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어는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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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티 SIN CITY
────────────────────────[DVD]
production : unknown director : 로버트 로드리게스 actor/actress : 미키 루크 / 브루스 윌리스 / 베네치오 델 토로 / 제시카 알바 / 클라이브 오웬 / 일리야 우드 / 조쉬 하트넷 / 브리트니 머피 / 룻거 하우어 place : at home
price : ???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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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읽기 전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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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자평 : 흑백의 스크린 속을 내달리는 건 컬러보다 현란한 영상
Visual Shock !
얼마 전 [스타워즈 에피소드III - 시스의 복수] (이하 스타워즈)를 보면서 황홀감을 느꼈을 정도로 대단한 시각적 충격을 받았던 본인은 이번에 [신시티]를 보며 또 다른 충격을 받았다. [스타워즈]의 비주얼이 화려하고 현실감 넘친다면 [신시티]는 감각적이다.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하면서 원작자인 그를 공동 감독에 넣을 정도로 충실한 재현을 지향한 로드리게스 감독은 특유의 감각과 기술로 원작을 스크린에 완벽한 수준으로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이나 종래의 아메리칸 코믹스가 아닌 흑백의 코믹스를 보는 듯한 영상은 [엑스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색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신시티]의 차별성은 단순히 이 영화가 컬러의 시대에 흑백 영화로 역행했다는 시각적 요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신시티]는
마쵸 마쵸 맨 -
잔혹하다. Gore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액션, 아니 폭력 장면의 수위는 국내에 제대로 개봉한 사실이 의아할 정도다. 아마도 흑백 영상이라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으리라. (흑백으로는 시뻘건 살점이나 선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요즘 시각에서 보면 [신시티]의 세 가지 에피소드를 이끌어 가는 세 명의 남자들은 구제불능 수준의 바보 혹은 마초다. 무시무시한 괴력의 스트리트 파이터이자 스트립 바의 기도인 마브는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준(=잠자리를 같이 해준) 창녀 골디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그녀의 복수를 위해 사건의 배후이자 절대적인 권력자인 추기경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퇴직을 1시간 남겨둔 형사 하티건은 권력을 등에 업고 살인을 일삼는 변태 범죄자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위기에 빠진 소녀를 구하는 대신 #동료의 비열한 # 흉탄에 쓰러지고, 사진작가 드와이튼은 웨이트리스 애인을 걸핏하면 때리는 구제불능의 날건달 재키보이에게 본때를 보여주다 위기에 빠진다. 어찌 보면 셋 다 여자(와 소녀)때문에 온갖 고생을 사서하는 상황인지라 팜므파탈에 의해 파멸로 치닫는 남자들의 어두운 이야기, 즉 느와르 장르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 속 그녀들이 적극적, 능동적인 여성상 대신 희생양이나 주인공(남성)들이 행동하게 만드는 초반의 동기부여 정도의 소극적 역할을 보여줘 본래의 느와르보다는 이후에 생겨난 포스트(후기後期) 느와르(이런 용어는 없겠지만)에 가깝다고 본다.
절대적인 권력에 맞서고 피할 수 없는 위험을 각오한 채 여성을 위해 사지(死地)로 성큼 성큼 걸어가는 세 남자는 지나치게 오래 놔둬 신맛이 나는 와인처럼 고리타분하다. 하지만 식초처럼 돼버린 와인은 샐러드 드레싱으로 써도 좋듯, 때론 고리타분하고 바보 같은 마초 세 명과 함께 담배 연기 자욱한 어두운 뒷골목을 걸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샐러드 드레싱 마냥 상큼한 것은 아니지만)
또 [신시티]는
신시티는 사랑을 싣고
고마운 영화다. 로드리게스 감독에게 고맙다. 한창 잘 나가고 있는 스타들(제시카 알바, 베네치오 델 토로, 일리야 우드 등)의 색다른 모습도 좋았지만 왕년의 배우들을 흐릿한 추억 속에서 꺼내 생생하게 보여준 감독에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매력적인 미남 배우였지만 욱- 하는 성격과 이렇다할 작품이 없었던 후반의 침체기 때문에 잊혀졌던 배우 미키 루크를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런 점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마브라는 캐릭터로 부활시킨 캐스팅에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킴 베이싱어와 함께 출연한 [나인 하프 위크 9 ½ weeks]에서 미끈하게 생긴 매력남으로 나왔던(변태성욕자였다는 점은 논외로 두더라도) 그가 근육과 상처와 거친 인생만큼이나 거친 얼굴을 지닌 거구의 스트리트 파이터로 분한 것은 단순한 특수 분장의 레벨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다. 마브의 상처투성이 얼굴에서 때때로 엿보이는 잔뜩 찌푸린 미소가 과거의 미키 루크와 겹쳐질 때 내 가슴은 먹먹해졌고 또한 감동 받았다.
미키 루크보다 더 반가운 얼굴이 있다면 추기경(Bishop)으로 등장하는 룻거 하우어 씨. 걸작 [블레이드 러너]에서 무자비한 철학도 레플리컨트(굉장한 힘보다도 입만 열면 쏟아지는 말들이 더 무서웠던)로 나와 "It's time to die" (이제 죽을 시간이군)라는 명대사로 - 더 인상적인 건 그 앞의 대사들이지만 너무 길어서 도무지 기억할 수 없다 -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세월의 풍파가 건장한 레플리컨트 청년을 꼬장꼬장한 노인으로 바꿔놓았다 하더라손 그 반가움이야 덜할 일이 있겠는가.
[신시티]는
올레Olé! 로드리게스, 올레! * Olé [ouléi] [스페인] int. n. (투우, 플라멩고 춤 등에서의) 올레, 좋아(찬성/기쁨/격려)
로드리게스 감독의 영화다. 최근 재능 있는 감독들이 자신이 평생 염원해오던 작품을 마침내 찍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물론 신통치 않은 결과를 낸 작품도 있지만 로드리게스 감독은 소원성취와 작품흥행의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자신이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작품을 찍을 수 있게 되기까지 화끈한 만루 홈런이든 내실 있는 안타든 이름값을 쌓기에 여념이 없는 감독이라면 누구든 로드리게스의 행보를 부러워할 것이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빠르고, 감각적이고, 다재다능하다. 빠르다는 건 영화 제작이 빠르다는 얘기다. 신속하고 저렴하게 스펙터클을 연출해내는 그의 제작 방식은 월街처럼 효율적이고 멕시코의 태양처럼 정열적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을 혼자 힘으로 해내는 그의 비범함은 비단 제작비 부족으로 대부분 혼자서 해결해야만 했던 데뷔작 [엘 마리아치]에서 비롯된 습관이라기 보다는 천성적인 재능이며 스타일이다. 그의 대표작 [엘 마리아치] 삼부작부터, 눈을 한번 비비고 보게 만든 [스파이 키드] 시리즈, 그리고 [신시티]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는 지나칠 정도로 감각적이고, 가볍고, 젊다. 이런 그의 성향은 호러물과 범죄물이 반반씩 섞인 [황혼에서 새벽까지], ([신시티]와는 다른 의미로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청춘 호러 SF물 [패컬티] 에서도 유효하다. 지금까지 언급한 타이틀이 말해주듯 로드리게스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액션과 호러, 아동물 등 종잡을 수 없는 장르들로 채워져 있다. 장르로만 보자면 특별한 색깔이 없다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좋게 보자면 그의 스타일이 다양한 장르에 '먹힌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의 영화는 진화 중이다. 첫째로 이 혈기왕성한 젊은 감독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스티븐 소더버그처럼 첫 작품부터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등장한 천재 감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진화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데뷔작 [엘 마리아치]같은 경우는 흥행작이긴 하지만 평단보다는 관객의 열광이었다. 그야말로 로드리게스에게 적절한 수준의 흥행이었달까. 노장 감독의 연륜은 없지만 누구보다 빠르고 다재다능한 그의 제작 방식은 그에게 또래의 다른 감독보다 많은 경험과 테크닉을 가져다 주었고 기대주라는 부담 없이 가볍고 싼 B급 영화들을 통해 조금씩이지만 빠르게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 결국은 자신이 염원해왔던 [신시티]를 건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신시티]는
살고, 죽고, 죽이고, 또 사랑한다
로드리게스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감각적이고, 가볍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기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감각적(이고 잔혹한) 영상으로 가득 찬 오락 영화이다. 물론 이 정도로는 명작 반열에 올라서기엔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메시지는 없이, 그저 볼거리와 잔혹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가득 찬 영화라니, 예술이 아니라 상품일 뿐이라며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해지자. 본인이 (현재의)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블록버스터급 액션과 재미를 기대하지 않듯(설령 파격적으로 그런 류의 재미가 등장한다고 해도 기대치 못했던 재미이지 기대했던 재미는 아닐 것이다) [신시티]에서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면, 그리고 기대한다면 분명 기대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멋지고 과격한 마초들이, 아름답고 관능적인 미녀들과 함께, 잔혹하기 짝이 없는 잿빛 도시의 한 켠에서 살고, 죽고, 죽이고, 또 사랑한다.
이 영화에서 위에 적은 문장 이상의 어떤 것 - 감동, 메시지, 심오한 철학 - 을 너무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로드리게스의 경쾌하고 짜릿한 세계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늙은이는 죽고 소녀는 살아남는다. 공평한 거래지 도대체 왜 띄어쓰기가 안되는거야 (궁시렁궁시렁) by 하티건 덧> 끝끝내 발매되지 않은 [신시티 확장판 DVD]는 정말 아쉽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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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8.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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