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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글쓰기 핸드북 / 기노시타 고레오 지음 / 김성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내가 이공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시간이 좀 흘렀다. 초창기 시절에 가장 힘들고 두려웠던 일은 발표하는 일과 글 쓰는 일이었다. 발표는 남들이 하는 것을 많이 보고,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는데, 글쓰기는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그저 남들이 써놓은 글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논문이나 보고서 같은 남의 글을 읽더라도, 내용 파악하는데 신경 쓰느라 정작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글쓰기 관련 책들이 있기는 했지만, 내용이 너무 딱딱해서 어렵고, 예시문도 적절하지 않은 것이 많았다. 시행착오 끝에 이공계 글쓰기의 감을 잡고, 여러 편 글도 썼고, 지금도 계속 그 일을 하고 있다.
이공계 전공자들은 대부분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왜 이공계 대학에서는 글 쓰는 일을 꼼꼼하고 명쾌하게 가르치지 않는지... 요즘은 글쓰기 강좌도 많이 개설하는 등 예전보다 여건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이공계 출신들에게 글쓰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랜 연구와 교육 경력을 바탕으로 이공계 학생들에게 필요한 글쓰기 안내서를 집필했다. 저자는 물리학자 출신으로, 이공계 전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내용을 담았다. 주제 정하기부터 글 쓰고 다듬기, 참고문헌 작성하는 것, 발표 자료 만드는 것까지 아주 친절하고 꼼꼼하게 정리를 했다. 과학 기호와 단위 쓰는 것까지 세세하게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은 글쓰기 기초를 다지기에도 적합하다. 책을 읽다보면, 글쓰기에 겁내지 말라고 노교수가 다독거려주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으니 용기를 내라고...
이 책은 이공계 학생들과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실용적 글쓰기 학습서이자 매뉴얼의 성격이 강하다. 저자의 오랜 경험과 친절한 해설이 돋보인다. 일본에서는 30년 가까이 70만부 이상 판매가 되었으니 이공계 글쓰기의 기본 교재라고 해도 될 것이다.
글쓰기는 관련 책을 본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나아지지 않는다. 항상 곁에 두고, 꺼내서 확인하고 다듬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꺼내볼 참고서가 필요하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교과서로서 부족함이 없다. 지금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라면 꼭 구비를 해두고 읽어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