인상과 아쿠다카와 상을 수상한 <여름의 흐름>은 태어나서 처음 소설을 써 본 사람의 작품이라기엔 너무도 대단했다. 초보 작가의 촌스러움과 지레 혼자 흥분하고 엄숙해지는 오버가 없었다. 소설을 쓸 생각은 없었더라도 마음 속으로 여러번 장면 묘사 훈련을 해 본 솜씨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어보았으니까 짐작해본다면, 영화를 보고 이리저리 분석해본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훈련이 되어 있았나, 싶다.

 

이 작품집에는 중편소설로 <여름의 흐름>과 <좁은 방의 영혼>이, 단편소설로 <만월의 시>와 <바다>,<흔들다리를 건너다>, <한낮의 피리새>가 수록되어 있다. 다 문단 데뷔 후 20년 사이에 쓴 소설들이다. 교도소 간수의 일상 며칠을 그린 표제작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이 작품집에 같이 수록된 다른 소설들은 그리 기억에 남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삶의 자세를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의 자전적 에세이를 먼저 읽어서인지 그의 실제 삶이 소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m******n 2015.07.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