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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에서 사는 인생을 꿈꿔본다. 좁디 좁은 공간인 나뭇잎에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하겠지. 서로를 고통스럽게 하는 소음도 줄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공간을 무차별적으로 뛰어넘으려는 시도도 줄여야 한다. 혼자만 가져서는 많은 이들이 나뭇잎에서 떨어짐을 알기에 혼자됨이 두려운 이들은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알것이다.
우리가 나뭇잎에서 산다면 여유가 무엇인지, 정이 무엇인지 깨달을 것만 같다. 도시로부터 탈출하고픈 현재의 마음들이 나뭇잎에서는 부질 없다는 것을 알면 어떻게 할까?
무엇보다 기쁠 것 같은 현상 중의 하나는 은유의 아름다움을 목격할 수 있다는 사실일 것 같다. 모든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나뭇잎 위에서는 소음이 될 것이기에, 많은 이들이 필요한 말들을 하겠지. 그리고 직설적인 언어들은 가급적 피할 것이다. 그리고 은유와 비유의 경제성을 가지고 말을 할 것이다.
소음이 줄어드는 세상, 그것은 <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었다. 작가가 짧게 써놓은 많은 소설들은 어쩌면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둘의 차이가 여기에서는 뭐가 그리 대수인가. 텍스트 안에 숨겨있는 풍자와 은유의 무게는 달라지지 않을텐데.
작가는 행복할 것 같다. 그만의 정원이 있고 그 정원에서 그는 맘껏 그의 필력을 뽐낼 수 있으니... 하지만 꿈을 꿔야만 하는 그리고 꿈을 꿀 수 밖에 없는 작가의 밤과 낮은 그리 부럽지만은 않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 꿈이 정원을 풍요롭게 하고 상상력의 나래를 펴게하는 것을... [인상깊은구절] 그 나뭇잎 위에서의 기이한 한 생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위에서의 날들이여! 내가 아버지라 불렀던, 어머니라 불렀던 것들이여. 한때 사랑이라 생각했던 수많은 姦女들이여, 이합집산하던 구름들이여...... 그때 나는 그들이 잎맥 속으로 난 깊디깊은 길 속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벌레 구멍 속에서 울컥 솟아오르던 수천의 햇덩어리들을 보았다. 비단모래 같은 햇빛들이 흘러내렸다. 그 아래 수줍게 숨어 있던 연둣빛 떡잎들, 흔들리는 길 위로 교교히 지나가던 덤프 트럭들, 쥐죽은듯 나타났다 사라지던 전철들, 그 안에서 어른거리던 사람들의 실루엣을 보았다. 그 뒤, 배경으로 서 있던 검은 산 검은 강 검은 마을들...... 고요함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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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위로, 약 이십킬로미터 정도 끝없는 우주 쪽으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조금 넓어진, 또는 매우 넓어진 하늘을 메우기 위해 공기들이 이리저리 재빨리 움직이며 바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해마다 삼월 초면 이런 일이 생기곤 했다. 하늘이 먼저 움직이고 뒤따라 공기들이 움직였다. 옷깃 사이로 공기들이 밀려들어왔다 밀려나갔다. 꼭 파도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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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아빠. 무뚝뚝한 우리 아빠에게 딸인 내가 먼저 말을 걸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아빠와 대화다운 대화를 나우어 본적이 없다. 고작 하는 말이 " 아빠 진지드세요. " , " 응 " 이정도 밖에 안되니 당연히 부녀 관계는 아빠라 부르기 조차 어색할 정도였다.
그런 무뚝뚝한 아빠가 책한권을 사다주셨다. 딸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어떤 걸 원하는 지조차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빠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사다주신 것이었다. 아빠가 사다주신 책은 어떤 책일까란 생각을 하며 제목을 봤더니 '나만 아는 정원이 있다'란 책이었다. 아빠완 정말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그 책 제목이... 이 책을 다 읽고난 지금 생각하면 그 책 제목만 봐도 아빠가 생각날 정도이다.
시의 언어로 쓴 소설... 나뭇잎 위의 도시, 공처럼 굴러가는 집, 불면이 데려다 주는 밤... 정말 문장 하나 하나가 시처럼 아름답고 또 어렵지 않은 일상적인 내용이었다. 소설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소설... 시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시... 한 소설이 채 2장을 넘기지 않아 공부하는 틈틈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중 공처럼 굴러가는 집이란 소설이 가장 좋았는데 제목 그대로 공처럼 굴러가는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었다.
나는 한때 공처럼 굴러가는 집에서 살았다로 시작하는 소설... 공처럼 굴러가는 집에서 사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 엄마는 칼국수를 만들고 있었고... 아이는 칼국수가 왜 둥그래지는 지... 왜 이런 굴러가는 집에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엄마한테 불평을 늘어 놓고 있었다. 아이가 묻는 물음 하나하나에 대답을 해주던 그녀가 집이 다시 굴러가자 끝내는 울음을 보이던 그녀가... 우리 아빠처럼 느껴져 다 읽고난 후 눈물이 나왔다. 집이 굴러가 장롱이 쓰러져 남편을 잃은 그녀가 아이들을 위해 눈물을 보이지 않고 살아가는 것처럼... 세상이 굴러가 힘든 우리 아빠가 날 위해 힘든 내색 한번보이지 않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이 책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난후에 난 다시 눈물이 나왔다. 그 책엔 아빠의 사랑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한장 한장에 아빠의 사랑이 담겨있었기 때문에... 나도 내 사랑을 담아 아빠께 이 책을 다 읽고난 소감을 말씀드릴 것이다. 내가 얼마나 이 책을 읽고 행복했는지를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그때 얘기 하지마라. 머리 아프다. -그래도 아부지가 장롱에 치여 죽...... -시끄럽다카이 -엄마, 우리 이 공같은 집에서 이사가자. -어데로? -옆집 할매가 카는데 벨벨 집이 다 있다 카더라. 못으로 된 집. 웃는 집. 깡통으로 만든 집. 똥으로 된 집도 있다 카더라. -맞다 그러니까 이 집이 그 중 낫다. 웃는 집은 너무 비싸서 못가고 못으로 된 집에 살아봐라. 밤낮 찔리고 피가나고, 또 똥으로 만든 집은 어떻고...... 생각만 해도 더럽다. -그래도 장롱에 치여 죽는 것보다 백배 낫제. -...... 엄마는 국수를 끓는 물 속에 넣고 저었다. 국수 삶는 냄새가 구수하게 둥근 집안을 휘돌았다.그때였다. 바람이 부는지 또 집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조금조금 굴러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국수솥이 창틀 사이에서 줄줄 국수 가락을 흘리고 있었다. 붙박이 의자들이 천장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다. 엄마가 가까스로 국수 솥을 붙들고 울먹이며 말했다. -야들아 솥이 천장으로 올라가기 전에 쬐매라도 먹어야제. |