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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영 화백은 개인적으로 가장 친밀한 작가이다. 초등학교 때 『아짱에』와『짱구박사』등으로 인연을 맺은 이래 대학시절에 성인 만화 열풍이 일 때 주간지와 스포츠 신문 등에 연재된 『일지매』,『임꺽정』,『수호지』등을 열독했다. 나로서는 반세기를 이어 애독한 작가라고 할까? 현재 시판되고 있는 작가의 책은 대부분 구입했으니, 나름 마니아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대부분의 책은 구입과 동시에 읽고 리뷰를 썼지만 이 책은 상당히 긴 기간 독서를 미뤘다. 그 이유는 내가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고, 정사가 아닌 야사이니 역사 상식에 도움이 안 될 듯해서이다. 1~2권에 이어 3권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들이다.
첫날 1~90쪽까지 읽은 느낌 오늘 읽은 곳에는 네 가지의 일화가 실려 있다. 네 편의 이야기에 모두 수양대군(세조)이 등장하니,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시리즈라고 할 듯하다.
열여섯 번째 이야기 「지독한 나라」는 세조에게 죽은 단종의 생모 현덕왕후의 이야기기다. 정통성이 없이 왕좌에 오른 자격지심 탓인지, 세조는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은 잔인하게 처형했다. 자신의 친 아우인 안평대군과 금성대군까지 죽였으니, 조카인 단종을 해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작가는 현덕왕후가 꿈에 나타나서 세조의 장남인 의경세자의 죽음을 예고했고, 세조는 현덕왕후의 능을 파헤치면서 복수를 했다는 야사를 소재로 삼았다. 세조가 실제로 그런 꿈을 꾸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두 아들인 의경세자와 해양대군(예종)이 약관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은 사실이다. 인과응보를 바라는 민중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인 듯하다. 세조와 그의 후손이 행복한 삶을 살았다면, 현덕왕후나 단종의 입장에서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열일곱 번째 이야기 「시원해서 죽겠네」는 영월 사또의 꿈에 나타난 단종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야사에 의하면 중종 때의 명신인 박충원이 영월군수로 가기 전에 3명의 군수가 연이어 죽어서 민심이 흉흉했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담력이 각한 박충원이 영월군수로 부임한 후 제문을 지어 단종의 묘에 제사를 지낸 후 사람을 시켜 지켰다고 한다. 아무튼 박충원은 5년 동안 재직하면서 탈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영월군수가 단종의 목에 걸린 활시위를 풀어준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때 단종의 말이 "시원해서 죽겠네."이었다는 작가의 재치가 돋보였다.
열여덟 번째 이야기 「굵어죽은 왕자님」은 세종의 왕자 광평대군 이야기다. 금지옥엽의 왕자라고 하더라도 아사지괘(굶어죽을 운)는 피할 수 없었다던가. 세종은 아사지괘의 점괘를 보고 광평대군 몫으로 큰 땅을 남겨주고 그곳은 어떤 일이 있어도 빼앗을 수 없다는 영을 내렸다고 한다. 행여 광평대군이 권력투쟁에 말려들어서 전 재산을 잃더라도 이 정도 땅만 있으면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광평대군의 이야기에 수양대군은 왜 뜬금없이 등장했을까? 작가는 동생인 광평대군과 아들인 의경세자의 요절을 연결시키고 있지만……. 아마도 3권은 수양대군을 등장시키기로 작심을 했나보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 「원수의 자식끼리」는 세조의 공주와 김종서의 손자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야사일 것이다. 정사 어디에도 이런 이야기는 없기 때문이다. 철천지원수인 수양대군과 김종서이지만, 후손들을 통해서라도 화해를 시키려는 민중의 소망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을까
이 작품들의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다만 역사를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런 해석도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다 많은 자료를 만날 수 있는 현대까지 작가가 생존했다면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둘째 날 91~174쪽까지 읽은 느낌 오늘 읽은 곳에는 세 가지의 일화가 실려 있다.
스무 번째 이야기 「서로 봤다 하지 마라」는 세조와 문수보살의 설화이다. 세조가 월정사에 가서 어느 계곡에서 멱을 감을 때 문수보살이 나타나서 피부병을 고쳐주었다는 야사이다.
이상할 정도로 세조에게는 기이한 일화가 자주 전한다. 그가 지나갈 때 소나무가 가지를 높이 들어서 벼슬을 주었다는 정이품송, 그의 공주와 김종서의 손녀가 맺어졌다는 후손들의 화해담과 함께 이 이야기도 신화에 가까운 이야기다. 세조의 왕권에 정통성이 없다 보니 이런 이야기들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에서 북한의 김일성이 각종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듯이…….
스물한 번째 이야기 「삼년 뒤에 돌아오마」 는 어느 가난한 부부의 이야기다. 가난 속에서도 고고하게 청빈함을 지키려던 어느 선비가 먹을 것이 없어서 허기에 지친 아내가 죽은 쥐를 먹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던가. 3년을 기약하고 집을 떠난 선비는 모든 체면을 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축재를 했지만…….
가난한 백성이야 어느 시대인들 없으랴.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스물두 번째 이야기 「이런 사람 저런 친구」는 세조 시절의 다양한 인물들이 실려 있다. 작가는 세조가 신숙주와 구치관에게 벌주를 내린 신정승 구정승 설화를 이야기할 때 신씨 성의 만화가와 구씨 성의 만화가를 비유한 것이 재미있었다. 신 화백이 먼저 차를 사고, 구 화백이 다음에 차를 샀는데, 동료들은 이렇게 놀렸다고 한다.
"신 형차는 구형차이고, 구 형차는 신형차이다."
새로 정승이 된 구치관, 예전부터 정승이었던 신숙주의 설화를 설명하는 소재로 안성맞춤의 이야기였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2권의 리뷰에서 썼던 글을 다시 옮긴다.
20년 전의 작품이지만 신세대 독자들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은 정사가 아닌 야사이고, 작가의 상상에 의한 허구도 상당 부분 가미되어 있다.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한 독자가 자신이 아는 사실과 비교하면서 읽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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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야사로 전해오는 조선의 이야기이다. 완전 성인물 만화이다.
난 오백년 이야기 중 이징옥의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북방의 국경을 지키는 장수였지만 후에 대금의 황제가 될수도 있었던 인물... 이징옥 호랑이도 잡았고 깹이라는 영적인 야생마을 다루던 인물 만약에, 만약에 그가 죽지 않고 대륙으로 영토를 넗혀 영웅의 입지를 계속이어갔다면 우리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상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