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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퍼올린 비범한 이야기 세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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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의 책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하진 선생의 책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와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거의 모든 온라인서점에서 이 책이 품절이어서 걱정을 했는데 재고가 남은 서점이 있어서 다행히 절판되기 전에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다. 특정 작가가 단편과 장편 모두 잘 쓰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하진 선생은 그런 선입견에서 절대적으로 예외라는 생각이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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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의 책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하진 선생의 책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와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거의 모든 온라인서점에서 이 책이 품절이어서 걱정을 했는데 재고가 남은 서점이 있어서 다행히 절판되기 전에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다. 특정 작가가 단편과 장편 모두 잘 쓰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하진 선생은 그런 선입견에서 절대적으로 예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장편보다도 단편에 더 강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는 모두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요즘 구제역으로 대한민국 축산농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이제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래종 흰둥이 돼지와 토종 검둥이 돼지의 격전을 그린 <주권>은 중국의 지난한 근대사에 대한 작가 특유의 풍자로 읽힌다. 외세의 침탈로 얼룩진 중국 근현대사에서 마오 쩌둥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의 농민혁명으로 대변되는 저항은 비록 덩치나 힘에서는 달리지만, 근성으로 흰둥이 돼지에게 맞받아친 검둥이 돼지의 투지에 비견할 수가 있겠다. 이거 처음부터 상당히 정치적인 걸?

 

<사보타주>에서는 갓 결혼한 신랑 치우 씨는 중국 경찰에게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끌려가 겪게 되는 고초에 대한 생생한 리포트다. 국민이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 부여한 경찰권을 행사하는 경찰이 깡패나 조폭보다 더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는 부조리한 현실에 젊은 지식인은 좌절한다. 인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이 행사하는 무시무시한 폭력의 본질을 작가는 예리하게 짚어낸다.

 

처제와 바람을 피워 당 간부로부터 자아비판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고향을 떠나 거지 행세를 해보지만, 그것도 관료의 허가가 필요하단다. 사회의 모든 것이 통제당하는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라고나 할까. 자신의 육순 잔치에 중국 군인들을 초대한 한국 아저씨는 그들이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깽판을 놓는다. 허우대 멀쩡한 남자가 자기보다 한참 부족해 보이는 여자와 결혼을 해서 그 이유가 무엇인가 했더니만 게이라고 한다.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간주하고 사회로부터 격리시키지만, 신부는 끝까지 그를 기다리겠다고 선언한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단편모음집에서 내가 최고로 꼽은 작품은 <한 사업가의 이야기>였다. 이 작품은 마오 서기장 사후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활약한 덩샤오핑의 그 유명한 흑묘백묘론을 거론할 것도 없이 껍데기만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주인공 리우는 임시 벽돌공 시절에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하지만, 그녀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담배사업을 하다가 감옥 신세도 졌지만 결국 성공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사업가로 변신하니 그를 대하는 주변의 대우가 달라졌다. 돈 때문에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이들을 리우는 모욕하고 경멸한다. 자신의 처지가 보잘것없을 때, 그렇게 무시하던 장모를 후려갈겼다고 회고하는 장면은 천민자본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돈이야말로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엉터리 사회주의 국가의 현실은 씁쓰름하기만 하다.

 

누구나 감탄할 만한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창조해내는 것은 뛰어난 작가의 특출한 재능이다. 하지만, 평범한 이야기에서 문학을 접하는 이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기술은 부단한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리라. 우리 어머니도 내가 권해 드린 하진 선생의 책을 읽어 보시고는 바로 팬이 되어 버리셨다. 재미없는 책은 읽지 않겠노라고 당당하게 선언하신 어머니의 전례를 미루어 볼 때, 더 할 말이 없다. 이제 신작 <멋진 추락>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올 하진 선생의 새로운 시도를 기대한다.



h******1 2011.0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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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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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나의 예순 한 번째 생일이야. 나는 자네들 모두를 친구로서 초대한 거야. 그런데 밥상을 앝에 놓고 밥을 먹지 않겠다니! 나는 모욕하는군!" 노인의 콧구멍이 벌어지고, 그의 얼굴이 목까지 붉어졌다. 치아오 부인이 한국말로 무슨 말인가를 했다. 그렇게 큰 소리를 치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 본문 중에서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피아오 아저씨의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내용보기

"오늘이 나의 예순 한 번째 생일이야. 나는 자네들 모두를 친구로서 초대한 거야. 그런데 밥상을 앝에 놓고 밥을 먹지 않겠다니! 나는 모욕하는군!" 노인의 콧구멍이 벌어지고, 그의 얼굴이 목까지 붉어졌다. 치아오 부인이 한국말로 무슨 말인가를 했다. 그렇게 큰 소리를 치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 본문 중에서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단편집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읽을 단편집까지 포함해서 인생작에 뽑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목차는 1.주권 2.보고서 3.사보타주 4.한 사업가 이야기 5.피아오아저씨의 생일파티 6.백주 대낮에 7.부활 8.신랑감 9.남자가 되려는 사람 입니다.

 

간단한 줄거리
 

1.주권 :) 흰 돼지, 검둥이 돼지가 서로 싸우다가 감자기 검둥이 돼지가 어린 소년을 공격해 버리는 이야기 

2.보고서 :) 낙하산 훈련을 하려는 정찰대가 비행중에 시민들에게 인상을 남겨주고자 마이크에 대고 노래를 부르는데, 가사가 너무 슬퍼서 갑자기 다들 훌쩍거리며 운다. 시민들은 당황하고 이 사건에 대하여 상관에게 자신의 책임이라며 보고서를 작성한 이야기  

3.사보타주 :) 누명을 쓰고 한 남자가 경찰에게 체포되고 유치장에서 약을 먹지 못하여 간염에 걸린다. 유치장을 나온 후 간염이 심각한 전염병으로 유행하게 된다는 이야기 작은 것을 그냥 두면 어떻게 심각한 일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 

4.한 사업가 이야기 :) 돈 없는 남자가 도매업으로 졸부가 되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아진 것에 대한 혼란과 경멸감을 다룬 이야기  

5.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 :) 중국에서 오랬동안 산 한국인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에서 먹고 노는 이야기

6.백주 대낮에 :) 문화대혁명이 한창일 때, 홍위병들이 불륜을 저지른 한 여자를 잡아 마을 사람들 앞에서 공개 망신을 주고 처벌하는 이야기

7.부할 :) 불륜을 저지른 남자가 경찰에 잡혀 심문 당하는 과정에서 많은 내적고뇌를 하게 되고 결국에는 경찰들 앞에서 스스로 거세를 자행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얻게 된다. (좋은 쪽으로)  

8.신랑감 :) 동성애자인 남자가 결혼을 하는데, 부인과는 관계를 하지 않고 몰래 남자들과의 만남을 지속하다가 발각되면서 동성애를 고치기 위한 치료를 받게 된다.  

9.남자가 되려는 사람 :) 한 남자가 동료들에게 자신의 아내를 강간해서 다시는 바람피지 못하게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의 친구들이 부인을 강간하는데 그 중 하나인 '난'은 죄책감을 가지고 도망가버린다.

 

(피아오 아저씨의 생일파티가 이 단편선의 대표 제목이 된 것은 피아오 아저씨가 한국인이라서 선택된 것 같아요.)  저는 사보타주를 제일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이 단편들의 공통점은 중국의 60-70년대 마오쩌둥의 공산정치가 극에 이르렀던 배경을 바탕으로 써졌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작가 '하 진'은 중국에 살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학업을 마치고 중국으로 다시 들어오려 했지만 천안문 사건으로 인해서 미국에 계속 남게되었고, 그 후 중국의 혼란한 근현대사를 바탕으로 문학작품들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자신이 중국에서 혼란했던 시절을 직접 겪은 만큼 책에도 당시의 생생한 묘사가 잘 투영되어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생각하기도 힘든 당대 사람들의 미신이나 인식 등이 '하 진'만의 위트있는 문체로 잘 풀어나갔습니다.


'하 진'작가의 책을 찾아서 더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제대로 된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줍니다. 정말 추천이에요. 단편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습니다. 지하철에서 이동할 때나 친구기다리거나 할 때 짬시간에 읽기 딱 좋은 분량이고, 책의 흡입력이 대단해서 나도 모르게 엄청난 집중력이 생기더라고요. 

m******9 2015.09.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